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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9장

"어떻게 상관없을 수 있어? 너 그럼 손해 보는 거야, 네가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다른 여자를 못 찾는 것도 아니잖아. 그 여자와 헤어지고 다른 여자랑 사귀면 30명을 낳아도 네 성을 따를걸."

박시준: "..."

진아연: "..."

"맞아! 너 여자를 보는 눈이 그게 뭐냐? 진아연은 참 사리 분별 못 하는 것 같아. 방금 우릴 봤으면서 인사도 안 했어. 우릴 뭐로 보는 거야?"

"정말 예의 없어. 그리고 예전에 너한테 하는 걸 봤는데 평소에도 오만하고 무례한 것 같아. 넌 왜 이런 여자를 봐주면서 참고 사는 거야?"

"시준아, 그냥 헤어져. 내가 더 좋은 여자를 소개해 줄게. 너의 혼인 생활에 절대 영향 주지 않을 거야."

"맞아, 내 여동생이 너한테 눈독을 들인 지 오래됐어. 진아연보다 훨씬 예쁘고 몸매도 훨씬 화끈해. 널 아주 편안하게 모실 수 있을 거야."

박시준은 정중하게 거절했다. "사양할게. 나랑 진아연은 서로 좋아한 지 오래됐어. 그녀가 아니면 다른 그 누구라도 싫어."

계단 모퉁이에서 쭈그리고 앉아있던 진아연은 그의 대답을 똑똑히 들었다.

감동해야 맞는데 그녀의 머릿속엔 그의 친구들이 했던 더럽고 추악한 말들이 자꾸 떠올랐다.

그녀가 오만하고 무례하다고?

그녀가 산발을 한 채 잠옷을 입고 그들에게 인사를 건네야 예절 있는 건가?

그리고 박시준에게 여동생을 소개해 주겠다며 박시준에게 신부를 바꾸라고 하는 저 남자도 너무 역겨웠다.

그녀는 화가 나 입술이 떨려왔다. 당장 내려가 화를 내지 않는다면 그녀가 호락호락 한 줄로 알 것이라 생각했다.

이런 생각을 한 그녀는 몸을 일으키더니 '쾅쾅' 소리가 나도록 계단을 밟고 올라갔다.

그녀는 일부러 그랬다.

자신이 그곳에 숨어서 그들의 대화를 엿들었다는 걸 그들에게 알리려 했다.

아니나 다를까 발소리가 들리자 거실은 한순간 조용해졌고

다 같이 소리가 들려온 계단 쪽을 바라보았다.

잠시 후 발소리가 사라져서야 사람들은 시선을 거두었다.

"아까 올라갔던 거 아니었어? 방금 그 발소리는 누구 거야?" 누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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