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인데?" 박시준이 옷을 벗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부대표가 세연 씨를 우리 회사 제품의 모델로 섭외하고 싶대요. 세연 씨의 인지도가 마음에 드나 봐요. 세연 씨를 모델로 섭외하면, 우리 매출이 크게 성장할 거래요." 진아연이 고민 중이던 문제를 말했다.박시준: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데?""내가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당신은 나를 몰라요?" 진아연이 한숨 쉬며 말했다. "내가 세연 씨를 찾아가면, 세연 씨는 분명 거절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난 조금 부탁하기가 어려워요. 세연 씨는 분명 정상적인 금액의 모델 계약금을 받으려 하지 않을 거예요... 이러면 내가 세연 씨에게 돈을 요구하는 것과 뭐가 다르겠어요.""정 그렇게 걱정되면, 부대표의 계획서를 반려하면 되잖아." 박시준은 전적으로 그녀의 생각을 지지했다. "인기 있는 연예인이 얼마나 많은데, 다른 사람으로 바꾸면 되지.""그렇지만 부대표가 고른 건 세연 씨예요. 세연 씨의 인기가 다른 연예인들보다 많은 것 같대요.""그건 두 사람의 편견이야. 두 사람은 세연 씨가 우주 제일 대스타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다른 사람도 그렇게 생각할까?" 박시준이 반문했다. "세상에 연예인이 얼마나 많은데. 모든 연예인의 팬들은 자기 아이돌이 연예계에서 제일 잘나간다고 생각할걸.""당신 말도 일리가 있네요." 진아연이 수줍은 듯 말했다. "만약 당신이 나라면 어떻게 할 것 같아요?""그건 당신이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해." 박시준은 진아연이 아니기에, 그녀의 가설에 따라 대답할 수 없었다."그냥 한번 그렇게 가정해 볼 수는 없어요?" 진아연이 그를 노려보았다.박시준: "가정이야 할 수 있지. 그런데 내가 당신이라면, 난 다른 문제를 더 생각할 거야.""무슨 문제요?""내가 당신이었다면, 누구를 남편으로 택했을까?" 박시준이 자기 생각을 꺼내놓았다.진아연은 어처구니가 없었다."됐어요. 더는 당신한테 묻지 않을래요. 세연 씨와 관련된 일이라면, 당신은 항상 이상해져요.""당신이 저번에 세연 씨
다음날, 오전.우준미가 회사에 보고하러 왔다.마침 진아연과 추정호가 사무실에서 모델을 섭외하는 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우선 세연 씨에게 언제 시간이 비는지부터 물어보죠! 세연 씨가 한가할 때 일정을 잡아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진아연이 추정호에게 말했다. "이건 별로 급한 문제가 아니에요. 곧 새해이니, 해가 바뀐 후에 다시 얘기해도 늦지 않아요.""진 대표님, 연말은 실적에 집중할 수 있는 좋은 시기예요. 지금 다른 회사들은 모두 전력을 다하고 있는데, 우리만 손 놓고 있을 수 없어요!" 추정호는 실적을 높이고 싶었다. "아니면 제게 김세연 씨의 연락처를 주시죠. 제가 연락해 보겠습니다. 세연 씨 일을 방해하지는 않겠습니다."진아연: "저한테 다시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 우선 다른 일부터 보세요! 전 준미 씨와 할 얘기가 있어요."추정호가 우준미를 흘끗 보고는 밖으로 나갔다.그가 밖으로 나가자, 우준미가 사무실 문을 닫았다."진 대표님, 제게 하실 말씀 있으세요?" 우준미가 진아연에게 다가가 정중하게 말했다."그게... 사실 없어요. 추정호 씨를 내보내고 싶어서 아무렇게나 핑계를 댄 거예요." 진아연이 가방에서 보온병을 꺼내 뚜껑을 열고 물을 한 모금 마셨다.우준미가 잠시 당황하더니 물었다: "진 대표님, 전 오늘 뭘 하면 될까요?"진아연이 보온병 컵을 내려놓고 컴퓨터를 켰다: "준미 씨에게 메일 한 통을 보낼 테니, 이따 확인해 보세요. 보름 후에 우리 회사의 연례 회의가 있을 거예요. 행정부와 함께 연례 회의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잘 지켜보세요. 문제가 있으면 언제든 나를 찾아오시고요." "알겠습니다, 진 대표님. 이 외에 또 다른 일은 없나요?""우선 이것부터 잘 처리하세요. 이제 막 입사했는데, 너무 많은 업무를 주었다가 준미 씨가 놀라서 도망가면 어떡해요." 진아연이 농담했다. "게다가 연례 회의 준비는 상당히 까다로워요. 이따가 메일을 확인해 보면 알 거예요.""걱정하지 마세요, 진 대표님. 반드시 일을
우준미가 손목을 들어 올리며 솔직담백하게 대답했다: "맞아요! 예전에 손목을 다쳐서, 의사가 평상시에 손목 보호대를 착용하라고 했거든요.""그렇군요, 그러면 준미 씨는 힘쓰는 일은 할 수 없겠네요?"우준미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려던 찰나, 다른 비서가 말을 가로챘다: "준미 씨의 지금 직위에서는 힘쓰는 일이 전혀 필요하지 않잖아요! 준미 씨, 힘을 써야 하는 일이 생기면, 우리한테 부탁해요."모두가 이렇게까지 친절할 줄 몰랐던 우준미는 한동안 어찌할 바를 몰라 정신이 없었다."진 대표님께서 제게 우선 행정부와 함께 연례 회의를 준비하라고 하셨어요. 그러니 힘쓰는 일은 없을 것 같아요. 모두 감사합니다. 모두 정말 친절하시네요. 제가 월급을 받으면 밀크티라도 대접할게요.""좋아요! 요즘 다이어트 중이라 밀크티는 마시지 않지만, 준미 씨가 쏘는 거라면 반드시 마셔야죠.""준미 씨, 이렇게 예쁜데 남자친구는 있어요? Y국에서 왔다고 들었는데, A국에 정착할 생각이에요, 아니면 잠시 일하다가 귀국할 생각이에요?" 다른 사람이 물었다.우준미가 빈자리를 골라 앉은 다음, 가방에서 노트를 꺼내 책상 위에 놓은 뒤 차분하게 대답했다: "남자친구는 없어요. 당분간 남자친구를 사귈 생각도 없고요. 전 이제 막 졸업했고, 아직 어리니, 일이 안정되고 난 후에 생각해 보려고요.""맞아요, 준미 씨 생각이 맞아요. 돈을 버는 게 연애하는 것보다 훨씬 현실적이죠. 일과 돈이 있으면, 어떤 남자든 못 만나겠어요? 지금은 준미 씨가 예쁘고 어리니 괜찮은 남자를 찾기 쉬울 거예요.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남자는 준미 씨를 거들떠보지 않을 수도 있어요. 자기가 번 돈만이 진짜죠." 또 다른 여성은 이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진 대표님이 가장 좋은 예죠. 박시준 씨가 없어도, 우리 진 대표님께선 매우 성공한 여성이시잖아요." 한 비서가 아첨하며 말했다. "진 대표님께선 의학계 천재예요. 이것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남자를 사로잡을 수 있겠어요! 듣자 하니, 진 대표님은 의대에 들어가
수수가 감자를 집에 가져오면 할머니가 매우 기뻐할 것이다.잠시 후, 아이들의 비명이 잦아들었다.각 반의 선생님이 반 아이들을 데리고 감자를 캐기 시작했다.반마다 구역을 나누어 감자를 캤다. 수수는 아까 겁을 먹었던 친구들이 또다시 자기 때문에 겁을 먹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안심하고 감자를 캐기 시작했다.잠시 후, 누군가가 수수를 뒤에서 걷어찼다: "야 이 못난아! 이 괴물아!"한 남자아이가 작은 플라스틱 삽을 휘두르며 수수를 놀렸다."쟤들은 너를 무서워하지만, 난 무섭지 않아! 이 못난이야, 어서 우리 유치원에서 나가!"수수가 땅바닥의 흙을 두 손으로 움켜쥐고 억울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난 괴물이 아니야!""넌 괴물이야! 넌 괴물이야! 넌 괴물보다 더 무서워!" 남자아이가 큰 소리로 떠들며 손을 뻗어 손을 뻗어 수수를 바닥에 밀쳤다.수수는 아주 억울한 마음에, 두 눈가에 맑고 투명한 눈물이 고였다.수수가 차오르는 눈물을 참으며, 스스로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그와 동시에, 순식간에 화가 폭발한 수수가 벌떡 일어나 그 남자아이를 밀쳤다."너희 둘 뭐 하는 거야?! 싸우면 안 돼!" 이 장면을 본 선생님들이 급히 달려와 두 아이를 말렸다.한 시간 후.할머니가 유치원에 수수를 데리러 가자, 선생님이 할머니를 따로 불렀다."수수가 한 남자아이의 얼굴을 할퀴었어요." 선생님이 할머니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그 남자아이의 부모님께서 모두 오셨는데, 수수에게 사과받고 싶다고 하시네요. 게다가 수수를 내보내라며 어찌나 소리를 지르시던지... 수수 할머니께서 상대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시면 어떨까요?"할머니가 수수에게 시선을 돌렸다.수수가 눈시울을 붉히며 눈물을 참고 있었다.작은 꼬마가 눈을 내리깐 채, 사람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있었다.다행히 수수의 얼굴에는 할큄을 당한 흔적이 없었다. 만약 그랬다면, 할머니는 화가 폭발해 버렸을 것이다.할머니가 수수의 손을 잡고 남자아이와 그 아이의 부모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남자아이의 부모는 여자아이의 말에 충격을 받아, 여자아이가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그리고 여자아이의 작은 손을 잡은 그 아이의 아버지를 보았다. 여자아이의 아버지는 건장한 체격에, 흉악한 얼굴을 가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분위기의 사람이었다."뭐 해요? 지금 우리 딸이 하는 말 못 들었어요? 당신들 아들이 이 여자아이를 괴롭혔다잖아요. 얼굴 좀 할퀴어진 것 가지고 무슨, 맞아 죽어도 할 말이 없어요! 사람을 괴롭혀 놓고, 뭐가 그렇게 당당해요?" 건장한 남자가 딸의 말을 거들었다.할머니는 거들어 주는 사람이 생기자, 즉시 이 기세를 몰아 말했다: "선생님, 보세요. 이번 일은 수수가 시작한 게 아니에요. 그런데 어떻게 수수를 탓할 수 있으세요? 누가 도리에 어긋나고, 누가 사람을 괴롭혔는지는 선생님들도 잘 아실 거로 믿어요. 우리가 힘없는 늙은이와 어린아이라고 해서 우리를 괴롭혀서는 안 되죠! 정 유치원에서 수수를 받아주지 못하겠다면, 학비를 모두 돌려주세요."선생님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수수 할머니, 우선 진정하세요. 오늘은 원장 선생님께서 자리를 비운 상태라, 제가 우선 전화로 여쭤보겠습니다.""알았어요. 먼저 손을 댄 게 누구인지 원장 선생님께 분명하게 말씀드리세요. 우리 수수는 정당방위일뿐이었어요. 맞았는데 반격도 하면 안 되나요? 그리고, 우리 수수가 맞고 있는 동안, 선생님들은 뭘 하고 계셨어요? 왜 처음부터 아이가 괴롭힘을 당하는 걸 막지 않으신 거죠?" 할머니의 목소리가 커졌고, 말을 할수록 감정이 격해졌다. "이제 와서 문제가 생기자 모두 우리 수수 탓으로 돌리다니, 이게 말이나 된다고 생각하세요?"할머니의 말이 다른 부모들의 공감을 샀다."먼저 때린 사람이 잘못이죠. 내보내려면 먼저 시작한 사람을 내보내야 해요! 외국의 많은 유치원에는 분명한 규정이 있어요. 아이가 사람을 때리면, 처음에는 경고로 넘어가지만, 두 번째에는 유치원에서 내보내게 되어 있죠. 자식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은 부모도 책임이 있어요. 만약 우리 아이가
우준미는 오피스텔에 돌아가 하이힐을 벗고 슬리퍼로 갈아신고는 침실로 걸어갔다."조금 피곤할 뿐 괜찮았어요. 진명 그룹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더라고요. 연말 파티를 크게 할 것 같아요. 난 처음 이렇게 큰 행사에 참석해요."우준미는 침대에 앉았다. 목마르다고 느껴진 그녀는 스피커폰을 켜고 물 가지러 가며 말했다. "오늘 직원들에게 물었는데 다들 진아연에 대한 인상이 좋더라고요.""진아연이 그들에게 주는 대우가 좋다는 말이죠. 직원은 돈만 받으면 되지 대표님이 어떤 사람인지까지 신경 쓰지 않을 거예요."아주머니가 객관적으로 말했다. "진아연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면 신변에 있는 친구를 보면 돼요. 사석에서의 행동을 봐도 되고요.""그래요. 오늘 첫 출근이라 말이나 행동 모두 조심해야 해요. 안 그러면 정직원이 되기 어려워요. 정직원이 못되면 가까이에서 진아연을 관찰할 수도 없을 거고요.""아가씨, 고생 많으시네요.""이 정도 고생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진아연이 저에게 제시한 대우가 괜찮아요. 월급 받으면 송금해 드릴게요."우준미는 물을 마신 후 머리를 풀었다.종일 묶고 있었더니 두피가 지끈거렸다."아가씨, 수수가 오늘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했어요."아주머니는 수수가 학교에 나가면 부근에서 아르바이트해 생활비에 보태려 했다.하지만 일을 하게 되면 수수를 잘 챙길 수 없을까 걱정되었다.수수는 매일 학교에서 돌아와 저녁을 먹어야 했다. 학교에서 저녁을 제공하지만 수수가 매일 배부르게 먹지 못하는 것 같았다.."무슨 일이에요? 선생님이 저에게 아무 말도 안 했어요."우준미는 휴대폰을 들고 문자를 확인했지만 선생님이 보내온 문자는 없었다."수수 데리러 갔을 때 선생님이 얘기해주더라고요. 장난이 심한 남자애가 수수를 괴롭혔는데 수수가 그 아이의 얼굴을 할퀴었대요. 그래서 그 남자아이의 부모님이 학교에 찾아가 난동을 부렸는데 다행히 다른 부모님이 우릴 도와 설명해 줬어요. 그래서 선생님이 우리더러 먼저 집에 돌아가라고 했어요.""알았어요. 좀 있다
선생님과 통화를 마친 우준미는 그 남자아이 엄마의 전화번호를 얻어냈다.우준미는 마음을 바로잡고 나서 번호를 눌렀다.전화를 받은 상대방이 물었다: "누구세요?""전 수수의 가족인데요. 당신의 아들이 우리 수수를 괴롭혔다고 해서요. 내일 당신 아들이 학교에서 우리 수수에게 사과해 줬으면 좋겠어요."우준미가 요구를 말했다. "물론, 당신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강요할 마음은 없어요.""허허, 당신 말을 참 우습게 하네요. 수수가 우리 아들 얼굴을 할퀴었는데요...""당신 아들이 먼저 손을 댄 거니 매를 번 거 아닌가요? 당신 아들이 수수에게 사과하지 않는다면 이번 일에 본인의 잘못이 있다는 걸 느낄 수 없을 거예요. 이렇게 애를 오냐오냐하면서 키우면 커가면서 계속 다른 사람에게 도발할 것이고 심각한 실수를 저지를 수 있어요. 그러면 나중에 받게 될 벌은 아마 다른 사람에게 맞아 불구가 되거나 감옥에 가게 되는 거십니다 ."오견의는 빠른 속도로 말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게 다예요. 앞으로 당신 아들이 다시 수수를 괴롭힌다면 전 수수더러 당신 아들이 고분고분해질 때까지 때리라고 할 거예요."남자아이의 어머니는 분노에 떨었다."당신...""참, 깜박 잊은 게 있네요. 전 돈이 많아요. 당신 아들을 때려 다치게 했다고 해도 의료비를 지불할 능력이 돼요."경고를 마친 우준미가 전화를 끊었다.수수를 산에서 데려오기 전 우준미는 수수와 거의 만나지 못했다.그녀는 학업에 열중하느라 그럴 만한 여유가 없기도 했고,수수와 아주머니가 산 위에서 안전하게 잘 지냈기에 걱정할 필요 없었다.그래서 그녀는 수수가 괴롭힘을 당한 일이 이토록 화가 나는 일일 줄은 몰랐다.자기 아이가 다른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한 것만 같았다.아주머니가 늘 그녀에게 수수는 착하고 불쌍하다고 해서였을지도 몰랐다.같은 시각.성빈은 진아연과 박시준을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성빈이 오늘 그들을 초대한 건 그가 곧 결혼하기 때문이고, 그래서 마음이 조금 설렜다.그는 진아연과 박시준 외 하
최은서: "...""성빈 씨, 리허설하지 않으면 결혼식 날 허둥댈까 걱정되는 거죠?"진아연이 웃으며 위로했다. "은서가 결혼식 3일 전부터 쉰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때 매일 리허설해도 돼요."최은서가 말을 이었다. "저렇게 급해요. 도대체 뭐가 그렇게 급한 건지, 제가 휴가나면 리허설해도 된다고 했는데 자꾸 저러네요."성빈: "은서야, 나 처음 결혼하는 거라서 조금 긴장해서 그래. 이해해 줬으면 좋겠어.""혼자만 처음 결혼해요? 나도 처음인데 난 왜 긴장하지 않아요?"최은서가 말했다."넌 어리잖아. 나이가 어리면 다 좀 무모해."성빈이 자기 견해를 말했다."무모하다고요?"최은서가 가는 눈썹을 찌푸렸다. "욕이죠?""아니야, 내가 왜 욕을 해? 나이가 어리니 두려울 게 없다는 말이지."말을 하던 성빈은 진아연의 비서가 떠올랐다. "아연 씨 비서가 바로 좋은 예잖아. 올해 여름에 갓 졸업한 대학생인데 감히 ST 그룹에 이력서를 지원했어. 간이 얼마나 큰지 봐봐. 요구사항에 분명 적어도 3년 이상 경력이 필요하다고 적었는데 그 요구를 아예 무시한 거잖아."최은서는 휴대폰을 들고 ‘무모’라는 단어의 뜻을 검색했다. "덜렁댄다는 뜻인데?"성빈은 멍해있다가 그녀의 휴대폰을 가로채고 화면을 보았다."여보, 잘 봐, 여기 뒤에 내용이 더 있잖아."성빈이 느긋하게 설명했다. "덜렁댄다는 말 외에도..."성빈은 아직 취하지 않았기에 뒤에 있는 말을 뱉을 수 없었다."무례한, 무심한..." 최은서는 화면에 있는 ‘무모’를 읽은 후 휴대폰을 낚아챘다."두 사람 결혼한다니까 컨디션이 안 좋은가 봐요."진아연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은서 씨, 성빈 씨가 욕한 게 절대 아니에요."요즘 우리 둘이 자주 다툰다는 걸 나도 느꼈어요. 설이 지난 후부터 우리 둘 다 정상이 아닌 것 같아요."최은서는 그녀와 성빈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고 확신했다.성빈은 예전처럼 그녀를 감싸주지도 않고 의심만 늘어갔다.그녀도 예전보다 더 쉽게 화를 냈다. 그가 조금만 잘못해도 그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