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아연은 호텔로 돌아와 주소록을 열고 예전 대학원 동창의 번호를 찾았다.그는 그녀가 아는 의사 중에서 비교적 유명한 신경과 의사였다.하지만 몇 년 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고, 그녀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Y국에 기꺼이 올 것인지 알 수는 없었다.그녀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상대방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진아연?!" 놀란 듯한 남자 목소리가 수화를 통해 들려왔다."응. 오랜만이야. 정서훈 맞지? 위정 오빠가 신경내과 의사에서는 네가 가장 뛰어나다고 해서 말이야. 아직도 병원에서 일해?" 진아연이 부드럽게 물었다."응, 아직 일하지. 위정 형이 내 이야기를 했어?! 영광인데!""정서훈... 사실은 너한테 이렇게 전화한 건. 네 도움이 필요해서야. 조만간 시간 좀 내줄 수 있어?" 진아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이번 주는 좀 그렇고... 음, 무슨 일이야? 이렇게 연락을 한 거라면 급한 일인 거 같은데. 시간을 최대한 빼보도록 해볼게." 정서훈은 웃으며 말했다. "네 일이라면 반드시 도와야지."진아연은 그에게 자신의 검사 결과를 말했다. "Y국은 수술 환경이 좋지 않긴 하지만. 네가 만약 와준다면 비용에 대해서는 지금의 2배를 줄게."정서훈은 많이 놀랐다. "우리 사이에 무슨 돈이야! 다음 주에 병원에 휴가를 내고라도 갈 테니까. 수술 방안에 대해서는 함께 결정하자. 잘 되면 나중에 밥이나 사줘.""그럴 수는 없어." 진아연은 말했다. "우선 만나서 이야기하자.""알겠어. 우선 푹 쉬어. 최대한 빨리 정리하는 대로 갈게.""응."그의 대답을 듣고 진아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녀의 상태는 다행히 조기에 발견한 편이었지만 간헐적으로 두통의 수가 잦아지는 거 빼고는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그녀는 물을 한 모금 마신 뒤, 위정에게 전화를 걸었다.시은이와 최운석이 잘 회복이 되고 있는지 궁금했다.박시준이 사고가 난 뒤로, 그녀는 일부로 연락하지 않았다.위정이 바로 전화를 받았다. "아연아! 잘 지내는 거지? 박시준 씨는...?""괜찮아요...
현재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검사가 필요했다. 그녀는 정서훈이 이곳에 도착한 다음에 진행할 예정이었다.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출혈의 몇 가지 원인을 알아냈다.저녁. 김형문의 집.박시준이 별장으로 돌아온 뒤, 김형문은 한편으로 마음이 뭔가 불안했다.그리고 그의 모습을 본 부하들은 의아해했다. "형문 형님, 박시준 씨의 수술은 아주 성공적으로 되지 않았습니까? 진아연에 대해 전혀 기억을 못 하는데, 왜 기뻐하지 않으십니까?"김형문은 케이스에서 시가를 꺼내들었고, 즉시 라이터를 가져다가 담배에 불을 붙였다."제길! 키미가 생각나." 김형문은 담배를 한 모금 내뿜으며 말했다. "이 쓰레기 수술이 고작 반년 밖에 안 됐어! 근데 이렇게 기억이 빨리 돌아오다니!""네? 기억이 돌아오셨습니까?""의사가 말하더라. 이 수술은 자신의 살을 도려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곳에 새 살이 돋아나지만, 어떤 사람은 그 흉터를 계속 가지고 살아간다고!" 김형문은 괴로워하며 말했다. "제길! 진짜 키미가 계속 생각나! 제길! 제길!"부하: "..."김형문이 거의 20년 동안 키운 강아지 이름이 키미였다. 그리고 키미는 죽기 전,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여자를 물어서 죽였다.그리고 김형문은 주저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키미를 총으로 쏴 죽였다.김형문은 항상 이때의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고통스러웠다.사랑하는 여자의 죽음 때문인지... 키미를 자신의 손으로 죽인 것 때문에 이렇게 고통스러운지 알 수 없었다.그 둘 사이에서 그는 길을 잃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기억은 조금씩 잊혀갔다.지금 그가 걱정하는 것은 이 수술의 효과가 너무 불안정해서 박시준 역시 언젠가 진아연이 무의식 속에서 떠올려질 것이다!"형문 대표님, 박시준 씨가 진아연 씨를 떠올리기 전에 완전히 세뇌를 시키면 되지 않겠습니까!" 부하는 이어서 제안했다. "그가 완전히 대표님을 믿게 된다면 진아연을 기억해 내더라도 크게 영향이 없을 겁니다.""완전히
영상 속 진아연은 기자의 질문에 유창하게 답하였고,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그녀의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듣자 그는 날카로운 통증이 스쳐 지나갔다.머릿속이 새하얗게 되었고, 뭔가 마음속에서 터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휴대폰을 내려놓고 이마에 손을 대고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A국.한이는 최은서와 함께 집에 돌아왔다.이모님은 생각보다 빨리 돌아왔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수술은 잘 했어요?"한이는 단 1초라도 최은서와 마주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바로 방으로 들어갔다.최은서는 고개를 내저었다. "안 했어요.""왜요? 예약이 안 잡아진 거예요?" 이모님이 물었다. "어쩐지 왜 이렇게 빨리 돌아오나 했어요!""이모님, 한이 돈 엄청 많아요?" 최은서는 조용히 물었다. "의사 선생님이 낙태 이유에 대해서 물어보길래 아이 키울 돈이 없다고 말했거든요. 그러자 한이가 그 이유라면 다시 생각해 보래요. 아이를 위한 돈은 자신이 내주겠다면서요."이모님은 큰 충격을 받았다!"한이는 정말 돈이 많아요? 왜 그런 말을 했겠어요?" 최은서가 보기에 10살짜리 꼬마 아이가 돈이 많아 봤자 얼마나 많겠는가?뭐 돈이 있다고 해도 용돈 수준이 아닐까."은서 씨, 한이는 부자가 맞아요. 양육비를 주겠다고 했으면 줄 수 있을 정도예요." 이모님은 복잡한 마음을 가지고 말했다. "휴... 대표님께서 안 계시니깐 한이가 자신이 가장이라고 생각하나 보네요.""그, 그런 말을 하시면 제가 너무 부끄러워져요." 최은서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근데 정말 성빈 씨의 아이가 맞아요?" 이모님은 정말 궁금했다. "성빈 씨가 그렇게 무책임한 사람이 아닌데..."최은서는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고개를 푹 숙였다."아무튼 아연이가 돌아오면 그때 이야기하죠! 아, 그리고 한이가 유독 당신에게 친절하네요.""누가 봐도 차가운 거 같은데요." 최은서는 어깨를 으쓱 거리며 말했다. "뭐... 그래도 마음만은 아주 착한 거 같아요.""대표님께서도 그런 분이신데..." 이모님은
최은서!최은서라니!최은서, 이 빌어먹을 여자! 그와 하룻밤을 같이 보낸 여자가 그녀였다니! 하지만 그녀는 대체 왜 이 사실을 말하지 않은 거지?! 왜 대체 그에게 거짓말을?!성빈은 심호흡을 크게 한 뒤, 주먹을 불끈 쥐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모델 에이전시에서 나오자 그의 휴대폰 벨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휴대폰을 꺼내서 보니 낯선 번호였다.그는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았지만 자세히 보니 Y국의 번호였다!그리고 그는 빠르게 생각을 했고... 전화를 받으려던 순간, 전화는 갑자기 끊어졌다!Y국.집사는 커피를 내리고 박시준의 침실로 들어갔다.박시준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그는 성빈의 번호가 떠올라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그는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이제 그는 ST그룹의 대표가 아니며, 성빈 역시 재무부장이 아니었다. 수십 년 동안 친구였지만 지금의 그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전화를 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성빈은 그를 진정한 친구라고 생각하겠지만, 그의 현재 이런 상황으로 그를 찾는 게 맞는 것일까?집사는 커피를 앞에 내려놓으며 물었다. "박 대표님, 더 필요한 것이 있으실까요?""없습니다. 나가세요." 그의 목소리를 얼음장처럼 차가웠다.집사는 나간 뒤, 천천히 문을 닫았다.그리고 그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그 순간, 휴대폰 화면이 켜지며 성빈의 전화번호가 보였다.화면 속 낯익은 성빈의 숫자를 보며 입안이 씁쓸해졌다.벨 소리가 한참 울렸지만 응답이 없자 자동 응답 시스템으로 연결되며 전화는 끊겼다.그리고 성빈에게 다시는 전화가 걸려오지 않았다.그리고 그의 세계는 평화로워졌다.심한 두통이 있은 뒤, 가슴에는 원초적인 감정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A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회사를 되찾고 싶었다!그리고 그는 세 아이들의 양육권도 되찾고 싶었다!사람들에게는 혈육의 이끌림이라는 본능이 자리 잡고 있었다.박시준의 경우는 특히나 지배적인 위치에서 남들의 것을 뺏는 것에 익숙했다!비록 지금은 가진 것이 없지만 언젠가
그녀의 상태는 매우 괜찮았다.하지만 지금 피를 본 순간... 그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경호원 역시 놀라 펄쩍 뛰었다."대, 대표님! 병원에 가시죠! 구급차를 제가 바로 부르겠습니다!" 당황한 경호원은 휴지를 건네며 물었다. "따뜻한 물을 먼저 가져오겠습니다!""진정하세요." 진아연은 휴지로 피를 닦으며 말했다. "친구가 곧 올 거예요. 온 다음에...""기다리긴 뭘 기다리십니까! 기다리다 잘못되기라도 하신다면!" 경호원은 바로 병원에 갈 준비를 했다. "피를 토해내시는데 그래도 안 가실 겁니까?!"진아연은 의자에 앉으며 진정하려고 했다. "제 병은... 제가 잘 알아요. 지금 토해낸 피는... 뇌에서 난 피일 수도 있어요."경호원은 의학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지만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말하고 있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러면 계속 이렇게 피를 토해내시겠다는 말이십니까?!"진아연: "가서 물 좀 가져다주실래요? 따뜻한 물로요."경호원: "네..."경호원은 따뜻한 물이 가득 담긴 대야를 가져다 그녀 앞에 놓았다.그녀는 대야 속 물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수건은요?""수, 수건 갖다 달라는 말씀은 없으셨길래... 어떤 수건을 가지고 올까요?""분홍색으로요.""아, 대표님. 친구분이 오시면 바로 수술하는 거 맞죠?" 경호원은 분홍색 수건을 꺼내오며 말했다."아니요. 수술 전에 몇 가지 검사가 더 필요할 거예요." 그녀는 수건을 물에 담근 뒤, 천천히 자신의 얼굴을 닦았다.경호원은 지금 피를 토해낸 이런 상황에서도 차분하고 여유로운 그녀를 보며 이해할 수 없었다."먼저 검사를 받으시면 안 되는 건가요?""제 병은 죽을 병이 아니니깐 걱정 마세요. 친구가 온 다음에 수술해도 늦지 않아요." 진아연이 말했다. "아무튼 그런 줄 아세요. 바로 죽진 않을 테니까요."경호원: "???""이제 좀 안심이 되세요?" 그녀는 얼굴을 닦았지만 입가에는 여전히 비릿한 피 맛이 느껴졌다."제가 어떻게 걱정을 안 할 수 있습니까? 대표님 병
하지만 진아연의 창백한 얼굴을 보자 경호원은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A국.성빈은 스타팰리스 별장으로 향했다.그는 마음이 매우 혼란스러웠으며, 최은서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날 밤 호텔에 있던 여자가 그녀가 맞다면 그 아이가 자신의 아이라면... 그는 분명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그녀와 결혼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양육에 대해서는 지원해야 할 것이다.성빈은 차에서 내려 별장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최은서는 거실에서 과일을 먹고 있었고, 성빈의 모습을 보고는 먹던 과일을 떨어트렸다.대체 그가 왜 온 걸까?확실한 건 그녀때문은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그렇다면 그녀는 방으로 들어가기로 결정했다!그를 원망하는 마음이 튀어나와 큰 싸움이 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매일 밤 그녀는 그날 일을 생각하면 할수록 짜증이 몰려왔다.만약 어제 그의 부모님이 없었더라면 그에게 욕을 한 뒤 떠났을 것이다."최은서, 어디 가?" 잠깐 생각하는 사이에 성빈은 현관에서 그녀를 보고 물었다. "너 보러 온 거니깐! 당장 소파에 앉아. 얘기 좀 해.""무슨 얘기요? 우리 사이에 뭐... 더 할 이야기가 있나요?" 최은서는 퉁명스럽게 말했지만 소파로 다시 돌아가 앉았다."호텔이 있었던 그날 밤 일. 다 말해." 성빈은 붉어진 얼굴로 그녀에게 말했다. "이미 알고 온 거니깐! 평생 숨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건가?!""재밌네요... 이게 저 혼자만의 잘못인 것처럼 말하네요?" 최은서가 반박했다. "다른 남자도 그런가요? 하룻밤 잔 여자는 기억도 못 하는 게? 아니면 뭐 어떤 여자라도 다 된다는 말인가?"성빈: "..."분노와 죄책감 때문에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그런 사람 아니야." 그는 그녀 옆에 앉았다."당신이 예전에 어떤 사람이었든지 저랑 상관없어요." 그녀는 단호하게 말했다. "소파가 이렇게나 큰데, 꼭 옆에 붙어 앉아야겠어요? 저리 떨어져서 앉아요."성빈은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좌절감이 몰려들었다!그는 아
그리고 마침 김형문 역시 집에 있었다.부하들은 상황을 보고 했고, 김형문은 호기심에 진아연의 경호원을 들여보내라고 말했다.경호원은 김형문이 이렇게 쉽게 허락할 줄은 몰랐기에 많이 당황했다.이렇게 된 김에 진아연과 박시준을 만나게 하는 일도 순조롭게 되기를 바랐다.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며 경호원은 모든 무기를 압수당했다.속으로는 당황했지만 태연한 척을 했다.그는 오랫동안 진아연 곁을 지키며, 진아연의 기질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배웠다.김형문의 집에 들어간 경호원은 김형문을 보고 정중히 인사를 건넸다. "김 대표님, 안녕하세요.""오, 형문 형님이라고 편하게 부르게." 김형문은 특이했다. 자신이 형이라고 불리기를 좋아했다."형문 형님... 안녕하세요. 저는 진아연 대표님의 경호원입니다. 오늘은 대표님께서 부탁한 일 때문에 이렇게 찾아뵙습니다."경호원은 소파에 천천히 앉으며 말했다."음? 아직 Y국에 있나 보군?" 김형문은 성빈이 진아연을 데리고 갔을 것이라 생각했다. 역시 순순히 돌아가지 않은 모양이었다."네. 하지만 곧 돌아가실 겁니다. 박시준 대표님의 결혼 소식을 듣고 포기하셨습니다." 경호원은 눈 하나 깜박하지 않고 거짓말을 했다. "돌아가시기 전에, 박시준 대표님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김형문은 솔직히 그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하지만 경호원의 태도를 보아서는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정말 순전히 시준이와 내 딸의 결혼을 축하하는 것이 확실한가?" 김형문이 날카롭게 물었다."대표님께서 무슨 힘이 있으시겠습니까? 요리도 제대로 못하시는 분이신데요?" 경호원은 비웃으며 말했다. "게다가 박시준 대표님에게 원래부터 그렇게 좋은 감정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대표님께서는 오히려 기뻐하시던데요.""하하하! 제법이구나! 아깝네. 이런 인재가 진아연의 경호원이라니." 김형문은 즐거운 듯 큰 소리로 웃었다. "그래. 돌아가서 진아연에게 전해. 박시준과 만나게 해주겠다고. 하지만 만난 다음에, 반드시 A국에 돌아가
그래서 공항에서 처음 만났을 때, 두 사람은 많이 어색했다."몇 년 동안 못 봤지만 여전히 아름답네." 정서훈이 먼저 어색함을 깨고 말을 건넸다. "근데... 많이 안 좋아 보여. 두통 외에 다른 증상은?"진아연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두통만 있어.""그래. 다행이네. 수술 일정은 가능한 한 빨리 잡아야겠어! 오늘 뇌혈관 조영술을 해보고 결정하자." 정서훈이 말했다. "아, 아침 먹었어?"진아연: "아니.""좋아. 바로 병원 가서 검사하자!""왜 이렇게 급해? 방금 도착했으니깐 저녁부터 먹자! 게다가 오늘은 일이 좀 있어... 내일...""진아연. 너 너무 자신만만한 거 아니야?" 정서훈은 갑자기 진지하게 그녀에게 말했다. "위정 형은 알고 있어? 모르지? 내 말대로 안 하면 전화 바로 한다?"진아연은 두 손을 들며 항복했다는 표현을 건넸다. "알았어. 바로 병원에 가자!""세계 최고의 의사인 네가 지금 상황이 얼마나 위급한지 이해하지 못한 건 아닐 텐데? 외상이 없는데 내출혈이 있을 리가 만무하잖아." 정서훈은 심각하게 말했다. "병이 아니고서는 말이야.""이봐, 동창, 너무 과하게 진지한거 아니야? 근데... 진짜 오늘은 할 일이 있어...""무슨 일이 있든 간에 검사는 무조건 받아야 해. 검사를 먼저 해야 수술 날이라도 잡을 거 아니야."진아연은 우선 휴대폰을 꺼내 메시지를 확인했다.그녀의 예감대로 김형문으로부터 메시지 하나가 도착해 있었다.김형문은 그녀에게 오늘 밤 박시준과 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그녀는 바로 '네.' 라고 대답했고, 시계를 확인했다.우선 검사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한, 두 시간 정도로 끝날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 저녁 박시준을 보는 데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그렇게 생각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진아연, 네 남편 소식은 들었어." 정서훈이 말했다."아냐. 아직... 살아있어."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죽은 거 아니라고.""에? 그럼 뉴스에서는 왜 그가 죽었다고 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