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요! 그녀의 아버지는 자신의 연구 성과를 그녀에게 물려주었죠, 그것 외에도 수백억의 빚도 남겨주었죠. 여러분이라면 수백억의 빚을 물려받겠습니까?" 마이크가 웃으며 말했다.사람들은 다시 한 번 침묵에 빠졌다.A국.박시준은 꿈을 꾸었다.이 꿈은 딱히 좋은 꿈인지 악몽인지 구분하기 애매했다.왜냐하면 그는 자신이 산에 오르는 꿈을 꾸었기 때문이다.그의 뇌 손상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기에 산에 반 쯤 오를 때 머리가 어지럽고 발 밑의 길이 잘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그는 산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난간을 부축이고 잠깐 숨을 돌리기 위해 멈춰섰다.동시에 그는 귀영사를 향해 바라보았다.꿈에서 그는 혼자 산을 오르고 있었다, 어쩌면 진아연 몰래 외출한 것일 수도 있다.어떤 목소리가 그를 인도하고 있었다, 그의 딸 현이가 산에 있으니 산에 올가라 보라고 그에게 얘기하고 있었다.그래서 현기증이 나고 언제든 산에서 떨어질 위험도 있었지만 그는 주저하지 않고 계속 산을 오르고 있었다.꿈속에서 그는 계속 오르고 오르며 하염없이 절을 향해 오르고 있었다... 온몸은 땀에 젖어있었고 배가 고픈 그는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이때, 귀영사가 갑자기 그의 눈앞에 나타났다.모든 피로가 순식간에 사라진 것 같았다.그는 충전이라도 된 듯이 갑자기 힘이 솟아나는 것 같았다, 그는 난간에서 손을 떼고 절을 향해 빠르게 걸어갔다.눈앞에 하얀 빛이 번쩍이더니 조용하던 절 앞에 갑자기 향을 피우고 축복을 기원하러 온 많은 관광객들이 나타났다.그의 꿈속은 조용했던 세계에서 시끌벅적한 세계로 바뀌었다.그는 누군가가 갑자기 나타나 현이를 납치해 갈까봐 두려웠다, 그래서 온갖 힘을 쓰며 큰소리로 현이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주변의 관광객들은 그가 보이지 않는 것 같았고 그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사람들은 웃으며 절의 입구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지만 그의 앞에는 투명한 벽이 막혀있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이 장벽을 뚫을 수 없었다.분명 절은 바로 그의 눈앞에
진아연은 번뜩 잠에서 깨어났다.그녀는 박시준 때문에 잠에서 깨어난 것이였다.박시준의 성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이 소리는 마치 포효하는 소리같기도 했고 울먹이는 소리같기도 했다.잠에서 깨어난 그녀는 더 또렷이 들을 수 있었다."시준 씨... 혹시 무슨 악몽이라도 꾸셨어요?" 진아연은 일어나 앉으며 방안의 불을 켰다.박시준의 이마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있었고 얼굴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시준 씨!" 진아연은 박시준을 깨우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시준 씨, 일어나 보세요!"그녀의 목소리는 박시준을 악몽에서 현실로 되돌렸다.박시준은 눈을 떴고 그의 눈가에는 커다란 눈물이 맺혀있었다."시준 씨, 혹시 악몽 꾸셨어요? 어떤 꿈 꿨는데 그래요?" 진아연은 손을 뻗어 그의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주었다. "물 마실래요? 제가 물 가져다 줄게요."박시준은 곧바로 그녀의 손목을 잡으며 그녀가 떠나지 못하게 하였다."아연아, 나 방금 귀영사에 간 꿈을 꿨어. 악몽은 아니었어.... 그냥 꿈이 좀 이상했어." 그는 진아연의 얼굴을 바라보며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아직 꿈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 같았다. "꿈속에서 처음에는 산을 오르고 있었어. 누군지 모르겠지만 현이가 산에 있다고 했어. 그래서 죽을 힘을 다해 산에 올랐어... 정작 산에 올랐을 때...""현이 봤어요?" 진아연은 흥분한 그의 모습을 보고 손을 내밀어 그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 주었다.박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연아, 나 현이 본 거 같아. 그 아이 아마도 정말 현이가 맞는 거 같아. 내가 현이라고 부르니까 그 아이가 바로 나타났어. 당신이 깨우지만 않았으면 현이가 맞는지 물어보려고 했어."진아연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지금 제가 깨웠다고 제 탓하시는 거에요? 당신은 몰랐겠지만 당신 방금 몸이 부들부들 거리면서 많은 땀을 흘렸어요. 그리고 이상한 신음소리도 났구요, 제가 얼마나 많이 놀랐는데요. 전 당신이 악몽 꿨는지 알고 몇 번이나 불러서 겨우 깨어났어요."박시
진아연: "그 정도에요? 안그럼 제가 심리상담 선생님이라도 모셔올까요?"박시준 : "아연아, 정말 내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전 모르겠는데요! 전 당신 아주 멀쩡해 보이거든요, 근데 왜 자신을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하시는 거에요?" 진아연은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문뜩 깨달았다. "알겠어요! 당신 그게 하고 싶은 거였군요!"박시준: "???"진아연: "뇌 손상은 작은 문제가 아니에요. 절대 소홀히 해서는 안돼요. 당신 아직 재검 받지도 않았잖아요! 우선 다음에 재검 받아보고요. 우선 건강 회복에만 신경 쓰시고 지저분한 생각들은 버리세요. 당신 몸 회복하고 나면 하고싶은 거 맘껏 하세요, 그때는 절대 뭐라 하지 않을게요.""아니... 당신 어제 아침에 분명 저녁에 돌아와서 나 기분 풀어주겠다고 했잖아?""아, 그거요!" 진아연은 그의 기억력이 이렇게 좋을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당신이 말하지 않았으면 깜빡 잊고 지나갈 뻔 했네요. 호호호!"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까치발을 하고 그의 볼에 뽀뽀를 하였다."이게 다야?" 박시준은 손을 뻗어 자신의 뺨을 만지작 거리며 불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좋아요, 그럼 다른 걸로요!" 그녀는 두 팔을 뻗어 그의 목을 감싸며 두 다리로 그의 허리에 매달리며 가볍게 그의 몸에 매달렸다.근무 중이던 경호원은 갑자기 CCTV 화면에서 이 장면을 보고 깜짝 놀랐다!별장의 공공 장소에는 곳곳에 CCTV가 있었고 일반적인 상황에서 이런 파격적인 화면은 공공 장소에서 벌어지지 않는다."혹시 대표님이 라엘이 지성이에게 동생을 만들어 주려는 걸까요?" 경호원은 근무 중인 다른 동료와 수다를 떨었다."우리 대표님 정관수술 하시지 않았나요?""어머! 정말로 정관수술 하셨어요? 전 믿을 수 없어요!""대표님에 대한 소문이 틀린 적 있나요? 그리고 대표님도 애가 셋이나 있으니 정관수술 받았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죠!""정관수술 하면 좀 여성스러워 진다고 하잖아요? 저희 대표님같은 분이 굳이 여자 하나 때문에 이런 희생까
아침 식사를 하며 박시준은 어젯밤에 꾼 꿈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아연아, 아무래도 나 직접 산에 한 번 가봐야 할 것 같아." 박시준은 직접 산에 올라 자신이 꾼 꿈에 대해 확인해 보고 싶었다."시준 씨, 산에 있는 애들은 제가 다 봤었어요, 거기에 현이는 없었어요. 확신할 수 있어요. 저나 당신 닮은 애는 한 명도 없었어요." 진아연은 말하며 다시 한 번 산 속의 애들을 한 명씩 떠올려 보았다. "못 믿겠으면 좀이따 라엘이 돌아오면 라엘이 휴대폰에 찍은 사진 한 번 더 보세요."박시준은 어젯밤에 단체사진을 봤었다. 단지 그는 대충 훑어보았을 뿐 한 명씩 제대로 보지 못했다."아마도 제가 두 번이나 산에 가면서 당신을 데리고 가지 않아서 당신 마음속에 아쉬움이 있어서 그런 꿈을 꾸신걸 수도 있어요." 진아연은 박시준의 심리를 분석하며 말했다. "다음에 날씨가 좋아지면 같이 한 번 가요. 계속 못가게 하면 당신 마음속에 계속 담아두고 있을 거 같아서요.""그래. 당신 말이 맞을 수도 있어. 현이가 정말로 그 산에 있다면 어떻게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찾아다녔는데 못 찾았겠어." 박시준은 말하며 잠시 후 부하들에게 귀영사에 찾으러 갔었는지 물어볼 예정이었다."시준 씨, A국은 너무 커요, 진짜로 누군가를 감추려고 한다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죠. 그리고 현이 나이도 아직 많이 어리구요. 저희가 보낸 사람들이 산에 찾으러 갔다고 해도, 찾을 때 누군가가 작심하고 숨긴다면 찾지 못할 수도 있잖아요?""일단 아침 먹자!" 이 주제는 너무 무거웠다. 더 얘기를 나눠봤자 결국 밥맛도 없을 것 같았다.진아연은 우유 잔을 들고 우유를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 "시준 씨, 오늘 당신 앨범 봤는데 당신 어렸을 때 너무 귀엽던데요? 아쉽게도 우리 애들은 하나같이 다 저만 닮았네요."박시준: "난 당신 닮아서 너무 좋은데. 당신도 귀엽고 우리 애들도 너무 귀엽고."진아연: "하지만 전 당신 어렸을 때도 너무 귀엽던데요. 귀엽기도 하고 멋있기도 하고 그래요.""아마
"라엘아, 그럼 다음번에는 돼지 저금통을 하나 선물하면 어때? 자기 스스로 돈을 모으게 하는 거지. 그러면 나중에 사고 싶은 게 생겼을 때 살 수 있잖아." 시은이 다정하게 말했다."알았어요, 시은 고모. 제가 다음 주말에 가져올게요." 라엘이가 여기까지 말하고는, 호기심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시은 고모, 수현이를 학교에 보내실 거예요?" "월요일이 되면, 수현이를 유치원에 데려가볼려고, 수현이가 학교에 다니고 싶어하는지 볼 생각이야. 수현이가 학교에 다니길 원한다면, 소소와 함께 학교에 다니게 될 거야. 하지만 원하지 않는다면, 집에서 내가 봐줄 생각이야." 시은은 어느 쪽이든 수현의 의사를 받아들일 생각이었다.수현이 건강하기만 한다면, 그녀는 그걸로 되었다."난 소소랑 같이 학교에 다니고 싶어. 하지만 내가 아무것도 할 줄 모를까 봐 무서워." 수현이 자신의 걱정을 털어놓았다."나도 어렸을 때 유치원에 잘 가지 않았어! 우리 오빠도 마찬가지고. 우리 오빠는 유치원이 너무 유치하대... 수현아, 너무 걱정하지 마! 우선 한번 가 보고, 별로면 그만두면 돼." 라엘이가 수현이를 다독였다."알았어!"네 아이는 한동안 함께 놀았다. 그런 다음, 라엘이가 수현이와 소소의 손을 잡고 두 아이를 다른 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세 소녀는 더 많은 공통 화제를 가지고 있었다.지성이는 외톨이가 되어버렸다.지성이가 굳게 닫힌 문을 바라보며, 불만 가득한 얼굴로 시은 고모에게 달려갔다."시은 고모, 누나들이 나랑 안 놀아줘요." 지성이가 칭얼거렸다.시은이 그런 지성이를 안아 들고는, 지성이를 데리고 맛있는 음식을 가지러 갔다."그럼, 시은 고모가 우리 지성이랑 놀아주면 되지! 고모 집에 새 장난감도 있단다!""전 누나랑 놀고 싶은데... 누나는 저랑 놀아주지 않아요... 소소도 저를 무시하고요... 수현이는 저랑 놀려고 했는데, 누나가 끌고 가버렸어요! 엉엉엉!" 지성이가 입을 삐죽 내밀고는, 시은이 가져다준 간식을 거부했다. "고모, 새 장난감은
"응, 맞아! 수수랑 언니 아빠가 어렸을 때 모습이 좀 닮은 것 같아!" 이걸 발견한 후로, 수현이는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라엘이의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았다.라엘이도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며 물었다: "정말이야? 너한테 수수 사진 있어? 참, 넌 휴대폰이 없지...""사진은 없어. 우린 함께 사진 찍은 적이 없거든." 수현이가 대답했다. "스님께서 다른 사람이 우리 사진을 찍는 걸 허락하지 않으셨거든. 스님께서도 우리 사진을 찍어 주지 않으셨고.""그랬구나... 만나지 못해 아쉽다. 만날 수 있었다면 정말로 우리 아빠랑 닮았는지 확인할 수 있었을 텐데." 라엘이가 말을 하며 몇 초간 고민하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사실 아빠가 진짜로 어렸을 때의 모습이 이런지는 나도 잘 몰라. 이건 그냥 내가 마음대로 만든 사진이거든. 이따가 돌아가면 아빠한테 어렸을 때 정말로 이렇게 생겼었는지 물어봐야겠어.""그래." 수현이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수현아, 그러고 보니 너 우리 아빠랑 만난 적 있지 않아? 그때는 네 절친이랑 닮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 라엘이가 웃으며 물었다."삼촌의 지금 모습이랑은 별로 닮지 않았거든... 삼촌이 어렸을 때의 모습만 조금 닮은 것 같아..." 박시준의 지금 모습만 보았다면, 수현이는 그를 수수와 연관 지어 떠올리지도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라엘이의 휴대폰 속에 있는 박시준을 어린아이로 만든 사진을 보자, 곧바로 자신의 절친 수수가 떠올랐다."알았어! 우리 아빠도 이제 너무 나이가 드셨나 봐. 아빠도 어릴 땐 어린 아기였으니, 그땐 더 귀여우셨겠지." 여기까지 말하자, 라엘이는 아빠의 어린 시절 모습의 사진이 정말로 보고 싶어졌다."라엘 언니, 내가 할머니가 된 후의 모습도 볼 수 있어?""당연하지. 우선 내가 네 정면 사진을 한 장 찍을게." 라엘이가 카메라를 켜, 수현이의 사진을 찍은 다음, 특수 효과 기능을 눌렀다. 그러자 곧바로 할머니가 된 모습의 수현이 사진이 나타났다."정말 재미있다! 라엘 언니, 내가
"엄마, 외삼촌 좀 보세요... 언니 휴대폰에 외삼촌을 어린아이로 만든 사진이 있어요... 어서 눌러 보세요... 전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어요." 소소가 휴대폰을 가리키며 엄마에게 어서 눌러보라며 재촉했다.지성이는 그 장면을 옆에서 흥미진진하게 지켜보았다.그러다가 새 장난감을 내려놓고 고모의 손에서 누나의 휴대폰을 가져와서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사진첩을 열어 아빠의 사진을 찾아냈다.어린아이의 모습을 한 아빠의 사진을 보자, 지성이가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우리 아빠 너무 귀엽다! 하하하!"말이 끝나기 무섭게, 지성이가 갑자기 휴대폰 화면에 뽀뽀를 퍼부었다."박지성, 이 멍청이야! 징그러워 죽겠어! 내 휴대폰 화면이 더러워지잖아!"라엘이가 쏜살같이 달려가 지성이를 옆으로 밀치며 지성이의 손에서 전화기를 낚아챘다.지성이가 입술을 삐죽 내밀고는, 불만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누난 나랑 놀아주지도 않았으면서, 나를 밀치기까지 하고... 돌아가면 엄마한테 다 이를 거야!""엄마한테 이르면, 앞으로 다시는 너랑 안 놀아줄 줄 알아!" 라엘이가 차분하게 지성이를 협박했다.남동생이라면 라엘이는 꽉 붙잡을 자신이 있었다.아니나 다를까, 지성이는 누나의 말을 듣자마자 다가가 안아달라고 조르며 말했다: "농담이야 누나, 엄마한테 이르지 않을게. 난 누나가 제일 좋아! 나랑 놀아줘, 누나." "난 손이 두 개뿐이야. 한 손에 소소 손을, 다른 한 손에 수현이의 손을 잡으면, 네 손을 잡을 손이 없어! 우리랑 같이 놀고 싶으면, 그렇게 성질부리면 안 돼. 알아들었어?" 라엘이가 지성이를 타일렀다.아까 라엘이가 지성이는 밖에 두고 두 여동생만 방으로 데리고 갔던 건, 지성이가 성질을 부렸기 때문이었다.라엘이가 지성이의 손을 잡아주지 않자, 지성이가 질투심에 성질을 부린 것이다."누나, 내가 잘못했어. 이제 성질부리지 않을게." 지성이가 고개를 푹 숙인 채, 잘못을 인정했다."이래야 착한 내 동생이지!" 남동생과 화해한 라엘이는, 다시 두 여동생을 데
할머니는 눈물을 흘리는 수수를 보자 마음이 아팠다."그럼, 우선 밥부터 먹으렴. 다 먹고 나면 아파트 단지라도 나가서 걷고 오자꾸나. 수수야, 이곳 생활이 산에서보다 백배, 천배는 더 나아. 너도 분명 도시 생활이 마음에 들 거야." 할머니가 말했다. "수현이 좀 보렴, 얼마나 운이 좋니! 수현이는 진아연 씨가 데려갔으니, 앞으로 다시는 먹고 자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거야.""할머니, 진 아줌마는 나쁜 사람이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진 아줌마는 나쁜 사람인데, 수현이가 왜 운이 좋아요?""나쁜 사람도 모두에게 나쁜 것은 아니란다. 아마 수현이에게는 잘해줄 거야.""그 아줌마가 수현이에게 잘해줄지 어떻게 알아요? 수현이를 괴롭힐지도 모르잖아요! 할머니가 말씀하신 것만큼 나쁜 사람이 아니라면 또 모르지만요." 수수가 똑부러지게 말했다.산에서 내려온 순간부터 지금까지, 수수는 내내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수수가 본 진아연은, 분명 굉장히 다정한 사람이었다. 절대로 할머니가 말씀하시는 것만큼 나쁜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녀의 눈빛과 말투는 누군가를 속일 수 있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물론, 수수는 아직 어려서 지금 느끼는 감정을 말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그 여자가 수현이를 괴롭힌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수수야, 넌 네 앞가림만 잘하면 돼." 할머니가 한숨을 쉬면서 채소를 한 젓가락 집어 수수에게 주었다."할머니, 수현이한테 전화하고 싶어요. 저도 제가 다른 사람 일에 관여할 수 없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수현이는 제 제일 친한 친구인걸요. 수현이가 산에서 내려간 이후로 잘 지내고 있는지 알고 싶어요." 수수가 애절한 표정으로 할머니를 바라보며 애원했다. "진 아줌마의 전화번호를 알고 있어요. 할머니, 진 아줌마한테 전화해 수현이 소식을 물어봐 주시면 안 돼요?""수수야, 너 할머니가 한 말을 모두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 거야?" 할머니는 진아연과 엮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진아연에게 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