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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8화

나우석은 과거를 회상하며 찻잔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결혼 전날 밤 갑자기 처음 보는 여자와 잠을 잤고 다음 날 그 자리에서 영문도 모르고 누명을 썼다.

너무 고통스러워하던 주리의 진짜 모습을 그때의 그는 몰랐다. 그래서 그는 자기 잘못을 만회하기 위해 주식을 그녀에게 넘기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맹세했었다.

그러나 그게 바로 주리가 짜놓은 판이었다. 그녀는 회사의 주식을 이미 적지 않게 모았고 그가 넘겨준 주식까지 더해 곧바로 회사의 대주주가 되었다.

대주주가 된 주리는 바로 나씨 가문의 사람을 내쫓고 자신의 측근을 심어놓았다. 그리고 온갖 수법으로 나씨 가문의 주식을 샀고 그러다 보니 아무리 백년 기업이라고 해도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였다. 나우석이 이를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회사의 대표인 아버지는 계속되는 사건 사고에 급성 뇌출혈로 돌아가시고 그는 처참히 무너진 그곳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며칠 전 나우석은 우연히 한 파티에서 온은수와 주리의 관계를 알아차리고 그에게 경고의 말을 남겼었다. 가문이 파탄 나고 사람이 죽어가는 일을 막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나우석의 말을 듣고 차수현과 온은우는 마음이 무거워졌다.

기업은 다시 되돌릴 수 있지만 이미 잃어버린 가족은 되찾을 수 없었다.

그 점에서 그들은 마음이 아파져 왔다.

"그래서 이번에는 무조건 그녀의 죄를 밝힐 겁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생기지 않도록."

차수현이 나우석을 향해 진지하게 말했다.

"저를 돕겠다고 하시니 더할 나위가 없네요."

나우석이 미소를 지었다. 비극이 일어났던 이곳으로 돌아온 건 모두 그 해의 일을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지금의 그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고 든든한 가정 배경과 자본을 가진 주리를 대치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온은수와 차수현의 도움이 있다면 정말 주리를 무너뜨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자신의 누명까지 벗길 수 있을지 모른다.

차수현과 나우석의 눈길을 바라보던 온은수가 마른기침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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