"좋아요, 퇴근하셔야죠?" 추정호가 시간을 확인하고는 물었다.진아연이 그렇다고 대답했다.마침 박시준이 그녀에게 퇴근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차였다."혹시 또 다른 일이 남았나요?" 진아연이 물었다."아뇨, 그런 게 아니라, 진아연 씨와 이야기를 좀 나누고 싶어서요... 하지만 퇴근하셔야 하면 어서 퇴근하세요! 별로 중요한 일도 아니에요..." 추정호가 웃으며 아련하게 말했다.진아연은 그런 그의 모습에 호기심이 생겨 물었다: "무슨 일이기에 그래요? 말씀해 보세요! 오늘은 시준 씨가 데리러 오지 않을 거라, 저도 급하지 않아요!""그렇군요, 박 대표님께선 왜 데리러 오지 않으시는 거예요? 바쁘시대요?""제가 오지 말라고 했어요." 진아연이 추정호를 바라보며 추측하며 물었다. "저한테 부탁할 일이라도 있으세요? 돈 문제인가요? 아니면..."추정호가 '풉' 하는 소리와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정말 별일 아니에요... 우준미 씨를 왜 비서로 뽑으셨는지 궁금해서요. 저도 우준미 씨의 이력서를 봤는데, 특별히 뛰어난 점은 보이지 않았거든요. 오늘 오전에 우준미 씨를 만났는데, 낯가림이 심한 것 같기도 했고요. 그런 성격으로 비서 일을 잘 해낼 수 있을까요?"진아연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난 또 뭐라고요! 우준미 씨는 추정호 씨가 생각하는 것만큼 낯을 가리지는 않아요. 제가 이야기를 나누어 봤는데, 말을 아주 논리정연하게 잘하더라고요. 분명 일을 하는 데에도 문제없을 거예요.""우준미 씨를 고용하기로 하신 이유가 뭔가요? 진아연 씨의 생각이 궁금해요. 면접 한 번에 바로 결정하셨잖아요. 인사부에 수많은 이력서가 쌓인 걸 봤는데, 그중 아무거나 하나를 뽑아도, 우준미 씨보다는 나을 것 같았어요." 추정호는 그녀의 일 처리 스타일과 그녀 원칙의 마지노선을 알고 싶었다.진아연이 출근하는 이상, 앞으로 두 사람이 함께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질 테니, 상대방에 대해 알아두는 편이 좋을 것이다."우선, 전 우준미 씨의 이력서를 꼼꼼히 살펴봤어요. 경력
"우선 우준미 씨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려고요. 우준미 씨의 태도가 괜찮으면, 금방 능숙해질 거라 생각해요. 졸업하자마자 뭐든 다 할 줄 아는 사람은 없잖아요." 진아연이 곧바로 생각 정리를 마쳤다. "마저 식사해요!""난 이미 다 먹었어." 박시준이 수저를 내려놓으며, 그녀의 그릇에 담긴 밥을 바라보았다. "당신 아까 밥 한 젓가락을 몇 분 동안 먹고 있었어.""뭘 그렇게 과장해요?" 진아연이 얼굴을 붉히며 말을 돌렸다. "당신은 비서 채용 잘하고 있어요? 이력서를 보내온 고급 인재들이 많죠? 그럴수록 잘 골라야 해요.""인사부에서 이미 면접 일정을 잡기 시작했어." 박시준이 대답했다. "인사부의 면접에서 통과하면 내가 다시 만나볼 거야.""당신은 전혀 관여하지 않으려고요? 자기 사람을 뽑는데, 신경도 안 써요?""그냥 비서일 뿐인걸. 내가 내놓은 모집 조건을 부합하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뒤떨어지는 사람일 수가 없어." 박시준이 차분하게 말했다."능력은 한 부분이에요. 대화가 잘 통하고 마음이 잘 맞는지도 아주 중요해요. 시준 씨와 지운 씨가 얼마나 잘 맞았는지 생각해 봐요!" 진아연이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조지운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았다.박시준: "처음부터 두 사람이 잘 맞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 우리 둘이 처음 만났을 때, 지금처럼 잘 맞았어? 나와 지운이가 처음부터 잘 맞았을지는 당신이 어떻게 알고?"그의 반박에 진아연은 순간 당황했다."우리가 처음부터 잘 맞았던 건 아니죠, 하지만," 진아연은 그를 놀려 주기로 마음먹었다. "난 당신을 처음 본 순간, 당신의 잘생긴 얼굴에 끌린걸요."박시준: "...""당신이 식물인간 상태에서 깨어나기 전에도 난 매일 같이 당신 얼굴을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었어요. 눈으로만 본 게 아니라 손으로도..." 진아연이 뿌듯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첫눈에 반한다는 건 너무 외모만 보고 성급하게 행동하는 거 아니냐고 하는 사람도 있잖아요. 난 그 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아요. 당신은 성
라엘: "귀찮게 하지 마! 나 아직 숙제 안 끝났어!"지성이는 잔뜩 서운한 표정으로 움직이지도, 말을 하지도 못한 채 누나 곁에 서 있었다.그런 안쓰러운 모습의 동생을 본 라엘이가 강아지를 달래듯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누나는 아직 숙제를 덜 끝냈어! 엄마, 아빠한테 가 봐!""엄마랑 아빠는 할 얘기가 있다며 방에 들어가 버리셨어. 무슨 말을 나누는지는 몰라도, 방문까지 닫아버리셨어." 지성이가 흥 소리를 내고는 말했다. "아무도 나랑 놀아주지 않아.""장 할머니는?" 라엘이가 물었다."장 할머니와는 놀고 싶지 않아. 내가 놀고 싶은 건 누나와 엄마, 아빠야!" 지성이가 자그만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누난 숙제를 다 못 끝냈다고 했잖아. 지금 너랑 놀면 시험을 망칠 테고, 그럼 놀러도 못 가." 라엘이는 조금 초조했다.그런 누나의 기분을 지성이가 어떻게 이해하겠는가?"놀러 가지 못하면, 집에서 놀면 되지! 누나, 난 누나랑 노는 게 제일 좋아!" 지성이가 누나의 손을 붙잡고 작은 입술을 삐죽거리며 애교를 부렸다.라엘이는 동생을 향했던 안쓰러운 마음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고, 도리어 화가 치밀었다."저리 가! 겨울 방학 때 놀러 가지 못하면, 너랑도 못 놀아! 계속 내 숙제를 방해하면, 내가 때려줄 거야!" 라엘이의 위협에, 지성이가 엉엉 소리를 내며 눈물을 터뜨렸다.지성이는 울면서 누나의 방에서 뛰쳐나와, 부모님의 방문을 두드리러 갔다.침실 안, 막 옷을 벗어 던진 박시준과 진아연은 무언가를 하기도 전에 아들의 울며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깜짝 놀라 얼어붙었다.두 사람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고, 눈빛은 착잡하고 복잡한 감정으로 흐릿해졌다."지성이가 왜 우는 거지?" 박시준이 이렇게 말했을 땐, 그는 이미 침대에서 일어나 바닥에 떨어진 옷을 주워 입은 뒤였다."저렇게 심하게 우는 걸 보니, 라엘이와 싸운 게 분명해요." 진아연은 이불을 끌어 올리며 자리에 누웠다. "당신이 가서 달래줘요, 난 좀 누워있을래요.""기다려,
몇 분 후, 진아연의 얼굴이 경악스럽고 믿기 어렵다는 듯한 표정으로 바뀌었다.그녀는 곧바로 추정호의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무슨 일이시죠, 진 대표님?" 추정호는 그녀의 전화를 받고 조금 놀란 듯했다. "식사는 하셨어요?""추 부대표님, 방금 부대표님께서 보내신 계획서를 확인했어요. 모델이 필요하다고 요청하셨는데, 제가 생각하기에 모델을 섭외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아요. 문제는 그 모델이 왜 반드시 김세연 씨여야만 하느냐는 거죠. 세연 씨가 저와 아는 사이라는 걸 모르시나요? 우리가 세연 씨에게 부탁하면, 세연 씨는 분명 계약금을 받으려고 하지 않을 거예요."몇 년 전, 진명 그룹에 한 위기가 닥쳤을 때, 김세연은 그녀를 돕기 위해 활동을 재개하여 진명 그룹의 제품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었다.그는 진명 그룹의 드론을 위한 곡을 썼을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에 제품 영상을 올리기까지 했었다.훗날 진명 그룹이 김세연과 모델 계약을 체결하려 하자, 당시 김세연은 끝끝내 계약금을 받기를 거부했다.진아연 그의 상품성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마냥 그렇게 그에게 모델을 부탁할 수는 없었다."진 대표님, 대표님께서 김세연 씨와 친분이 있으시다는 것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두 분이 가까운 사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현재 김세연 씨의 인기와 영향력은 어느 아이돌 스타들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김세연 씨가 우리의 모델이 되어주기만 한다면, 우리의 매출은 분명히 두 배로 뛸 겁니다. 어쩌면 그 이상이 될 수도 있고요." 추정호는 이번 일을 전적으로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었다.진아연은 추정호의 말을 이해하면서도, 마음속에 들어앉은 장애물을 넘을 수가 없었다."업계에서 우리 제품의 영향력은 연예계에서 김세연 씨의 영향력과 비슷합니다. 김세연 씨가 아니면, 또 누구를 모델로 쓸 수 있겠습니까?" 추정호가 그녀에게 물었다.진아연이 웃지도 울지도 못하며 대답했다: "추 부대표님, 그렇게까지 저희 제품을 추켜세우실 필요 없어요. 거
"네." 전화를 끊자, 진아연은 전혀 졸리지 않았다.휴대폰 배터리가 20%밖에 남아 않아, 그녀는 곧바로 침대에서 일어나 충전 케이블을 찾아 휴대폰을 충전했다.충전을 마친 후, 그녀는 방에서 나왔다.별장 안은 매우 조용했다. 그녀는 딸의 방을 지나가다가, 방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보았다.라엘이가 작은 인기척을 듣자마자 고개를 돌렸다.엄마를 보자마자 라엘이가 방금 일어난 일을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제가 동생을 울렸어요. 동생이 자꾸 놀아달라며 시끄럽게 했거든요."진아연이 미소를 지으며 방으로 들어갔다. "엄마도 알고 있어. 엄만 널 탓할 생각도 없단다.""엄마가 저를 탓하지 않을 거라는 건 저도 물론 알고 있어요." 라엘이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동생 말로는, 엄마가 아빠랑 방 안에서 할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던데, 무슨 이야기를 했어요?"진아연이 입술을 오므리고는 몇 초 동안 당황하더니, 이내 목을 가다듬고 대답했다: "곧 구정이잖아. 우리가 B국으로 가서 오빠와 함께 모이는 것이 좋을지, 오빠에게 결석계를 내고 돌아오게 하는 것이 좋을지 아빠와 상의했어. 우리가 구정일 때 오빠는 휴일이 아니잖아.""아... 그런 거였어요? 그런데 이 이야기를 하는데 문은 왜 닫으셨어요? 동생은 엄마, 아빠가 문을 닫으셔서 저한테 왔다고 했거든요."진아연이 머리를 긁적였다: "아까 엄마, 아빠가 조금 다투었거든. 아빠는 우리가 B국으로 가자고 하셨는데, 엄마 생각엔 너무 번거로울 것 같았어. 지성이는 아직 어리고, 멀리 가 본 적이 거의 없잖아. 엄마 생각엔 오빠가 결석계를 내고 돌아오는 편이 더 좋을 것 같아. 그런데 아빠 말씀으로는, 너희 오빤 지난번에도 결석계를 내고 왔으니, 계속 오빠에게 결석계를 내게 하면 오빠 공부에 지장이 될 것 같으시대...""아... 그런데 이게 싸울 일이에요?" 라엘이가 아리송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것 때문에 두 분이 집에서 다투시는 건 조금 바보 같지 않아요? 그냥 오빠 생각은 어떤지 오빠한테 물어보면 되잖아요
"무슨 일인데?" 박시준이 옷을 벗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부대표가 세연 씨를 우리 회사 제품의 모델로 섭외하고 싶대요. 세연 씨의 인지도가 마음에 드나 봐요. 세연 씨를 모델로 섭외하면, 우리 매출이 크게 성장할 거래요." 진아연이 고민 중이던 문제를 말했다.박시준: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데?""내가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당신은 나를 몰라요?" 진아연이 한숨 쉬며 말했다. "내가 세연 씨를 찾아가면, 세연 씨는 분명 거절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난 조금 부탁하기가 어려워요. 세연 씨는 분명 정상적인 금액의 모델 계약금을 받으려 하지 않을 거예요... 이러면 내가 세연 씨에게 돈을 요구하는 것과 뭐가 다르겠어요.""정 그렇게 걱정되면, 부대표의 계획서를 반려하면 되잖아." 박시준은 전적으로 그녀의 생각을 지지했다. "인기 있는 연예인이 얼마나 많은데, 다른 사람으로 바꾸면 되지.""그렇지만 부대표가 고른 건 세연 씨예요. 세연 씨의 인기가 다른 연예인들보다 많은 것 같대요.""그건 두 사람의 편견이야. 두 사람은 세연 씨가 우주 제일 대스타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다른 사람도 그렇게 생각할까?" 박시준이 반문했다. "세상에 연예인이 얼마나 많은데. 모든 연예인의 팬들은 자기 아이돌이 연예계에서 제일 잘나간다고 생각할걸.""당신 말도 일리가 있네요." 진아연이 수줍은 듯 말했다. "만약 당신이 나라면 어떻게 할 것 같아요?""그건 당신이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해." 박시준은 진아연이 아니기에, 그녀의 가설에 따라 대답할 수 없었다."그냥 한번 그렇게 가정해 볼 수는 없어요?" 진아연이 그를 노려보았다.박시준: "가정이야 할 수 있지. 그런데 내가 당신이라면, 난 다른 문제를 더 생각할 거야.""무슨 문제요?""내가 당신이었다면, 누구를 남편으로 택했을까?" 박시준이 자기 생각을 꺼내놓았다.진아연은 어처구니가 없었다."됐어요. 더는 당신한테 묻지 않을래요. 세연 씨와 관련된 일이라면, 당신은 항상 이상해져요.""당신이 저번에 세연 씨
다음날, 오전.우준미가 회사에 보고하러 왔다.마침 진아연과 추정호가 사무실에서 모델을 섭외하는 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우선 세연 씨에게 언제 시간이 비는지부터 물어보죠! 세연 씨가 한가할 때 일정을 잡아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진아연이 추정호에게 말했다. "이건 별로 급한 문제가 아니에요. 곧 새해이니, 해가 바뀐 후에 다시 얘기해도 늦지 않아요.""진 대표님, 연말은 실적에 집중할 수 있는 좋은 시기예요. 지금 다른 회사들은 모두 전력을 다하고 있는데, 우리만 손 놓고 있을 수 없어요!" 추정호는 실적을 높이고 싶었다. "아니면 제게 김세연 씨의 연락처를 주시죠. 제가 연락해 보겠습니다. 세연 씨 일을 방해하지는 않겠습니다."진아연: "저한테 다시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 우선 다른 일부터 보세요! 전 준미 씨와 할 얘기가 있어요."추정호가 우준미를 흘끗 보고는 밖으로 나갔다.그가 밖으로 나가자, 우준미가 사무실 문을 닫았다."진 대표님, 제게 하실 말씀 있으세요?" 우준미가 진아연에게 다가가 정중하게 말했다."그게... 사실 없어요. 추정호 씨를 내보내고 싶어서 아무렇게나 핑계를 댄 거예요." 진아연이 가방에서 보온병을 꺼내 뚜껑을 열고 물을 한 모금 마셨다.우준미가 잠시 당황하더니 물었다: "진 대표님, 전 오늘 뭘 하면 될까요?"진아연이 보온병 컵을 내려놓고 컴퓨터를 켰다: "준미 씨에게 메일 한 통을 보낼 테니, 이따 확인해 보세요. 보름 후에 우리 회사의 연례 회의가 있을 거예요. 행정부와 함께 연례 회의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잘 지켜보세요. 문제가 있으면 언제든 나를 찾아오시고요." "알겠습니다, 진 대표님. 이 외에 또 다른 일은 없나요?""우선 이것부터 잘 처리하세요. 이제 막 입사했는데, 너무 많은 업무를 주었다가 준미 씨가 놀라서 도망가면 어떡해요." 진아연이 농담했다. "게다가 연례 회의 준비는 상당히 까다로워요. 이따가 메일을 확인해 보면 알 거예요.""걱정하지 마세요, 진 대표님. 반드시 일을
우준미가 손목을 들어 올리며 솔직담백하게 대답했다: "맞아요! 예전에 손목을 다쳐서, 의사가 평상시에 손목 보호대를 착용하라고 했거든요.""그렇군요, 그러면 준미 씨는 힘쓰는 일은 할 수 없겠네요?"우준미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려던 찰나, 다른 비서가 말을 가로챘다: "준미 씨의 지금 직위에서는 힘쓰는 일이 전혀 필요하지 않잖아요! 준미 씨, 힘을 써야 하는 일이 생기면, 우리한테 부탁해요."모두가 이렇게까지 친절할 줄 몰랐던 우준미는 한동안 어찌할 바를 몰라 정신이 없었다."진 대표님께서 제게 우선 행정부와 함께 연례 회의를 준비하라고 하셨어요. 그러니 힘쓰는 일은 없을 것 같아요. 모두 감사합니다. 모두 정말 친절하시네요. 제가 월급을 받으면 밀크티라도 대접할게요.""좋아요! 요즘 다이어트 중이라 밀크티는 마시지 않지만, 준미 씨가 쏘는 거라면 반드시 마셔야죠.""준미 씨, 이렇게 예쁜데 남자친구는 있어요? Y국에서 왔다고 들었는데, A국에 정착할 생각이에요, 아니면 잠시 일하다가 귀국할 생각이에요?" 다른 사람이 물었다.우준미가 빈자리를 골라 앉은 다음, 가방에서 노트를 꺼내 책상 위에 놓은 뒤 차분하게 대답했다: "남자친구는 없어요. 당분간 남자친구를 사귈 생각도 없고요. 전 이제 막 졸업했고, 아직 어리니, 일이 안정되고 난 후에 생각해 보려고요.""맞아요, 준미 씨 생각이 맞아요. 돈을 버는 게 연애하는 것보다 훨씬 현실적이죠. 일과 돈이 있으면, 어떤 남자든 못 만나겠어요? 지금은 준미 씨가 예쁘고 어리니 괜찮은 남자를 찾기 쉬울 거예요.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남자는 준미 씨를 거들떠보지 않을 수도 있어요. 자기가 번 돈만이 진짜죠." 또 다른 여성은 이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진 대표님이 가장 좋은 예죠. 박시준 씨가 없어도, 우리 진 대표님께선 매우 성공한 여성이시잖아요." 한 비서가 아첨하며 말했다. "진 대표님께선 의학계 천재예요. 이것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남자를 사로잡을 수 있겠어요! 듣자 하니, 진 대표님은 의대에 들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