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 안에는 반짝이는 귀걸이 한 쌍이 놓였고진아연은 김세연에게 줄 선물 때문에 엄청 골치 아팠었다.김세연이 뭘 좋아하는지 어떤 선물이 더 어울리는지, 그녀는 이런 고민 탓에인터넷에서 김세연의 사진을 한참 검색하고 나서야 무슨 선물을 할지 정했다.사진 속 김세연의 귀걸이가 이쁘다고 생각한 진아연은 박시준과 상의해 귀걸이를 선물하기로 결정했던 거였다."고마워요! 너무 마음에 들어요." 김세연은 박스를 닫고 바로 주머니에 넣었고진아연은 그의 모습에 긴장 가득한 모습으로 물었다. "혹시 별로라고 생각한 거예요? 저는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한참 고민했었어요. 본인이 좋아하는 물건이라면 스스로 살 수 있으니까 말이에요""아니에요! 아연 씨가 선물한 거라면 뭐든지 다 좋아요. 그냥 평소 쉴 때는 귀걸이를 끼지 않아서 다음에 일할 때 낄게요." 김세연은 진아연이 오해할까 봐 바로 설명했다."이틀간 고생하셨어요. 마이크가 아이를 돌봐줘서 별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알려줬어요.""라엘이는 이제 커서 제가 굳이 돌봐줄 필요 없었어요. 그리고 지성이는 말을 잘 들어 거의 라엘이의 곁에 꼭 붙어 있기 때문에 저는 그냥 아이들이 놀고 있는 모습만 지켜보고 아무것도 한게 없는 걸요." 김세연은 이틀 동안 생활하면서 발생했던 일들을 되새기면서 말을 이었다. "그리고 한이와 게임 몇 판 했었어요. 제가 룰을 잘 모르는데, 한이도 잘 모르더라고요. 하하!""게임요? 무슨 게임이요?" 진아연이 알고 있는 한이는 게임에 관심 없는 걸로 알고 있었다.김세연: "다이아몬드 게임이요."진아연: "..."진아연은 장기나 바둑 혹은 오목일 거라 생각했지만다이아몬드 게임일 줄 몰랐다."지성이한테 다이아몬드 게임이 있었죠?" 진아연은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네. 지성이가 갖고 있는 다이아몬드 게임으로 놀았죠."진아연: "..."이때 이모님께서 다가와 웃으면서 말했다. "지금 저녁 식사하실 거예요?""네." 진아연은 배고픈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밖에서 먹는 밥
"억지로 웃지 않아도 돼요, 정말 그럴 필요 없어요." 김세연은 그의 긴장을 풀어주고 싶었다. "저한테 너무 예의를 지키면 앞으로 오기 부담스러워요.""하..." 박시준이 가볍게 웃었다. "아연이가 당신을 동생으로 생각한다고 하더군요. 나랑 아연이는 부부이니 그녀의 동생이 곧 내 동생이죠. 그래서...""필요 없어요. 진아연의 동생이 될 수는 있지만 당신의 동생이 되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김세연이 단호하게 거절했다.박시준은 화가 조금 났지만 곧 생각을 바꾸고 마음을 고쳐먹었다.김세연이 진아연을 누나로 인정한다면 그가 자신을 형이라 생각하든 말든 상관없었다.저녁 식사 시간, 사람들이 자리에 앉자 라엘이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신혼여행 즐거웠어요?"진아연은 어리둥절해졌다. "괜찮았어."그녀와 박시준은 첫날 리조트에서 산책하며 아름다운 바다 전망을 보고 있는데 그들을 알아보는 A국의 관광객을 만났다. 그는 열성스레 다가가 그들과 사진까지 찍었다.다음날, 그들은 방안에만 있고 밖에 나가지 않았다.꼭 재미없었던 건 아니었다.진아연은 박시준이랑 함께 있으며 그의 얼굴만 쳐다봐도 질리지 않았다.하지만 이런 방식이 아이에게는 지루하게 느껴질 것이다."그럼 뭘 놀았어요? 사진도 안 보내주고 뭐 했어요?" 라엘이가 불평 부렸다.박시준이 앞다투어 대답했다. "엄마랑 사진을 별로 안 찍었어. 방에만 있고 밖에 거의 나가지 않았거든.""네?" 라엘이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왜 안 나가요? 밖에 나가 노는 게 싫어요?""라엘아, 신혼여행은 일반 여행과 다르단다." 이모님이 국을 들고 다가와 라엘이에게 말했다. "나중에 네가 크면 알게 될 거야."라엘이는 고개를 들고 더 궁금해했다. "왜 달라요?""라엘아, 밥 먹어." 라엘이가 계속 물으려 하는 걸 한이가 말렸다."알았어, 밥 먹으면 되잖아. 하지만 난 지금 별로 배가 안 고픈걸." 라엘이는 말하면서 그릇을 들고 밥을 한입 먹었다."세연 씨, 오늘 밤 여기에서 하룻밤 더 묵어요." 진아연은 날
"내가 대신 모집해 줄까?" 박시준이 대답했다. "적합한 사람이 있으면 추천해 줄게."진아연: "내가 직접 뽑을 거예요. 당신도 할 일이 있는데 인력 모집에만 신경 쓸 순 없잖아요.""알았어! 돌아가서 한 번 보고 별문제 없으면 당신한테 보내줄게.""그래요."공항에서 나온 박시준은 기사에게 먼저 진아연을 회사로 데려가라고 했다.진명 그룹의 건물과 ST 그룹의 건물은 같은 방향이 아니었다.공항은 마침 두 회사와 삼각지대를 형성하고 있었다.진명 그룹에 돌아가 일하기로 한 것은 진아연이 임시로 결정한 것이다.얼마 전, 그녀는 다음에 무엇을 할지 몰라서 매우 혼란스러웠다.그녀에게는 두 가지 선택이 있었다.하나는 의학 연구를 하는 것이었는데 이건 그녀가 좋아하는 일이기도 했다.다른 하나는 진명 그룹에 돌아가 일하는 것이었다.둘 사이에서 그녀는 한참을 고민하고 나서 끝내 후자를 선택했다.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전자를 택한다면 그녀는 일과 가정을 동시에 돌볼 시간이 없을 것이다.많은 일을 겪고 난 그녀는 지금 가정이 일보다 더 소중하다고 느껴졌다.차가 진명 그룹에 도착한 후 진아연은 차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저녁에 퇴근하면 데리러 갈게." 박시준이 말했다. "나한테 야근은 안 된다고 했으니 당신도 야근하지 마요."진아연: "야근은 안 한다고 약속할 수 있어요. 전문 관리자를 새로 뽑았으니 좀 있다 얘기를 나눠볼 예정이에요.""누가 뽑았어?" 박시준은 그동안 수술받고 요양하느라 자신의 회사 일도 일일이 관심할 수 없었고 진명 그룹에 대해선 더 몰랐다."조 부회장이 사임할 때 뽑은 거예요. 조 부회장이 정기 검진 중 몸에 문제가 있다는 걸 발견했어요. 의사가 집에서 푹 쉬라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된다고 해서 조 부회장은 은퇴했어요." 진아연이 말했다. "사람들이 당신에게 이 일을 말해주지 않은 건 아마 당신의 건강이 걱정돼서였을 거예요.""그래. 그 사람 이력서를 보내봐. 나도 한 번 봐야겠어." 박시준이 말했다. "라엘이가 진명
진아연: "...""아연아, 쓸데 없는 생각을 하지 마. 애들이 크면 자기주장이 있는 게 당연해. 애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큰 잘못을 저지르지만 않는다면 우린 너무 걱정할 필요 없어." 박시준이 진아연에게 몇 마디 위로하고 나서 자리를 떴다.그의 말이 끝나기 도전에 진아연이 회사에 들어갔기 때문이었다.회사에 간 진아연은 곧 새로 부임한 부대표에게 전화를 걸었고약 15분 후 부대표가 황급히 진아연의 사무실에 도착했다.두 사람이 만난 후 진아연은 멍해졌다.새로 뽑은 부대표가 이토록 어려 보일 줄은 몰랐다.실제 나이는 40대지만 컨디션이나 몸 상태는 관리를 잘한 듯 30대로밖에 보이지 않았다."진 대표님, 안녕하세요. 먼저 제 소개를 할게요. 전 추정호라고 합니다. 처음 뵙는 건데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예쁘시네요.""추정호 씨, 안녕하세요.""편하게 말씀하세요. 종호라고 부르면 돼요." 추정호가 갑자기 화제를 바꾸었다. "진 대표님과 박시준 씨 결혼식에 초대해 주지 않아서 솔직히 조금 섭섭했어요."진아연은 멍해졌다. "하하, 미안해요, 설날에 결혼식을 한 건 친구의 계획이었어요. 저랑 박시준도 설날이 돼서야 우리가 결혼식을 한다는 걸 알았네요."추정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었어요. 그래서 덜 섭섭해요.""하하. 내일 사탕을 가져올게요.""그럼 고맙고요. 박시준 씨가 조지운을 진명 그룹 B국 지사에 보낸 것이 나랑 한번 겨뤄보라고 그런 줄 알았어요...""오해했네요. 지운 씨는 B국에서 생활해야 해서 보낸 거예요. 추정호 씨와 경쟁하라고 보낸 거 아니니 싸우지 말아요." 진아연이 말했다. "앞으로 서로 많이 의논해요. 지운 씨는 시준 씨 옆에서 오랫동안 일했으니 업무능력이 뛰어나요. 조 부회장의 말에 의하면 추정호 씨는 해외에서 일했다가 가족을 위해 귀국했다고요? 조 부회장은 추정호 씨를 높이 평가하더라고요. 그래서 회사에 나오자마자 추정호 씨에게 만나자고 전화한 거예요.""사실 전 조 부회장님과 별로 안 친해요. 업계의 많은 사람
메일을 그녀에게 전송하고 난 그가 한마디 보충했다: 남자를 뽑지 마.진아연: "???"박시준: 난 남자를 뽑고 당신은 여자를 뽑는 건 어때?진아연: ...당신 참 속 좁은 것 같아요.박시준: 당신이 그렇게 말하면 나 기분 나빠.진아연: 직장에선 성차별하면 안 돼요. 일자리에 적합하기만 하면 여자든 남자든 상관없어요.박시준: 내가 여비서를 뽑아도 상관없다는 거야?진아연은 아무 생각 없이 대답했다: 물론 상관없죠. 그게 뭐 어때서요? 당신 회사에 예쁜 여비서가 많잖아요. 제가 신경 쓰는 걸 봤어요? 당신 회사에는 여비서가 예쁠 뿐만 아니라 여직원들도 모두 예뻐요. 당신 회사의 인사팀이 사람을 뽑는 기준이 얼굴이 아닌가 싶을 정도예요.박시준: 모르겠어. 난 인사팀에 그런 요구를 한 적이 없어. 좀 있다 인사 직원에게 물어봐야지.진아연: 그럴 필요 없어요. 그냥 말해본 건데 인사팀에 찾아가 따지면 뭐가 돼요. 당신 회사에 이력서를 지원하는 사람이 많으니 예쁘고 능력 있는 사람을 뽑는 것도 당연해요.박시준: 그럴지도 몰라. 내가 필요한 사람이 아니면 다른 인사변동에 대해 난 신경 안 써. 회사에 미녀가 당신이 말한 것처럼 많은지도 몰라.진아연: 조용히 지켜봄·jpg박시준: 내가 여비서를 뽑아도 상관없다는 거지? 그럼 앞으로 여비서랑 함께 출장 가도 상관없겠네? 지운이가 비서로 있을 때 늘 함께 출장을 갔다는 걸 당신도 잘 알잖아.진아연: "..."박시준: 왜? 할 말이 있으면 해봐. 우린 부부니 서로에게 솔직해져야 한다고 생각해.진아연: 그냥 남자를 뽑아요.박시준: 그럼 당신은? [미소 이모티콘]그가 보낸 미소 이모티콘을 본 진아연은 박시준이 미소를 지은 채 앞에 서서 그녀를 협박하는 모습을 보고 있는듯했다.진아연은 보온병을 열고 따뜻한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난 후 대답했다: 나도 여자를 뽑으려 노력할게요. 당신이 사람을 뽑을 때 좋은 이력서가 있으면 추천해 줘요."박시준: 알았어.박시준과의 협상이 끝난 후 진아연은 채용 공고를 조금
오후.박시준이 비서를 뽑는다는 뉴스가 실시간 검색에 올랐다.박시준 같은 사람은 보통 공개적으로 비서를 모집하지 않았다.그에게 비서가 필요하면 회사 내에서 뽑거나 업계에서 마음에 드는 인재를 고르면 되었다.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그가 비서를 뽑는다는 것이 실시간 검색에 오름과 동시에 그가 비서에게 내놓은 대우도 함께 실시간 검색에 올랐다.채용 공고에 따르면 채용되기만 하면 연봉이 억 단위로 시작하며 상한선이 없었다. 특별히 능력이 있는 사람은 ST 그룹의 주식을 받을 기회도 얻을 수 있다.이렇게 좋은 조건 앞에서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박시준이 비서에 대한 요구가 꽤 높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건에 부합되는 사람이 아주 많았다.진아연의 말대로 그가 높은 대우를 제시했으니 많은 인재가 이력서를 제출했다."박시준이 비서를 뽑는구나." 뉴스를 본 강민의 입꼬리에 미소가 걸렸다."며칠 전에 이 일을 이미 알고 있지 않았어요?" 조순현이 덤덤하게 말했다. "적합한 사람은 찾았어요?""네, 요즘 몇 사람과 얘기를 나눠봤는데 적합한 사람이 한 명 있긴 했어요. 지금 당장 연락해야겠어요." 강민은 주소록을 클릭하며 조순현에게 말했다. "박시준이 비서를 뽑는 거라면 분명 남자를 뽑을 거예요. 남성 우선이라고 쓰여 있는 걸 보니 나랑 같은 생각이네요. 지난번 비서의 모습과 능력에 맞춰 찾으면 문제없어요."주방에서 국을 끓이고 있었기 때문에 조순현은 주방 문 앞에 서 있었다."모든 일이 잘 풀렸으면 좋겠어요.""잘 안돼도 괜찮아요. 그 회사에는 아직 채용 자리가 많아요. 저와 인맥이 있는 사람 한 명쯤 심는 건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그 사람 옆에 심어두는 게 가장 편하겠죠." 강민이 침착하게 말했다."강민 씨, 당신처럼 똑똑한 사람은 무슨 일을 하든 돈을 많이 벌 텐데 왜 꼭 박시준과 진아연에게 집착하는 거예요?" 조순현이 궁금한 마음에 물었다.조순현이 현이를 찾는 건 정말 이 방법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조순현은
아가씨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알아요. 지금 문제는 수수가 학교에 가면 다른 애들의 괴롭힘을 받지 않을까 하는 거예요.""다른 아이들이 감히 수수를 괴롭힌다면 수수도 반격할 거예요. 제가 당부했어요." 아줌마가 말했다.아가씨는 고개를 저었다. "학교에선 싸움하면 안 돼요. 제가 좀 있다가 데리고 학교에 가서 선생님이랑 얘기해 볼게요.""그래요. 수수가 다닐 수 있는지 며칠 다녀봐도 돼요. 정 안 되면 유치원에 안 가면 되죠. 어차피 유치원에 가도 배울 게 별로 없어요." 아줌마는 모든 걸 수수를 중심으로 했다. "산에서 친구들이랑 노는 게 적응된 아이라 지금 매일 집에만 갇혀 있으니 너무 답답해해요. 예전엔 잠도 잘 잤어요. 침대에 눕기만 하면 잠들었는데 지금은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자요. 잠들었다가 자주 깨곤 해요. 이러다가 정말 답답해서 무슨 일이라도 저지를까 걱정돼요.""수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모든 걸 조사해 내기 전까지는 어쩔 수 없어요." 아가씨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모든 일이 자기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에요. 그 애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다 그래요.""네. 조심해서 다녀와요." 아줌마가 말했다.아가씨는 방에서 나온 후 수수의 앞에 다가가 아이의 손을 잡고 집을 나섰다.오늘은 날씨가 그다지 좋지 않았는데 하늘이 무너질 것처럼 먹구름이 끼었고 사방은 으스스한 찬 안개가 자옥했다.아줌마는 머플러로 수수의 얼굴을 감싸고 맑고 커다란 두 눈만 드러냈다.유치원은 그들이 사는 아파트 부근에 있어서 걸어가면 됐다.지난번에 박시준이 사람을 보내 찾아온 후로 그들은 더 오래되고 외진 동네로 이사했다.아파트 부근에 있는 유치원 역시 별로였다.하지만 그들은 지금 안전이 가장 중요하고 생활 환경은 둘째였다."아가씨, 방금 아줌마랑 하는 말을 다 들었어요." 수수가 고개를 들고 아가씨를 보며 말했다. "아가씨는 좋은 사람이에요."아가씨는 입꼬리가 올라갔지만 웃을 수 없었다. "수수야, 좋은 사람과
"알았어요. 이런 경우라면 유치원에 입학할 수 있어요. 선생님과 같은 반 아이들에게 얘기하면 아이들이 수수를 받아들일 수 있을 거예요.""며칠 먼저 다녀봐도 될까요? 애가 적응하지 못할까 걱정돼서 그래요.""그렇게 하세요. 오늘부터 다니시죠." 원장 선생님이 열성스레 말했다. "오후 다섯 시에 데리러 오시면 됩니다."아가씨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수수를 한 편으로 데리고 가서 아이의 의견을 물었다. "오늘부터 다닐래, 아니면 내일부터 다닐래?"수수는 아가씨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아 조용히 말했다. "오늘부터 다닐래요.""그래, 그럼 오후 다섯 시에 데리러 올게. 내가 못 오면 아줌마가 올 거야.""알겠어요. 아가씨, 어서 돌아가세요."아가씨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줌마가 당부한 일을 꼭 마음에 새겨야 해. 누군가 이상한 걸 물으면 절대 대답하지 마. 조금이라도 불편하게 느껴지면 숨어있어. 알았지?""네, 아가씨."...저녁.박시준은 진명그룹에 가서 진아연을 픽업해 집에 돌아가려 했다."오늘 출근 첫날인데 기분이 어때?" 박시준이 그녀의 손을 잡고 물었다.진아연: "괜찮았어요. 조 부회장이 모집한 부대표가 마음에 들어요. 생각이 깊은 것 같고 사람이 성실해 보였어요.""물어보니 추정호는 마케팅을 너무 잘한대.""맞아요. 우리 회사의 기술이 발전하기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지난번 회사는 마케팅을 중시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기술도 잡아야 하지만 마케팅도 잡아야 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계획을 좀 만들어 보여달라고 했어요." 진아연이 말했다. "오늘 별로 안 바빴는데도 출근하니 시간이 참 빨리 흐르네요.""그래. 이게 바로 내가 일을 좋아하는 이유야.""나와 직장 중 어느 쪽을 더 선호해요?" 진아연이 일부러 그에게 어려운 문제를 던졌다.박시준은 아무 생각 없이 대답했다. "일은 돈 벌기 위해 하는 거고, 돈을 버는 건 당신이랑 아이에게 주려는 건데 어느 쪽을 더 선호할 것 같아?""방금 일을 하는 게 돈을 벌기 위한 거라고 안 했어요.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