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모라는 이 남자는 고아였다. 전에 중병을 앓았을 때, 닥터 켈로스가 그를 구해주었고, 완치된 후, 켈로스는 그가 뜻밖에도 흔치 않은 천재라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생명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그는 다른 곳에 가서 일하지 않고 오히려 도리스의 보디가드로 일했다.그동안 두 사람의 감정은 매우 좋았는데, 도리스에 있어 정모는 친 오빠와도 같았다. 그러나 정모는 비록 몰래 도리스를 짝사랑했지만, 도리스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줄곧 마음을 감추었다.만약 그 남자가 정말 도리스를 좋아하고 그녀를 행복하게 해준다면, 그는 평생 도리스의 오빠라는 신분으로 그녀를 지켜줄 것이다.안타깝게도 그 남자는 이 모든 것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았다.정모는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품 속의 여자를 꼭 안았다."안심해, 네가 말한 일이라면 난 반드시 해줄 거야.”도리스는 이 말을 듣고 고개를 푹 끄덕였다. 정모는 차를 몰고 그녀를 먼저 집으로 데려다준 다음 즉시 사람을 파견하여 수현을 조사했다.‘도리스가 이토록 신경 쓰는 여자가 대체 어떤 여자인지 한 번 보자꾸나.’......수현은 지금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 전혀 몰랐다.집에 돌아와서 유담을 잘 안정시킨 다음 그녀는 또 은서의 일을 혜정에게 말했다.혜정도 은서가 이런 의외의 사고를 당했다는 것을 알고 무척 비통했다. 그동안 함께 지내면서 그녀는 이미 은서를 자신의 아들처럼 여기며 몹시 아꼈다.수현은 끊임없이 그녀를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 혜정은 몸이 좋지 않아서 만약 이런 일이 아예 숨길 수 없는 일만 아니었어도 그녀는 말하고 싶지 않았다.혜정은 비록 마음속으로 무척 슬펐지만 딸의 초췌한 모습을 보고 억지로 정신을 차리며 자신은 괜찮다며 수현에게 가능한 한 빨리 은서의 유물을 정리하여 그의 장례식을 그르치지 않도록 했다.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간병인을 불러 자신의 어머니를 돌보았고, 또 쉬지 않고 은서의 아파트로 갔다.문에 들어서자 그 익숙한 장식품을 보고 수현은 여전히 코가 찡
이 소식을 들은 수현은 약간 실망했지만 그래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그녀가 확실히 오랫동안 떠났기 때문에, 회사에 변화가 있는 것은 정상이며, 그들도 굳이 그녀에게 자리를 남겨줄 의무가 없었다."괜찮아요, 이왕 이렇게 된 거 다른 일 알아볼게요. 신경 써 주셔서 고마워요."수현은 담담하게 대답했다.맞은편 상사는 수현의 낙관적인 생각에 무슨 말을 하려다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수현이 어떤 사람에게 미움을 샀는지 모르겠지만, 그녀가 다시 적합한 일자리를 찾는 것은 아마 좀 어려울 것이다.수현은 전화를 끊은 후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필경 그녀도 나름 스펙이 있었기에 일자리 하나를 찾아 자신을 먹여 살리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생각하고 있던 참에 유담이 방에서 나오더니 수현이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을 보고 걱정스럽게 달려와 수현의 눈앞에서 손을 흔들며 그녀의 생각을 끊었다.이제 은서가 없으니 수현이 이 그늘에서 벗어나려면 아마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 유담은 그녀가 헛된 생각을 해서 다시 바보 같은 짓을 할까 봐 걱정했다. 수현은 정신을 차리고 녀석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것을 보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동시에 또 약간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뜻밖에도 어린아이인 유담이가 자신을 위로하다니.그녀는 엄마로서 너무 실패한 거 아닐까?정신을 차린 수현은 웃으며 말했다."유담아, 난 괜찮아. 그냥 직장 찾을 생각하고 있었던 거뿐이야."말을 마치자 수현은 또 무언가를 떠올렸다."유담아, 너 지난번에 놀러 가고 싶다고 했잖아. 엄마 마침 시간 있으니까 어디로 가고 싶어? 우리 같이 가자, 어때?"어린 녀석이 집에서 엉뚱한 생각을 할까 봐 수현이 이런 제안을 했지만 유담은 오히려 고개를 저었다."엄마 아직 상처도 안 나았는데 어딜 가는 거예요. 만약 다른 사람과 부딪히면 또 다칠 수 있잖아요?"수현은 그의 말을 듣고서야 자신의 얼굴에 상처가 있다는 것을 떠올렸다.그녀는 손을 내밀어 얼굴에 감긴 붕대를 만졌는데, 상처는
켈로스 가문은 의학 가문이었고, 정모가 여기에 남아 있는 이후, 명목상으로는 구체적인 일을 하지 않고 줄곧 도리스의 보디가드로 활동했지만, 그의 능력으로는 당연히 아무것도 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요 몇 년 동안 그는 적지 않은 특수한 독약을 연구 및 제작했는데, 그 효과 역시 가지각색이었다. 독을 만드는 능력을 통해 정모는 지하 세력과도 적지 않은 인맥을 가지게 되었다."내가 최근에 개발한 그 만성 독약을 그 여자의 약에 섞어." 정모는 잠시 생각하다가 결단을 내렸다.그것은 색깔도 냄새도 없는 독약이었는데, 독성도 그리 강하지 않지만 장기간 사용하면 신체기관의 만성 쇠약을 일으킬 수 있으며, 최고의 의학 기구에 가서 검사를 하지 않으면 심지어 병인이 무엇인지도 찾아낼 수 없었다.이것은 원래 그가 상대하기 귀찮은 사람들에게 사용하려 했는데, 아직 실험 단계에 처해 있었다. 기왕 이렇게 된 이상, 마침 그 여자로 실험을 해서 효과가 어떤지 검사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정모의 지령을 받은 후, 수하들은 즉시 그가 말한 대로, 외국에서 파견한 의사의 명의로 그 병원에 잠입하여 계획을 실행하길 기다렸다.......며칠 후.은수는 본가에서 해외에서 온 큰 소포를 하나 받았다. 사람을 시켜 열어보니 안에는 명세서가 들어 있었는데, 은서가 생전에 사용했던 모든 물건들을 상세하게 열거했다. 딱 봐도 많은 시간을 들여 정리한 것이다.은수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사람을 불러 이 물건들을 자신의 방으로 가져갔고, 그는 직접 한 번 검사했지만 마지막에 은서의 물건을 제외한 다른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그는 수현이 자신에게 메모라도 한 장 남길 줄 알았는데, 결국은 그 자신만의 착각이었다.가끔씩 그는 수현이 미련 없이 떠나는 것을 부러워했다. 그녀는 떠나기로 결정하기만 하면 이렇게 단호하게 머리도 돌리지 않았고, 심지어 조금의 희망조차 그에게 주지 않으려 했다.은수의 입가에 있던 미소는 더욱 씁쓸해졌다. 그는 휴대전화를 꺼내 수현에게 물건 잘 받았다고
수현은 눈을 깜박거렸다. 아직 이런 느낌이 무언인지를 터득하지 못할 때, 의사가 나왔다."수술 준비는 이미 다 됐어요. 마침 한 유명한 의사가 우리의 병원에 왔는데, 환자분의 이런 상황에 대해 아주 경험이 있어 그 효과도 틀림없이 괜찮을 거예요.”이 좋은 소식을 듣자 수현은 기분이 좀 좋아졌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간호사를 따라 수술실로 들어갔다.의사의 지시에 따라 수현은 수술 침대에 누웠고, 의사는 그녀를 한 번 보더니 눈빛에 어두운 빛이 번쩍였지만 누구도 발견하지 못했다.그러자 의사는 마취 주사를 들고 수현에게 마취제를 놓았다.수현은 그 주삿바늘을 보면서 왠지 가슴이 떨렸다. 그녀의 두려움을 발견한 듯, 옆에 있던 간호사가 위로했다."걱정 마요. 단지 정상적인 용량의 마취제일 뿐, 한잠 잔다고 생각해요. 이따 깨어나면 수술도 끝났을 거예요."수현은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알 수 없는 긴장감에 시달렸다.그녀는 마음속으로 자신을 은근히 비웃었다. 그녀는 최근에 좀 너무 예민한 것 같았다. 전에 수술을 한 적이 없는 것은 아닌데, 이번에는 왜 이렇게 두려워하는 것일까?수현은 그런 뜬금없는 거부감을 참으며 순순히 의사를 협조했다.주사 안의 물약이 그녀의 몸으로 들어가자 수현은 어질어질하고 의식이 점차 모호해지기 시작했으며 잠시 후 혼수상태에 빠졌다.의사는 그녀가 잠든 것을 보고 잽싸게 수술을 진행하기 시작했는데, 그 과정은 매우 순조로웠고, 대략 한 시간 뒤 수술은 거의 끝나갔다.수현은 간호사에 의해 병실로 실려갔다.의사는 수술을 마친 후 옷을 갈아입고 나서야 정모에게 문자를 보냈다."이미 시키신 대로 했습니다."방금 그 마취제에는 정상적인 약물 외에 만성 독약도 섞여 있었다. 모두 투명한 액체이기 때문에 자연히 아무도 이상함을 발견하지 못했다."응, 후속 증상에 대해 좀 지켜봐. 이것도 귀중한 실험 데이터라고 할 수 있으니까."임정모는 미소를 지었다. 의사로서 그는 이런 행동이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하지 않는 모양
수현이 생각하고 있을 때, 간호사가 소리를 듣고 들어와서 그녀의 상황을 살펴보더니 입을 열었다."어때요? 어디 아픈 데 없어요?"수현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몸이 좀 무기력하고 근육도 약간 시큰시큰한데, 이건...... 정상인가요?"간호사도 이 말을 듣고 다소 의문이 생겼다. 이것은 단지 작은 수술일 뿐, 정상적이라면 이런 상황이 있을 리가 없었다. 다만, 그녀가 막 입을 열려고 할 때 방금 수술을 한 의사가 들어왔다."이런 반응은 모두 정상이에요. 아가씨는 체질이 비교적 예민해서 마취에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으니 작은 수술이지만 일부 배이 반응이 있는 것도 정상이에요."수현은 이런 일에 대해 그리 잘 알지 못했지만 그래도 의사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은서가 책임감 있는 의사였기 때문인지 그녀는 의사나 간호사들에 대해 줄곧 비교적 신임해왔다.수현이 더 이상 의심하지 않자 의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휴대전화를 건네주었다."이렇게 하죠, 내 번호 저장해요. 만약 어디 불편하면 번거롭게 병원으로 오지 말고 그냥 나에게 직접 물어봐요.”수현은 의사가 이렇게 책임감 있는 것을 보고 거절하지 않고 흔쾌히 그의 번호를 추가했다.앞에 있는 여자가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모르는 모습에 의사의 눈빛은 조금 어두워졌다.‘정말 단순한 여자군, 안타깝게도 당신은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렸어.’"그럼 몸이 불편하면 즉시 나에게 연락을 줘요, 사양하지 말고요."이런 말을 남기고 의사는 떠났다.......수현은 병원에서 또 하룻밤을 쉬었다. 이튿날, 그녀는 여전히 몸이 불편했지만 증세가 많이 완화되어 인차 집으로 돌아갔다.만약 계속 돌아가지 않는다면 어머니와 유담은 모두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닐까 하고 걱정할 것이다.집에 돌아오자, 혜정은 마침 유담과 함께 밥을 먹고 있었다. 수현이 돌아오는 것을 보고 녀석은 얼른 손을 흔들며 말했다."엄마, 마침 잘 돌아왔어요. 빨리 와서 식사해요."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토한 후 수현은 좀 나아졌지만 그래도 입맛이 별로 없어 그냥 침대에 누워 휴식했다.잠시 누워 있다가 몸이 좀 좋아진 것을 느낀 수현은 그제야 의사에게 문자를 보내 자신의 증상을 말했다.의사는 재빨리 이런 증상들을 기록했는데, 그 부작용은 그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컸다. 설마 그가 사용한 용량이 너무 많았단 말인가? 아니면 수현의 체질이 원래 좋지 않아서 비교적 예민했단 말인가? 아무튼 앞으로 양을 줄여 여러 번 주사하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른다.마음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했지만 이 의사는 여전히 관심하는 척하며 수현에게 위약을 먹으면 된다고 했고, 이런 증상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수현은 그의 말을 의심하지 않고 약을 먹은 후에 다시 잤다.......그 후 며칠, 수현은 집에 남아 약을 먹으면서 휴양했고 얼굴의 상처도 서서히 아물기 시작했다.시간은 어느덧 한 달이 지났고, 수현은 다시 병원에 갔다. 의사는 그녀의 상처를 검사한 다음 거울을 건네주었다."잘 회복된 거 같네요. 한 번 봐요."수현은 거울을 받고 거울 속 자신의 피부가 대부분 매끄럽게 잘 회복한 것을 보았다. 아무튼 기본적으로 전에 그렇게 엄중한 부상을 입은 티가 거의 나지 않았다.수현은 이 결과에 매우 만족했다. 적어도 이런 모습으로 나가면 정상적인 사람과 다름없었고, 다른 사람의 차별도 받지 않을 것이다. 이러면 충분했다."너무 만족해요. 감사합니다, 의사 선생님."의사는 고개를 끄덕였다."요즘, 몸에 무슨 이상은 없어요?"수현은 거울을 내려놓았다."여전히 조금 불편하지만 전처럼 그렇게 심각하진 않아요. 그럼 별지장 없는 거죠?""너무 걱정하지 마요. 이런 반응이 생기는 것은 단지 아가씨의 체질 자체가 비교적 약해서 그래요. 게다가 좀 긴장해서 심리적으로 자꾸 이상함을 느낄 수 있고요. 될수록 마음 좀 편하게 해요."수현은 의사의 말에 위안을 느꼈고, 일어나서 또 한 번 의사에게 감사를 표시하고는 떠났다.얼굴의 상처가 나아지자 수현은 더 이상 가만있지 못하고
그 차는 문이 굳게 잠겨 있었고, 칠흑 같은 유리를 통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수현은 자신이 너무 예민한 거 같아 고개를 저으며 살짝 웃더니 몸을 돌려 떠났다.차에 있던 은수는 수현이 가는 것을 보고 나서야 마음을 놓았다.요 며칠, 은수는 회사일로 외국에 출장 왔는데, 그 장소는 마침 수현이 있는 도시였다. 원래 그는 여기까지 찾아 올 생각이 없었다. 우연히 부딪치기라도 하면 서로 어색해 할까 봐.그러나 그는 결국 마음속의 그리움을 억누를 수 없어서 특별히 다른 사람한테서 아주 평범한 차를 빌렸고, 수현의 집 앞에서 그녀와 유담을 한 번이라도 보려고 했다.다만, 방금 수현의 미소를 보자 은수는 생각만큼 만족하지 않았다. 그리고 비록 멀리서 바라봤지만, 그는 여전히 그녀가 많이 수척해졌다는 것을 발견했다.수현은 본래 몸매가 호리호리 했지만, 이번에 그야말로 훨씬 더 야위었다. 특히 그녀가 입은 셔츠는 타이트해서 몸의 곡선을 그려냈으니, 그녀의 허리가 얼마나 가늘어졌는지 더욱 티가 났고, 보기만 해도 마음이 아팠다.그동안 그녀도 잘 지내지 못한 모양이었다.은수의 마음은 무언가에 가볍게 찔린 듯 살짝 아팠다.이때 수현은 이미 택시를 타고 면접을 보러 가려고 했다.은수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그녀를 따라갔다.어차피 그는 수현에게 자신이 왔었다는 것을 들키게 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녀의 그렇게 초췌하고 수척한 모습을 보고 그는 정말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은수는 조심스럽게 택시 뒤를 따라 한 회사 앞에 멈춰 섰다.수현은 이력서를 들고 들어갔고 은수는 밖에서 기다렸다.수현은 준비를 충분히 해서, 면접관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상대방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고, 즉시 그녀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수현이 이번 면접에 꼭 붙을 수 있다고 생각했을 때, 조수처럼 보이는 한 여자가 들어와 면접관의 귀에 대고 무언가를 속삭였다.그러자 면접관의 안색이 무거워지더니 잠시 후 수현을 바라보며 유감스럽게 말했다."미안하지만 차수현 씨, 방금
수현은 귀가 윙윙거려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그저 손으로 머리를 가리고 매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심지어 은수의 목소리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은수는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고 더욱 걱정했다. 특히 수현의 안색이 이렇게 보기 흉한 것을 보고 그는 애가 타서 바로 그녀를 끌어안고 차 쪽으로 걸어갔다."내가 병원에 데려다줄게."수현은 그에게 안기자 정신이 들더니 바로 고개를 들었고, 그제야 앞에 있는 사람이 은수인 것을 발견했다.수현은 멈칫했다. 그가 왜 여기에 있는 것일까?자신이 거의 은수의 가슴에 기대고 있는 것을 보고, 수현은 두 사람의 거리가 너무 가깝다는 것을 의식하며 즉시 거절했다."아니에요, 난 괜찮으니까 돌아가서 좀 쉬면 돼요."말하면서 그녀는 은수에게서 벗어나려 했지만 지금 몸이 너무 불편해서 발버둥 치고 싶어도 힘이 없었다.은수는 그녀가 거절하는 모습에 화가 나면서도 애가 타서 수현이 내키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 손으로 그녀의 두 손목을 잡고 직접 그녀를 차로 데리고 갔다."당신 지금 이런 상태로 어딜 가겠다는 가야? 일단 병원에 가서 검사받아야지. 자기 몸 가지고 장난치는 거야?"수현은 그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은수에게 끌려 차에 올라가자 그녀는 똑바로 앉았고, 남자는 몸을 돌려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안전벨트를 매 주었다.수현의 표정이 여전히 좋지 않은 것을 보고 은수는 한숨을 내쉬었다."안심해. 당신을 병원에 데려다 준 다음 바로 떠날 거야. 당신을 방해하지 않을 테니까 내가 억지 부리며 당신에게 매달릴 걱정하지 마."수현은 말을 하지 않았고 그저 마음속에 알 수 없는 기분이 솟아났다. 은수가 왜 이렇게 공교롭게 여기에 나타났는지 묻고 싶었지만 또 자신이 착각할까 봐 결국 고개만 끄덕였다.비록 이번 의외의 만남에 대해 다소 적응하기 어려웠지만, 은수가 자신의 곁에 있고 또 그의 몸에서 나는 익숙한 향기에 수현의 줄곧 팽팽하던 마음은 어느새 많이 편안해졌다.어지러운 느낌이 여전하자 수현은 눈을
차수현은 반박하지 않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온은수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어르신은 떠났다.잠시 후 온혜정과 유민도 왔는데, 그들은 무사히 돌아와 약간의 찰과상만 입은 유담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또 그를 품에 안고 한참을 울었다.그리고 나서야 그곳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고, 온혜정은 들은 다음 마음이 복잡해졌다.그녀는 임미자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되면 그녀도 더 이상 임미자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병실에 들어서자, 온혜정은 차수현이 눈도 깜빡이지 않고 온은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수현아.” 온혜정은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차수현은 고개를 돌렸다.“엄마, 그는 괜찮아요.”“괜찮으면 됐어.”온혜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수현 옆에 앉아 그녀의 손등을 두드렸다.“피곤하면 돌아가서 쉬어. 여긴 우리가 있잖아.”차수현은 뒤를 돌아보니 온은서도 온 것을 발견했다.비록 전에 온은수와 불쾌한 일이 많았지만, 이럴 때 그는 오히려 온은수가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나도 알아요…….”차수현은 대답했다. 그녀는 이럴 때 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탱하며 그녀가 쓰러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겼다.……또 일주일이 지났고, 온은수는 마침내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요 며칠, 차수현은 다른 사람들과 번갈아 그를 돌보았는데, 차수현이 머문 시간이 가장 많았다. 매일 이 남자를 돌보는 것 외에 그녀는 또 그의 손을 잡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생존 의식을 불태워야 했다.온은수가 깨어났을 때, 그는 차수현이 자신의 침대에 엎드려 잠든 것을 보았고 남자는 손을 내밀어 어렵게 그녀의 머리를 만졌다. 차수현은 순식간에 깨어났다.온은수가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남자를 안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그가 정말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서둘러 의사를 불러 온은수에게 검사를 진행했다.검사 결과, 모든 것이 정상이었고, 온은수는 한동안 휴양하면 퇴원할 수 있었다.한 무리
십여 분의 노정은 차수현에게 있어 마치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다.마침내 병원에 도착하자 문앞에는 이미 들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문이 열리자 온은수는 들것에 실려 직접 수술실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다.차수현도 따라가서 수술실 입구를 지켰다.……수술실 밖, 어르신도 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다만, 온은수의 상황을 물어볼 겨를도 없이 임미자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는 벼락을 맞은 듯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어르신은 자신의 귀를 믿지 않으려 했지만, 임미자의 시체를 보러 갈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어르신은 망연히 따라갔고, 임미자의 산산조각난 시체를 보고 그는 마침내 믿었다. 줄곧 얼굴에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남자가 목놓아 울었고, 원래 반쯤 하얀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그는 하루 만에 자신과 삐진 아내가 아무런 생기도 없는 시체가 되어 영원히 자신에게서 떠날 줄은 도무지 생각하지 못했다.“사모님은 유담 도련님을 구하시기 위해…….”어떤 사람이 사건의 경위를 어르신에게 말했고,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가슴은 아파서 숨을 쉴 수 없었지만, 그는 생명의 마지막 순간, 임미자는 틀림없이 만족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충분했다.“미자야, 안심해라. 은수의 아이는 반드시 건강하고 평안하게 자랄 거야. 당신이 한 모든 것은, 그들이 줄곧 기억할 거야…….”……수술실 밖에서 차수현은 오랫동안 기다렸고, 그녀가 자신의 몸이 무감각해졌다고 느꼈을 때, 그 수술 중이란 등불은 마침내 꺼졌다.온은수는 의사에게 밀려나왔고, 차수현은 즉시 앞으로 다가가서 상황을 물었다.“의사 선생님, 그 이는 어떻게 됐나요!”“생명의 위험은 없지만…….”“뭔데요?”“도련님의 다리는 총상을 입은데다 또 심각한 골절을 입어, 회복하더라도 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차수현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메마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알았어요.”그녀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또 어쩔 수 없이
한 무리의 사람들은 미처 임미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또 하나의 흉보를 맞이했다.차수현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그 사람들과 함께 비틀거리며 달려갔다.다행히 온은수가 배치한 사람은 비록 매우 슬프고 이 사실을 믿기 힘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사명을 기억하고 차수현을 부축하며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보호했다.일행이 공장 앞에 도착하자, 활활 타오르는 불길만 보였고, 자욱한 검은 연기는 온 하늘을 칠흑같이 어두컴컴하게 물들였다.차수현은 이 모든 것을 보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온은수가 이미 불 속에 타 죽었거나 폭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수백 수천 번이나 이 남자를 미워했지만, 그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첫 번째 생각은 그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온은수, 당신은 죽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내 뱃속의 아이가 당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들어야 한다고 했잖아요…….”차수현은 중얼중얼 말하면서 말투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띠었다.그녀는 온은수를 찾으러 들어가려 했지만 사람에게 붙잡혔다.“아갔;, 저희가 도련님을 찾으러 들어갈 거예요. 아가씨는 안의 연기를 들이킬 수 없어요. 아이에게 영향을 줄 거예요.”“나더러 이렇게 지켜보고 있으라고요?” 차수현은 멍하니 말했다. 그녀는 문득 자신이 쓸모가 없다고 느꼈다. 이럴 때 그들이 일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도련님은 아가씨의 뱃속의 아이의 안전을 가장 중시했으니 만약 아가씨에게 무슨 일 생긴다면 저희도 죽음으로 사죄할 거예요.”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막자, 차수현은 한쪽에 서서 그들이 들어가서 기적을 찾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은 여기에 있어!”공장 앞은 잡초로 뒤덮여 사람들의 시야를 가렸기 때문에, 그들은 한참을 찾고서야 그곳에 누워 이미 혼수상태에 빠진 온은수를 발견했다.온은수를 찾은 사람은 그에게 아직 호
그의 수하는 유담을 찾았으니, 그들은 유담을 보호하여 무사하게 돌려보낼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그가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은 달성됐으니 그도 잠시 안심할 수 있었다.연설도 이 소리를 들었은데,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유담의 너덜너덜한 옷 밑에 폭탄이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고, 그것을 발견했을 때 또 얼마나 절망적일까?차수현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이 그녀 앞에서 죽는 것을 지켜볼 뿐만 아니라 아예 그의 피와 살이 터지는 그런 가장 처참한 죽음을 지켜볼 것이다.임신한 그녀는 이런 장면을 보고 그 자리에서 놀라 기절하고 유산하겠지?여기까지 생각하자 연설의 얼굴에는 일그러진 웃음이 떠올랐고, 온은수는 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또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은수 오빠, 오빠가 생각한 게 맞아요. 그는 당연히 이렇게 쉽게 도망가지 못하겠죠. 그의 몸에는 폭탄이 있으니 나가도 소용없어요.”“너……!”온은수는 갑자기 연설을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그는 어떻게 해야만 유담을 무사하게 할 수 있을까?연설은 남자 얼굴의 드러난 절망을 감상하며 그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조금 있으면 폭발하는 소리가 들릴 텐데요…….”이와 동시.유담은 다른 사람에게 안겨 밖으로 달려갔고, 더 빨리 떠나기 위해 그들은 유담의 입에 있는 테이프를 뗄 겨를도 없었다.마침내 차수현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도착하자, 그들은 유담을 내려놓았고, 그러나 그는 귀신을 본 듯 끊임없이 밖으로 뛰어나갔다.“유담아!” 차수현은 이 상황을 보고 엄청 놀랐다. 유담이는 왜 이러는 것일까?유담은 마침내 자신의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냈다.“엄마, 나한테 시한 폭탄이 있어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차수현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그리고 바로 이때, 몰래 따라온 임미자는 이 말을 듣고 즉시 달려가 유담을 껴안고 그가 입고 있는 너덜너덜한 옷을 찢었고, 그 안에 아직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폭탄
“올라와요, 그리고 문 앞에 서서 들어오지 말고요, 그렇지 않으면 난 그 녀석을 죽일 거예요.”연설은 갑자기 입을 열더니 더는 총을 쏘지 않았다.온은수는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고, 연설은 옆에 앉아 있는 유담을 바라보았는데, 그를 잡아당긴 후에야 그의 팔에 피가 묻은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줄곧 밧줄을 갈아서 빠져나가려고 노력했을 것이다.“넌 도망가도 소용없다. 오히려 널 만난 사람은 모두 너 때문에 죽겠지. 만약 차수현이 흥분해서 너를 안고 손을 놓지 않으려 한다면 너희 모자 두 사람은 함께 저승에 가서 다시 가족이 될 수 있어.”연설은 냉담하게 잔인한 말을 하다가 갑자기 칼을 꺼내 유담의 손에 있는 밧줄을 잘랐고, 그 후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온은수가 도착했다.연설은 또 총을 들어 온은수의 오른쪽 다리를 향해 총을 쏘았다.온은수는 몸을 비틀거리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한쪽 다리는 무릎을 꿇었다.“이렇게 하면 화가 풀리겠어? 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네 마음대로 처리해. 유담이 풀어주기만 하면 돼.”온은수는 유담을 바라보며 계속 물었다.연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온은수를 들어오게 했다.“들어와요, 그리고 난 그를 내보낼 거예요.”온은수는 다리와 어깨를 다쳤기 때문에 더 이상 도망갈 수 없었다. 자신이 상상했던 차수현을 괴롭혀 죽이는 화면과는 다르지만 온은수가 자신과 함께 죽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았다.게다가 연설은 온은수가 차수현을 대신해 자신을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했기 때문에 두 가지 예상을 했었다.차수현이 왔다면 연설은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녀를 괴롭혀 그녀가 온은수 앞에서 죽게 하고, 온은수로 하여금 평생 연설이라는 사람을 잊을 수 없게 하려 했다.만약 온은수가 왔다면, 그녀는 그와 함께 죽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여러 해 동안 사랑해 온 이 남자가 차수현과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그를 자신과 함께 지옥으로 가도록 하는 게 더 나았다.유담은 이 상황을 보고 끊
차수현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녀는 자신이 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온은수는 몇 명의 유력한 조수들을 배치하여 차수현을 보호하라고 한 다음, 기타 몇 명의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을 데리고 출발했다.온은수는 단독으로 차를 몰고 갔고, 이 사람들은 일부는 안전한 곳에 남아 유담을 기다렸고 남은 사람은 공장을 뒤지며 유담을 찾았다. 그때 유담을 찾으면 누군가가 신호를 보낼 것이다.일을 안배한 후, 온은수는 옷을 갈아입고 스스로 차를 몰고 먼저 떠났고,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그를 따라 가면서 거리를 유지하여 연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 그녀는 마음이 급해져서 유담을 해칠 수도 있었다.온은수는 차를 몰고 연설이 보낸 장소로 갔고,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그 허름한 공장도 눈에 들어왔다.온은수는 이곳의 환경을 살펴보았는데, 사방에 인가가 없었고, 도처에 무성한 잡초가 자랐는데, 확실히 나쁜 일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었다.온은수은 차를 한쪽에 세운 후 스스로 차에서 내렸다.연설은 위층에서 자동차 소리를 듣고 멀리서 한 번 바라보았는데, 유담도 와서 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꽁꽁 묶여 있어 몇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유담은 마음속으로 차수현이 절대 오지 말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연설은 정말 미치광이여서 엄마가 나타난 순간 그녀를 죽일 것이다.그리고 유담은 절망적으로 자신의 몸에 있는 폭탄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센서가 달린 폭탄이었는데, 사람에게서 10초 이상 떠나면 바로 폭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미 폭발 시간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바로 연설이 그들에게 준 마지막 기한이었다.다시 말하면, 차수현이 와서 유담을 구해도, 그들은 그의 몸에 있는 폭탄을 제거할 수 없었으니 유담은 여전히 죽어야 했다. 그리고 차수현은 헛되이 목숨을 잃을 뿐이었다.연설은 나타난 사람이 온은수인 것을 보고 멍하니 있다가 곧 싸늘하게 웃었다. 온은수는 여전히 그의 애지중지하는 차수현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차라
차수현이 침묵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를 때, 갑자기 밖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 은수야, 그건 너무 위험해서 안 돼!”온은수는 의아하게 고개를 돌렸고, 그제야 어르신과 임미자가 모두 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임미자도 방금 온은수의 말을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이미 희생하려는 마음을 먹고 유담을 구하려 한다는 것을 보아냈다.유담은 그녀의 손자였으니 그녀도 그를 매우 걱정했지만, 온은수는 그녀가 힘들게 낳은 아이였다. 비록 두 모자는 일찍이 여러 가지 오해로 오랫동안 헤어졌지만, 그들이 혈육이란 사실은 변함없었다.임미자는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래, 은수야, 넌 우리를 생각하지 않는 거야?”어르신은 자신의 잘못이 지금의 상황을 초래하여 유담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짧디짧은 몇 시간 사이에 그의 백발은 두배로 늘어났고, 하루아침에 10살은 더 먹은 것 같았다.“하지만 전 남자이니, 제가 저지른 일은 제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죠. 아버지, 이것은 어릴 때부터 가르쳐 주신 거 아니었나요?”어르신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만약 연설의 어머니를 보낸다면? 그녀는 아무리 미쳤더라도 자신의 친어머니를 직접 살해할 정도는 아니겠지.”“그녀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상, 분명히 그들조차 신경 쓰지 않는 게 분명해요. 저는 그런 시험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송혜미는 이 일을 알게 된 후, 큰 자극을 받았다. 이미 기절했고,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아직 모르니까 저는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어요.”유일한 가능성이 모두 없어진 것을 보고,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다 내 잘못이구나, 모두 내 탓이다. 내가 노망나서 연설을 풀어줬구나. 그렇지 않으면, 그녀더러 나를 죽여 분풀이를 하는 건 어떤가. 어차피 나도 늙었으니 죽을 때가 됐지. 자꾸 젊은 사람이 내 앞에서 죽는 것을 보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어르신의 말에 온은수도 약간의 슬픔을 느꼈다. 그는 눈을
차수현은 그 장면을 생각하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가 유담이 온갖 고통을 받고 죽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보게 하라니, 차라리 그녀가 가서 그를 바꾸는 것이 나았다.어차피 연설의 원한은 모두 자신을 향한 것이었고, 유담은 무고했으니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어른의 원한에 연루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더군다나 유담이 그렇게 간단하게 연설에 의해 납치된 것도 다 그녀가 일시적으로 마음이 약해서 그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유담은 연설이 그의 마음속의 그 선량하고 정직한 선생님이 아니라 악마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차수현은 숨이 막혔지만 눈빛은 점차 담담해졌다.“어쨌든 나는 갈 거예요.”“그럼 당신 뱃속의 아기는? 당신은 그녀를 버릴 거야?” 온은수는 슬픔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 차수현은 여전히 그를 믿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심지어 이런 일로 괴로워할 자격도 없었다. 만약 그가 처음부터 깔끔하게 연설을 처리했다면, 또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 그녀를 잘 주시하도록 분부했다면, 이런 일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의 잘못이 더욱 컸다!“난…….”차수현은 이미 무엇을 희생하든 유담을 구하러 가려고 했지만, 뱃속의 아기를 언급하자 잠시 망설이다 결국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며 아직 아무런 의식도 없는 배아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엄마의 선택은 너무 이기적이었지? 어쩌면 네가 이 아름답지만 잔혹한 세상을 볼 수 없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만약 일이 정말 최악의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나도 너와 함께 떠날 거야. 절대로 널 혼자 두지 않을 거라고.’“만약 당신이 가서 유담을 구하더라도, 당신이 죽는다면,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아마 평생 그늘 속에서 살겠지. 더 이상 즐겁게 웃지도 못하고. 당신은 그가 그렇게 되길 원하니?”“그럼 어쩌라고요?! 당신이 말해봐요!” 차수현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설마 이
차수현의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깜짝 놀랐다. 그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아직 소리가 나는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지만 차수현은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전혀 주려 하지 않았다.“수현아, 진정해!”귀를 찌르는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고막이 뚫릴 것 같았지만 몸의 불편함 대신, 오히려 가슴이 무언가에 의해 꽉 쥔 채 곧 깨질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그는 차수현이 이렇게 통제력을 잃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종래로 없었다. 오은택의 일로 모함을 당했을 때도, 비록 많은 일반인들이 참을 수 없는 일을 당했지만 차수현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그 빌어먹을 동영상에 자극되어 정신이 붕괴된 것 같았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온은수는 더욱 걱정했다. 그러나 전에 그는 이미 차수현을 한 번 기절시켰으니 이번에는 차마 그러지 못하고 앉아서 차수현을 안고 가볍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핸드폰 줘, 내가 단서를 찾으러 갈게. 내가 그들의 현재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방법이 꼭 있을 거야. 그녀의 가족도 우리 손에 있으니 우리도 속수무책이 아니야. 조급해하지 마…….”온은수 자신도 급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차수현을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차수현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고 얼굴을 가리고 통곡했다. 마치 새끼를 잃은 어미 짐승처럼 슬피 울었다.온은수는 손을 내밀어 차수현의 휴대전화를 가져오려 했지만 그녀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온은수의 어깨를 호되게 깨물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가지 못하게 했다.온은수는 심한 통증을 느꼈다. 차수현은 지금 이미 이성이 없어서 유난히 세게 그를 깨물었고, 한순간, 그는 살이 찢어져 피까지 흘렸다. 그러나 남자는 미간도 찡그리지 않고 오히려 이런 자세로 차수현을 그의 어깨에 엎드리게 하며 그녀의 손목을 살짝 잡더니 그녀가 손을 놓게 하는 데 성공했다.차수현은 여전히 온은수를 꽉 물고 놓지 않았다. 온은수는 아무일 없는 것처럼 차수현의 휴대폰에 들어온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