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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4장

한이는 갑자기 부모님의 혼인관계증명서를 받게 되자 혼란스러웠다.

보통의 다른 집에서는 아이들의 물건을 부모님에게 맡기며 안전하게 보관한다.

근데 그들은 부모가 되서 이렇게 중요한 것을 그에게 맡기는 것일까?

한이는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스타일이었고 그래서 그의 모든 소중한 물건들은 책가방에 다 들어갈 정도였다.

그리고 그 소중한 물건은 오직 노트북과 마우스일 뿐.

만약 부모님께서 이 혼인관계증명서를 자신에게 맡긴다면 그는 이것을 책가방에 넣고 다닐 생각이었다.

매일 부모님의 혼인관계증명서를 등에 매고 학교에 간다면 어떤 느낌일까?

"한이야, 티켓은 샀니?" 박시준 역시 기분이 좋았고, 그 여세를 몰아 용기를 내어 아들에게 말을 건넸다.

"저녁 비행기료 샀어요." 한이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혼인관계증명서를 가방에 넣은 뒤, 카메라를 어머니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사진은 그닥 잘 못 찍었어요."

진아연은 카메라를 건네 받고 사진을 몇 장 넘기며 말했다. "와, 역시 한이가 찍어서 그런가 다 멋지게 잘 나왔어."

"그건 엄마가 예쁘니 그런 거고. 어디서 찍든 다 잘 나오잖아." 박시준이 말했다.

"오늘 뭐 잘못 먹었어요~? 왜 이렇게 낯뜨거운 말을 하실까?" 그녀는 웃으며 가방에 카메라를 넣으며 말했다. "머리는 괜찮아요? 집으로 돌아갈까요?"

"오늘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밖에 더 있다가 가고 싶어." 박시준은 정말 오랫만에 마음까지 따뜻해 지는 기분이 들었다.

"머리 안 어지럽냐구요..."

"조금 어지럽긴해." 박시준이 이어서 말했다. "근데 행복해서 어지러운 거 같아."

진아연: "..."

한이: "..."

"지금 밥 먹으러 가기는 좀 이르고... 쇼핑이나 할까? 가지고 싶은 거 있으면 사줄게." 박시준은 정말이지 기분이 매우 좋아보였다.

진아연과 한이는 그의 이런 행동에 의아해하며 바라보았다.

뇌 수술을 받은 지 열흘 밖에 안 흘렀는데 무리하게 쇼핑을 하고 싶다니. 죽는 것이 두렵지 않은 건지 몸이 벌써 회복되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아들이랑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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