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식사를 하며 박시준은 어젯밤에 꾼 꿈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아연아, 아무래도 나 직접 산에 한 번 가봐야 할 것 같아." 박시준은 직접 산에 올라 자신이 꾼 꿈에 대해 확인해 보고 싶었다."시준 씨, 산에 있는 애들은 제가 다 봤었어요, 거기에 현이는 없었어요. 확신할 수 있어요. 저나 당신 닮은 애는 한 명도 없었어요." 진아연은 말하며 다시 한 번 산 속의 애들을 한 명씩 떠올려 보았다. "못 믿겠으면 좀이따 라엘이 돌아오면 라엘이 휴대폰에 찍은 사진 한 번 더 보세요."박시준은 어젯밤에 단체사진을 봤었다. 단지 그는 대충 훑어보았을 뿐 한 명씩 제대로 보지 못했다."아마도 제가 두 번이나 산에 가면서 당신을 데리고 가지 않아서 당신 마음속에 아쉬움이 있어서 그런 꿈을 꾸신걸 수도 있어요." 진아연은 박시준의 심리를 분석하며 말했다. "다음에 날씨가 좋아지면 같이 한 번 가요. 계속 못가게 하면 당신 마음속에 계속 담아두고 있을 거 같아서요.""그래. 당신 말이 맞을 수도 있어. 현이가 정말로 그 산에 있다면 어떻게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찾아다녔는데 못 찾았겠어." 박시준은 말하며 잠시 후 부하들에게 귀영사에 찾으러 갔었는지 물어볼 예정이었다."시준 씨, A국은 너무 커요, 진짜로 누군가를 감추려고 한다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죠. 그리고 현이 나이도 아직 많이 어리구요. 저희가 보낸 사람들이 산에 찾으러 갔다고 해도, 찾을 때 누군가가 작심하고 숨긴다면 찾지 못할 수도 있잖아요?""일단 아침 먹자!" 이 주제는 너무 무거웠다. 더 얘기를 나눠봤자 결국 밥맛도 없을 것 같았다.진아연은 우유 잔을 들고 우유를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 "시준 씨, 오늘 당신 앨범 봤는데 당신 어렸을 때 너무 귀엽던데요? 아쉽게도 우리 애들은 하나같이 다 저만 닮았네요."박시준: "난 당신 닮아서 너무 좋은데. 당신도 귀엽고 우리 애들도 너무 귀엽고."진아연: "하지만 전 당신 어렸을 때도 너무 귀엽던데요. 귀엽기도 하고 멋있기도 하고 그래요.""아마
"라엘아, 그럼 다음번에는 돼지 저금통을 하나 선물하면 어때? 자기 스스로 돈을 모으게 하는 거지. 그러면 나중에 사고 싶은 게 생겼을 때 살 수 있잖아." 시은이 다정하게 말했다."알았어요, 시은 고모. 제가 다음 주말에 가져올게요." 라엘이가 여기까지 말하고는, 호기심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시은 고모, 수현이를 학교에 보내실 거예요?" "월요일이 되면, 수현이를 유치원에 데려가볼려고, 수현이가 학교에 다니고 싶어하는지 볼 생각이야. 수현이가 학교에 다니길 원한다면, 소소와 함께 학교에 다니게 될 거야. 하지만 원하지 않는다면, 집에서 내가 봐줄 생각이야." 시은은 어느 쪽이든 수현의 의사를 받아들일 생각이었다.수현이 건강하기만 한다면, 그녀는 그걸로 되었다."난 소소랑 같이 학교에 다니고 싶어. 하지만 내가 아무것도 할 줄 모를까 봐 무서워." 수현이 자신의 걱정을 털어놓았다."나도 어렸을 때 유치원에 잘 가지 않았어! 우리 오빠도 마찬가지고. 우리 오빠는 유치원이 너무 유치하대... 수현아, 너무 걱정하지 마! 우선 한번 가 보고, 별로면 그만두면 돼." 라엘이가 수현이를 다독였다."알았어!"네 아이는 한동안 함께 놀았다. 그런 다음, 라엘이가 수현이와 소소의 손을 잡고 두 아이를 다른 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세 소녀는 더 많은 공통 화제를 가지고 있었다.지성이는 외톨이가 되어버렸다.지성이가 굳게 닫힌 문을 바라보며, 불만 가득한 얼굴로 시은 고모에게 달려갔다."시은 고모, 누나들이 나랑 안 놀아줘요." 지성이가 칭얼거렸다.시은이 그런 지성이를 안아 들고는, 지성이를 데리고 맛있는 음식을 가지러 갔다."그럼, 시은 고모가 우리 지성이랑 놀아주면 되지! 고모 집에 새 장난감도 있단다!""전 누나랑 놀고 싶은데... 누나는 저랑 놀아주지 않아요... 소소도 저를 무시하고요... 수현이는 저랑 놀려고 했는데, 누나가 끌고 가버렸어요! 엉엉엉!" 지성이가 입을 삐죽 내밀고는, 시은이 가져다준 간식을 거부했다. "고모, 새 장난감은
"응, 맞아! 수수랑 언니 아빠가 어렸을 때 모습이 좀 닮은 것 같아!" 이걸 발견한 후로, 수현이는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라엘이의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았다.라엘이도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며 물었다: "정말이야? 너한테 수수 사진 있어? 참, 넌 휴대폰이 없지...""사진은 없어. 우린 함께 사진 찍은 적이 없거든." 수현이가 대답했다. "스님께서 다른 사람이 우리 사진을 찍는 걸 허락하지 않으셨거든. 스님께서도 우리 사진을 찍어 주지 않으셨고.""그랬구나... 만나지 못해 아쉽다. 만날 수 있었다면 정말로 우리 아빠랑 닮았는지 확인할 수 있었을 텐데." 라엘이가 말을 하며 몇 초간 고민하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사실 아빠가 진짜로 어렸을 때의 모습이 이런지는 나도 잘 몰라. 이건 그냥 내가 마음대로 만든 사진이거든. 이따가 돌아가면 아빠한테 어렸을 때 정말로 이렇게 생겼었는지 물어봐야겠어.""그래." 수현이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수현아, 그러고 보니 너 우리 아빠랑 만난 적 있지 않아? 그때는 네 절친이랑 닮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 라엘이가 웃으며 물었다."삼촌의 지금 모습이랑은 별로 닮지 않았거든... 삼촌이 어렸을 때의 모습만 조금 닮은 것 같아..." 박시준의 지금 모습만 보았다면, 수현이는 그를 수수와 연관 지어 떠올리지도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라엘이의 휴대폰 속에 있는 박시준을 어린아이로 만든 사진을 보자, 곧바로 자신의 절친 수수가 떠올랐다."알았어! 우리 아빠도 이제 너무 나이가 드셨나 봐. 아빠도 어릴 땐 어린 아기였으니, 그땐 더 귀여우셨겠지." 여기까지 말하자, 라엘이는 아빠의 어린 시절 모습의 사진이 정말로 보고 싶어졌다."라엘 언니, 내가 할머니가 된 후의 모습도 볼 수 있어?""당연하지. 우선 내가 네 정면 사진을 한 장 찍을게." 라엘이가 카메라를 켜, 수현이의 사진을 찍은 다음, 특수 효과 기능을 눌렀다. 그러자 곧바로 할머니가 된 모습의 수현이 사진이 나타났다."정말 재미있다! 라엘 언니, 내가
"엄마, 외삼촌 좀 보세요... 언니 휴대폰에 외삼촌을 어린아이로 만든 사진이 있어요... 어서 눌러 보세요... 전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어요." 소소가 휴대폰을 가리키며 엄마에게 어서 눌러보라며 재촉했다.지성이는 그 장면을 옆에서 흥미진진하게 지켜보았다.그러다가 새 장난감을 내려놓고 고모의 손에서 누나의 휴대폰을 가져와서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사진첩을 열어 아빠의 사진을 찾아냈다.어린아이의 모습을 한 아빠의 사진을 보자, 지성이가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우리 아빠 너무 귀엽다! 하하하!"말이 끝나기 무섭게, 지성이가 갑자기 휴대폰 화면에 뽀뽀를 퍼부었다."박지성, 이 멍청이야! 징그러워 죽겠어! 내 휴대폰 화면이 더러워지잖아!"라엘이가 쏜살같이 달려가 지성이를 옆으로 밀치며 지성이의 손에서 전화기를 낚아챘다.지성이가 입술을 삐죽 내밀고는, 불만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누난 나랑 놀아주지도 않았으면서, 나를 밀치기까지 하고... 돌아가면 엄마한테 다 이를 거야!""엄마한테 이르면, 앞으로 다시는 너랑 안 놀아줄 줄 알아!" 라엘이가 차분하게 지성이를 협박했다.남동생이라면 라엘이는 꽉 붙잡을 자신이 있었다.아니나 다를까, 지성이는 누나의 말을 듣자마자 다가가 안아달라고 조르며 말했다: "농담이야 누나, 엄마한테 이르지 않을게. 난 누나가 제일 좋아! 나랑 놀아줘, 누나." "난 손이 두 개뿐이야. 한 손에 소소 손을, 다른 한 손에 수현이의 손을 잡으면, 네 손을 잡을 손이 없어! 우리랑 같이 놀고 싶으면, 그렇게 성질부리면 안 돼. 알아들었어?" 라엘이가 지성이를 타일렀다.아까 라엘이가 지성이는 밖에 두고 두 여동생만 방으로 데리고 갔던 건, 지성이가 성질을 부렸기 때문이었다.라엘이가 지성이의 손을 잡아주지 않자, 지성이가 질투심에 성질을 부린 것이다."누나, 내가 잘못했어. 이제 성질부리지 않을게." 지성이가 고개를 푹 숙인 채, 잘못을 인정했다."이래야 착한 내 동생이지!" 남동생과 화해한 라엘이는, 다시 두 여동생을 데
할머니는 눈물을 흘리는 수수를 보자 마음이 아팠다."그럼, 우선 밥부터 먹으렴. 다 먹고 나면 아파트 단지라도 나가서 걷고 오자꾸나. 수수야, 이곳 생활이 산에서보다 백배, 천배는 더 나아. 너도 분명 도시 생활이 마음에 들 거야." 할머니가 말했다. "수현이 좀 보렴, 얼마나 운이 좋니! 수현이는 진아연 씨가 데려갔으니, 앞으로 다시는 먹고 자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거야.""할머니, 진 아줌마는 나쁜 사람이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진 아줌마는 나쁜 사람인데, 수현이가 왜 운이 좋아요?""나쁜 사람도 모두에게 나쁜 것은 아니란다. 아마 수현이에게는 잘해줄 거야.""그 아줌마가 수현이에게 잘해줄지 어떻게 알아요? 수현이를 괴롭힐지도 모르잖아요! 할머니가 말씀하신 것만큼 나쁜 사람이 아니라면 또 모르지만요." 수수가 똑부러지게 말했다.산에서 내려온 순간부터 지금까지, 수수는 내내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수수가 본 진아연은, 분명 굉장히 다정한 사람이었다. 절대로 할머니가 말씀하시는 것만큼 나쁜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녀의 눈빛과 말투는 누군가를 속일 수 있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물론, 수수는 아직 어려서 지금 느끼는 감정을 말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그 여자가 수현이를 괴롭힌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수수야, 넌 네 앞가림만 잘하면 돼." 할머니가 한숨을 쉬면서 채소를 한 젓가락 집어 수수에게 주었다."할머니, 수현이한테 전화하고 싶어요. 저도 제가 다른 사람 일에 관여할 수 없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수현이는 제 제일 친한 친구인걸요. 수현이가 산에서 내려간 이후로 잘 지내고 있는지 알고 싶어요." 수수가 애절한 표정으로 할머니를 바라보며 애원했다. "진 아줌마의 전화번호를 알고 있어요. 할머니, 진 아줌마한테 전화해 수현이 소식을 물어봐 주시면 안 돼요?""수수야, 너 할머니가 한 말을 모두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 거야?" 할머니는 진아연과 엮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진아연에게 전화
"잠이 오지 않아서 백색증에 대해 알아보고 있었어요. 이건 보나 마나 스팸 전화일 거예요." 진아연이 휴대폰을 책상에 내려놓고는, 의자에서 일어나 박시준에게 다가왔다. "다시 자러 가요! 아직 시간이 일러요. 방까지 데려다줄게요.""잠이 다 깨버렸어. 그런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 은퇴 후의 생활을 상상해 봤는데, 조금 걱정될 지경이야." 박시준은 등 떠밀려 쉬고 있는 이 기간에, 그의 흥미를 끌 만한 일들을 이것저것 시도해 보았다.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일 외에 다른 것에는 딱히 관심 가는 것이 없었다."낚시를 해보면 어때요?" 진아연이 그에게 귀띔했다. "오늘 오전에, 뉴스에서 봤는데, 한 남자가 낚시하려고 한밤중에 담을 넘어 나갔대요... 아무래도 부인이 낚시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나 봐요. 그러니 낚시하려고 몰래 빠져나간 거겠죠.""그가 한밤중에 담을 넘은 게, 정말 낚시 때문이야? 다른 것 때문은 아니고?" 박시준이 뉴스 내용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밤중에 어떻게 낚시를 한다는 거야? 뭐가 보이기나 해?"진아연: "..."박시준이 확신하며 말했다: "분명 나가서 바람을 피운 걸 거야."진아연: "하지만 뉴스에 사진도 나온걸요! 낚시 장비도 가지고 나갔어요! 바람을 피우러 나간 거면, 낚시 장비는 왜 가지고 나갔겠어요?"박시준이 도무지 이 세상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가서 다시 누워요! 낚시와 관련된 영상이나 찾아보던지요. 난 다른 사람이 하는 낚시를 보는 데 푹 빠졌어요." 진아연이 여기까지 말하자, 책상 위의 휴대폰이 울렸다.그녀가 박시준을 떼어낸 다음, 책상으로 걸어가, 아까와 같은 지역 번호에서 온 전화임을 확인했다.스팸 전화라면, 이미 한 번 받지 않은 번호에 또다시 전화를 거는 일은 없을 것이다."아까 그 번호야?" 박시준이 자리에 서서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맞아요. 받아볼게요." 진아연이 그에게 대답하며 전화를 받았다.박시준은 서재 문 앞에 서 있었다. 정확하게 들리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자
놀란 진아연의 얼굴을 본 박시준이 그녀에게 다가가 물었다: "수현이 할머니야?""맞아요. 수현이가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시대요. 그런데 내가 만나자고 했더니, 거절하셨어요." 진아연은 조금 서운한 기분이 들었다. "곧 수수와 함께 멀리 떠날 계획이래요. 어쩌면 앞으로 수현이와 수수는 서로 만나지 못할지도 몰라요.""어디로 가는지 물어봤어?""물어볼 틈이 없었어요. 나더러 자기들을 찾지 말라는 말씀만 하셨어요." 진아연이 휴대폰 화면에 찍힌 지역 번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건 인근 도시의 지역 번호예요. 별로 멀지 않은 곳이죠. 수수를 더 먼 곳으로 데려갈 생각인 건지 모르겠어요.""어쩐지 도망치는 것 같다는 생각 안 들어?" 박시준이 의문을 제기했다. "당신이 수현이를 산에서 데리고 오자마자, 그 할머니는 곧바로 수수를 데리고 떠났어. 그것도 굉장히 서둘러서. 따지고 보면, 수수를 데리고 계속 산속에서 생활한 걸 보면, 산 아래에는 가족들이 없었던 것 같아. 가족이 있었으면, 그렇게 어린아이를 데리고 왜 굳이 산속에서 지냈겠어?""시준 씨, 우린 그 사람들의 상황에 대해 전혀 모르잖아요. 지금 당신이 하는 말은 모두 당신 추측일 뿐이에요. 내 생각엔 할머니가 굳이 우리에게서 도망칠 이유가 없어요. 그럴 이유가 뭐 있어요? 우리가 그 할머니한테 뭘 어떻게 할 것도 아니잖아요.""내 말의 요지는, 그 할머니가 아니라 그 아이를 말하는 거야." 박시준이 계속해서 그의 추측을 늘어놓았다. "어젯밤에 꾼 꿈을 생각하면, 이런 의심을 하지 않을 수가 없어...""하하하!" 그의 진지한 모습과 말투에 진아연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그런 의심이 든 김에 수수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러 가보지 그래요!""나도 그러고 싶어. 그래서 당신한테 말하는 거야." 박시준은 진아연의 반응을 보고싶었다."시준 씨, 이 정도는 사람을 보내 확인하게 하면 그만이에요. 사실 수수 사진만 봐도, 그 아이가 우리 딸인지 아닌지는 금방 알 수 있을 거예요.""알겠어. 아까
진아연이 박시준의 어린 시절 사진을 꺼내 딸에게 보여주었다."마침 어젯밤에 너희 아빠랑 아빠의 어린 시절 사진을 꺼내 봤었거든. 너희 아빤 어렸을 때 정말 귀여웠어. 지금 분위기랑은 전혀 딴판이야."라엘이는 아빠의 어린 시절 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잠시 후, 라엘이가 휴대폰을 꺼내 사진첩을 열었다: "엄마, 휴대폰에 어른의 사진을 넣으면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바꿔주는 기능이 있어요... 보세요, 제 휴대폰이 아빠를 어린아이로 만든 사진이에요. 휴대폰이 만든 사진과, 실제로 아빠가 어렸을 때의 모습이 비슷한지 보고 싶었어요.""당연히 다르지." 진아연이 두 사진을 슬쩍 보고는 단호하게 말했다. "휴대폰이 만든 사진은 사용자가 넣은 사진을 바탕으로 만든 거잖아. 실제로 아빠가 어렸을 때의 모습보다 귀여울 수가 없지."라엘이는 두 사진을 비교해 보더니, 엄마 말이 맞는다고 생각했다."수현이가 제 휴대폰이 만든 아빠의 사진을 보더니, 아빠가 자기 친구 수수랑 닮았대요." 라엘이가 엄마에게 휴대폰 속의 박시준을 어린아이로 만든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지금 아빠의 모습과 수수는 닮지 않았대요. 지금 아빠가 어렸을 때 사진을 보니, 전...""수현이가 정말로 그렇게 말했어?" 진아연이 깜짝 놀라 물었다."네! 오늘 제 휴대폰을 가지고 놀게 해줬었는데, 이 사진을 보더니, 사진 속 아빠가 자기 절친과 닮았다고 했어요."진아연이 딸의 휴대폰을 가져와 한참 동안 사진을 들여다보더니 중얼거렸다: "라엘아, 너 아빠가 어젯밤에 무슨 꿈을 꾸셨는지 알아?""무슨 꿈을 꾸셨는데요?" 라엘이는 당연히 그걸 알 턱이 없었다."너희 아빠가 현이가 귀영사에 있는 꿈을 꾸셨대. 너희 아빤 수수가 현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계셔." 박시준이 직접적으로 이렇게 말한 적은 없지만, 진아연은 그의 속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다.놀란 얼굴의 라엘이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다른 한편.할머니가 오늘 수수를 데리고 외출한 것도 모자라, 전화를 빌려 진아연에게 전화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