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서는 억지로 버티고 나온 후, 좀 얼떨떨했다.방금 수현의 결단을 생각하니, 그는 단지 괴로움과 원망만 느꼈다.은서는 미자가 그때 유담을 납치하지 않았다면, 그는 수현이 흔들리기 전 이미 그녀와 부부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수현의 성격으로, 자신에 대한 그녀의 감정이 사랑이 아니더라도, 가정을 소중히 여겼기에 그들은 평범하고 행복한 부부가 될 것이다.아니면, 그가 자신의 어머니에게 속아 이렇게 오래 떠나지 않고 수현의 곁에 있었으면, 모든 것이 달라지지 않을까.은서의 생각은 마치 무척 복잡했고, 그는 그렇게 아무런 목적없이 걷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심지어 주위의 상황조차 주의하지 않았는데, 이때 차 한 대가 그를 향해 매우 빠르게 달려오고 있는 것도 그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여전히 그렇게 망연하게 걷고 있었다.수현도 가려고 나왔는데, 이 장면을 보고 놀라서 심장이 하마터면 목구멍에서 튀어나올 뻔했다.그러나 그녀는 달려가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고, 결국 그 기사가 재빨리 핸들을 세게 돌려 방향을 바꾸어서야 아슬아슬하게 은서를 스쳐 지나갔다. 차는 한쪽의 난간에 부딪혀 멈췄다.수현은 즉시 지나가려 했지만, 이때 밖에서 기다리던 무진은 이 상황을 보고 그녀를 막았다."기왕 이렇게 결정했으니 더는 그에게 환상을 주지 마요. 내가 그를 데려갈 테니까 안심해요. 별일 없을 거예요.»무진은 은서의 이런 모습을 보고 또 어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를 수 있겠는가?수현은 아마 그를 거절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은서의 듬직한 성격으로, 그는 절대 혼이 나간 것처럼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무진도 이런 일은 딱 잘라버리지 않는다면 오히려 혼란을 가져올 수 있것을 알고 있었다. 이때 만약 수현이 다시 그에게 약간의 관심을 나타낸다면, 은서는 다시 또 그녀에게 계속 매달릴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일은 더욱 번거로워질 것이다.그의 두 친구의 미래의 행복을 위해 무진은 선뜻 나서서 모든 것을 짊어질 수밖에 없었다.수현은 무
은서도 이런 생각이 우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방금 자신이 차에 치일 수도 있다는 것을 느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 뜻밖에도 이렇게 비천했다.무진은 멈칫하더니 마음이 꽤 괴로웠다."네가 괴롭다는 거 알아. 내가 술 사줄게. 술에 취하면 너도 잠시 그 불쾌한 일들을 내려놓을 수 있을 거야."무진도 어떻게 하면 은서를 기쁘게 할 수 있을지 몰랐고, 유일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술로 근심을 푸는 것이다.은서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지금 그는 이것 말고도 할 일이 없는 것 같다.무진은 차를 몰고 은서를 데리고 술집에 갔다. 두 사람은 룸에 앉아 술을 많이 시켰다."내가 없는 동안 또 무슨 일이 있었죠? 형, 난 형이 알고 있는 거 알아요. 말해줘요."은서는 쓰디쓴 술을 한 모금 마시며 천천히 말했다.무진은 망설였지만 은서의 표정을 보고 결국 일어날 모든 것을 말했다.수현이 하마터면 의외의 사고로 외국에 끌려가 돌아오지 못할 뻔할 때, 은수가 목숨을 걸고 그녀를 구했다는 것을 알고 은서는 잔을 세게 움켜쥐었다.그가 외국에 있을 때 이런 일이 일어났다니.그는 왜 수현이 갑자기 생각을 바꿨는지 알게 된 것 같았다. 아무도 이런 일을 겪고도 매정하게 자신을 구해준 남자를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그는 여전히 달갑지 않았다. 그때 그는 분명히 마음속으로 묵묵히 맹세했는데, 그가 살아있는 동안 절대로 수현이 더 이상 어떤 억울함도 당하지 않도록 할 것이고 그녀가 어떤 어려움에 부딪히든 그는 반드시 그녀의 곁에 있고 그녀와 함께 감당할 것이라고.그러나 결국 그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는 그녀를 도와 유담을 잘 보호하지도, 그녀가 생명의 위험에 처했을 때 선뜻 나서지도 않았다.그러나 이대로 손을 놓는 것은 또 달갑지 않았다.어떻게 달가울 수 있겠는가, 이렇게 오랫동안 그녀와 함께 지냈으니 그는 그렇게 멋지게 손을 놓을 수 없다.생각할수록 혼란스럽고 마음이 아프자 은서는 고개를 들어 잔에 든 술을 한 번에 다
무진도 취해서 옛날 생각이 떠올랐다.그의 손은 자신도 모르게 품 속에 있는 시계를 어루만졌고, 그 안에는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나서 누렇게 변한 낡은 사진이 있었다. 그는 심지어 보지 않아도 사진 속의 그 얼굴을 떠올릴 수 있었다.그 당시, 만약 그런 사고를 당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아직 잘 살았을 것이고, 그도 사랑하는 아내와 행복한 가정을 가졌을 것이다.그러나 지금, 무슨 생각을 해도 그것은 결국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무진은 손을 내밀어 은서의 어깨를 두드렸다."어떤 일은 운명이라고 할 수밖에 없어. 평생 생각해도 결국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없다고."은서는 무진을 물끄러미 바라보았고, 그의 눈빛 속의 암울함을 보고 은서는 또 죄책감을 느꼈다. 그는 그렇게 막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지금은 마치 또 무진의 나쁜 추억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은서는 술잔을 들었다."됐어요, 오늘은 더 이상 이런 생각하지 마요. 우리는 취할 때까지 마셔요."말을 마치고 그는 잔에 든 술을 다 마셨고, 무진도 슬픈 일이 생각나서 이성 따윈 상관하지 않고 은서를 따라 한 잔 또 한 잔 마시기 시작했다.두 사람은 기분이 좋지 않아 자제하지 않았고, 마지막에 모두 테이블에 엎드려 누구도 상대방을 말릴 수 없었다.그것도 술집의 종업원이 방을 정리하다 여기에 두 사람이 엎드려 있는 것을 보았고, 그녀는 소리쳤지만, 아무도 그녀를 상대하지 않았다. 그들은 만취상태였다.어쩔 수 없었던 종업원은 무진이 테이블 위에 놓은 휴대전화으로 그의 가족에게 연락해 그를 데리러 오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그는 직접 육가네 본가로 전화를 걸었는데, 노부인은 무진이 밖에서 곤드레만드레 취했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을 금치 못하고 즉시 사람을 불러 그를 데리러 가려 했다.그러나 무진의 아버지는 재빨리 그녀를 막았다."그 녀석이 취했다고요? 그럼 그의 여자친구에게 전화하면 돼죠. 두 사람도 마침 이 기회를 틈타 감정을 잘 키워볼 수 있고요."노부인은 이 말을 듣자마자 일리가 있다고 느꼈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기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으니 더 이상 여기에 남아 있지 않고 서둘러 떠났다.가연은 그의 행동에 주의를 돌리지 않았고 오로지 무진이 도대체 무슨 일 때문에 이렇게 취했는지에 대해 걱정했다. 설마 그는 그녀와 가짜로 결혼한 일에 대해 후회했나?생각하면서 가연은 젖은 수건으로 남자의 얼굴을 가볍게 닦아주었다.서늘한 기운을 느끼자 무진은 약간 정신을 차렸다. 그는 눈을 살짝 뜨고 가연을 바라보았고, 비록 그녀의 얼굴을 똑똑히 보지 못했지만 그녀의 부드러운 보살핌을 느낄 수 있었다.이때 무진은 손을 내밀어 그녀를 품에 안았다.가연은 깜짝 놀랐다. 그녀는 무진의 몸에 엎드렸고, 두 사람의 몸은 조금의 빈틈도 없이 딱 달라붙어 있어 무척 애매했으며 그녀의 얼굴은 재빨리 붉어졌다."육무진 씨, 이 손 놓아요..."가연은 몸 아래의 남자를 밀었다."아니, 난 놓지 않을 거야."무진이 중얼거렸다."날 떠나지 못하게 할 거라고. 연진아..."가연은 원래 이 갑작스러운 친밀함 때문에 얼굴이 빨개졌는데, 연진이란 낯선 이름을 듣자 그녀는 순식간에 정신을 차렸다.연진, 이 이름은 생각할 필요도 없이 딱 봐도 여자의 이름이었다.그녀는 도대체 누구일까? 무진의 마음속에 있는 그 사람일까?그가 자신과 가짜 결혼을 하려는 것은 그의 마음속에 시종 다른 여자가 있었기 때문이었다...가연은 눈빛이 다소 어두워졌지만, 고개를 들어 무진의 얼굴에 나타난 슬픔과 괴로움을 보고 그는 그를 밀어내며 그더러 정신 차려 자신이 누구인지 보라고 할 수가 없었다. ‘됐어, 그는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거 원래 알고 있었잖아, 도구든 다른 무엇이든 상관없어, 그와 함께 연기하겠다고 약속했으니, 후회하지 말자.’......수현이 병원으로 돌아올 때 날은 이미 어두워졌다. 그녀는 병실로 돌아와서야 은수가 불을 켜지 않고 이렇게 조용히 어둠 속에서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몰랐다."온은수 씨, 왜 그래요? 왜 불
은수는 수현이 심란해하는 모습을 보고 더 이상 자신과 한 침대에서 자라고 강요하지 않고 오히려 사람을 불러 다른 침대 하나 옮겨오라고 했다.수현도 매우 피곤해서 더 이상 사양하지 않고 씻은 후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휴식했다.다만 은서가 떠나기 전의 괴로운 표정을 생각하면 그녀는 마음이 아팠고 걱정했으며 나름 후회했다.만약 그녀가 좀 일찍이 이 일을 똑똑히 말했더라면, 은서는 그렇게 다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은 거꾸로 흐를 수 없었으니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이 순간을 장악하는 것뿐이었다.아마도 은서는 한동안 고통스러워 할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그는 모든 것을 잊고 마음에 드는 여자를 찾아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것이고, 이 상처들도 모두 아물 것이다....수현은 엉뚱한 생각을 하다가 마침내 꿈나라에 빠졌다.그러나 은수는 졸리지 않았다. 그는 불을 끈 다음 희미한 달빛을 빌어 한쪽 침대에 누워 호흡이 평온한 수현을 보면서 멍을 때렸다.그렇게 그녀를 보다 남자는 다가가서 수현의 이마에 가볍게 뽀뽀를 했다."수현아, 떠나지 않아서 고맙고 이번에 나를 선택해줘서 고마워. 안심해, 다시는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을 거야."그리고 그는 수현에게 이불을 조심스럽게 덮어준 다음 그제야 아쉬워하며 자신의 침대로 돌아갔다.......하룻밤은, 아주 빨리 지나갔다.다음날 아침은서는 숙취의 두통에서 깨어나 그제야 자신이 완전히 낯선 곳에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은서는 벌떡 깨어났고,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는 그제야 자신의 옆에 여자가 있는 것을 보았는데, 그녀는 침대 위에 엎드려 자고 있었다.그는 멍하니 있다가 수현인 줄 알았다."수현아......"소리를 듣고 그 여자는 고개를 들었지만 완전 낯선 얼굴이었다.방금 솟구치던 감동은 순식간에 종적을 감추었다.여자는 그의 이런 모습을 보고 다소 난감해했다."깨어나셨니까? 여긴 육씨네 별장인데, 온은서 도련님께서 취해서 저희가 여기로 데려왔습니다. 방금 죄송합니다. 제가 좀 피곤해서
유담은 재빨리 자신의 방으로 도망가서 전화를 받았다."유담아, 나야."유담은 은서의 목소리를 듣고 매우 놀랐다. 그동안 수현은 은서 아빠가 밖에서 처리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으니 그가 다른 일에 걱정하지 않도록 방해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유담도 더 이상 함부로 전화를 하지 못했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니 그도 정말 은서가 보고 싶었다."은서 아빠, 그동안 뭐하러 갔어요? 나한테 전화도 안 하다니, 설마 날 잊은 건 아니겠죠?"녀석의 애교에 은서의 심란했던 마음이 조금 나아졌다.그는 수현이 흔들린다고 해도 유담이가 자신의 편에 서면 그에게 아직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유담아, 미안해. 그동안 좀 복잡한 일에 부딪혀서 너에게 연락하지 못했어. 하지만, 나는 이미 어떻게 보상해줄지에 대해 생각했는데. 우리 요 며칠 곧 돌아갈 거잖아, 넌 지금 아직 학교에 갈 나이가 아니니까 내가 너를 데리고 네가 가장 가고 싶은 놀이공원에 가서 며칠 노는 거 어때?"유담은 놀러 갈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눈빛이 밝아졌다. 그는 막 승낙하려고 했지만 또 갑자기 무엇이 기억난 것 같았다."그런데, 엄마는 우리랑 같이 안 가요?""넌 먼저 나와 함께 돌아가서 네 할머니 봐야지. 네 엄마는 일을 다 끝내면 귀국할 거야."유담은 침묵했다. 비록 그는 아직 어린아이였지만, 이 속의 의미를 분별할 수 있었다."죄송해요, 은서 아빠. 난 이렇게 할 수 없어요."유담은 중얼중얼 말했다."난 더 이상 내 일 때문에 엄마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게 하고 싶지 않거든요. 나는 엄마가 영원히 자신의 생각에 따라 하고 싶은 선택을 할 수 있기를 바라서요."은서는 멍해졌다. 이렇게 어린 아이가 뜻밖에도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한 것 같다.그는 순간 자신의 비겁한 생각에 좀 부끄러워했다.방금 그는 확실히 유담과 온혜정을 빌어 수현을 타협시키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그러나 유담은 그의 마음을 한눈에 꿰뚫어보고 바로 거절했다."미안해, 유담아, 방금 내가
은서는 공항으로 가는 길에 이 문자를 보고 쓴웃음을 지었다.수현의 태도는 정말 소탈했다. 어쩌면 그녀는 정말 이미 결심을 굳혔을지도 모른다.......은서는 공항에 도착해서 비행기 표를 받은 뒤 자리에 앉아 입구를 바라보며 멍을 때렸다.비록 마음속으로 이미 수현이 와서 그와 함께 떠나지 않을 것이란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그는 여전히 마지막 환상을 품고 있었다.그렇게 한참 동안 앉아서 멍을 때리다 탑승하라는 안내방송이 쉴 새 없이 울리며 그에게 시간이 다 됐으니 떠나라고 알리자 은서는 그제야 일어섰다.결국 수현은 오지 않았다. 보아하니 그녀는 이미 결정을 내렸다.이왕 이렇게 된 이상, 그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 같았다. 이번에 그는 정말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은서는 씁쓸함을 느꼈다, 코도 찡했지만 추태를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무덤덤하게 비행기에 올랐다.......다른 한편수현도 안절부절못하며 벽에 있는 시계를 쳐다보았다.시계바늘이 조금씩 움직이는 것을 보고 그녀의 마음도 덩달아 불안했다.그리고 드디어 12시가 넘었다.수현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또 왠지 불안했다.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마음속으로 자신에게 은서가 원하는 미래를 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이상 지금 깨끗하게 떠나는 것이 누구에게나 좋다고 충고했다.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마음은 말할 수 없는 당황스러움으로 가득했다."도대체 왜 이래......"수현은 중얼거리며 가슴 앞의 옷을 잡아당기며 눈살을 찌푸렸다.은수는 윤찬과 회사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윤찬은 그에게 수현을 납치한 사람들은 이미 걸려들었기에 요 며칠이면 일망타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알려주었다.은수는 이 좋은 소식을 수현에게 알리려고 고개를 들자, 그녀가 안색이 보기 흉한 채 소파에 앉아 손으로 가슴을 가리고 무척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았다.은수는 눈살을 찌푸렸다."수현아, 너 왜 그래, 어디 아파?""아, 아니에요. 방이 좀 답답해서 그런가봐요. 나가서 바
수현도 그에게 희망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즉시 은서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시종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수현은 자신이 몇 번 전화 했는지, 줄곧 이 상황이었다.그녀의 마음은 마치 얼음에 빠진 것처럼 점차 추워졌다.설마 은서가 정말 이 비행기에 있었단 말인가?수현은 피가 거꾸로 솟아오르는 것만 같았다. 다음 순간, 그녀는 미친 듯이 비틀거리며 밖으로 뛰어나갔고, 이 일을 확인하려 했다.수현은 머리가 텅 빈 채 좌충우돌하며 밖으로 달려갔고, 길을 전혀 보지 않아서 모퉁이에서 한 간호사와 부딪쳤다.그 간호사는 손에 약을 들고 있었는데, 그 바람에 모든 약이 바닥에 떨어졌고 수현은 눈치 채지 못한 듯 계속 밖으로 달려갔다."이봐요, 아가씨!"수현은 간호사가 불평하는 것을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고 간호사는 눈살을 찌푸렸다."이 사람은 왜 이렇게 소질이 없는 거야...... 어, 잠깐만, 저 여자 온은수 대표님 돌보던 그 여자가 아니야?"수현은 밖으로 뛰어나간 다음 즉시 택시 한 대를 막았다."공항으로 가요. 빨리요!"‘은서가 진짜 그 비행기에 있는지 아닌지 확인해야 돼.’수현이 이렇게 조급해하는 것을 보고 기사도 감히 시간을 지체하지 못하고 즉시 차를 몰고 재빨리 공항을 향해 질주했다.수현은 창 밖의 그 쏜살같이 지나가는 풍경을 보면서 손은 죽을힘을 다해 옷자락을 쥐었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기도했다. 은서가 그 비행기에 있지 말기를.수현은 자신이 어떻게 공항에 도착했는지도 몰랐고 일종의 망연한 상태에 빠졌다. 그녀는 주위의 일을 똑똑히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기사가 차를 빨리 몰았기 때문에, 오래 걸리지 않아 그녀는 공항에 도착했다.수현은 즉시 차 문을 열고 차에서 뛰어내렸다. 그녀는 길을 주의하지 않아서 미끄러져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지만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비틀거리며 공항으로 달려갔다.수현은 비틀거리며 뛰어다녔고, 오로지 은서가 도대체 그 사고가 난 비행기에 있었는지 없었는지에 대해 똑똑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