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래, 설아, 그녀가 이 일을 승낙했으니 기뻐해야 하는 거 아니야?" 은솔은 연설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물었다."그녀는 자신 있나봐, 이렇게 흔쾌하게 동의하다니."연설은 자꾸 무언가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견해에 의하면 수현은 이렇게 당당한 성격이 아니었다."글쎄...... 아마 그녀는 이번에 큰 희망을 품지 않았을지도 몰라. 그녀는 실패하더라도 아무런 영향이 없잖아. 왜냐면 그녀는......"은솔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은솔은 원래 수현이 실패하더라도 은수의 부인으로서 앞으로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말하려 했다.그러나 문득 은수를 짝사랑하고 있다는 연설을 생각하자 그녀는 말을 멈추고 어색하게 웃었다.연설은 즉시 그녀의 뜻을 알아차리며 왠지 모르게 마음이 초조해졌다.수현이 돌아가면 그녀의 핍박에 못 이겨 이 요구를 들어줬다고 억울하게 은수에게 말하지 않을까. 이렇게 되면 그녀는 매우 당당해 보일 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한 은수의 인상도 나빠질 것이다.절대로 이런 일 일어나게 해서는 안 된다. 연설은 눈빛이 차가워졌다."넌 빨리 돌아가서 네 디자인이나 계속해. 이번 프로젝트는 성공만 있고 실패는 없어. 난 아직 해야 할 일이 좀 있어서 널 호텔로 데려다 주지 못할 거 같아."이은솔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사무실로 돌아와 계속 디자인을 하기 시작했다.연설은 바로 차를 몰고 백화점에 가서 큰돈을 들여 비싼 목걸이를 산 다음 회사로 돌아와 곧장 은수의 사무실로 달려갔다.은수는 한창 바쁘고 있었는데 연설이 정교한 선물을 들고 들어오는 것을 보고 다소 의아해했다."지금 뭐 하려는 거야?»"이건, 내가 아가씨에게 사과하는 의미로 드리는 선물이에요."연설은 먼저 입을 열었다."그녀에게 사과할 일이 있어?"은수는 눈살을 찌푸렸다. 방금 수현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할 때,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기분이 좋아 보였다."그게요, 오늘 은솔이 아가씨에게 공평에 관한 일을 이야기했는데, 나는 아가씨가
사무실에 돌아온 연설은 손에 든 선물을 한쪽으로 내팽개쳤다. 그녀는 수현이 은수에게 억울함을 당했다고 자신을 고발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때 자신이 이 선물을 보내면, 은수는 그녀가 사람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오히려 수현은 소심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될 것이다. 뜻밖에도 그녀는 잘못 예측했다. 수현은 은수에게 이런 일을 전혀 말하지 않았다.은수가 수현을 무조건 감쌀 때, 연설은 사실 매우 슬펐다. 한때 그녀도 이런 옹호를 받은 적이 있었다.그녀의 부모님은 온가네를 위해 목숨을 바쳤기 때문에, 비록 그녀는 명목상으로는 은수의 부하라고 할 수 있지만, 그는 줄곧 그녀를 여동생처럼 대하며 잘 보호해 왔다.그러나 지금, 모든 것이 바뀌었고, 이 모든 것은 그녀에게 이제 더는 예전과 같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연설은 마음속으로 매우 괴로워했다. 요 몇 년 동안, 아마도 그녀는 자신의 신세에 대한 열등감 때문에 떠나지 말았어야 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 결과는 아마도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다.......연설이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은수는 시간이 많이 늦은 것을 보고 일어나 퇴근 준비를 했다.수현의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여전히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고, 심지어 그가 오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은수는 하는 수없이 고개를 저었다. 그는 자신이 이미 일중독이라고 생각했는데 수현이 몰입하면 그보다 더 미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수현아, 시간도 늦었으니까 얼른 집에 가자."은수가 가볍게 입을 열자 수현은 그제야 천천히 고개를 들어 시간을 보았는데 확실히 아주 늦은 것을 발견했다."그러네요, 좀만 더 늦으면 유담이 유민이도 다 잠들었을 거예요."수현은 일어나 외투를 입은 다음 은수의 뒤를 따라 함께 회사를 나섰다.차에 앉자 수현은 그제야 피곤함을 느끼며 손으로 어깨를 비볐다.은수는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고 입술을 구부렸다."오늘 끝내라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열심히 하는 거야?""어느새 시간이 이렇게 됐어요. 고개를 들어보니
은수는 자신이 정말 억울하다고 느꼈다. 어떻게 설명해야 수현이 그가 연설에 대해 확실히 아무런 남녀의 감정이 없다고 믿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그러나 수현도 자신이 지금 완전히 화풀이하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그녀는 즉시 손을 흔들었다."됐어요, 이런 일은 그리 중요하지 않아요. 시간이 지나면 그녀 자신도 납득할지도 모르고, 지금의 나도 이런 생각을 할 여유가 없네요."비록 연설이 여전히 그녀에게 적의를 품고 있었지만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에 수현도 이로 인해 이렇게 유능한 한 사람을 쫓아낼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그리고 그녀는 금방 이은솔과 공평하게 경쟁하겠다고 약속했으니 만약 연설을 전근시킨다면, 그것은 자신이 한 말을 번복하는 것이 아니겠는가?수현이 결코 화나지 않은 것을 보고 은수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얼른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역시 당신이군. 이렇게 마음이 넓다니, 일반인들도 다 당신을 따라배워야 하겠는걸."수현은 남자가 모처럼 자신에게 아부하는 것을 보고 그저 웃기기만 했다."말만 번지르르하게 잘 하죠."은수는 입술을 구부렸다."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칭찬이애."수현은 웃었다. 그러나 앞에 있는 남자를 이렇게 믿는 이유도 그들이 너무 많은 일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연히 이런 사소한 일 때문에 간격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됐어요, 여기서 입만 놀리지 말고 빨리 돌아가요. 늦으면 두 아이 모두 자겠어요. 그럼 난 오늘 하루 종일 그들을 만나지 못한 거라고요."은수는 말을 듣고 몸을 돌렸다."네, 여왕님!"그러자 바로 차에 시동을 걸고 수현의 집의 방향으로 빠르게 달려갔다.집에 도착한 후 혜정의 방은 이미 불이 꺼졌는데, 이미 잠들었을 것이다.수현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밖에 있는 은수를 힐끗 보았다. 남자의 눈빛은 그녀에게 떨어지며 무척 집중하고 있었다.이것은 그녀의 마음을 또 무척 따뜻하게 했다. 생각하다 수현은 손을 흔들었다."당신은 그들 보고 싶지 않아요?"은수는 너무나도 원했기에
그러나 수현은 유민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몰랐다. 다만 그가 비교적 내성적인 아이라고 생각하며 그녀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할 뿐이었다.요즈음 그녀도 이렇게 했다. 유담이가 질투를 느끼게 하지 않는 기초에서 그녀는 유민에게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졌고, 그가 새로운 환경에 어울리도록 인도했다.은수는 한쪽에 서서 이 두 모자의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며 원래 하루 종일 일 때문에 쌓인 피로가 많이 사라졌다.잠시 후에야 유담은 수현의 품에서 나오더니 은수를 보고 열정적으로 달려갔다."아빠! 아빠도 왔어요? 너무 보고 싶었어요."은수는 녀석의 코를 꼬집었다."나 보고 싶었는데, 내가 여기에 이렇게 오랫동안 서 있으면서 날 보지 못한 거야?"유담은 이 말을 듣고 어색하게 웃다가 그제야 다시 당당하게 입을 열었다."그건 아빠가 평소에 나랑 함께 있는 시간이 너무 적기 때문에 내가 우리 엄마랑 비교적 친한 거죠. 이건 정상이잖아요."은수는 그의 말에 정말 좀 부끄러웠다. 최근 회사에 일이 많은데다 전에 수현이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그는 확실히 많은 시간을 내서 두 아이와 함께 있지 못했다.은수가 말문이 막힌 것을 보고 수현이 입을 열었다."유담아, 네 아빠는 최근 일이 좀 바빠서 오지 않은 거야, 이상한 말 하지마.""흥, 엄마 자신의 남편을 도와 말하는 거 좀 봐요, 너무 한 거 아니에요?" 유담은 이 말을 듣고 흥얼거리며 은수를 상대하지 않았다.은수는 이 상황을 보고 얼른 유담을 달랬다. 이 녀석이 만약 화를 내면 정말 큰일이었다."요즘 난 확실히 좀 바빴어. 네 엄마도 말이야. 요 며칠 지나면 좋아질 거야. 이렇게 하자, 다음 주 내가 시간을 내서 너랑 유민이 데리고 놀러 갈게. 장소는 너희 둘이 정하고, 어때?"원래 좀 불쾌했던 유담은 이 말을 듣자마자 환하게 웃었다."좋아요, 약속해요."은수는 유민을 바라보며 다가가서 그를 안아줬다."어디로 가고 싶으면 유담이에게 말해. 그를 양보할 필요 없어. 알았지?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나고 두 녀석도 점차 흥분이 가시며 분분히 하품을 하기 시작했다.은수는 재빨리 그들을 데리고 가서 씻은 다음 두 녀석을 재웠다.얼마 지나지 않아 두 녀석은 꿈나라에 빠졌다.은수는 비슷하게 생긴 두 작은 얼굴을 보며 마음속으로 무한한 따스함을 느꼈고, 일어나서 두 아이의 얼굴에 각각 뽀뽀를 하고서야 나갔다.이 방에는 어린이 침대만 있어서 그는 누울 수 없었고, 자려고 한다면 마땅히 수현과 함께 자야 했다.자신의 집에 있었기에 수현은 문을 잠그지 않았다. 은수는 들어가서 그녀가 조용히 잠든 것을 보고 사뿐사뿐 걸어가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뒤에서 그녀를 안았다.수현은 뭔가를 느꼈는지 깨어날 기미가 보였고 은수는 얼른 입을 열었다."나야."익숙한 소리와 익숙한 냄새에 수현은 다시 천천히 긴장을 풀었고 은수는 이렇게 그녀를 껴안은 채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그다음 며칠도 줄곧 이랬다.수현은 디자인에 몰두했고, 은수도 회사 업무를 처리하느라 바빴으며 생활은 무척 평온했다.그리고 시간은 어느덧 방안을 제출하는 날이 되었다.수현과 은솔 두 사람은 모두 익명으로 된 디자인 방안을 제출한 뒤 웬델이 결정하기를 기다렸다.결과를 기다리면서 수현은 자신도 모르게 긴장하기 시작했다. 비록 져도 그녀는 여전히 상대방을 축하하겠지만, 이것은 결국 은서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그녀는 여전히 자신이 직접 완성할 수 있기를 바랐다.그리고 연설도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요 며칠, 은솔이 디자인을 할 때, 그녀도 줄곧 함께 하면서 진도를 확인했고, 우승하기 위해 심지어 우지영 쪽에 연락하여 일부 우수 디자이너를 청하여 은솔의 방안을 수정하고 질을 높였다.이런 행위는 사실 부정행위라고 할 수 있지만, 연설도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이번 경쟁에서 그녀는 정말 수현에게 지고 싶지 않았다. 만약 진다면 수현은 틀림없이 은수의 앞에서 위세를 떨칠 것이고, 그러면 그녀는 더욱 기회가 없을 것이다.몇 시간 후, 웬델은 마음에 드는 방안을 골랐다며 직접
연설은 충격에서 깨어나며 수현의 환한 미소를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그럼, 이 방안을 선택한 이유는 뭐죠? 저희도 진 이유를 알아야 하니까요.""물론 당신들의 디자인도 매우 뛰어나지만 차수현 씨의 디자인에는 많은 디테일이 내포되어 있어서요. 모두 의료진과 환자를 위한 각도에서 출발하여 매우 인간적이었고, 우리가 봐도 그녀의 섬세한 마음에 감탄을 금치 못했거든요.어디까지나 병원을 위한 디자인이기 때문에 외관의 화려함은 편리함보다 훨씬 못하죠."웬델은 수현의 디자인을 무척 좋아했는데, 사용자를 위해 모든 것을 고려한 이런 디자인이야말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은솔은 이 말을 듣고 안색이 점차 어두워졌다. 그녀는 이번 증축은 전국 나아가서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의료센터를 건설하기 위한 것이므로 이렇게 중요한 곳은 자연히 웅장하고 남에게 과시하도록 디자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러므로 은솔의 디자인은 모두 외관에 공을 들였고, 내부는 일반 병원의 디자인과 별반 다르지 않았으며 딱 봐도 많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웬델이 보기에 이는 완전히 중점을 빗나간 것과 다름이 없었다.은솔은 입술이 떨리면서 자신의 실패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녀는 수현의 방안을 훑어보며 그 속의 많은 주석을 발견했고, 이 부분은 무엇을 위한 것이며 의료진들에게 어떤 편리를 제공할 수 있는가를 설명했다.그녀는 갑자기 신대륙을 발견한 것처럼 소리를 질렀다."잠깐만요, 차수현 씨, 당신은 의학에 종사하는 전문가도 아닌데, 어떻게 이 안에 많은 외부인이 알 수 없는 정보를 알 수 있는 거죠? 내 말은 당신이 이렇게 짧은 시간에 이런 방안을 전혀 완성할 수 없단 말이에요. 설마 누군가가 몰래 도와준 건 아니겠죠?"수현은 원래 기쁨에 잠겨 있었는데, 은솔이 이렇게 큰 소리로 외치자 그녀의 기분은 즉시 언짢아졌다."이은솔 씨, 그게 무슨 소리예요?" 수현은 냉담하게 입을 열며 평소에 그녀가 거의 들어내지 않던 날카로움을 선보였다.수현은 줄곧 온화한 사람이었지만 남에게 부정행위를
연설은 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옆에 있던 은솔은 은수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다리에 힘이 풀리더니 하마터면 땅에 쓰러질 뻔했다.그녀는 지금 은수의 미움을 산 거겠지?전에 수현이 만만했기 때문에, 은솔은 순간 그녀의 신분을 잊어버렸는데, 사실 그녀는 온씨 그룹 대표님의 부인이었다.온씨의 미움을 샀으니 또 무슨 좋은 일이 있겠는가. 영원히 온씨 그룹에 채용되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앞으로 다른 회사에서 은수가 직접 그녀를 해고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그녀를 고용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설아, 네가 나 대신 대표님한테 잘 좀 설명해 줘, 나는 그런 뜻이 아니란 말이야. 잠시 정신이 나갔었나봐!" 은솔은 생각할수록 무서워 연설의 팔을 잡고 자신을 도와달라고 애원했다.연설은 지금 잔뜩 짜증이 나고 있었으니 또 어떻게 은솔을 도와주려 하겠는가.더군다나 은솔은 그때 자신 있게 수현을 이겨 이 프로젝트를 따내서 은수가 자신을 주의할 수 있게 해준다고 큰소리까지 쳤다.그러나 그녀는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미자의 도움까지 낭비했다. 어쩌면 미자도 자신의 실력을 의심하게 될지도 모른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연설은 은솔을 상대하고 싶지 않아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말은 네가 스스로 했으니 네가 직접 가서 설명해. 여기서 나 귀찮게 하지 말고.""너 이게 무슨 소리야? 내가 차수현에게 그렇게 말한 것도 다 너를 위해서잖아!" 은솔은 자신의 귀를 믿을 수 없었다."난 아직 너의 책임을 묻지 않았는데, 넌 도리어 날 원망하는 거야? 너 전에 나한테 어떻게 말했는데? 이름도 없는 차수현도 이길 수 없다니, 어쩐지 네가 졸업 후에 아무런 소식도 없더라니, 다 네가 너무 능력이 없어서 그런 거니까 다른 사람 탓하지 마!”은솔은 이미 이용 가치가 없어졌고, 심지어 일을 그르쳤으니 연설도 더 이상 그녀와 엮이고 싶지 않았다. 때문에 연설은 말 한마디 한 마디 모두 은솔의 마음을 쿡쿡 찔렀다.은솔은 줄곧 자신이 좋은 기회를 얻지 못해서
은수는 웬델과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구체적인 디테일을 상의하고 있었는데, 생각하다 결국 윤찬에게 연설 쪽의 상황을 보러 가라고 하며 그녀를 좀 위로하라고 했다.윤찬은 원래 상황을 확인해 보려고 했는데 뜻밖에도 이런 놀라운 소식을 듣고 오랫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연설이 도련님에 대해 그런 생각이 있다니?’윤찬은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에게 있어 연설은 마치 그들의 동생과도 같았고, 남녀 간의 감정은 종래로 존재하지 않았다.설사 존재한다 하더라도 지금 도련님에게는 이미 사랑하는 여자가 있었고, 또 귀여운 두 아이까지 있었으니 그들 사이는 너무나도 불가능했다.윤찬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는 줄곧 자신과 무관한 일에 절대 끼어들지 않았지만 상대는 연설, 그의 동생과도 같은 존재였기에 그는 끝내 수수방관하지 못했다.윤찬은 문을 두드렸고, 윤설은 노크 소리를 듣고 은솔이 다시 돌아온 줄 알고 즉시 초조하게 소리쳤다."나 귀찮게 하지 말고 꺼져.""나야." 윤찬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윤찬인 것을 알고 연설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분노로 일그러진 표정을 원래대로 회복하고 나서야 문을 열었다."어쩐 일이야?" 연설은 일부러 조용하게 입을 열었다."도련님께서 너 좀 위로해 주라고 하셔서." 윤찬은 연설의 표정을 살피고 있었고, 연설은 은수가 윤찬을 보냈다는 말을 듣자 팽팽하던 표정이 순간 부드러워지며 기분도 많이 좋아진 것 같았다.원래 은수가 은솔의 일로 자신을 미워할까 봐 걱정했는데, 지금 보니 그녀는 그래도 은수의 마음속에 자리가 있었다. 적어도 그는 사람을 불러 자신을 위로하라고 했으니까.윤찬은 그녀의 이런 표정을 보고 마음이 덜컹 내려앉았다. 보아하니 은솔은 괜한 말을 하진 않은 것 같다.그럼, 그는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었다.윤찬은 문을 꼭 닫고 입을 열었다."설아, 너한테 물어볼 게 있어.""무슨 일인데 갑자기 이렇게 엄숙한 거야?" 연설은 영문도 모른 채 윤찬을 바라보았다."설아, 너 도련님에 대해 도대체
차수현은 반박하지 않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온은수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어르신은 떠났다.잠시 후 온혜정과 유민도 왔는데, 그들은 무사히 돌아와 약간의 찰과상만 입은 유담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또 그를 품에 안고 한참을 울었다.그리고 나서야 그곳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고, 온혜정은 들은 다음 마음이 복잡해졌다.그녀는 임미자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되면 그녀도 더 이상 임미자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병실에 들어서자, 온혜정은 차수현이 눈도 깜빡이지 않고 온은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수현아.” 온혜정은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차수현은 고개를 돌렸다.“엄마, 그는 괜찮아요.”“괜찮으면 됐어.”온혜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수현 옆에 앉아 그녀의 손등을 두드렸다.“피곤하면 돌아가서 쉬어. 여긴 우리가 있잖아.”차수현은 뒤를 돌아보니 온은서도 온 것을 발견했다.비록 전에 온은수와 불쾌한 일이 많았지만, 이럴 때 그는 오히려 온은수가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나도 알아요…….”차수현은 대답했다. 그녀는 이럴 때 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탱하며 그녀가 쓰러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겼다.……또 일주일이 지났고, 온은수는 마침내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요 며칠, 차수현은 다른 사람들과 번갈아 그를 돌보았는데, 차수현이 머문 시간이 가장 많았다. 매일 이 남자를 돌보는 것 외에 그녀는 또 그의 손을 잡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생존 의식을 불태워야 했다.온은수가 깨어났을 때, 그는 차수현이 자신의 침대에 엎드려 잠든 것을 보았고 남자는 손을 내밀어 어렵게 그녀의 머리를 만졌다. 차수현은 순식간에 깨어났다.온은수가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남자를 안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그가 정말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서둘러 의사를 불러 온은수에게 검사를 진행했다.검사 결과, 모든 것이 정상이었고, 온은수는 한동안 휴양하면 퇴원할 수 있었다.한 무리
십여 분의 노정은 차수현에게 있어 마치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다.마침내 병원에 도착하자 문앞에는 이미 들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문이 열리자 온은수는 들것에 실려 직접 수술실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다.차수현도 따라가서 수술실 입구를 지켰다.……수술실 밖, 어르신도 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다만, 온은수의 상황을 물어볼 겨를도 없이 임미자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는 벼락을 맞은 듯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어르신은 자신의 귀를 믿지 않으려 했지만, 임미자의 시체를 보러 갈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어르신은 망연히 따라갔고, 임미자의 산산조각난 시체를 보고 그는 마침내 믿었다. 줄곧 얼굴에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남자가 목놓아 울었고, 원래 반쯤 하얀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그는 하루 만에 자신과 삐진 아내가 아무런 생기도 없는 시체가 되어 영원히 자신에게서 떠날 줄은 도무지 생각하지 못했다.“사모님은 유담 도련님을 구하시기 위해…….”어떤 사람이 사건의 경위를 어르신에게 말했고,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가슴은 아파서 숨을 쉴 수 없었지만, 그는 생명의 마지막 순간, 임미자는 틀림없이 만족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충분했다.“미자야, 안심해라. 은수의 아이는 반드시 건강하고 평안하게 자랄 거야. 당신이 한 모든 것은, 그들이 줄곧 기억할 거야…….”……수술실 밖에서 차수현은 오랫동안 기다렸고, 그녀가 자신의 몸이 무감각해졌다고 느꼈을 때, 그 수술 중이란 등불은 마침내 꺼졌다.온은수는 의사에게 밀려나왔고, 차수현은 즉시 앞으로 다가가서 상황을 물었다.“의사 선생님, 그 이는 어떻게 됐나요!”“생명의 위험은 없지만…….”“뭔데요?”“도련님의 다리는 총상을 입은데다 또 심각한 골절을 입어, 회복하더라도 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차수현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메마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알았어요.”그녀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또 어쩔 수 없이
한 무리의 사람들은 미처 임미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또 하나의 흉보를 맞이했다.차수현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그 사람들과 함께 비틀거리며 달려갔다.다행히 온은수가 배치한 사람은 비록 매우 슬프고 이 사실을 믿기 힘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사명을 기억하고 차수현을 부축하며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보호했다.일행이 공장 앞에 도착하자, 활활 타오르는 불길만 보였고, 자욱한 검은 연기는 온 하늘을 칠흑같이 어두컴컴하게 물들였다.차수현은 이 모든 것을 보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온은수가 이미 불 속에 타 죽었거나 폭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수백 수천 번이나 이 남자를 미워했지만, 그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첫 번째 생각은 그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온은수, 당신은 죽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내 뱃속의 아이가 당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들어야 한다고 했잖아요…….”차수현은 중얼중얼 말하면서 말투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띠었다.그녀는 온은수를 찾으러 들어가려 했지만 사람에게 붙잡혔다.“아갔;, 저희가 도련님을 찾으러 들어갈 거예요. 아가씨는 안의 연기를 들이킬 수 없어요. 아이에게 영향을 줄 거예요.”“나더러 이렇게 지켜보고 있으라고요?” 차수현은 멍하니 말했다. 그녀는 문득 자신이 쓸모가 없다고 느꼈다. 이럴 때 그들이 일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도련님은 아가씨의 뱃속의 아이의 안전을 가장 중시했으니 만약 아가씨에게 무슨 일 생긴다면 저희도 죽음으로 사죄할 거예요.”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막자, 차수현은 한쪽에 서서 그들이 들어가서 기적을 찾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은 여기에 있어!”공장 앞은 잡초로 뒤덮여 사람들의 시야를 가렸기 때문에, 그들은 한참을 찾고서야 그곳에 누워 이미 혼수상태에 빠진 온은수를 발견했다.온은수를 찾은 사람은 그에게 아직 호
그의 수하는 유담을 찾았으니, 그들은 유담을 보호하여 무사하게 돌려보낼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그가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은 달성됐으니 그도 잠시 안심할 수 있었다.연설도 이 소리를 들었은데,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유담의 너덜너덜한 옷 밑에 폭탄이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고, 그것을 발견했을 때 또 얼마나 절망적일까?차수현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이 그녀 앞에서 죽는 것을 지켜볼 뿐만 아니라 아예 그의 피와 살이 터지는 그런 가장 처참한 죽음을 지켜볼 것이다.임신한 그녀는 이런 장면을 보고 그 자리에서 놀라 기절하고 유산하겠지?여기까지 생각하자 연설의 얼굴에는 일그러진 웃음이 떠올랐고, 온은수는 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또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은수 오빠, 오빠가 생각한 게 맞아요. 그는 당연히 이렇게 쉽게 도망가지 못하겠죠. 그의 몸에는 폭탄이 있으니 나가도 소용없어요.”“너……!”온은수는 갑자기 연설을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그는 어떻게 해야만 유담을 무사하게 할 수 있을까?연설은 남자 얼굴의 드러난 절망을 감상하며 그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조금 있으면 폭발하는 소리가 들릴 텐데요…….”이와 동시.유담은 다른 사람에게 안겨 밖으로 달려갔고, 더 빨리 떠나기 위해 그들은 유담의 입에 있는 테이프를 뗄 겨를도 없었다.마침내 차수현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도착하자, 그들은 유담을 내려놓았고, 그러나 그는 귀신을 본 듯 끊임없이 밖으로 뛰어나갔다.“유담아!” 차수현은 이 상황을 보고 엄청 놀랐다. 유담이는 왜 이러는 것일까?유담은 마침내 자신의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냈다.“엄마, 나한테 시한 폭탄이 있어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차수현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그리고 바로 이때, 몰래 따라온 임미자는 이 말을 듣고 즉시 달려가 유담을 껴안고 그가 입고 있는 너덜너덜한 옷을 찢었고, 그 안에 아직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폭탄
“올라와요, 그리고 문 앞에 서서 들어오지 말고요, 그렇지 않으면 난 그 녀석을 죽일 거예요.”연설은 갑자기 입을 열더니 더는 총을 쏘지 않았다.온은수는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고, 연설은 옆에 앉아 있는 유담을 바라보았는데, 그를 잡아당긴 후에야 그의 팔에 피가 묻은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줄곧 밧줄을 갈아서 빠져나가려고 노력했을 것이다.“넌 도망가도 소용없다. 오히려 널 만난 사람은 모두 너 때문에 죽겠지. 만약 차수현이 흥분해서 너를 안고 손을 놓지 않으려 한다면 너희 모자 두 사람은 함께 저승에 가서 다시 가족이 될 수 있어.”연설은 냉담하게 잔인한 말을 하다가 갑자기 칼을 꺼내 유담의 손에 있는 밧줄을 잘랐고, 그 후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온은수가 도착했다.연설은 또 총을 들어 온은수의 오른쪽 다리를 향해 총을 쏘았다.온은수는 몸을 비틀거리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한쪽 다리는 무릎을 꿇었다.“이렇게 하면 화가 풀리겠어? 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네 마음대로 처리해. 유담이 풀어주기만 하면 돼.”온은수는 유담을 바라보며 계속 물었다.연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온은수를 들어오게 했다.“들어와요, 그리고 난 그를 내보낼 거예요.”온은수는 다리와 어깨를 다쳤기 때문에 더 이상 도망갈 수 없었다. 자신이 상상했던 차수현을 괴롭혀 죽이는 화면과는 다르지만 온은수가 자신과 함께 죽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았다.게다가 연설은 온은수가 차수현을 대신해 자신을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했기 때문에 두 가지 예상을 했었다.차수현이 왔다면 연설은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녀를 괴롭혀 그녀가 온은수 앞에서 죽게 하고, 온은수로 하여금 평생 연설이라는 사람을 잊을 수 없게 하려 했다.만약 온은수가 왔다면, 그녀는 그와 함께 죽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여러 해 동안 사랑해 온 이 남자가 차수현과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그를 자신과 함께 지옥으로 가도록 하는 게 더 나았다.유담은 이 상황을 보고 끊
차수현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녀는 자신이 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온은수는 몇 명의 유력한 조수들을 배치하여 차수현을 보호하라고 한 다음, 기타 몇 명의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을 데리고 출발했다.온은수는 단독으로 차를 몰고 갔고, 이 사람들은 일부는 안전한 곳에 남아 유담을 기다렸고 남은 사람은 공장을 뒤지며 유담을 찾았다. 그때 유담을 찾으면 누군가가 신호를 보낼 것이다.일을 안배한 후, 온은수는 옷을 갈아입고 스스로 차를 몰고 먼저 떠났고,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그를 따라 가면서 거리를 유지하여 연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 그녀는 마음이 급해져서 유담을 해칠 수도 있었다.온은수는 차를 몰고 연설이 보낸 장소로 갔고,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그 허름한 공장도 눈에 들어왔다.온은수는 이곳의 환경을 살펴보았는데, 사방에 인가가 없었고, 도처에 무성한 잡초가 자랐는데, 확실히 나쁜 일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었다.온은수은 차를 한쪽에 세운 후 스스로 차에서 내렸다.연설은 위층에서 자동차 소리를 듣고 멀리서 한 번 바라보았는데, 유담도 와서 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꽁꽁 묶여 있어 몇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유담은 마음속으로 차수현이 절대 오지 말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연설은 정말 미치광이여서 엄마가 나타난 순간 그녀를 죽일 것이다.그리고 유담은 절망적으로 자신의 몸에 있는 폭탄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센서가 달린 폭탄이었는데, 사람에게서 10초 이상 떠나면 바로 폭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미 폭발 시간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바로 연설이 그들에게 준 마지막 기한이었다.다시 말하면, 차수현이 와서 유담을 구해도, 그들은 그의 몸에 있는 폭탄을 제거할 수 없었으니 유담은 여전히 죽어야 했다. 그리고 차수현은 헛되이 목숨을 잃을 뿐이었다.연설은 나타난 사람이 온은수인 것을 보고 멍하니 있다가 곧 싸늘하게 웃었다. 온은수는 여전히 그의 애지중지하는 차수현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차라
차수현이 침묵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를 때, 갑자기 밖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 은수야, 그건 너무 위험해서 안 돼!”온은수는 의아하게 고개를 돌렸고, 그제야 어르신과 임미자가 모두 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임미자도 방금 온은수의 말을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이미 희생하려는 마음을 먹고 유담을 구하려 한다는 것을 보아냈다.유담은 그녀의 손자였으니 그녀도 그를 매우 걱정했지만, 온은수는 그녀가 힘들게 낳은 아이였다. 비록 두 모자는 일찍이 여러 가지 오해로 오랫동안 헤어졌지만, 그들이 혈육이란 사실은 변함없었다.임미자는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래, 은수야, 넌 우리를 생각하지 않는 거야?”어르신은 자신의 잘못이 지금의 상황을 초래하여 유담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짧디짧은 몇 시간 사이에 그의 백발은 두배로 늘어났고, 하루아침에 10살은 더 먹은 것 같았다.“하지만 전 남자이니, 제가 저지른 일은 제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죠. 아버지, 이것은 어릴 때부터 가르쳐 주신 거 아니었나요?”어르신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만약 연설의 어머니를 보낸다면? 그녀는 아무리 미쳤더라도 자신의 친어머니를 직접 살해할 정도는 아니겠지.”“그녀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상, 분명히 그들조차 신경 쓰지 않는 게 분명해요. 저는 그런 시험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송혜미는 이 일을 알게 된 후, 큰 자극을 받았다. 이미 기절했고,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아직 모르니까 저는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어요.”유일한 가능성이 모두 없어진 것을 보고,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다 내 잘못이구나, 모두 내 탓이다. 내가 노망나서 연설을 풀어줬구나. 그렇지 않으면, 그녀더러 나를 죽여 분풀이를 하는 건 어떤가. 어차피 나도 늙었으니 죽을 때가 됐지. 자꾸 젊은 사람이 내 앞에서 죽는 것을 보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어르신의 말에 온은수도 약간의 슬픔을 느꼈다. 그는 눈을
차수현은 그 장면을 생각하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가 유담이 온갖 고통을 받고 죽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보게 하라니, 차라리 그녀가 가서 그를 바꾸는 것이 나았다.어차피 연설의 원한은 모두 자신을 향한 것이었고, 유담은 무고했으니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어른의 원한에 연루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더군다나 유담이 그렇게 간단하게 연설에 의해 납치된 것도 다 그녀가 일시적으로 마음이 약해서 그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유담은 연설이 그의 마음속의 그 선량하고 정직한 선생님이 아니라 악마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차수현은 숨이 막혔지만 눈빛은 점차 담담해졌다.“어쨌든 나는 갈 거예요.”“그럼 당신 뱃속의 아기는? 당신은 그녀를 버릴 거야?” 온은수는 슬픔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 차수현은 여전히 그를 믿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심지어 이런 일로 괴로워할 자격도 없었다. 만약 그가 처음부터 깔끔하게 연설을 처리했다면, 또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 그녀를 잘 주시하도록 분부했다면, 이런 일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의 잘못이 더욱 컸다!“난…….”차수현은 이미 무엇을 희생하든 유담을 구하러 가려고 했지만, 뱃속의 아기를 언급하자 잠시 망설이다 결국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며 아직 아무런 의식도 없는 배아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엄마의 선택은 너무 이기적이었지? 어쩌면 네가 이 아름답지만 잔혹한 세상을 볼 수 없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만약 일이 정말 최악의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나도 너와 함께 떠날 거야. 절대로 널 혼자 두지 않을 거라고.’“만약 당신이 가서 유담을 구하더라도, 당신이 죽는다면,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아마 평생 그늘 속에서 살겠지. 더 이상 즐겁게 웃지도 못하고. 당신은 그가 그렇게 되길 원하니?”“그럼 어쩌라고요?! 당신이 말해봐요!” 차수현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설마 이
차수현의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깜짝 놀랐다. 그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아직 소리가 나는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지만 차수현은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전혀 주려 하지 않았다.“수현아, 진정해!”귀를 찌르는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고막이 뚫릴 것 같았지만 몸의 불편함 대신, 오히려 가슴이 무언가에 의해 꽉 쥔 채 곧 깨질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그는 차수현이 이렇게 통제력을 잃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종래로 없었다. 오은택의 일로 모함을 당했을 때도, 비록 많은 일반인들이 참을 수 없는 일을 당했지만 차수현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그 빌어먹을 동영상에 자극되어 정신이 붕괴된 것 같았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온은수는 더욱 걱정했다. 그러나 전에 그는 이미 차수현을 한 번 기절시켰으니 이번에는 차마 그러지 못하고 앉아서 차수현을 안고 가볍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핸드폰 줘, 내가 단서를 찾으러 갈게. 내가 그들의 현재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방법이 꼭 있을 거야. 그녀의 가족도 우리 손에 있으니 우리도 속수무책이 아니야. 조급해하지 마…….”온은수 자신도 급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차수현을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차수현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고 얼굴을 가리고 통곡했다. 마치 새끼를 잃은 어미 짐승처럼 슬피 울었다.온은수는 손을 내밀어 차수현의 휴대전화를 가져오려 했지만 그녀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온은수의 어깨를 호되게 깨물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가지 못하게 했다.온은수는 심한 통증을 느꼈다. 차수현은 지금 이미 이성이 없어서 유난히 세게 그를 깨물었고, 한순간, 그는 살이 찢어져 피까지 흘렸다. 그러나 남자는 미간도 찡그리지 않고 오히려 이런 자세로 차수현을 그의 어깨에 엎드리게 하며 그녀의 손목을 살짝 잡더니 그녀가 손을 놓게 하는 데 성공했다.차수현은 여전히 온은수를 꽉 물고 놓지 않았다. 온은수는 아무일 없는 것처럼 차수현의 휴대폰에 들어온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