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야, 지금 말하는 거지만. 한이는 이 아빠보다 더 대단한 사람 같아. 박시준은 한이에게 우유를 따라주며 건배를 제안했다.진아연은 한이의 반응이 어떨지 예상할 수 있었다.그는 자신을 칭찬하는 말을 들으면 부담스러워했다.박시준은 그가 기뻐하리라 생각하고 말한 거겠지만 그는 분명 박시준이 원하는 반응을 하지 않을 것이다."저는 저고 아버지는 아버지입니다. 비교할 필요가 없죠." 예전의 한이라면 분명 박시준을 뛰어 넘으려고 했었지만 지금은 하고 싶은 일과 목표가 뚜렷했기에 더이상 신경쓰지 않았다."한이야, 네 말이 맞아. 너나 아빠나 둘 다 엄마의 자랑이야."진아연은 그 말을 한 뒤, 박시준의 손이 민망하지 않게 건배를 하려고 잔을 들었지만 그때 마침 테이블 위의 놓인 휴대폰 벨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마이크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진아연은 마이크가 전화를 해서 무슨 말을 할지 짐작이 갔다.그는 그녀의 인스타그램에서 성빈과 조지운에게 괴롭힘을 당했고 아마 그녀에게 도와달라고 전화를 한 것이다.진아연은 우유를 한 모금 마신 뒤, 마이크의 전화를 받았다."아연아, 한이랑 박시준 씨 정말 화해한 거야?" 마이크는 믿기지 않는 듯 전화를 걸어 확인하고자 했다."응. 직접 와서 볼래?" 진아연이 물었다."진짜야? 아니... 두 사람이 화해를 했다니깐 다행이긴 하네! 이제 너도 걱정할 필요가 없겠어." 마이크가 말했다.진아연이 농담을 건넸다. "뭐야? 실망이라도 한 거 같은데.""실망은 무슨. 아니 이렇게 아름다운 가족 상봉에 대해 내가 왜?" 마이크는 약간 질투하는 것 같았다. "됐고. 아무튼 한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나라고 했으니깐. 근데 나중에 박시준 씨가 내 자리를 차지하는 건 아니겠지...?""마이크, 그게 무슨 말이야. 한이한테 마이크 넌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인 걸. 마치 나한테 시준 씨 존재처럼 말이지. 그러니깐 시준 씨에게 질투하지마." 진아연은 마이크를 위로했다.마이크는 그녀의 말을 들은 뒤, 기분이 좋아졌다."마이크, 너랑
검은 패딩을 입은 여자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속일 걸 속이세요.""조순현 씨, 저희 그러지 말고 잠시 이야기를 하는 게 어떨까요!" 강훈은 너무 추워 온 몸에 닭살이 돋았다."전 괜찮습니다! 이야기 하고 싶다면 여기서 하세요." 여자는 그가 추위에 떠는 것을 보았지만 전혀 개의치 않은 듯했다."알겠습니다!" 강훈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경호원에게 눈치를 줬다. "패딩 좀 가져와!"경호원은 바로 패딩을 가져왔다."강민 씨는 괜찮나요? 몸이 안 좋으면서 왜 약속을 잡은 거죠?" 여자는 불만스러웠다."조순현 씨, 사실... 당신을 속일 생각은 없습니다. 그저 누나한테 일이 좀 생겼습니다. 그래서 지금 가족 모두가 그녀를 찾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누나 휴대폰을 제가 발견하게 됐고요." 강훈이 이어서 말했다. "비록 누나가 사라지긴 했지만 저희 역시 당신과 같이 일을 하고 싶습니다.""일? 우리가 뭘 했는지 알고 있나요?""아니요. 하지만 말해주시면 누나가 당신에게 약속한 보상에 대한 2배를 드리겠습니다." 강훈은 그녀의 표정을 살피며 천천히 말했다. "저희는 지금 현이를 찾고 있습니다. 그저 현이를 찾게만 해준다면 당신이 뭘 원하든 다 드리겠습니다."여자의 교활한 눈빛은 마치 강훈의 말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것 같았고, 몇 번이고 그의 얼굴을 흘끗 쳐다보았다."하지만 내가 알기로는 당신은 집에서 아무 권한이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녀는 그를 비웃으며 말했다. "당신 아버지를 데려와서 이야기 하시죠. 그렇지 않으면 이 거래는 없을 줄 아세요."강훈은 이렇게까지 무례한 여자는 처음이었다.하지만 동시에 다른 사람들이 그에 대해 이렇게 생각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왜냐하면 그의 주변 사람들은 모두 그에게 잘 해줬다. 모두들 강 대표님, 강 도련님이라고 말했으니깐 말이다."조순현 씨, 그렇게 생각한다면 지금 여기 온 것도 아버지께서 시키신 일이니. 저와 이야기를 하면 됩니다." 강훈은 이렇게 그냥 돌아갈 수 없었다. 반드시 아버
강훈은 고개를 저었다."혹시 담배가 너무 싼 브랜드라 그런 건가요?" 여자는 담배 한 개피를 손가락 사이에 끼웠고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 불을 지폈다."아닙니다." 강훈은 그녀의 손에 들린 담배를 가져왔다. "그저 너무 추워서 목도리를 내릴 생각에 피고 싶을 마음이 들지 않았을 뿐입니다."강훈은 그녀가 건넨 담뱃불을 보았다.그러자 여자는 그의 담배에 불을 지폈다."그렇게 추위를 잘 타면서 공원에서 만나자고 했을 때 잘 입고 왔어야죠?" 여자는 그의 추위에 전혀 공감이 되지 않는다는 듯 자연스럽게 담배를 피기 위해 마스크를 벗었다.그리고 그제서야 강훈은 그녀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강훈은 사실 오기 전 조순현의 사진을 이미 보았다.조순현의 사진은 아버지가 찾아낸 것이었다.아버지가 조사한 조순현 사진은 Y국 교도소에 수감되었을 때 찍은 사진이었다.그리고 그는 그녀의 얼굴을 잘 기억했다.강훈은 조순현의 얼굴을 말없이 쳐다보았고, 사진과는 다른 사람처럼 보였다."당신 정말로 조순현 씨 맞습니까?" 강훈이 놀라서 물었다.그는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저장해 놓은 조순현의 사진을 다시 열어 앞에 있는 사람과 번갈아가며 보았다."그건 제 옛날 사진이에요... 고작 그런 정보력이라니!" 여자는 당당하게 말했다. "성형했어요."강훈은 그녀의 입에서 그런 대답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할 수 없었기 때문에 멍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강민 씨에게 사주를 받고 박시준과 진아연을 죽일 뻔했어요. 당신 같으면 그대로 이곳에서 살 수 있겠어요?" 여자는 담배 연기를 뿜으며 말했다. "Y국에서 도망나온 뒤, 무서워서 매일 밤 잠을 들 수 없었어요. 성형을 하고 나서는 그나마 새로운 삶을 준비할 용기가 생겼고요.""그 짧은 순간에 이렇게까지 고쳤다니! 정말 대단하네요?" 강훈은 다시 그녀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성형 수술 역시 회복기가 따로 있지 않나요?""반년이면 충분해요." 그녀는 강훈을 노려보며 물었다. "왜 그렇게 쳐다봐요? 제가 조순현이라는
여자는 다시 마스크와 목도리를 두른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강훈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다른 사람도 아닌 범죄자 주제에 자신을 무시했다.그는 더이상 추위도 느껴지지 않는 듯 공원 벤치에 앉아 말없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잠시 뒤, 경호원이 패딩을 사와 그에게 건넸다."도련님, 조순현 씨는...?" 경호원이 물었다."갔어. 나와 직접 말하지 않겠다더군. 아버지와 직접 이야기 하겠다고." 강훈은 말을 하면 할 수록 열이 받았다.경호원은 강훈 옆에 앉아 그를 위로했다. "도련님, 진정하십시오. 조순현 씨는 박시준 대표님과 진아연 씨도 무서워 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저렇게 무식한 사람에게 화를 낼 가치도 없습니다.""박시준이라면... 분명 다른 방법으로 그녀를 설득했을 거야. 난 지금 그저 아버지를 찾아가 말할 수밖에 없고.""박시준 씨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결국 조명주 씨한테 놀아났습니다. 너무 박시준 씨를 대단하다고 생각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경호원은 그를 위로했다. "조순현 씨가 회장님과 대화를 원하신다면 그렇게 전달하시면 됩니다. 이미 이렇게까지 조순현 씨를 끌어낸 것에 만족하실 겁니다!"강훈은 담배를 다 피운 뒤에야 진정할 수 있었다.그렇다. 굳이 그는 범죄자에게 화를 낼 필요가 없지 않은가?강훈이 집에 돌아왔을 때, 그의 아버지는 전화 통화 중이었다.누구와 통화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업섰지만 표정을 보아하니 기분이 좋아보이셨다."진아연을 두려워할 필요 없어! 다음에 진아연이 당신을 찾아오면 직접 날 찾아오라고 해!" 강도평은 호탕하게 웃기 시작했다. "이번 프로젝트 반드시 성공할 거야! 성공하면 큰 보상을 내릴테니. 진아연이 온다면 날 찾아오라고 말해! 하하하!"강도평이 전화 통화를 하다 먼 발치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강훈을 발견했다.그리고 강훈의 낙담한 표정을 보자 강도평의 얼굴에 미소가 점차 사라졌다.전화를 끊은 뒤, 강도평은 아들에게로 향했다.강훈은 바로 아버지에게 말했다
"아버지, 지금 바로 조순현과 일정을 잡을게요." 강훈이 휴대폰을 꺼내어 조순현에게 전화를 걸었다.A국.깊은 밤.오늘 낮에는 친구들이 집으로 박시준을 만나러 와서는, 저녁 9시가 되어서야 돌아갔다.바쁜 하루를 보낸 진아연은 졸음이 몰려온 지 오래였다.샤워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기 전, 그녀가 휴대폰을 켜자 마치 의학상의 조직위원장에게서 온 메시지가 보였다.그가 말하길, 지난 며칠 동안 엄중한 고민과 논의 끝에 그들은 조명주의 트로피를 회수하고 조명주가 받은 영광을 철회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기사회생술이 가짜라는 사실을 대중에게 밝히기는 어렵다는 말을 전했다.조명주의 트로피와 영광을 철회하면, 사람들은 문제의 원인이 조명주에게 있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었다.대중이 마치 의학상의 가치에 의문을 품지 않고, 모든 비난을 조명주에게 돌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가 보낸 메시지를 보자, 진아연은 어안이 벙벙해 충격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그녀는 잘못 본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화장실에 가 세수를 했다.그런 다음, 자신이 잘못 본 것이 아니라는 것이 확실해지자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었다.두 사람은 한바탕 논쟁을 벌였다.주로 진아연이 상대방을 질책했고, 상대방은 내내 자신에게도 고충이 있으며, 방법이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통화가 끝날 무렵, 상대방이 다른 해결책이 있는지 알아보겠다며 그녀에게 며칠만 더 시간을 달라고 간청했다.통화가 끝난 후, 상대방은 강도평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러고 나서, 상대방은 강도평의 말에 따라 진아연에게 강도평을 찾아가 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동시에, 메시지에 강도평의 전화번호를 덧붙였다.밤 11시에 잠에서 깨어 메시지를 확인한 진아연은, 두 눈을 비비며 강도평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바라보았다.마치 의학상 측은 그녀가 말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녀에게 강도평을 찾아가라고 하기까지 했다... 설마 마치 의학상의 배후가 강도평인 걸까?진아연은 이 문제 때문에
"아닙니다." 강도평은 차마 거짓말을 할 수는 없었다.그가 현이를 찾아냈다고 말하면, 진아연은 곧바로 B국으로 날아와 그의 대문 앞을 가로막고 현이를 내놓으라며 그를 몰아세울 것 같았다. "하지만 현이를 찾아낼 실마리를 알아냈죠." 강도평이 말을 덧붙였다. "진아연 씨, 명주 씨도 이미 죽고 없는데, 기사회생술에 관한 건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두면 안 되겠습니까? 기어코 내 돈줄을 틀어막아야 속이 시원하겠습니까? 혹여 누군가 당신 딸을 찾아내서는 끝끝내 당신에게 돌려보내지 않는다면, 당신 기분은 어떨 것 같습니까?""강도평 씨, 우리 둘이 하는 말이 같은 일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진아연이 물었다."안될 것 어디 있습니까?! 당신은 분명 아직도 그 딸이 걱정될 테지요? 나한테는 돈을 버는 게 내 피붙이보다 더 중요합니다!" 강도평이 화가 나 크게 소리쳤다. "진아연 씨, 난 더 이상 당신과 박시준 씨에게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 당신이 내 돈벌이를 방해하지 않는 한, 나도 당신 딸을 건드리는 일은 없을 겁니다!""강도평 씨, 당신 도대체 내 딸을 찾아냈다는 거예요, 찾아내지 못했다는 거예요?!" 그의 말에 진아연은 도무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곧 당신 딸을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날 건드리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강도평이 결국 짜증스럽게 말했다. "당신 딸을 찾아내면, 내가 꼭 성심성의껏 잘 돌봐주겠습니다. 새로운 프로젝트가 자리 잡고 나면, 당연히 적절한 시기에 당신들에게 돌려보낼 거고요!"강도평의 말이 끝났음에도 진아연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래서 강도평은 전화를 끊어버렸다.그는 진아연이라면 분명 현이의 목숨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믿었다."아버지, 아연이가 뭐래요?" 강도평이 전화를 끊자마자 강훈이 물었다."달리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냐? 우리의 새 프로젝트는 계속 추진하도록 해라! 요즘 난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생각이 든다. 하나님이 하늘에서 나를 돕고 계신다고.
그녀는 강훈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강도평이 현이에 관한 실마리를 손에 쥐고 있다면, 강훈도 분명 그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이틀 전, 강훈이 그녀에게 전화해 함께 식사하자고 제안했지만, 그녀가 거절했었다.당시 강훈은 굉장히 언짢은 듯한 반응이었다.그녀는 그가 언짢아하는 것을 알면서도, 굳이 자신의 태도를 설명하기 위해 많은 말을 늘어놓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그녀는 그에게 다시 연락하고 싶었다.강훈이 여전히 그녀를 안중에 둘지는 알 수 없었다.하지만 그녀는 현이의 행방이 너무나도 알고 싶었다.강도평은 절대로 그녀에게 알려주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강훈에게서 무엇을 알아낼 수 있을지 알아보는 수밖에 없었다.여기에 생각이 미치자, 그녀가 곧바로 강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다음에 A국에 오면 내가 저녁 식사 대접할게.지금 B국은 대낮이었다. 강훈은 그녀에게서 메시지를 받자마자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 네가 우리 아버지께 전화했을 때, 나도 옆에 있었어.강훈이 말은, 말하지 않아도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다.그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알고 있었고, 그것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고 있었다.아니나 다를까, 강훈이 곧바로 또 다른 메시지를 보내왔다: 진아연, 넌 너무 현실적이야. 넌 내가 이용 가치가 있을 때만 내게 연락하지. 이용 가치가 없을 땐 전혀 모르는 사이처럼 신경도 쓰지 않아. 너 그러는 거 정말 꼴사나워.그가 보낸 메시지를 보자, 진아연은 얼굴이 화끈거렸다.그의 말은 맞는 것 같기도 했고, 틀린 것 같기도 했다.단순히 그의 시각에서만 본다면, 그녀는 정말로 그가 말한 그대로였다.잠깐 동안 고민한 후, 진아연이 이성적으로 대답했다: 네가 이전에 나를 도와줬던 것 정말 고맙게 생각해. 언젠가 너도 내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오면, 나도 널 기꺼이 돕고 싶어. 내가 너를 가까이하지 않았던 건 너와는 아무 상관 없어. 모두 너희 아버지 때문이지. 그 이유는 너도 잘 알고 있을 텐데, 왜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말하는
조순현은 막 그의 전화를 받았다.그리고 내일 강도평과 만나기로 했다.그러니 내일이면 그들은 현이에 관한 실마리를 알게 될 것이다.진아연이 한이에게 이 소식을 전했다: 조순현이 아직 B국에 있어! 강도평이 내일 그 여자와 만날 거야. 내일 강도평의 종적을 밟으면, 조순현을 찾아낼 수 있을 거야!한이가 대답했다: 엄마, 제가 뭘 해야 하는지 저도 잘 알고 있어요. 시간이 늦었어요, 어서 쉬세요.진아연: 사람을 보내 그의 종적을 밟게 해. 절대 네가 직접 나서면 안 돼.한이: 알겠어요.진아연이 시간을 확인했다. 이미 거의 새벽 1시였다.하지만 그녀는 전혀 졸리지 않았다.옆에 있던 박시준이 몸을 뒤척였다.그를 깨울까 봐, 그녀가 순간적으로 숨을 죽였다.갑자기 그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 "아연아, 여태 안 잤어?""꼼짝도 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그녀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내가 여태 자지 않은 걸 어떻게 알았어요?"이불 아래에서 그가 커다란 손바닥을 뻗어 자연스럽게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말했다: "당신 몸이 뻣뻣하게 굳어 있잖아. 잠이 들었다면 그렇지 않았겠지.""그랬군요... 언제 깼어요?" 그녀가 몸을 돌려 그를 마주 보았다. "설마 내가 침대에서 나왔을 때 깬 건 아니죠?""맞아." 그가 솔직하게 대답했다 "당신이 침대에서 나갔을 때, 난 당신이 화장실에 가려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밖으로 나가더군.""그렇게 오랫동안 깨어있었으면서, 왜 나한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당황스러운 마음에 진아연이 얼굴을 붉혔다. "여태 당신이 자는 척을 하는 줄도 몰랐잖아요."박시준이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깨어 있다는 걸 알면 당신이 불편할까 봐 그랬지. 그리고 당신이 언제쯤 잠이 드는지 보고 싶기도 했고. 그런데 당신은 내내 잠들지 않더라고." 여기까지 말하고는, 그가 물었다. "누구랑 그렇게 메시지를 주고 받는 거야? 무슨 일 있어?"진아연이 손을 뻗어 그의 몸을 껴안고는, 그의 목에 얼굴을 묻고 작게 속삭였다: "강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