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박시준이 납치된 사건과 관련이 없는 듯해 보였지만, 진아연은 이를 통해 강도평이 어떤 사람인지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절반은 맞았어요. 아무 이유 없이 죽어버린 아이들은 아버지의 친자식이 아니에요. DNA 검사가 얼마나 쉬운데 이런 일을 아버지를 속일 수 있겠어요? 그래서 저는 아버지의 허락으로 아이들이 태어난 거라 생각합니다. 아마 태어난 아이들을 마치 동물을 키운다는 마음으로 키우지 않았을까 싶어요!"진아연은 그의 말에 할 말이 없었다."다만 지금 제가 확신한 건, 저와 큰 형은 친자식이고 강민 씨 또한 그의 친자식이라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강민 씨를 위해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나서지 않았을 거예요. 그리고 아버지의 건강은 당신이 생각한 것처럼 그리 좋지 않아요. 그렇지 않았다면 조명주 씨한테 의지하지 않았을 겁니다." 강훈은 계속 말을 이었고진아연은 강훈이 먼저 조명주에 대해 언급할 줄 몰랐다."당신 아버지가 조명주 씨에게 투자해 회사를 세웠잖아요. 어떤 회사죠?" 진아연은 바짝 긴장한 모습으로 그에게 물었다. "강훈 씨, 당신이 알고 있는 것들을 전부 저한테 알려줘요.""당신한테 알려주면 저한테 이득이 되는 점이라도 있을까요?" 강훈은 그녀의 말에 협상을 시도했고이에 진아연은 차가운 눈빛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진아연 씨, 사실 저도 알고 있는 게 많지 않아요." 강훈은 진지하게 고민하는 그녀의 모습에 웃으면서 얘기했다. "그러니까 그냥 알려드릴게요.""그럼 빨리 말하세요!""괜히 제가 알려줘서 당신이 사고 칠까 봐 걱정이네요." 강훈은 난처한 모습을 보이면서 말을 이었다. "사실 어젯밤 공항에서 강민 씨를 죽이려는 행동은 너무 극단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당신한테 말할 얘기 또한 제 추측일 뿐이라는 점 알아주세요. 아직 증거도 없어서 확실하지 않아요...""말해요! 절대 흥분하지 않을게요!" 진아연은 숨을 고르고 최대한 침착한 모습을 보이려 했다."가까이 와봐요." 강훈은 기성이를 힐끗 보더니
강훈은 진아연의 집에 오래 머물지 않았고물을 마신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집에서 나왔다.그는 차에 타자 바로 아버지한테 연락해 상황을 알렸다. "아버님, 진아연 씨의 상태가 괜찮은 것 같아요.""그래? 다음 계획이 뭔지 말했어?" 강도평은 바로 강훈에게 물었다."제가 물어봤는데, 아버님의 지시로 염탐하러 온 게 아니냐고 저를 경계해서 말이죠." 강훈은 사실대로 빠짐없이 알렸다. "전날 큰 형의 암살 시도 때문에 그녀뿐만 아니라 경호원들도 저를 믿지 않아 오늘 가져온 선물들도 받지 않았어요.""허허, 그럼 강민에 관한 얘기는 하지 않았어?" 사실 강도평은 어느 정도 예상했기 때문에 놀랍지도 않았다."얘기했어요." 강훈은 그저 기계적으로 답해줬다. "박시준 씨가 Y국에서 겪은 사고가 강민 씨가 한 짓인 걸 알고 있다고 말했어요. 그리고 저한테 아버님께서 혹시 강민 씨를 후계자로 생각하는지 물었어요.""지금 진아연 씨를 핑계로 내게 뭔가 알아내고 싶은 거냐?" 강도평은 아들의 뜻을 바로 알아챘다."아버님, 그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진아연 씨가 진짜 저한테 그리 물었어요. 아무래도 아버님께서 강민 씨와 만나서 진명 그룹을 뺏으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일 거예요. 진아연 씨가 지금 진명 그룹의 대표님은 아니지만, 그래도 스스로 세운 진명 그룹이잖아요. 그리고 저는 아버님의 뜻을 몰라 그냥 모른다고 했습니다." 강훈은 아버지가 괜한 생각을 할까 봐 급히 설명했고이에 강도평은 바로 의심했다. "그 말은 내 생각을 알면 남한테 말하겠다는 거냐?""제가 감히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진아연 씨는 지금 모든 강씨 집안사람들을 적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제가 그녀를 도와 강씨 집안을 무너뜨려봤자 저 또한 모든 걸 잃는 걸요." 강훈은 아버지의 의심에 바로 자기 입장을 알렸다. "아버지, 진아연 씨가 아버님께서 조 아주머니에게 투자해 회사를 세운 것도 알고 있어요. 저한테 왜 조 아주머니한테 투자했는지 물어봤는데, 그냥 모른다고 했습니다."이에 강도
조명주는 잠깐의 침묵 끝에 뭔가 결정했는지 그녀를 비웃었다. "진아연 씨, 강훈이 전부 저희한테 얘기했어요. 도평 씨가 저에게 투자해서 세운 회사를 의심하고 있는 거죠? 아무것도 찾지 못해 저를 조사한 거예요? 그럼 왜 회사가 이미 적자 때문에 부도 처리됐다는 건 몰랐죠?"진아연: "..."적자 때문에 부도 났다고?조명주: "그래도 일단 만나서 얘기하죠! 곧 당신 집 근처 카페에 도착해요. 저한테 선물할 물건은 잊지 마세요. 저는 선물을 봐야 당신과 얘기할 거예요."조명주는 말을 다하자 바로 전화를 끊었고진아연은 이에 어안이 벙벙했다.조명주의 회사가 부도났다고? 그럼 박시준 씨는 어디갔지?강훈 씨가 분명 확실하다고 얘기했는데, 갑자기 어떻게 된 거지?설마 강훈 씨가 거짓말을 한 건가? 아니면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건가?진아연은 온갖 생각 하면서 방으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은 후 기성이와 함께 집을 나섰고전날 밤 마이크가 말한 경호원 10명도 기성이와 진아연과 함께 출발했다.사복을 입은 경호원들의 여유로운 표정은 마치 나들이를 가는 듯했고진아연과 기성이는 같은 차에 탑승하자경호원들은 뒤의 승합차에 탑승했다.진아연은 차에 타자마자 한숨을 내쉬었고기성이는 그녀의 모습에 바로 물었다. "대표님, 왜 한숨을 쉬고 계세요? 경호원들이 많아야 더 안전할 겁니다. 어제 보아하니 강도평 씨도 경호원 팀이 있잖아요.""그것 때문에 한숨 쉰 게 아니에요." 진아연은 불안한 마음에 창밖을 바라봤다.하루 일찍 박시준을 찾지 못한다면 그는 계속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을 거라는 생각과분명 가까이 있지만, 그녀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생각에 진아연은 착잡한 마음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들은 카페에 도착했고진아연과 기성이는 함께 자리했고 경호원들은 다른 테이블에 나눠 앉았다.약 20분 후, 조명주도 카페에 도착했고진아연과 달리 그녀는 경호원 한 명만 데리고 왔다.그녀가 들어오자 기성이와 그녀의 경호원은 바로 옆 테이블에 앉아 자리를 비켜줬다."당
진아연은 듬직한 경호원들의 모습에 그 어느 때보다도 든든했고그녀는 총을 다시 가방에 넣으면서 조명주의 뒤를 따라 카페를 떠났다."진아연 씨, 노경민 씨의 일기장이 있다는 말은 가짜에요?! 왜 저를 속인 거죠?" 조명주는 그녀의 거짓말에 속았다는 생각에 짜증 가득한 모습이었다."당신을 속인 건 아니에요." 진아연은 조명주를 데리고 차의뒷좌석에 앉았고기성이가 운전을 맡았다."노경민 교수님은 일기를 쓰는 습관이 있어요. 일기장이 몇십 권이 있는데 모두 사모님한테 있는 건 아닙니다. 그리고 저한테는 교수님의 일부 학업 일기장이 있죠." 진아연은 조명주를 힐끗 보더니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진아연 씨, 진짜 최악이네요. 저에 관한 얘기가 없을 줄 알았어요. 신문 일면에 제 이름이 언급되어도 절대 그의 일기장에 나타날 리가 없을 거예요." 조명주는 실망 가득한 모습으로 말을 이었다."조명주 씨, 노경민 교수님은 저희한테 당신에 관한 얘기 했었어요." 진아연은 가방에서 웬 누렇게 변한 종이를 건네줬다. "보세요. 노 교수님의 글씨는 알아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요."조명주는 그녀가 건네준 종이를 받아 확인했고 진아연의 말처럼 위에는 ‘조명주’라는 이름이 쓰여있었다.그리고 글씨 또한 노경민의 글씨체가 틀림없었다."그... 그가 왜 제 이름을 쓴 거죠?" 조명주는 익숙한 글씨체로 쓰인 자기 이름에 눈동자가 점점 붉어졌다."저한테 당신의 논문을 찾아보라고 이름을 알려준 겁니다. 그리고 전에 저희 앞에서 당신은 재능이 뛰어난 의학 천재라고 칭찬했었죠." 진아연은 조명주의 흥분한 모습에 말을 이었다. "사실 이런 종이는 저한테 의미 없으니 당신한테 줄게요."조명주는 그녀의 말에 종이를 조심스럽게 접어 가방에 넣었다."조명주 씨, 진짜 아무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거예요?" 진아연은 그녀의 모습에 바로 비웃었다. "강도평 씨에게 투자를 받아 세운 회사는 어떤 회사죠? 설마 다른 사람이 진짜 모를 거라 생각하세요?""제가 왜 죄책감을 느껴야 하죠?" 조명주는 얼굴
회사는 조명주의 말대로 문이 닫혀 있는 상태였다."들어가야 하니까 얼른 회사 문을 열어줘요!" 진아연은 차에서 내린 조명주에게 바로 명령했다."저한테 열쇠가 없어요! 사람을 불러서..." 조명주는 두리번거리면서 방법을 찾으려 했고진아연은 그런 조명주의 말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그럼 빨리 사람 불러서 열어요."옆에 있던 기성이는 조명주의 수상한 모습에 바로 진아연에게 입을 열었다. "괜찮아요. 굳이 사람 부르지 않아도 됩니다. 제가 열게요!"기성이는 말을 끝내자 권총을 꺼내 대문 자물쇠를 겨눈 후 방아쇠를 당겼다!대문은 총격에 순간 박살 났고조명주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깜짝 놀랐는지 뒤로 물러났다.하지만 그녀를 신경 쓸 겨를이 없는 진아연은 바로 회사 안으로 향했고기성이는 조명주를 앞세워 뒤따라 들어갔다."회사는 언제 부도 처리된 거죠?" 진아연은 회사 내의 장비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인기척을 느끼지 못했다."얼마 전에요! 자세한 날짜는 잊었어요. 물론 제가 회사를 관리하지 않은 이유도 있죠. 당신도 알다시피 연구를 진행하려면 꽤 많은 돈이 필요하잖아요. 강도평 씨는 당신의 전 남편 같은 부자는 아니에요. 매년 적자가 발생해 전부터 회사를 그만두라고 했었어요" 조명주는 당당한 모습으로 말을 이었다. "어차피 회사까지 왔는데, 원하시는 대로 둘러봐요! 회사는 총 3층으로 되어 있어요. 4층은 다른 사람의 소유이니 알고 계세요."진아연은 그녀의 말에박시준이 이곳에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만에 하나 여기에 있었다는 흔적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 경호원들과 흩어져 수색하기 시작했다.진아연과 경호원들이 자리를 비우자 조명주는 의자에 앉아 숨을 돌렸고기성이는 그녀의 앞에 서서 죽일 듯이 노려봤다."조명주 씨, 박시준 씨를 어디에 숨겼습니까?" 기성이는 급한 성격이라 지금 조명주를 고문해 배를 갈라 진실이 뭔지 알고 싶을 정도였다."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증거라도 있어요? 증거 없으면 그냥 입 다무세요!" 조명주는 이에 기죽지
조명주는 그의 말에 그저 차가운 미소를 보이며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제 말에 대답을 하지 못하기는 걸 보니 두려운가 봐요! 조명주 씨, 두고 봐요! 강도평 씨와의 결혼은 아마 지옥에서 식을 올려야 할 겁니다!" 기성이는 계속해 그녀를 위협했고조명주는 그의 말에 미소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뭔가를 꺼내려고 가방 안으로 손을 넣었다."지금 뭐 하는 거예요?!" 기성이는 그녀의 수상한 움직임에 바로 언성을 높여 말렸다.이에 조명주는 부들부들 떨고 있는 몸으로 눈살을 찌푸렸다. "저 노경민 씨가 써준 종이를 보려고요! 제가 법을 어겨서 잡힌 것도 아닌데, 저를 죄수 취급하는 거예요? 진짜 간이 부었네요!""보지 마세요!" 기성이는 냉큼 다가가 그녀의 가방을 뺏었다. "대표님께서 자유를 허락할 때까지 당신의 말대로 죄수라고 생각하세요!"조명주는 그의 말에 이를 악물고 노려봤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었고그녀와 함께 끌려온 경호원은 아무것도 모르는 척 몸을 움크리고 숨었지만그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조명주는 바로 곁에 숨어있는 경호원을 발견했고 그한테 다가가 화를 냈다."거기 숨어서 뭐 하는 거야?! 쓸모없는 자식!"경호원은 그녀의 말에 중얼거렸다. "저 사람은 총이 있지만, 저는 없잖아요...""그럼 여기서 나가! 내 눈에 띄지 마!" 조명주는 고래고래 소리쳤고이에 경호원은 기성이를 힐끗 보더니 문 쪽으로 움직였다."지금 연극하고 계세요?" 기성이는 바로 총을 꺼내 조명주의 경호원을 노렸다. "지금 나가서 강도평 씨한테 알리려는 거죠? 대표님께서 허락하기 전에 아무도 나갈 생각하지 마요!"......진아연은 경호원들과 함께 방을 하나하나씩 찾았지만여전히 박시준을 찾지 못했다.실험실의 장비는 그대로 있었지만, 약들은 사라진 상태였고이에 이상함을 느낀 진아연은 실험실 안을 둘러봤다.실험실은 평범하고 공간도 특별히 크지 않았다.그녀는 안에서 잠깐 머물러 있다가 다른 방을 찾아볼 생각이었다."일단 다른 곳에 비밀통로 같은 공간이 있
"빨리 물어 봐요! 배고파 죽겠네."마이크는 조명주를 노려보더니 휴대폰을 들고 인테리어 회사를 찾기 위해 나갔다.30분 뒤, 인테리어 회사는 마이크에게 조명주 회사 도면과 최종 인테리어 효과 도면을 보냈다.마이크는 효과 도면을 본 뒤, 진아연에게 휴대폰을 건넸다.화면을 본 진아연은 창백해진 얼굴로 의자에서 일어났다."진아연 씨, 이제 됐나요? 경호원과 저 이제 가도 될까요?!" 조명주는 우울한 표정으로 진아연의 뒷모습을 보며 말했다.진아연은 손을 꼭 쥔 뒤, 천천히 뒤를 돌아 차가운 눈빛으로 조명주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가도 되지만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그럼 계속 찾으시던가요! 나중에 전화해서 제가 나오는지 확인하시던가요!" 조명주는 큰 피해를 입었고 두 번 다시 이런 고통을 겪고 싶지 않았다!회사에서 나온 뒤, 조명주는 진아연이 그녀에게 준 것을 떠올렸고 그러자 마음 속 분노는 조금씩 가라앉았다.그녀는 노경민은 무자비하고 배은망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생각과는 많이 달랐다.물론 이런 일로 인해 당시 그녀가 입은 고통을 지우는 것은 불가능했다."명주 아가씨, 죄송합니다! 제가 지켜드렸어야 했는데." 경호원은 조명주 옆에 서있었다.그들의 차는 여전히 카페 옆에 있었다."당신을 비난해서 뭐 해요? 진아연 씨가 오늘 11명이나 데려왔어요. 아무리 숙련된 당신이라도 혼자서 11명을 상대할 수 없어요!" 조명주는 경호원을 원망하지 않았다."방금 안에서 소리를 지르시길래... 정말 두려웠습니다...""당연히 먼저 도망가서 구조대를 찾아왔어야죠! 진아연의 경호원이 그렇게 눈치가 빠를 줄이야...!" 조명주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경호원은 택시를 세웠다.두 사람이 차에 올라탄 뒤, 조명주는 강도평에게 전화를 걸었다."도평 씨, 진아연 씨가 제게 무슨 짓을 한지 알아요?"강도평: "전화를 받지 않으셔서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은 했습니다.""진아연한테 증거는 없어요! 경호원에 말하더군요. 그러니깐 우리도 먼저 겁을 먹을 필요
그녀가 천천히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그녀가 일어나는 것을 본 의사는 놀라며 말했다. "진 아가씨...? 뭘 하시려고요?""가져올 게 있어요." 그녀는 캐리어 쪽으로 다가가 쪼그리고 앉았다."진 아가씨, 복부 부상이 심각하니 그렇게 쪼그리고 앉으시면 안 됩니다! 제가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의사는 재빨리 약을 손에서 내려놓고 그녀에게 달려갔다.진아연: "캐리어... 열어주세요. 거기에 남성용 흰색 셔츠가 있을 거예요. 그것 좀 꺼내주세요."의사는 바로 캐리어를 열었다.그리고 그녀가 말한 흰색 셔츠가 바로 보였다.의사는 셔츠를 집어들고 물었다. "이거요?" "네." 진아연은 건네 받은 셔츠를 들고 침대로 돌아가 앉았다."진 아가씨, 셔츠가 많이 더럽습니다." 의사는 셔츠를 흘끗 보더니 조심스럽게 말했다. "얼룩이 잘 안 지워지나 봅니다?""씻지 않을 거예요." 진아연은 슬픈 표정을 지으며 두 손으로 셔츠를 품에 안았다.의사는 더이상 말할 수 없었다. 그저 그녀에게 주사 처방을 한 다음, 침실에서 나왔다."진 아가씨께서 더러운 셔츠를 꼭 껴안고 계시네요." 의사가 마이크에게 말했다."... 박시준 씨가 마지막에 입고 있었던 옷입니다." 마이크가 대답했다."... 그래서 그렇게 슬퍼보이셨군요.""아직 밥 안 드셨으면 같이 먹고 가시죠?!" 마이크는 말했다. "아, 약은 몇 병을 사용하셨나요?""두 병입니다.""그럼 저희는 저녁이나 먹으러 가죠!" 마이크는 의사를 식당으로 끌고 갔다."진 아가씨는 저녁 안 드십니까?""이모님에게 음식을 가져다 달라고 했습니다." 마이크는 진아연이 지금은 입맛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박시준 씨가... 잘못 되신 겁니까?" 의사는 마이크가 말한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신경이 쓰였다."아니요! 아직 아무런 흔적을 찾지 못해서요... 그러다보니 저희 역시 나쁜 생각이 들 수밖에 없네요." 마이크는 외부인과 이런 말을 할 수 있었다.진아연 앞에서 이런 말을 했다면 진아연은 소리치고 화를 냈을 것이다."
3년 후.A국, 공항.현이는 둘째 오빠와 함께 공항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3년이야 3년! 남자친구라는 사람 드디어 너 찾으러 오는 거야!" 박지성은 현이를 놀리며 얘기했다. "설마 너랑 헤어지러 오는 건 아니겠지? 어쨌든 3년 동안 못 만났는데 사람 일은 모르는 거야."현이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둘째 오빠, 저 지금 저주하시는 거예요? 비록 3년 동안 못 만났지만 매일매일 영상통화 하면서 서로 얼굴 봤거든요!"박지성은 툴툴거리며 말했다. "사이버 연애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현이: "어쨌든 이번에 A국에 와서 정착하기로 약속했으니까 이제부터 다시는 떨어져 지내는 일 없을 거예요."박지성: "네 남자친구도 자존심이 너무 강해. 이따 아버지 만나고 얘기 얼마 나누지도 않고 다시 티켓 사고 도망치는 거 아니야?"현이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뭐라 반박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아!"현이는 곧바로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향해 바라보았다——서은준이 캐리어를 끌며 출구에서 나오고 있었다.현이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서은준을 향해 달려가 서은준의 품에 안겼다.이때 박지성은 어머니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진아연이 물었다. "아직 못 만났어? 설마 안 오는 건 아니지?"박지성: "엄마, 제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에요. 금방 나왔어요, 지금 현이랑 껴안고 있어요! 우리 이제 곧 집에 갈 거니까 엄마랑 아빠도 마음의 준비 잘 하고 계세요."박 씨 저택.진아연은 통화를 마친 후 박시준에게 전달했다.박시준은 곧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자신의 용모를 검사했다.진아연은 화장실 문 앞에서 지켜보며 소리내어 웃었다. "거울 그만 비춰요, 충분히 멋있어요!"박시준: "여보, 좀이따 은준이한테 좀 엄격해야 할까?"진아연: "현이가 그렇게 좋다는데, 은준이도 현이 위해서 A국에 있겠다고 한데다 엄격하게 해서 뭐하려구요? 굳이 두 아이의 기분을 망쳐야겠어요? 은준이도 지금 어엿한
서 어르신은 진지한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얘기를 꺼낼 줄 예상치 못했기에 차마 어찌할 바를 몰랐다.왜냐하면 진지한에게 돈을 달라고 할 계획이긴 했지만 얼마나 달라고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어쨌든 진지한은 엄청난 부자였고, 적게 달라고 하니 왠지 손해를 보는 기분이였고 많이 달라고 하자니 거절 당할까 봐 걱정되었다.서 어르신은 한동안 망설인 후 진지한에게 말했다. "진 대표님 집이 A국에서 엄청난 부자라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얼마가 적당한지는 대표님께서 정하시죠! 저와 우리 아들에게 푸대접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진지한은 눈살을 찌푸렸다.배유정은 그것을 보고 바로 입을 열었다. "아버님께서 금액을 정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희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얼마가 적당할지 가늠이 안 가네요. 굳이 저희더러 정하라면 돌아가서 저희 시아버님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네요."서 어르신: "혹시 박시준 씨 말하는 겁니까?"배유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저희 시아버님 저희 남편보다 더 까다로울 겁니다. 입장 바꿔서 아버님이라도 따님을 평범한 남자한테 시집 보내진 않을 거잖아요?"서 어르신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긴 해요. 그럼 그냥 우리끼리 얘기하죠!"배유정: "지금부터 고민해 보셔도 괜찮아요. 저희 요 이틀 동안은 여기 있을 거거든요."서 어르신: "알겠어요! 그럼 우선 연락처 먼저 교환하죠! 나중에 일이 있을 때도 서로 연락하기 편하잖아요."배유정은 진지한을 흘끗 보았고 그제서야 진지한은 휴대폰을 꺼내들고 서 어르신과 연락처를 교환했다.병원.현이는 서은준의 곁에서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했다.서은준은 장례식장에 전화를 걸어 어머니의 시신을 옮겨달라고 했다.현이가 서은준에게 물었다. "장례식 간단하게 치를 생각이에요?"서은준: "엄마 켠에도 친척들이 별로 없어."현이: "네. 그럼 어머니 계실 묘지부터 골라야죠?"서은준: "엄마가 전에 유골을 엄마 고향 연못에 뿌려달라고 했어."현이: "..."서은준: "엄마는 내
진지한: "그래요 그럼! 근처에 가까운 카페라도 갈까요."서 어르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좋아요! 사실 우리 집이 바로 병원 근처에 있는데 한 번 가보실래요? 현이도 우리 집에서 꽤 오랫동안 지냈었고 우리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랑 사이가 아주 좋았거든요."진지한은 배유정을 보며 말했다. "그럼 한 번 가볼래?"배유정: "좋아요!"서 어르신은 즉시 진지한과 배유정을 자신의 차로 안내하며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서 어르신의 집에 도착한 후 서 어르신은 즉시 하인들을 분부하여 과일과 디저트를 올리라고 했다.서 어르신은 집사를 가리키며 진지한에게 말했다. "이 사람이 바로 우리 집 집사입니다. 예전에 현이 할머니도 집사가 뽑고 집에 들였죠."진지한은 고개를 끄덕였다.서 어르신은 집사에게 말했다. "이 분은 수수 친 오빠야, 유명한 대기업의 대표 진지한 씨."집사: "진 대표님, 안녕하세요! 수수 정말 괜찮은 아이였어요, 그때 우리 모두 수수를 많이 좋아했답니다. 전에 수수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리를 듣고 많이 속상했는데 사실이 아니라니 참 다행이에요! 수수는 정말 철도 들고 씩씩한 아이였어요, 제가 봤던 아이들 중 가장 씩씩한 아이에요. 수수가 잘 지내고 있다니 정말 기쁘네요."진지한: "전에 우리 동생 잘 챙겨줘서 고마웠어요."집사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닙니다, 대표님, 별 말씀을요! 수수는 정말 자존심이 강한 아이였어요. 매번 적극적으로 맡아서 일도 잘하고 정말 괜찮은 아이에요. 우리는 그때부터 수수가 나중에 대학 졸업하고나면 꼭 잘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진지한은 집사의 말을 듣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서 어르신이 집사에게 말했다. "귀한 손님과 할 얘기가 있으니 먼저 내려가."집사는 즉시 물러났다.서 어르신은 진지한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실 현이가 우리 은준이랑 사이가 좋았다는 거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제가 현이를 은준이 곁에 안배했거든요, 그때 두 아이 나이가 비슷했기도 했고 서로 얘기도 잘 통할 거
현이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오빠, 은준 씨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어요. 저 요 며칠 동안 언니 오빠랑 놀러다닐 수 없을 것 같아요."진지한: "괜찮아. 은준이 집에 이런 일이 생겼는데 우리도 놀 기분 아니야. 은준이 어머님 장례식 참석하고 돌아갈게."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여긴 장례식을 어떻게 치르지?" 진지한을 물었다.서은준은 현이의 남자친구자 현이 또래기도 하니 현이의 오빠로서 왠지 모르게 서은준을 도와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현이: "국내랑 비슷해요. 돈 많은 사람들은 거창하게 치르고 보통 사람들은 그냥 간단하게 치르곤 해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장례식은 따로 안 치르고 직접 무덤에 묻기도 하구요."진지한: "좀 거하게 치르려면 어떻게 해야 해?"현이: "오빠, 은준 씨 어머님 장례식 치르는 거 도와줄려고요? 은준 씨 친척들도 별로 없으니까 그렇게 거하게 안 치러도 돼요."진지한: "그래. 그럼 은준이랑 어떻게 할 건지 상의해 봐.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줄게."현이: "고마워요, 오빠. 근데 안 도와줘도 괜찮을 것 같아요. 장례식 치르는데 돈 많이 들진 않을 거예요. 은준 씨도 저희가 자기 어머님 장례식 도와주겠다고 하면 받지 않을 거예요."진지한: "그래 그럼! 가서 은준이 옆에 있어줘!"현이: "오빠, 그럼 오빠랑 새언니는...""우리 걱정은 안해도 되. 나 너희 새언니랑 밖에 나가서 좀 걸을게,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전화하고.""알았어요, 오빠."현이는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병동을 나섰다.서 어르신은 병원 건물 아래서 기다리고 있었다, 진지한과 배유정이 나오는 것을 보고 바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진 대표님, 저희 아들이 저한테 깊은 오해가 있어 현이까지 절 싫어하나 보네요. 사실 저 예전에 현이한테 정말 잘해줬어요." 서 어르신은 솔직하게 얘기했다. "사실 현이가 아주 오래 전부터 저희 집에서 일했었거든요. 그때는 현이를 키우던 할머니와 같이 우리 집 주방에
전화를 끊은 후 서은준의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현이는 서은준의 곁에 서서 물었다. "은준 씨, 왜 그래요?"서은준: "우리 엄마가 돌아가셨대. 미안하지만 당신 혼자 형님이랑 시간 보내야 될 것 같아! 난 병원으로 가야 될 것 같아."현이: "같이 가요! 어머님 방금까지 멀쩡하셨는데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두 사람은 진지한과 배유정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차를 잡으러 길가로 향했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두 사람이 급하게 차에 올라타는 모습을 바라보며 조금 당황스러웠다.배유정: "여보, 우리도 병원에 가봐요! 은준 씨 어머님이 돌아가셨나봐요."진지한: "그래."두 사람은 택시 한 대를 세우고 서은준이 탄 차를 쫓았다.병원.빠른 속도로 병원에 도착한 서은준은 함께 서있는 의사 선생님과 서 어르신을 보았다.서 어르신은 아첨하는 말투로 말했다. "은준아, 원래는 너희 엄마 보러 병원에 온 건데 내가 왔을 때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어. 너무 안타깝구나!"서은준: "당신이 오기 전에 사망한 거 확실해요? 저도 오늘 왔었어요, 제가 왔을 땐 분명 아주 멀쩡했다고요!"서 어르신: "물론 다 사실이지! 못 믿겠으면 의사한테 물어봐!""의사한테 물어볼 필요 없어요!" 서은준은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간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주머니, 우리 엄마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신 거예요? 저 사람 오기 전에 돌아가신 거예요, 아니면 오고 나서 돌아가신 거예요?"겁에 질려 있는 간호인들 부들부들 떨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서 어르신은 분노에 가득 찬 어조로 간호인을 노려보며 말했다. "우리 아들이 묻고 있잖아요. 말해 보세요! 제가 여기 왔을 때 당신 어디 있는지 그림자도 못 봤는데 혹시 밖에서 놀고 있던 거 아니에요?"간호인은 곧바로 대답했다. "아버님께서 오셨을 때 물 받으러 잠깐 병실에 없었어요. 아버님께서 언제 오셨는지 어머님께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정말 미안해요! 이번 달 비용은 받지 않을게요!"간호인은 말
서 어르신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다. "그게 지금 무슨 소리야? 당신 나 지금 무시하는 거야? 우리 서씨 집안이 지금 좀 상황이 안 좋긴 해도 T국에서 여전히 명망있는 가족 기업이라고! 은준이가 철이 없다고 당신까지 이렇게 무식해서 어떡하려고 그래? 은준이 뒤에 내가 없었다면 박씨 집안에서 우리 은준이 거들떠 보기나 할 것 같아?"서은준의 어머니: "그 입 다무세요! 박씨 집안에는 당신처럼 속좁은 사람 없어요! 현이 가족들은 우리 은준이를 무시하지 않는다고요! 그니까 괜히 쓸데없이 그분들 귀찮게 하지 마세요! 당신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괜한 짓 하지 말라고요!"서 어르신: "정말이야? 박씨 집안에서 정말 은준이를 반대 안 해? 어떻게 반대 안 할 수가 있지? 설마 은준이더러 A국에 가서 데릴사위라도 하라는 건가?"서은준의 어머니: "그러든 말든 당신이랑 아무 상관 없어요! 당신 여태껏 은준이 돌본 적 없잖아요. 이젠 은준이도 독립했으니 당신 도움 더 필요 없어요! 만약에 은준이 여자친구가 현이가 아니었다면, 현이가 박씨 집안 딸이 아니었다면 당신 이렇게 부지런히 저 찾아오지 않았을 거잖아요... 당신이 어떤 마음 품고 있는지 제가 모를 것 같아서 그래요?"서 어르신: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릴 지껄이고 있는 거야? 은준이 18살 때 당신이 내 곁으로 보냈잖아? 당신은 못 키우겠다고 나더러 키우라고 했잖아? 내 도움이 없었다면 은준이 저렇게 유학 다녀올 수 있었을 것 같아? 만약에 유학 떠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능력있을 것 같아? 지금 저렇게 사업할 수 있는 것도 다 내 덕분이라고!"서은준의 어머니는 화가 치밀어올라 안색이 붉으락푸르락하게 변했다. "은준이더러 대학 등록금 다 갚아주라고 할게요!"서 어르신: "이건 대학 등록금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은준이 내 아들이야, 엄연한 내 피가 흐르고 있는 내 아들이라고! 이건 변할 수 없는 사실이야! 은준이가 나중에 잘 지내던 못 지내던, 이 애비 떨쳐낼 생각은 꿈도 꾸지
현이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저었다. "저 지금은 안 가요. 저 신경쓰지 말고 당신 할 거 하면 되요."서은준: "여기 있어봤자 너한테 시간낭비일 뿐이야."현이: "저 그동안 진짜 열심히 공부하고 회사생활도 열심히 했다고요, 잠깐 쉬겠다는데 뭐가 어때서요."잠시 후 진지한과 배유정은 호텔로 돌아왔고 네 사람은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서은준의 어머니는 현이의 오빠와 새언니가 오는 것을 몰랐기에 그들이 온 것을 보고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서은준의 어머니는 몸을 일으켜 앉으려 했으나 더 이상 힘을 줄 수 없었다.현이는 전동으로 서은준 어머니의 병실 침대머리를 올려 주었다. "어머님, 저희 오빠랑 새언니 신혼여행 겸 여기 놀러 왔다 어머님이랑 은준 씨 보러 여기 들른 거예요."서은준의 어머니: "아이고, 여기까지 오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현이를 알게 된 건 정말 우리 아들의 행운이에요..."배유정: "어머님,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은준 씨도 얼마나 훌륭한데요. 그렇지 않으면 현이도 은준이를 좋아할 리가 없잖아요."서은준의 어머니: "듣기론 현이 집이 엄청난 부자라던데... 혹시 우리 은준이 반대하는 건 아니죠?"배유정: "어머님, 저희도 사람 됨됨이와 인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은준이랑 현이 일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두 아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거라면 그 누구도 갈라놓을 수 없을 거예요."서은준은 어머니: "네... 정말 고마워요! 유일하게 걱정되고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게 바로 제 아들이에요. 현이네 집에서 우리 아들 너무 얕보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우리 아들이 자존심이 강하거든요..."진지한은 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서은준의 어머니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를 포함한 우리 가족 그 누구도 어머님 아들 무시하는 일 없을 겁니다."현이는 오빠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깊은 감동을 받은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서은준의 손을 꼭 잡았다.진지한은 병실에서 잠시 머물다 나갔다.현
현이는 긴장감에 밥이 입으로 들어갔는지 코로 들어갔는지 모를 정도로 아무 맛도 느끼지 못했다.서은준과 큰 오빠의 대화는 기본적으로 중요한 얘기들을 다 꺼냈고 생각보다 훨씬 순조로웠다.큰 오빠도 화를 내지 않았고 서은준 역시 화나지 않은 것 같아 보였다.사실상 이미 그녀의 걱정과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였다.하지만 현이는 여전히 마음이 무거웠다."은준 씨, 좀이따 저희 남편이랑 병원에 가서 어머님 한 번 찾아뵙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식사를 마친 후 배유정이 서은준에게 물었다.서은준: "좋아요."현이: "어머님께 미리 말씀 드릴까요?"서은준: "괜찮아. 이따 가서 직접 소개해 드리면 돼."서은준 어머니의 상태는 나날이 악화되고 있었고 휴대폰을 안쓴지 이미 오래 되었다.보통 간호인이 매일매일 서은준에게 어머니의 상태에 대해 보고하곤 하였다.배유정: "사업도 하느라 어머님도 챙기느라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보통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무너졌을 텐데."서은준: "현이의 예전 생활은 저보다 더 어렵고 힘들었어요. 현이도 무너지지 않고 씩씩하게 잘 버텼는데 저도 잘 이겨낼 겁니다."배유정: "하하! 둘 다 씩씩한 사람이라 좋네요. 지금이든 나중이든 어떠한 곤난도 두 사람을 무너뜨리지 못할 거예요."현이: "언니 정말 너무 좋아요! 언니는 정말 제가 봤던 사람들 중 저희 엄마 제외한 가장 부드러운 사람이에요."배유정은 현이의 칭찬에 얼굴이 빨개졌다.진지한: "너희 언니가 이 말 들으면 서운했을 거야."현이: "언니는 당연히 다르죠! 제 마음속 언니는 부드러운 성격이 아닌 용감하고 씩씩한 슈퍼 히어로같은 존재니까요."배유정: "라엘이 성격에 슈퍼 히어로가 되는 걸 더 좋아할 거예요."현이: "아무튼 언니는 절대 저와 이런 걸로 다투지 않을 거예요."배유정: "당연하지. 다들 배 부르게 먹었어? 다 먹었으면 오빠한테 계산하라고 할게."이 말을 들은 진지한은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때 서은준도 일어나며 말했다. "제가 계산할게요."현이는 애원하듯
현이가 말을 마친 후 서은준도 입을 열었다. "우선 열심히 일하고 제가 어느 정도 능력이 될 때 다시 책임지고 싶습니다."진지한은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 "사업이 그렇게 쉬울 것 같아? 그럼 사업이 실패하면 어떡하려고? 혹은 계속 미지근하게 아무런 진전도 없으면?"서은준: "형님이 말하신 것처럼 사업에 실패하거나 아무런 성과도 이뤄내지 못한다면 현이 고생시킬 생각은 없습니다."진지한: "자기 분수는 잘 알고있네."현이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큰 오빠, 은준 씨 사업이 실패하거나 아무 성과를 이뤄내지 못한다고 해도 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적어도 돈 때문에 은준 씨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배유정은 다시 한 번 진지한의 손을 잡으며 진지한의 말이 심했다고 일깨워 주었다.다른 사람에게 차갑고 날카롭게 공격적일 순 있어도 현이에게 이렇게 공격적이진 못했다.현이 역시 자신의 말이 다소 부적절하다고 느꼈는지 말투를 누그러뜨리며 말했다. "큰 오빠, 전 그냥 돈이 한 사람을 판단하는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뿐이에요. 그리고 저희 집 이미 충분히 돈 많잖아요. 아무리 돈 많은 상대를 찾는다고 해도 저희 집보다 돈이 많은 사람은 찾기 어려울 거예요. 어차피 우리 집보다 돈이 많은 게 아니라면 돈이 많은 사람을 찾든 좀 적은 사람을 찾든 다 똑같잖아요."배유정: "현이 말이 맞아요. 가장 중요한 건 사람 됨됨이고 두 사람의 감정이에요. 만약에 상대방이 서은준 씨보다 돈이 더 많지만 현이한테 잘하지 않는다면 그런 남자에게 현이를 억지로 시집 보내는 건 아무 의미 없잖아요."진지한: "우리 집 조건만 봐도 현이한테 잘해주지 않을 남자는 없어."배유정은 할 말을 잃었다.진지한이 말한 것 역시 사실이였기 때문이다.현이가 누구에게 시집을 가든 함부로 현이를 건들지 못 할 것이다.이것이 바로 친정이 재력가인 힘이었다.현이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얘기했다. "다른 사람들이 제게 잘해주는 이유가 저희 집안 때문이라면 서은준 씨는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