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아연은 차를 선택한 뒤, 그에게 물었다. "시준 씨, 이게 어디 나라 말이에요? 이탈리아어인 거 같긴 한데.""맞아. 이탈리아어."확신하는 그의 말투에 진아연이 물었다. "혹시 이탈리아어도 할 줄 알아요?""예전에 배워본 적이 있긴 해. 하지만 몇 년 동안 말하지 않아서 거의 다 잊었다고 볼 수 있지." 박시준은 디저트 메뉴판을 다시 한이 앞에 두었다."왜 이탈리아어를 배웠어요? 건축학을 전공했다고 하지 않았어요?" 진아연은 그가 이탈리아어까지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들었다.확실히 그의 책장에는 외국 원서들이 많이 꽂혀 있긴 했었다.하지만 그녀는 그가 약간의 허세기로 인해 책들을 수집하는 거라고 넘겨짚었고, 그가 해당 나라들의 언어를 배웠다고 생각하지 못했다."처음에는 그냥 이탈리아 건축가가 쓴 책이 너무 좋아서 구매했는데 번역본을 읽고 싶지 않아서 이탈리아어를 배웠지." 박시준이 대답했다.한이는 분명이 메뉴판을 보고 있었지만 박시준의 말에 한이는 귀를 쫑긋 세웠다."정규 출판사에서 출간된 번역본이라면 원문과 다르지 않을텐데. 제대로 책을 읽기 위해 배웠다니. 연애 목적으로 배운 건 아니죠~?" 진아연이 물었다.박시준은 당황스러워했다. "아, 물론 이탈리아어 고백은 꽤나 낭만적이긴 해."진아연: "???"한이 역시 놀라며 그를 쳐다보았다."뭐예요? 왜 저는 한번도 이탈리아어로 말하는 걸 못 봤죠? 누구한테 고백이라도 했나봐요?" 진아연은 그의 얼굴이 빨개진 것을 보며 다시 물었다.비록 과거일에 대해 물어볼 생각은 없었지만 뭐 이렇게 된 김에 그에 몰랐던 모습에 대해 더 이해할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그냥 그런 생각을 해봤다는 거지 고백한 적은 없었어." 박시준은 그를 응시하는 아들을 곁눈질로 흘끗 보며 단호하게 대답했다. "정말 연애한 적 없어. 그냥 혼자 상상해 본 것일뿐."그의 대답을 듣고 진아연 역시 인정했다."그럼 이제 이탈리아어로 저한테 고백해봐요." 그녀는 한껏 기대에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박시준: "..."그는 진아연이 이탈리아어를 조금이라도 이해할 거라 생각하고 자신의 감정에 대해 최선을 다해 고백했다."뭐야. 고백했는데 이렇게 더 외로워지는 게 맞는 거야?" 그가 약간 짜증을 내며 말했다."외롭다니요? 시준 씨 말투와 눈빛에서 진심이 느껴졌는데. 그리고 정말 이탈리아 말은 듣기가 좋네요. 아, 시준 씨가 말해서 그런 걸까요? 아무튼 좋았어요." 그녀가 대답했다.진아연은 그의 고백에 역시 진심을 다해 대답했다.그 말에 그의 짜증이 순식간에 날라갔다."엄마, 무슨 말 했는지 알려드릴까요?" 한이가 말했다.진아연은 놀라며 반문했다. "무슨 말인지 아는 거야? 이탈리아어 모른다고 하지 않았니?""몰라요. 근데 휴대폰에 통역 기능이 있거든요. 방금 아빠가 말한 거 녹음했어요." 한이는 무심하게 박시준이 말한 녹음 파일을 A국 언어로 설정한 뒤, 번역을 눌렀다.——"아연아, 너와 만나게 되서 너무 기뻐. 매일 당신과 함께 보낼 수 있어 정말 행복해. 사랑해. 정말 정말 사랑해."번역된 말을 들은 뒤, 진아연은 멍해졌다. "그게 다야...? 분명 엄청 길게 말했는데."박시준의 얼굴이 다시 빨개졌다. "저게 다야.""아... 엄청 길게 말하길래 저는 꽤 긴 고백이었구나 생각했어요." 진아연이 말했다.박시준의 얼굴은 곧 터질 것처럼 더 빨개졌다. "정말 기본만 할 줄 알아.""네, 잘 했어요. 그리고 그런 고백이면 충분해요." 진아연은 그에게 말했다.한이는 다시 아무 말 없이 몸을 돌려 창 밖 풍경을 바라보았다.오늘은 꽤나 긴 하루가 될 거 같다는 생각을 하며 말이다.점심. 자리를 옮겨 점심을 먹으며 진아연은 아까 카페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다 사진 몇 장을 선택해 인스타그램에 태그와 함께 올렸다. #오늘은 기쁜 날 #디저트 #맛있어디저트 사진과 몰래 박시준과 한이 두 사람이 함께 찍힌 사진을 올렸다.인스타그램을 올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 바로 댓글을 달았다ㅡ성빈: "와! 뭐죠? 두 사람이 사진을 같이 찍다니! 드디어
"한이야, 지금 말하는 거지만. 한이는 이 아빠보다 더 대단한 사람 같아. 박시준은 한이에게 우유를 따라주며 건배를 제안했다.진아연은 한이의 반응이 어떨지 예상할 수 있었다.그는 자신을 칭찬하는 말을 들으면 부담스러워했다.박시준은 그가 기뻐하리라 생각하고 말한 거겠지만 그는 분명 박시준이 원하는 반응을 하지 않을 것이다."저는 저고 아버지는 아버지입니다. 비교할 필요가 없죠." 예전의 한이라면 분명 박시준을 뛰어 넘으려고 했었지만 지금은 하고 싶은 일과 목표가 뚜렷했기에 더이상 신경쓰지 않았다."한이야, 네 말이 맞아. 너나 아빠나 둘 다 엄마의 자랑이야."진아연은 그 말을 한 뒤, 박시준의 손이 민망하지 않게 건배를 하려고 잔을 들었지만 그때 마침 테이블 위의 놓인 휴대폰 벨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마이크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진아연은 마이크가 전화를 해서 무슨 말을 할지 짐작이 갔다.그는 그녀의 인스타그램에서 성빈과 조지운에게 괴롭힘을 당했고 아마 그녀에게 도와달라고 전화를 한 것이다.진아연은 우유를 한 모금 마신 뒤, 마이크의 전화를 받았다."아연아, 한이랑 박시준 씨 정말 화해한 거야?" 마이크는 믿기지 않는 듯 전화를 걸어 확인하고자 했다."응. 직접 와서 볼래?" 진아연이 물었다."진짜야? 아니... 두 사람이 화해를 했다니깐 다행이긴 하네! 이제 너도 걱정할 필요가 없겠어." 마이크가 말했다.진아연이 농담을 건넸다. "뭐야? 실망이라도 한 거 같은데.""실망은 무슨. 아니 이렇게 아름다운 가족 상봉에 대해 내가 왜?" 마이크는 약간 질투하는 것 같았다. "됐고. 아무튼 한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나라고 했으니깐. 근데 나중에 박시준 씨가 내 자리를 차지하는 건 아니겠지...?""마이크, 그게 무슨 말이야. 한이한테 마이크 넌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인 걸. 마치 나한테 시준 씨 존재처럼 말이지. 그러니깐 시준 씨에게 질투하지마." 진아연은 마이크를 위로했다.마이크는 그녀의 말을 들은 뒤, 기분이 좋아졌다."마이크, 너랑
검은 패딩을 입은 여자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속일 걸 속이세요.""조순현 씨, 저희 그러지 말고 잠시 이야기를 하는 게 어떨까요!" 강훈은 너무 추워 온 몸에 닭살이 돋았다."전 괜찮습니다! 이야기 하고 싶다면 여기서 하세요." 여자는 그가 추위에 떠는 것을 보았지만 전혀 개의치 않은 듯했다."알겠습니다!" 강훈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경호원에게 눈치를 줬다. "패딩 좀 가져와!"경호원은 바로 패딩을 가져왔다."강민 씨는 괜찮나요? 몸이 안 좋으면서 왜 약속을 잡은 거죠?" 여자는 불만스러웠다."조순현 씨, 사실... 당신을 속일 생각은 없습니다. 그저 누나한테 일이 좀 생겼습니다. 그래서 지금 가족 모두가 그녀를 찾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누나 휴대폰을 제가 발견하게 됐고요." 강훈이 이어서 말했다. "비록 누나가 사라지긴 했지만 저희 역시 당신과 같이 일을 하고 싶습니다.""일? 우리가 뭘 했는지 알고 있나요?""아니요. 하지만 말해주시면 누나가 당신에게 약속한 보상에 대한 2배를 드리겠습니다." 강훈은 그녀의 표정을 살피며 천천히 말했다. "저희는 지금 현이를 찾고 있습니다. 그저 현이를 찾게만 해준다면 당신이 뭘 원하든 다 드리겠습니다."여자의 교활한 눈빛은 마치 강훈의 말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것 같았고, 몇 번이고 그의 얼굴을 흘끗 쳐다보았다."하지만 내가 알기로는 당신은 집에서 아무 권한이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녀는 그를 비웃으며 말했다. "당신 아버지를 데려와서 이야기 하시죠. 그렇지 않으면 이 거래는 없을 줄 아세요."강훈은 이렇게까지 무례한 여자는 처음이었다.하지만 동시에 다른 사람들이 그에 대해 이렇게 생각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왜냐하면 그의 주변 사람들은 모두 그에게 잘 해줬다. 모두들 강 대표님, 강 도련님이라고 말했으니깐 말이다."조순현 씨, 그렇게 생각한다면 지금 여기 온 것도 아버지께서 시키신 일이니. 저와 이야기를 하면 됩니다." 강훈은 이렇게 그냥 돌아갈 수 없었다. 반드시 아버
강훈은 고개를 저었다."혹시 담배가 너무 싼 브랜드라 그런 건가요?" 여자는 담배 한 개피를 손가락 사이에 끼웠고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 불을 지폈다."아닙니다." 강훈은 그녀의 손에 들린 담배를 가져왔다. "그저 너무 추워서 목도리를 내릴 생각에 피고 싶을 마음이 들지 않았을 뿐입니다."강훈은 그녀가 건넨 담뱃불을 보았다.그러자 여자는 그의 담배에 불을 지폈다."그렇게 추위를 잘 타면서 공원에서 만나자고 했을 때 잘 입고 왔어야죠?" 여자는 그의 추위에 전혀 공감이 되지 않는다는 듯 자연스럽게 담배를 피기 위해 마스크를 벗었다.그리고 그제서야 강훈은 그녀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강훈은 사실 오기 전 조순현의 사진을 이미 보았다.조순현의 사진은 아버지가 찾아낸 것이었다.아버지가 조사한 조순현 사진은 Y국 교도소에 수감되었을 때 찍은 사진이었다.그리고 그는 그녀의 얼굴을 잘 기억했다.강훈은 조순현의 얼굴을 말없이 쳐다보았고, 사진과는 다른 사람처럼 보였다."당신 정말로 조순현 씨 맞습니까?" 강훈이 놀라서 물었다.그는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저장해 놓은 조순현의 사진을 다시 열어 앞에 있는 사람과 번갈아가며 보았다."그건 제 옛날 사진이에요... 고작 그런 정보력이라니!" 여자는 당당하게 말했다. "성형했어요."강훈은 그녀의 입에서 그런 대답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할 수 없었기 때문에 멍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강민 씨에게 사주를 받고 박시준과 진아연을 죽일 뻔했어요. 당신 같으면 그대로 이곳에서 살 수 있겠어요?" 여자는 담배 연기를 뿜으며 말했다. "Y국에서 도망나온 뒤, 무서워서 매일 밤 잠을 들 수 없었어요. 성형을 하고 나서는 그나마 새로운 삶을 준비할 용기가 생겼고요.""그 짧은 순간에 이렇게까지 고쳤다니! 정말 대단하네요?" 강훈은 다시 그녀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성형 수술 역시 회복기가 따로 있지 않나요?""반년이면 충분해요." 그녀는 강훈을 노려보며 물었다. "왜 그렇게 쳐다봐요? 제가 조순현이라는
여자는 다시 마스크와 목도리를 두른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강훈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다른 사람도 아닌 범죄자 주제에 자신을 무시했다.그는 더이상 추위도 느껴지지 않는 듯 공원 벤치에 앉아 말없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잠시 뒤, 경호원이 패딩을 사와 그에게 건넸다."도련님, 조순현 씨는...?" 경호원이 물었다."갔어. 나와 직접 말하지 않겠다더군. 아버지와 직접 이야기 하겠다고." 강훈은 말을 하면 할 수록 열이 받았다.경호원은 강훈 옆에 앉아 그를 위로했다. "도련님, 진정하십시오. 조순현 씨는 박시준 대표님과 진아연 씨도 무서워 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저렇게 무식한 사람에게 화를 낼 가치도 없습니다.""박시준이라면... 분명 다른 방법으로 그녀를 설득했을 거야. 난 지금 그저 아버지를 찾아가 말할 수밖에 없고.""박시준 씨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결국 조명주 씨한테 놀아났습니다. 너무 박시준 씨를 대단하다고 생각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경호원은 그를 위로했다. "조순현 씨가 회장님과 대화를 원하신다면 그렇게 전달하시면 됩니다. 이미 이렇게까지 조순현 씨를 끌어낸 것에 만족하실 겁니다!"강훈은 담배를 다 피운 뒤에야 진정할 수 있었다.그렇다. 굳이 그는 범죄자에게 화를 낼 필요가 없지 않은가?강훈이 집에 돌아왔을 때, 그의 아버지는 전화 통화 중이었다.누구와 통화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업섰지만 표정을 보아하니 기분이 좋아보이셨다."진아연을 두려워할 필요 없어! 다음에 진아연이 당신을 찾아오면 직접 날 찾아오라고 해!" 강도평은 호탕하게 웃기 시작했다. "이번 프로젝트 반드시 성공할 거야! 성공하면 큰 보상을 내릴테니. 진아연이 온다면 날 찾아오라고 말해! 하하하!"강도평이 전화 통화를 하다 먼 발치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강훈을 발견했다.그리고 강훈의 낙담한 표정을 보자 강도평의 얼굴에 미소가 점차 사라졌다.전화를 끊은 뒤, 강도평은 아들에게로 향했다.강훈은 바로 아버지에게 말했다
"아버지, 지금 바로 조순현과 일정을 잡을게요." 강훈이 휴대폰을 꺼내어 조순현에게 전화를 걸었다.A국.깊은 밤.오늘 낮에는 친구들이 집으로 박시준을 만나러 와서는, 저녁 9시가 되어서야 돌아갔다.바쁜 하루를 보낸 진아연은 졸음이 몰려온 지 오래였다.샤워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기 전, 그녀가 휴대폰을 켜자 마치 의학상의 조직위원장에게서 온 메시지가 보였다.그가 말하길, 지난 며칠 동안 엄중한 고민과 논의 끝에 그들은 조명주의 트로피를 회수하고 조명주가 받은 영광을 철회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기사회생술이 가짜라는 사실을 대중에게 밝히기는 어렵다는 말을 전했다.조명주의 트로피와 영광을 철회하면, 사람들은 문제의 원인이 조명주에게 있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었다.대중이 마치 의학상의 가치에 의문을 품지 않고, 모든 비난을 조명주에게 돌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가 보낸 메시지를 보자, 진아연은 어안이 벙벙해 충격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그녀는 잘못 본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화장실에 가 세수를 했다.그런 다음, 자신이 잘못 본 것이 아니라는 것이 확실해지자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었다.두 사람은 한바탕 논쟁을 벌였다.주로 진아연이 상대방을 질책했고, 상대방은 내내 자신에게도 고충이 있으며, 방법이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통화가 끝날 무렵, 상대방이 다른 해결책이 있는지 알아보겠다며 그녀에게 며칠만 더 시간을 달라고 간청했다.통화가 끝난 후, 상대방은 강도평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러고 나서, 상대방은 강도평의 말에 따라 진아연에게 강도평을 찾아가 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동시에, 메시지에 강도평의 전화번호를 덧붙였다.밤 11시에 잠에서 깨어 메시지를 확인한 진아연은, 두 눈을 비비며 강도평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바라보았다.마치 의학상 측은 그녀가 말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녀에게 강도평을 찾아가라고 하기까지 했다... 설마 마치 의학상의 배후가 강도평인 걸까?진아연은 이 문제 때문에
"아닙니다." 강도평은 차마 거짓말을 할 수는 없었다.그가 현이를 찾아냈다고 말하면, 진아연은 곧바로 B국으로 날아와 그의 대문 앞을 가로막고 현이를 내놓으라며 그를 몰아세울 것 같았다. "하지만 현이를 찾아낼 실마리를 알아냈죠." 강도평이 말을 덧붙였다. "진아연 씨, 명주 씨도 이미 죽고 없는데, 기사회생술에 관한 건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두면 안 되겠습니까? 기어코 내 돈줄을 틀어막아야 속이 시원하겠습니까? 혹여 누군가 당신 딸을 찾아내서는 끝끝내 당신에게 돌려보내지 않는다면, 당신 기분은 어떨 것 같습니까?""강도평 씨, 우리 둘이 하는 말이 같은 일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진아연이 물었다."안될 것 어디 있습니까?! 당신은 분명 아직도 그 딸이 걱정될 테지요? 나한테는 돈을 버는 게 내 피붙이보다 더 중요합니다!" 강도평이 화가 나 크게 소리쳤다. "진아연 씨, 난 더 이상 당신과 박시준 씨에게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 당신이 내 돈벌이를 방해하지 않는 한, 나도 당신 딸을 건드리는 일은 없을 겁니다!""강도평 씨, 당신 도대체 내 딸을 찾아냈다는 거예요, 찾아내지 못했다는 거예요?!" 그의 말에 진아연은 도무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곧 당신 딸을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날 건드리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강도평이 결국 짜증스럽게 말했다. "당신 딸을 찾아내면, 내가 꼭 성심성의껏 잘 돌봐주겠습니다. 새로운 프로젝트가 자리 잡고 나면, 당연히 적절한 시기에 당신들에게 돌려보낼 거고요!"강도평의 말이 끝났음에도 진아연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래서 강도평은 전화를 끊어버렸다.그는 진아연이라면 분명 현이의 목숨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믿었다."아버지, 아연이가 뭐래요?" 강도평이 전화를 끊자마자 강훈이 물었다."달리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냐? 우리의 새 프로젝트는 계속 추진하도록 해라! 요즘 난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생각이 든다. 하나님이 하늘에서 나를 돕고 계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