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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6화

연설은 원래 회사에서 만큼은 온은수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둘 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차수현이 뻔뻔스럽게 회사까지 쫓아올 줄은 몰랐다.

한창 속으로 못마땅해하던 때, 이은솔이 그녀에게 다가와 연설의 시선을 따라갔다.

“저 여자가 나랑 경쟁할 상대야?”

이은솔은 머릿속으로 기억을 더듬어보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차수현에 대한 기억은 별로 없었다. 그녀에게 있어서 차수현은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무명인이었다.

“맞아.”

연설은 차가운 시선을 거두며 원망 섞인 어조로 말했다.

연설과 오랫동안 알고 지낸 이은솔은 그녀의 말투에서 그녀가 지금 화가 났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챘다.

“설마 혹시 저 여자가 대표님의…”

이은솔은 연설의 안색을 살폈다. 그러다가 문득 무언가 알아챈 듯 갑자기 말을 걸었다.

이은솔의 말이 아직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연설은 그녀의 말을 툭 끊어버렸다.

“맞아. 도대체 대표님이랑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큰 프로젝트를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 맡기다니…”

이은솔은 원래 자신의 경쟁 상대인 차수현이 행여 무명의 고수가 아닐지, 어떤 고수의 제자가 아닐지 속으로 걱정했었다. 하지만 차수현과 온은수 관계를 알게 된 이은솔은 갑자기 무언의 자신감이 솟구쳐올랐다.

“걱정 마, 이 일은 나한테 맡겨. 난 내 실력이 남자만 믿고 설치는 여자한테 뒤쳐진다고 생각하지 않아. 하지만, 조금 걱정 돼.”

“뭐가?”

“혹시 이번에 대표님도 심사 과정에 참여하진 않을지 걱정 돼. 만약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면, 자기 사람을 밀어주겠다고 웬델 씨랑 내통할 가능성이 커. 그러면 내가 아무리 잘해도 소용이 없을거잖아.”

연설의 얼굴빛이 약간 어두워졌다. 생각지도 못한 복병이다.

“그건 걱정하지 마. 대표님께 분명하게 잘 말씀드려 볼게. 줄곧 공정한 사람이라서 네가 걱정하는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거야.”

연설은 이은솔에게 단호하게 말했지만 그녀도 확신이 없었다.

그녀는 차수현이 돌아오면서부터, 온은수가 차수현 때문에 너무나도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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