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한편.술잔이 엇갈린 연회에서 은서는 맞춤 제작한 턱시도를 입고 있었고, 그의 곁에는 자신의 뛰어난 외모 때문에 그에게 다가와 말을 거는 몇 명의 여자들이 에워싸고 있었다.은서는 겨우 예의를 주의하고 있지만, 주위의 짙은 향수 냄새는 여전히 그를 짜증나게 했다.요 며칠 그는 외부와의 연락이 닿지 않아 부모의 말대로 이런 연회에 끊임없이 참석할 수밖에 없었다.은비는 마음을 굳힌 듯 반드시 여기에서 명문 가족 며느리를 찾으려는 것 같았다.은서도 잠시 말 듣는 척하면서 도망갈 기회를 엿볼 수밖에 없었다.다만 아쉽게도 은비가 멀지 않은 곳에 배치한 몇 명의 경호원들이 그의 모든 것을 주시하고 있었기에 은서는 아무런 기회도 찾지 못하고 참을 수 밖에 없었다.잠시 후 그는 정말 흥미가 없어서 그냥 담담하게 한마디 던졌다."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미안해요."그리하야 그는 그제야 자신이 싫어하는 이런 환경에서 잠시 벗어났다.화장실에 도착하자 은서는 찬물로 얼굴을 씻었고, 거울에 비친 사람을 쳐다보았다. 비록 예전처럼 온화하고 우아해 보였지만 그의 마음이 얼마나 불안정한지 그 자신만이 알고 있었다.수현의 국내 상황이 어떤지, 유담이가 돌아왔는지, 그녀는 은수와 또 어떤 갈등이 생겼는지....이런 생각에 잠기다 은서는 거울을 보고 멍을 때렸다.이때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고, 은서는 정신을 차리고 막 떠나려 했지만 그 사람과 어깨를 부딪혔다.은서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러나 그는 줄곧 사소한 일로 따지는 성격이 아니었기에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는 이곳을 떠나려 했다. 하지만 그와 부딪친 남자는 비행기 표 한 장을 땅에 떨어뜨렸다.그것은 이곳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표였고 위의 이름도 온은서라는 세 글자가 적혀 있었다.은서는 멍해지더니 이 사람이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것 같았다."누군가가 당신을 도와 돌아가라고 부탁해서요. 내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묻지 마요. 나는 잠시 후에 사람들더러 밖에서 혼란을 일으키라고 할 거예요,
현장은 확실히 혼란스러웠다. 은서는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더는 상관하지 않았다. 설사 이 사람이 다른 속셈이 있다 하더라도 그는 반드시 이 기회를 틈타 도망쳐야 했다. 이 기회를 놓친다면 또 언제 나갈 수 있을지 모르니까.생각하면서 은서는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문을 바라보았다. 그는 아무도 주의하지 않는 틈을 타서 재빨리 달려갔고, 평소에 잠겨 있던 이 문은 이미 누군가에 의해 열린 상태였다. 은서는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고 순조롭게 밖으로 나왔다.남자도 감히 시간을 끌지 못했다. 어머니가 보낸 사람들은 언제든지 그를 찾아올 수 있었기에 그는 가능한 한 빨리 택시 한 대를 찾아 가장 빠른 속도로 공항으로 가야 했다.은서가 떠난 지 얼마 안되자, 연회의 주최측은 사람들을 조직하여 질서 있게 철수하기 시작했으며 한 편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떠나도록 배치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했다.은비는 은서를 한참 동안 찾았지만 그를 보지 못했다."어떻게 눈 깜짝할 사이에 없어졌니, 너희들 병신이야? 모두 뭐 하는 놈들이야?!" 지금 불이 난 상황은 매우 심각했기에 은비는 은서의 안위를 매우 걱정했다.한 무리의 사람들이 그녀의 비난에 바로 사람을 찾으러 뛰어나가려 했지만, 곧 주최 측의 사람들에게 가로막혔다."이 안은 매우 위험하고, 또 전자 제품이 있어 폭발을 일으킬 수 있으니 어서들 나가세요!""하지만 내 아들이 아직 안에 있다고, 그를 찾지 못했단 말이야!""장애인이 아닌 이상 어떻게 뛰어나가는 것을 모를 수 있겠어요, 어쩌면 벌써 밖에 있을지도 모르니, 빨리 나가세요!"주최측은 인명 피해가 발생할까 봐 두려워서 태도도 매우 강경하여 은비의 생각을 전혀 개의치 않고 직접 사람을 전부 쫓아냈다.은비는 어쩔 수 없었다. 그녀는 은서가 확실히 나갔다고 바랄 수밖에 없었고 얼른 사람을 불러 은서가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았다. 그러나 오랫동안 수색했지만 여전히 결과가 없었다.가장 난감한 것은 은비는 은서가 수현에게 연락하는 것을 피하
은서는 갑자기 안색이 변하더니 한동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수현이 왜 은수와 함께 있었는지 묻고 싶었지만 그는 또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그는 자신이 직면할 수 없는 대답을 들을까 봐 두려웠다.은수는 수현의 휴대전화를 힐끗 보았는데, 낯선 번호인데다 이름이 없는 것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수현은 반응한 후 재빨리 손으로 전화기 마이크가 있는 위치를 막은 다음 방을 나갔다.은수는 더욱 심하게 눈살을 찌푸렸다. 수현이 그를 피해서 전화를 받아야 하다니, 그럼 그 사람은 누구일까?수현이 밖으로 나간 후에야 비로소 입을 열어 침묵을 깼다. "여보세요, 은서야, 그쪽 상황은 어때? 너 어머니의 병은 괜찮아?"수현은 묵묵히 은수의 존재를 무시하고 화제를 돌렸다.은서의 마음은 다소 씁쓸했지만 표현하지 않았다."괜찮아...... 큰 문제 없어."은서도 은비의 그런 수단을 수현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만약 그녀가 알았다면 더욱 괴로워할 것이다."괜찮으면 됐어." 수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비록 은비에게 아무런 호감도 없었지만 필경 은서의 어머니였기에 만약 그 사람에게 무슨 사고라도 나면, 은서는 매우 슬퍼할 것이다.수현이 이전의 원한을 따지지 않고 은비를 관심하자 은서는 다소 부끄러웠다. 그는 재빨리 입을 열었다."이쪽의 일은 이미 끝냈으니까 곧 귀국할 거야.»수현은 잠시 침묵했다."은서아, 이쪽도 별다른 할 일이 없으니까 네가 일하는 쪽에서 만약 부른다면 직접 돌아가도 돼. 특별히 달려올 필요가 없어."은서의 눈동자는 어두워졌고 방금 들은 은수의 목소리를 연상하더니 그는 그녀의 마음이 이미 흔들렸는지 묻고 싶었다. 그더러 직접 m국으로 돌아가라는 것은 도대체 그의 사업을 위해서인가, 아니면 그라는 사람을 상대하고 싶지 않기 때문인가?그러나 결국 은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말투가 무거웠다."나 이미 공항에 있어. 이런 일 생긴 이상 반드시 돌아가야지. 나 기다려."말이 끝나자 은서는 전화를 끊고 수현에게 다시 그를
은수는 수현이 그와 이 화제를 토론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더 이상 핍박하지 않았다."다 되니까 당신 알아서 사."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먼저 가볼게요."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몸을 돌려 황급히 떠났다. 은수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고 눈동자가 어두워졌고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어떤 일은 결국 수현 스스로 결정해야 했다. 만약 과거였다면 그는 그녀를 핍박하고 자신의 곁에 남도록 강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는 다시는 그렇게 그녀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그들 사이에는 이미 너무 많은 오해와 불쾌가 있었기에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수현을 기다리며 그녀의 결정을 기다리는 것뿐이었다.......몇 시간 후, 은서가 탄 비행기는 제시간에 s시 국제 공항에 착륙했다.난감한 것은 그는 지금 외국 돈밖에 없는데다 휴대전화도 없어서 한동안 이곳을 떠날 수 없었고, 수현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 더욱 몰랐다.은서는 어쩔 수 없이 또 행인을 찾아 휴대전화를 빌려 무진에게 전화를 걸었다.무진은 가족들에게 자신과 가연의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의 할머니는 이렇게 오랫동안 독신으로 지낸 손자가 마침내 여자와 결혼한다는 말을 듣자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그 아가씨 언제 오냐고 끊임없이 추궁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그들이 앞으로 아이를 낳으면 뭐라고 부를지까지 생각했다....무진은 질문에 골치가 아팠고, 휴대전화가 울리는 것을 듣고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재빨리 뛰어나가 전화를 받았다."무진 형, 나 은서예요. 지금 공항에 있는데, 나 좀 데리러 오면 안 돼요?"무진은 은서가 돌아왔다는 말을 듣고 바로 승낙했다. 마침 가족들의 미친 질문을 피할 수 있었다."거기서 나 기다려, 곧 갈게."무진은 노부인에게 설명했고, 비록 노부인은 아직 묻지 못한 일이 많다고 생각해서 찝찝했지만 그래도 그더러 가라고 했다.무진은 본가에서 나오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다만, 차에 앉아서 은서가 돌아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는 반드시
"나 일이 좀 있어서 잠깐 나갔다 올게요." 수현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은수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 무슨 일인지 대충 짐작이 갔고, 즉시 대답했다."나도 같이 갈게.""필요 없어요, 내 일은 나 혼자 잘 처리할 수 있으니까 혼자 가게 해줘요."수현은 은수를 진지하게 바라보았다. 이런 일은 반드시 은서와 일대일로 똑똑히 말해야 했기에 어떻게 은수가 다시 함부로 끼어들게 할 수 있겠는가."......"은수는 침묵하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어렵게 입을 열었다."좋아."수현은 미소를 지으며 일어섰고 은수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았다."당신... 오늘 나랑 한 약속 기억하니? 당신... 돌아올 거지?"이 말을 꺼내자 은수 자신조차도 불가사의하다고 여겼다. 그는 지금 마치 집에서 남편이 집에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새색시 같았다.수현도 한순간 의아해했다. 은수가 뜻밖에도 이런 말을 할 줄이야. 이는 정말 그의 평소의 이미지와 너무 어긋났다."당신이 다 나을 때까지 여기에 남아서 돌볼 테니까 걱정하지마요."은수는 약간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수현은 역시 그에게 명확한 답안을 주지 않았다.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완쾌되기 전에 그녀가 남기를 원하자 은수는 이미 만족했다."내가 사람 시켜서 데려다 주라고 할게." 은수는 경호원 두 명을 불러 수현을 데려다 달라고 했다.수현은 원래 거절하려 했지만 은수가 입을 열어 그녀를 설득했다."밖에 아직 위험이 있을지도 몰라. 그들은 당신을 방해하지 않을 테니까 당신도 나를 걱정하게 하지 마."결국 수현은 타협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그 두 사람을 데리고 나갔다.수현은 은서에게 문자를 보내 만날 주소를 정한 뒤 직접 차를 타고 그곳에 가서 기다렸다.은서는 주소를 받자마자 무진에게 그를 그 곳으로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다.수현은 대략 십여 분을 기다렸고, 은서는 인차 달려왔다.은서의 약간 초췌한 얼굴을 보고 수현은 감히 그의 눈을 보지 못했다."돌아왔어?"은서는 수현의 얼굴을 진지하게 쳐
"응, 온가네 쪽은 이미 유담이 데려가는 생각을 포기했어. 앞으로도 우리를 방해하지 않을 거야. 외국으로 돌아가는 일이라면...... 은서야, 미안해, 난 너와 함께 할 수 없을 거 같아."수현은 결국 용기를 내어 은서의 눈을 쳐다보며 마음속의 생각을 말했다.은수와의 관계가 어떻게 되든, 그가 자신을 위해 부상을 당한 이상 그녀는 그를 혼자 내버려둘 순 없었다."수현아, 너 처리할 일 있는 거야? 그렇다면 나도 남아서 기다릴게.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하면 돼." 은서의 마음은 결국 당황하기 시작했다.그는 수현이 단지 잠시 남아 있기를 바라며 억지로 화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아니, 그런 거 아니야, 은서야, 그간의 이별 동안 난 많은 걸 알게 됐어, 난... 더 이상 그렇게 자신을 속일 수 없어. 결혼에 대한 일은 미안해, 애초에 내가 그렇게 경솔하게 허락하지 말았어야 했는데.""수현아, 너 나랑 결혼한 거에 대해 후회하는 거야?"은서의 눈빛은 갑자기 슬픔으로 가득 찼다. 그는 이 짧은 시간 안에 수현의 마음이 어떻게 이렇게 큰 변화가 생겼는지 이해하지 못했다.온은수 때문일까?그러나 그때 그녀는 분명 은수의 재결합 요청을 거절했다."왜? 수현아, 우리 헤어지기 전에 분명히 약속했잖아. 너 그때 나랑 평생을 함께 할 준비가 되어 있었을 거야. 근데 왜 이렇게 빨리 마음이 변한 거야? 그동안 내가 곁에 없어서 너를 보호하지 못했기 때문이야? 만약 그렇다면, 내가 사과할게, 내 잘못이야. 그러니 이런 이유로 나를 거절하지 마, 응?"은서는 간절하게 애원했다.대학에서 그녀를 알게 된 후부터 수현을 천천히 사랑하게 되기까지, 그녀는 이미 자신의 인생에서 없어서는 안 될 부분이 되었다.은서는 그의 미래에 수현이란 사람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면 어떤 모습일지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아니야, 은서야. 나는 너를 탓할 생각 없어. 과거부터 지금까지 넌 나를 너무 많이 도와줬어. 모든 은혜를 나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나는 단지, 너에게 그렇게
은서는 억지로 버티고 나온 후, 좀 얼떨떨했다.방금 수현의 결단을 생각하니, 그는 단지 괴로움과 원망만 느꼈다.은서는 미자가 그때 유담을 납치하지 않았다면, 그는 수현이 흔들리기 전 이미 그녀와 부부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수현의 성격으로, 자신에 대한 그녀의 감정이 사랑이 아니더라도, 가정을 소중히 여겼기에 그들은 평범하고 행복한 부부가 될 것이다.아니면, 그가 자신의 어머니에게 속아 이렇게 오래 떠나지 않고 수현의 곁에 있었으면, 모든 것이 달라지지 않을까.은서의 생각은 마치 무척 복잡했고, 그는 그렇게 아무런 목적없이 걷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심지어 주위의 상황조차 주의하지 않았는데, 이때 차 한 대가 그를 향해 매우 빠르게 달려오고 있는 것도 그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여전히 그렇게 망연하게 걷고 있었다.수현도 가려고 나왔는데, 이 장면을 보고 놀라서 심장이 하마터면 목구멍에서 튀어나올 뻔했다.그러나 그녀는 달려가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고, 결국 그 기사가 재빨리 핸들을 세게 돌려 방향을 바꾸어서야 아슬아슬하게 은서를 스쳐 지나갔다. 차는 한쪽의 난간에 부딪혀 멈췄다.수현은 즉시 지나가려 했지만, 이때 밖에서 기다리던 무진은 이 상황을 보고 그녀를 막았다."기왕 이렇게 결정했으니 더는 그에게 환상을 주지 마요. 내가 그를 데려갈 테니까 안심해요. 별일 없을 거예요.»무진은 은서의 이런 모습을 보고 또 어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를 수 있겠는가?수현은 아마 그를 거절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은서의 듬직한 성격으로, 그는 절대 혼이 나간 것처럼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무진도 이런 일은 딱 잘라버리지 않는다면 오히려 혼란을 가져올 수 있것을 알고 있었다. 이때 만약 수현이 다시 그에게 약간의 관심을 나타낸다면, 은서는 다시 또 그녀에게 계속 매달릴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일은 더욱 번거로워질 것이다.그의 두 친구의 미래의 행복을 위해 무진은 선뜻 나서서 모든 것을 짊어질 수밖에 없었다.수현은 무
은서도 이런 생각이 우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방금 자신이 차에 치일 수도 있다는 것을 느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 뜻밖에도 이렇게 비천했다.무진은 멈칫하더니 마음이 꽤 괴로웠다."네가 괴롭다는 거 알아. 내가 술 사줄게. 술에 취하면 너도 잠시 그 불쾌한 일들을 내려놓을 수 있을 거야."무진도 어떻게 하면 은서를 기쁘게 할 수 있을지 몰랐고, 유일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술로 근심을 푸는 것이다.은서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지금 그는 이것 말고도 할 일이 없는 것 같다.무진은 차를 몰고 은서를 데리고 술집에 갔다. 두 사람은 룸에 앉아 술을 많이 시켰다."내가 없는 동안 또 무슨 일이 있었죠? 형, 난 형이 알고 있는 거 알아요. 말해줘요."은서는 쓰디쓴 술을 한 모금 마시며 천천히 말했다.무진은 망설였지만 은서의 표정을 보고 결국 일어날 모든 것을 말했다.수현이 하마터면 의외의 사고로 외국에 끌려가 돌아오지 못할 뻔할 때, 은수가 목숨을 걸고 그녀를 구했다는 것을 알고 은서는 잔을 세게 움켜쥐었다.그가 외국에 있을 때 이런 일이 일어났다니.그는 왜 수현이 갑자기 생각을 바꿨는지 알게 된 것 같았다. 아무도 이런 일을 겪고도 매정하게 자신을 구해준 남자를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그는 여전히 달갑지 않았다. 그때 그는 분명히 마음속으로 묵묵히 맹세했는데, 그가 살아있는 동안 절대로 수현이 더 이상 어떤 억울함도 당하지 않도록 할 것이고 그녀가 어떤 어려움에 부딪히든 그는 반드시 그녀의 곁에 있고 그녀와 함께 감당할 것이라고.그러나 결국 그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는 그녀를 도와 유담을 잘 보호하지도, 그녀가 생명의 위험에 처했을 때 선뜻 나서지도 않았다.그러나 이대로 손을 놓는 것은 또 달갑지 않았다.어떻게 달가울 수 있겠는가, 이렇게 오랫동안 그녀와 함께 지냈으니 그는 그렇게 멋지게 손을 놓을 수 없다.생각할수록 혼란스럽고 마음이 아프자 은서는 고개를 들어 잔에 든 술을 한 번에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