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 뻔했는데 이 전화 한 통에 그녀는 다시 머리가 맑아졌다."이 사람 참 어이없네. 당신에게 전화하려면 낮에 하면 될 걸 꼭 한밤중에 전화해야 한대?" 박시준이 물었다. "강민의 일이 뭐라고 그래? 강도평이 다시 살아난다고 해도 뭐 대수라고.""그래요. 너무 기뻐서 시간을 확인 안 했나 봐요." 진아연이 강훈의 행동에 관해 설명했다. "강훈이 강민의 돈줄을 막았으니 기분이 좋긴 하네요.""강민이 다른 방법으로 돈을 빼앗으려 할 거라는 생각은 안 해?" 박시준이 덤덤하게 말했다. "강민한테 신경 꺼. 감히 우리한테 딴마음을 먹는다면 영원히 이 세상에서 없애버릴 테니까.""그래요. 그만 자요. 내일 설날 계획 중에서 하나 골라야겠어요. 설날에 재미있게 놀다 와요." 진아연은 말하며 골치 아픈 일과 쓸데없는 일을 잊으려 했다. "내일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봐요.""그럼 자. 내일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돼서 우리 설날 여행에 영향 주지 않았으면 좋겠어.""별일 없을 거예요. 당신 지금 컨디션이 이렇게 좋으니 분명 아무 일 없을 거예요." 진아연이 그를 안았다. "앞으로 나보다 더 오래 살지도 몰라요."박시준의 잔잔하던 기분이 그녀의 한마디에 갑자기 긴장해졌다."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어디 아파?""아니요! 그냥 해본 말이니 긴장하지 말아요." 진아연이 어이없이 웃었다. "당신은 운동하는 걸 좋아하지만 난 별로 안 좋아해요. 앞으로 별일 없으면 당신이 나보다 오래 살 거라는 뜻이에요.""나중의 일은 생각하지 마. 나랑 함께 운동하자.""당신이랑 함께 운동을 한다고 해도 우리 둘 중 한 사람은 먼저 갈 거잖아요." 진아연은 냉정한 마음으로 생사를 대하려 했다. "그러니 함께 운동하자는 말을 하지 말아요."박시준: "...""그만 자요, 난 자는 걸 더 좋아해요."다음날 아침 진아연과 박시준이 일어나아래층으로 내려가다가 딸과 마주쳤다.라엘이는 두 사람이 이렇게 일찍 일어난 걸 보며 가슴을 졸였다. "오늘 또 만두 먹는 거예요?"진아연이
"아이들에게 물어볼까요?" 진아연이 말했다. "우린 아무래도 좋아요. 우리 둘만 여행 가는 거라면 당신 원하는 곳에 갈 거예요."진아연의 말에 박시준은 할 말을 잃었다"그럼 한이가 돌아오면 한에게 물어보지 뭐." 박시준이 곧 타협했다. "한이는 비행기 표를 끊었대? 언제 공항에 도착하는데? 내가 마중 나갈 거야."기대에 가득 찬 박시준의 모습에 진아연은 자기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아직 귀국 일정을 안 보내줬어요. 비행기 표를 끊으면 나한테 알려줄 거예요."B국.한이는 여소정과 영상통화 중이었다.소정이가 한이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마침 한이가 시간이 있다는 말에 전화를 끊고 영상통화로 바꿨다."한이야, 너의 아빠가 매일 나가 놀 생각만 하는데 그러면 안 될 것 같아. 언제든 나가 놀 수 있는데 설날엔 안돼. 설날에 결혼식이 있다는 걸 두 사람은 아직 몰라. 그래서 아무 준비도 안 하고 있는 거야. 하지만 우린 미리 결혼식 준비를 다 해놓고 설날이 오기만 기다리고 있단 말이야." 여소정이 딸을 안고 한이와 통화하며 한이에게 예쁜 딸을 보여줬다. "지민이 너무 귀엽지 않아?"한이는 시큰둥하게 지민이를 보다가 표정이 한결 부드럽게 변했다. "지민이가 날 무서워하는 거 아니에요?""하하, 조금 그런 것 같아. 널 자주 못 보니 조금 무서운가 봐. 지난번에 널 봤을 땐 지민이가 통통했는데 지금은 많이 말랐어. 그래서 너에게 보여주는 거야." 여소정은 딸바보였다.한이는 지민이가 지난번에 봤을 때와 다른 점을 찾으려 애썼지만 도무지 찾아낼 수 없었다."지민이는 늘 귀여웠어요."여소정: "한이야, 여자아이에게 귀엽다고 하는 건 칭찬이 아니야. 사람들은 라엘이에게 예쁘다고 말해주잖아. 안 예쁜 여자아이에게 보통 귀엽다고 하는 거야."한이의 눈빛에 긴장감이 감돌며 자신이 뭔가 잘못 말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물론, 정말 아주 귀여운 여자아이도 있어. 우리 집 지민이처럼 말이야. 통통한 모습이 귀여워 죽겠잖아." 여소정이 화제를 바꾸더니 환하게 웃었다.지민
"당신 말이 맞아." 박시준이 말했다. "검사 결과가 좋은데 나 출근하면 안 될까? 집에 있으려니 답답해 죽겠어. 나 회사에 나가 놀게 해줘.""나가서 안 돌아오고 싶은 거죠?" 진아연이 놀렸다. "그렇게 일하고 싶으면 가요.""내가 출근하면 당신은?" 박시준은 그녀 혼자 집에서 심심할까 걱정되었다. "나랑 같이 회사에 출근하지 않을래? 마땅한 자리 하나 만들어 줄게. 우리 매일 같이 출퇴근하면 얼마나 좋아."그의 생각을 들은 진아연은 머리털이 곤두섰다."여보, 난 당신을 좋아하지만 당신 일에 대해선 아무런 취미가 없어요. 출근하려거든 해요. 내 걱정은 안 해도 돼요. 제가 알아서 할 거예요." 진아연은 그의 제안을 거절했다.박시준: "그래, 그럼 지금 회사로 보내줘."진아연은 자기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한시라도 심심한 걸 못 참네요, 정말!""이번에 꽤 오래 쉬었어." 박시준은 앞으로 회사에 나갈 수 있다는 생각에 눈빛이 반짝거렸다. "일하지 않으니 시간이 너무 느리게 흐르는 것 같아. 사람은 일을 해야 해. 일이 사람을....""알았으니 그만 해요. 쉬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으니 본인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억지로 주입하려 하지 말아요." 진아연은 그를 회사로 보내줬다. "저녁에 기사더러 데리러 가라고 할게요. 미리 얘기하는데 야근은 안 돼요.""알았어. 당신은 집에 있는 걸 좋아한다니 기분이 더 좋은 걸." 박시준이 갑자기 말을 바꿨다.박시준을 회사로 보낸 후 진아연은 기사더러 위정의 집으로 운전하라고 했다.오늘 위정이는 집에서 시은이 옆을 지키고 있었다.두 아이가 모두 학교에 가서 집안은 아주 조용했다."수현이가 벌써 학교 생활에 적응한 거예요?" 진아연은 조금 의외라고 생각했다."소소랑 같은 반인데 애들이 서로 의지해. 그리고 유치원 선생님에게도 미리 말씀을 드려서 선생님들이 수현이를 잘 보살펴. 그래서 수현이가 쉽게 적응하는 거야." 위정이 대답했다. "저녁에 여기서 밥 먹고 가. 내가 요리할 거야.""알았어요, 좀 있
"강민 씨, 강씨 가문의 유산을 받았어요?" 전화기 너머로 조순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강민은 숨을 들이쉬고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니요. 날 아웃시켰네요. 너무 창피해서 종일 마음을 추슬렀지만 쉽지 않네요."조순현은 멍해졌다.그녀는 강민이 실패하리라 생각지 못했다.조순현이 알고 있는 강민은 여우 같은 여자였기 때문이었다.똑똑하고 교활할 뿐만 아니라 잔인하기도 했다."조순현 씨가 앞으로 저와 손을 잡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아요. 난 당신에게 줄 수 있는 돈이 없어요. 앞으로 내 생계조차 해결하기 어려워요... 강도평을 죽이면 잘 살아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내 생활은 여전히 엉망진창이네요." 강민이 속상한 마음에 한숨을 내쉬었다."나한테 비참한 모습을 보여줘서 뭐 하려고요?" 조순현이 차갑게 비꼬았다. "당신이 아무리 비참하다고 해도 나만큼 비참하겠어요? 당신은 내가 어떻게 살아가는지조차 모르고 있잖아요.""내가 돈을 줬잖아요? 그 돈이면 어느 나라에서든 집을 사고 살아갈 수 있을 텐데요?" 강민은 어리둥절했다."내가 어찌 감히 그러겠어요. 당신들이 날 죽이고 입막음하려고 하면 어떻게 해요? 전 같은 곳에서 오래 머물지 못해요." 조순현은 망설임없이 내뱉었다. "하지만 이제 날 어떻게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겠어요. 박시준도 당신이 나랑 손을 잡았다는 걸 알게 됐으니 말이에요.""그만 해요." 강민은 수치심이 들었다. "다 내 탓이에요. 제가 욕심이 너무 많았어요. 능력도 안 되면서 말이에요. 마음은 하늘만큼 높은데 명은 종이 쪼가리보다 더 얇네요.""당신이 그렇게 말하니 화가 나려고 하네요. 당신은 적어도 사람답게 살고 있잖아요. 전 그런 삶을 하루도 살아본 적이 없어요." 조순현은 마음이 칼에 찔린 것처럼 아파와 강민을 향해 쏘아붙였다. "나에게 현이에 관한 정보가 있을 거라 생각하나본데 내가 정말 현이 정보를 갖고 있다면 박시준을 찾아가서 돈을 달라고 했겠죠. 내가 바보예요? 내가 아무리 박시준을 못 믿는다고 해도 난 진아연을 만난
조순현은 잠시 고민하다 동의했다."조순현 씨, 당신이 가진 증거가 뭔지 제게 말해줄 수 있나요? 당신과 저는 현이를 찾아내야 해요." 강민은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말했다. "좀 그렇다면 제게 다 말해주지 않아도 괜찮아요...""Y국의 공범과 연락해서 현이를 찾은 뒤, 박시준에게 말해 구출해 달라고 부탁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단서를 찾아줬는데..."조순현은 여기까지 말한 뒤, 말을 멈췄다.좋은 단서였다면 조순현이 현이를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그렇게 말하니 그 단서에 대해서 더 알고 싶네요." 강민은 궁금해서 참을 수 없었다. "조순현 씨, 알려주세요. 저랑 같이 현이를 찾아요. 도와드릴게요. 저희는 이미 한 배에 올라탔습니다. 박시준한테 말을 잘못 했다가 박시준이 제게 돈 한 푼도 주지 않을 수 있어요."강민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조순현은 생각했다."현이를 데려간 사람 손목 안쪽에 작은 흉터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조순현이 단서를 말했다.강민: "무슨 흉터죠? 점? 아니면 다친 흉터?"조순현: "손목을 그은 흔적."강민이 다시 물었다. "그럼 그 사람은 남자인가요? 아니면 여자?""그건 말할 수 없어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시죠." 조순현은 다 말해주지 않았다."알겠습니다. 절 믿으실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그럼 시간과 장소는 조순현 씨가 정하세요." 강민은 절박함과 그녀의 진심을 다 보여줬다.이것이 그녀에게 남은 마지막 동아줄일 테니.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알겠습니다." 조순현은 그녀의 진심에 마음이 움직였다.사실 조순현은 강민에게 이 단서를 말해줄 때부터 조순현은 이미 결정을 내렸다.조순현 역시 이번 기회에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눈 깜짝 할새, 새해가 되었다.한이와 마이크는 B국에서 진아연과 박시준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돌아왔다.물론 그들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진아연과 박시준에게도 이 사실을 숨겼다.한이는 돌아온 뒤, 친구들이 집으로 자신을 보러온다는 이
진아연은 여소정과 마이크를 한번 씩 본 뒤, 여소정과 눈이 마주쳤다. "소정아, 마이크가 무슨 말을 하려던 거야?"여소정은 당황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게..." 여소정은 변명거리를 찾아내려 했지만 머릿속이 새하애졌다.마이크가 바로 이어서 말했다. "소정이는 내가 또 좋은 분위기 깨는 말 할까봐 그런 거야. 자자, 이제 새해인데! 이번 해도 어떻게 잘 보낼지 생각해야지!""마, 마, 맞아! 내 말이 그 말이야." 여소정의 얼굴이 빨개졌다. "마이크! 새해부터 이상한 말 하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벌써 잊었어?"진아연은 당황해 하며 말했다. "소정아, 뭘 그렇게까지 말해? 마이크도 당황스러워 하잖아.""당황은 무슨? 너 당황했어?" 여소정은 마이크를 놀란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마이크, 놀랐냐고? 남자가 이런 걸로 놀라기는...""뭐? 아니! 전혀 안 놀랐는데? 내가 얼마나 남자다운데." 마이크의 당황하는 모습에 다들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모두가 식사를 하기 시작했고 어색했던 분위기가 풀렸다.진아연은 한이를 보며 말했다. "아빠가 설에 가족들이랑 여행가고 싶다고 하더라. 계속 집에만 있었더니 답답했나봐. 무슨 여행 계획을 다섯 가지나 만들어서 하나만 선택하라고 하던데. 네가 집에 있고 싶다고 하면 아빠는 아마 여행 갈 생각을 단념할 걸!"진아연은 한이에게 이런 말을 한 이유는 한이가 박시준에게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 알려주고 싶어서 였다.지성은 어머니의 말을 듣고는 중얼거렸다. "치... 나는 놀러 가고 싶은데! 형, 집보다 밖에 여행다니는 게 훨 재밌어!"지성이는 밖에 나가 노는 것을 좋아했지만 생각보다 밖의 날씨는 많이 추웠고, 지성이는 보통 아이들보다 체력이 약했기 때문에 이모님도 그를 데리고 외출을 자제하는 편이었다."지성아, 내일 재밌게 놀 수 있을 거야! 소정이 이모는 거짓말 안 하는 거 알지?" 여소정은 지성을 달래주었다."소정이 이모, 지민이도 내일 데리고 오면 안 돼요?! 같이 놀래요!" 지성이가 말했다."그래,
의사는 그녀가 아이를 가지기 힘들 것이라 말했다."소정아, 나도 안 낳을 거야." 시은이가 소정이를 위로했다."그래서 내가 은서 씨한테 아이 얼른 가지라고 한 거야! 하하하! 지성이 혼자 남자 아이니까. 같이 더 있다가는 지성이 성격도 여성스럽게 바뀌겠어." 여소정은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사실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듯했다.이미 지민이가 있으니 여소정은 만족했다."여성스럽게 되는 게 뭐 어때서요. 순하고 좋죠! 지성이가 여자 아이들처럼 말 잘 들으면 좋지 않아요? 지성이는 원래부터 배려심이 많았죠. 이런 아이들이 나중에 좋은 여자도 만난다구요." 최은서는 아들을 낳는 것을 원치 않았다. "저는 여자 아이를 낳고 싶어요. 그러면 지성이는 여자 넷에 둘러싸여 크겠네요. 하하하!""은서 씨, 아이를 낳는 게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아요. 하늘의 뜻에 따르는 걸로 해요." 진아연이 말하자 여소정을 바라보며 웃었다. "아, 그리고 은서 씨가 말한 게 맞아. 지성이가 여자 아이들이랑 잘 지낸다면 분명 더욱더 이해심이 많은 아이로 자랄 수도 있어. 뭐 아들이 어떤 모습이든지 나야 좋지만. 아, 하지만 은서 씨. 아직 결혼 이야기는 이르다구요!""지성이는 아직 멀었지만 한이는 곧이라구. 한이야, 혹시 학교에서 좋아하는 여자는 없어?" 여소정은 장난스럽게 한이를 바라보며 물었다. "좋아하는 여자가 있다면 부끄러워 할 필요 없어. 잘 생기고, 돈도 많으니까! 여자들이 쫓아다니는 거 아니야? 우리 한이가 매력이 얼마나 대단한데!"진아연, 박시준: "......"그들의 눈에는 한이는 아직 어린아이였다!한이는 수저를 내려놓고 여소정을 담담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소정이 이모, 저랑 같이 수업듣는 학생들은 저보다 10살이나 더 많아요."여소정: "..." 그녀는 그 사실을 잊고 있었다. 하지만 10살 차이는 사회적으로나 그렇게 큰 문제로 인식되지 않았다. "10살 정도는 문제 없지! 한이는 성숙하니깐 누나들이랑 잘 어울려!"하준기는 더이상 그녀의 말을 들을 수 없었다.
사실 그의 친척과 친구들은 특별한 일이 없지 않은 이상 이렇게 이른 시간에 연락하지 않았다.특히나 오늘은 설날이었고, 그를 이렇게 찾을 이유가 없었다.그는 메세지를 하나씩 열어 보았고 엄청난 축하 메시지들이 와있었다.——시준 씨, 행복한 결혼식 되세요.——박 대표님, 결혼을 축하드립니다!——시준아, 아연이와의 오늘 행복한 하루가 되기를 바래!...박시준은 수많은 축하 메시지를 보자 얼굴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꿈인가?!그는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그는 진아연과 이미 결혼했고, 비록 이혼은 했지만 결혼식은 이미 오래 전에 했다.그는 자신이 분명 꿈에서 본 것이라 생각하고 휴대폰을 다시 내려놓고 눈을 감고 다시 잠을 자려고 했다.진아연은 박시준이 일어난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왜냐하면 그녀는 휴대폰 벨 소리가 울리자 그가 깰까봐 휴대폰을 들고 화장실로 조용히 들어갔기 때문이었다.전화는 여소정에서 걸려온 것이었다.아직 아침 6시이였다. 설마 여소정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걸까?그녀는 바로 전화를 받았고 여소정의 목소리가 수화기를 통해 들려왔다. "아연아, 일어나! 내가 가서 깨워줄까? 아니면 지금 일어날래?"진아연은 당황했다. "소정아... 무슨 일이야? 아직 6시 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온 거야?""그래! 5시에 도착했어." 여소정은 일 층 거실에서 진아연에게 전화를 건 것이었다. "지성이는 아직 자고 있어! 지민이는 지성이랑 같이 재워 놓고 나오는 길이야."진아연은 그 말을 듣자 더욱더 혼란스러웠다.그녀는 창밖을 내다보았고, 밖은 칠흑같이 어두웠다."소정아, 무슨 일 있어?" 진아연은 여소정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라 생각하고 화장실에서 나와 방문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고 나왔다.방에서 나오자 진아연의 목소리가 더욱더 커졌다. "내가 지금 내려갈게."말을 마친 그녀는 전화를 끊고 재빨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계단을 내려오자마 거실의 모습을 보고 그녀는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