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사람 사이의 분위기는 다소 어색했다. 바로 이때, 켈로스는 이번 심리치료를 마치고 방에서 나왔다."어머니의 상태는 어떤가요?" 은수는 바로 앞으로 다가갔다.“상황은 좀 복잡하니 우리 저쪽에 가서 이야기하죠.”켈로스는 무거운 표정으로 은수와 옆에 있는 베란다로 갔다."당신의 어머니는 비록 오늘 치료를 받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는 여전히 과거의 일을 저촉하는 것 같아요. 그녀는 현실을 직면하고 싶지 않은 것 같은데, 만약 계속 이렇게 도피한다면 아무리 좋은 치료방법이 있어도 소용없죠."은수는 이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그럼 다른 계획이 있나요?""유일한 방법은 바로 최면이에요. 강제로 그녀가 과거에 가장 고통스러웠던 시절로 돌아가게 하고, 그녀가 그때의 일을 직면하도록 핍박한 다음, 다시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분명히 구분하게 해야만 유담에게서 위안을 찾는 행위를 멈출 수 있어요."최면이라는 두 글자에 은수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최면은 사람을 가장 고통스러운 기억 속으로 데려가는 것이다. 이런 일은 생각하기만 해도 잔인했고 또 사람이 완전히 미치도록 자극할 수도 있었다."이 일은 한 번 고려해 볼게요.""ok." 켈로스도 은수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기에 그를 강요하지 않았다.은수는 심각한 표정으로 돌아가서 미자의 상황을 보며 모든 것이 정상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미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른 채 오히려 다급하게 유담의 상태를 물었다."어때, 유담이의 치료는 잘 돼가? 의사 선생님은 뭐라고 하셔?"미자는 심리치료를 받고 싶지 않았지만 유담에게 좋은 모범을 보여주기 위해 억지로 참고 열심히 협조했다.은수는 갑자기 마음이 찡했지만 자신의 어머니 앞에서 표현할 수 없었다."유담이는 괜찮으니까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또 몇 마디 나누다 은수는 그제야 방을 나섰다. 원래 회사에 가서 사업상의 일을 처리해야 했지만 지금은 심란하여 전혀 그런 기분이 없었다.생각하다 은수는 무진에게 전화를 걸었다.은수의 전화를 받고 무진은 다소
은수의 차가 앞에 있는 것을 보고 도리스는 실눈을 뜨며 정복욕이 생겼다.은수의 냉랭함은 그녀로 하여금 오히려 그에게 더욱 흥미를 가지게 했다. 이런 남자를 정복해야만 더욱 의미있을 것이다.......무진이 은수가 있는 술집에 도착했을 때, 남자의 앞에는 이미 많은 술들이 놓여 있었고, 그는 손에 술잔을 쥐고 있는 채 잔은 이미 비어 있었다.이로부터 무진은 은수가 혼자 있을 때 이미 적지 않은 술을 마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그의 주량은 아주 좋았기에 겉만 보면 그가 도대체 취했는지 아닌지 눈치챌 수가 없었다.무진은 즉시 일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만약 이 대낮에 이런 곳에서 울적하게 술을 마시는 사람이 다른 사람이었다면 그는 놀라지 않았을 거지만 지금 눈 앞에 있는 사람은 온은수였다.이 남자는 줄곧 자제력이 아주 뛰어나서 알코올을 줄곧 멀리해왔다. 설령 술자리가 있다 하더라도 이렇게 마시는 상황도 매우 드물었다.다시 말해서, 그가 대낮에 술을 마시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무진은 은수의 곁에 앉아 빈 술잔을 들고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특별히 나를 부른 이유가 뭔데? 무슨 할말이라도 있는 거야?"원래 고개를 숙이고 술을 따르던 은수는 멈칫했다. 무진은 그의 오랜 절친으로써 의학 방면에서도 꽤 타고났기에 그도 숨기지 않고 최근에 발생한 일을 모두 털어놓았다.무진은 그의 말을 듣고 인차 은수가 이렇게 울적한 이유를 알아차렸다. 이런 진퇴양난의 국면은 누구든 선택하기 어려울 것이다.하필이면 그도 어떻게 하라고 충고할 방법이 없었다.어떤 선택은 반드시 당사자만이 해야 했고 무진은 그저 친구가 해야 할 일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바로 그가 답답함을 풀려고 술을 마시고 싶을 때 그와 함께 하는 것이었다.무진은 은수와 함께 말없이 술을 한 잔 한 잔 마셨다. 은수가 주문한 술은 모두 도수가 높은 술들이라 이렇게 마시니 은수는 아무리 주량이 좋더라도 머리가 어지러워지며 기본적으로 취했다.은수가 일어나
도리스는 은수를 위층의 호텔로 데려가려고 마음 먹으며 웨이터를 불렀다.그러나 바로 이때, 전화를 끊은 무진은 바로 화장실까지 찾아왔다."은수야, 너 취했으니까 내가 집으로 데려다 줄게."말하면서 무진은 앞으로 나가 웨이터더러 놓으라고 한 다음 자신이 직접 은수를 부축했다.계획이 물거품으로 되는 것을 보고 도리스는 좀 조급해했다."이봐요, 내가 은수 오빠 잘 챙길 테니까 그만 놓아줘요."무진은 그제야 뒤에 여자가 있는 것을 알아차렸고, 그녀의 절박한 표정을 보고 그는 즉시 무언가를 깨달으며 마음속으로 다행이라고 여겼다.그가 제때에 찾아왔으니 다행이지 만약 은수가 이 여자에게 끌려갔더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전에 유예린의 일이 있었으니 은수가 술에서 깬다면 그는 은수의 분노를 감당할 수 없었다."필요 없어요. 남녀가 유별하니 그래도 내가 은수 데리고 있는 게 나을 거 같네요. 아가씨 혼자 이런 곳에 남아 있는 것도 안전하지 않으니, 얼른 돌아가요."도리스는 쫓아가려고 했지만 무진은 그녀에게 더 이상 말할 기회를 주지 않고 은수를 부축하며 빠르게 떠났다.도리스는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 그러나 이 남자는 은수와 절친인 것 같아 그녀도 그의 앞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망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달갑지 않아도 참을 수밖에 없었다.술집을 나서자 무진은 힘겹게 은수를 그의 차에 태웠다.차에 타서 사람을 데려다 주려던 참에 도리스가 또 다가왔다."은수 오빠 감기에 걸리지 말게 잘 챙겨줘요."무진은 고개를 끄덕였다."걱정마요."도리스는 그제야 한걸음 걷다 뒤돌아보며 떠났다. 무진은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고 은근히 어이가 없었다. 은수는 그녀의 남자친구도 아닌데 왜 아내 행세해가며 그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일까?그러나 무진도 내색하지 않고 바로 자동차에 시동을 걸었고, 그제야 차 뒷좌석에 앉아 있는 은수를 힐끗 보았다.‘이 녀석, 능력도 참 좋아. 전에는 유예린, 지금은 또 성격이 만만해 보이지 않는 외국 아가씨가 매달리다
가연은 일어나 현관문 외시경을 내려다보았고, 무진인 것을 보고 잠시 망설이다가 문을 열었다.문을 열자 가연은 짙은 술 냄새를 맡았고,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코를 막았다."무슨 일이죠?"무진은 가연이 문을 여는 것을 보고 눈썹을 들며 대답하지 않고 방안을 들여다보았다."차수현 씨, 안에 있어요? 볼일이 좀 있어서요."수현은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듣고 걸어왔고, 무진은 이 타이밍을 노려 부축하고 있던 은수를 그녀에게 밀었다.수현은 깜짝 놀라 재빨리 남자의 몸을 받치며 두 사람이 넘어지지 않게 했다.무진은 자신의 목적이 달성된 것을 보고 입꼬리를 살짝 일으키며 어안이 벙벙해진 가연을 돌아보았다."실례할게요."말이 끝나자마자 무진은 가연의 손목을 잡고 그녀를 데리고 나갔다.가연은 미처 반응하지 못하고 앞에 있는 남자에게 끌려갔다. 뒤에서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려오자 그녀는 드디어 정신을 차렸다."뭐 하는 거죠? 여기는 우리 집인데, 왜 나를 잡아가는 거죠?""당연히 그들 두 사람에게 공간을 주는 거죠. 당신은 안에서 그들을 방해할 거예요?"무진은 발걸음을 멈추고 당당하게 말했고, 자신의 이런 독선적인 행동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가연은 어이가 없었다. 어떻게 이렇게 자기 말을 하기 좋아하는 남자가 있을까…..."내가 내 집으로 돌아가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요? 게다가 수현과 온은수 씨는 이미 이혼했는데, 이렇게 함부로 나오는 건 좀......"가연이 발버둥 치기 시작하자 무진은 바로 손가락을 내밀어 그녀의 입술을 눌렀다."쉿, 이런 일은 그들더러 스스로 처리하라고 해요. 만약 차수현 씨가 정말 참을 수 없다면 다른 사람에게 연락해서 은수를 데려가라 하겠죠. 우리는 가만 있자구요.”가연은 남자의 손가락에서 나는 은은한 담배 냄새를 느꼈고, 그녀의 입술에 닿은 순간, 그녀는 얼굴이 빨개지더니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무진은 그녀가 마침내 조용해진 것을 보고 그제야 뒤로 물러섰다."그러나 나도 억지를 쓰는 사람이
잠시 후, 수현은 정신을 차렸고, 자신이 뜻밖에도 은수의 몸에 엎드려 그의 얼굴을 쳐다보며 넋을 잃었다는 것을 깨닫자 그녀는 얼굴이 새빨개졌다.그녀는 언제 이렇게 얼빠가 됐지? 그러나 은수의 얼굴은 정말 아무런 흠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마음속으로 중얼거리다 수현은 일어서서 휴대전화를 꺼내 윤찬에게 전화를 걸었다. 필경 그녀는 은수와 그렇게 친밀한 관계가 아니었기에 그를 이곳에 남겨두고 밤을 보내게 하는 것은 좀 이상했다.전화는 곧 연결됐고, 수현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윤 비서님, 온은수 씨가 술에 취해서 나한테 왔는데, 지금 와서 그를 집으로 데려다 줄 순 없나요?"윤찬은 그녀의 말을 듣고 미안하다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미안해요, 아가씨. 제가 지금 아주 중요한 프로젝트 때문에 회사에서 야근을 하고 있어서요. 오늘 저녁에 서둘러 완성해야 하기에 도무지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에요."물론 윤찬은 방금 은수의 일에 관여하지 말라는 무진의 전화를 받았다는 것을 수현에게 알리지 않았다. 은수가 지금 수현의 집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바로 무진의 뜻을 깨달았기 때문에 그녀가 어떻게 말하든 그는 눈치 없이 그들의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았다."그럼, 다른 사람을 부를 순 없나요?""아가씨, 아니면 본가에 연락하는 건 어떤가요? 제가 지금 전화가 와서 이만 끊을게요…..."윤찬은 급한 일 있는 것처럼 얼른 전화를 끊었다.수현은 순간 어이가 없었다. 왜 다들 바쁘다는 핑계로 은수를 자신에게 버리는 것일까?그러나 온가네 사람들에게 연락하는 건 말이 안 됐다.유담의 일은 그렇다치고, 그녀는 지금 온가네 사람들을 극도로 싫어하고 있었다. 만약 그들이 술에 취한 은수가 그녀에게 있다는 것을 알면, 아마도 그녀에게 의도적으로 은수에게 접근하고 그를 꼬셨다는 죄명을 씌울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수현은 한숨을 쉬며 소파에 누워 아무것도 모르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됐어, 그냥 여기서 하룻밤 자게 하자.’수현은 더 이상 생각하지 않고 아
수현은 손을 내밀어 은수의 셔츠의 단추를 조심스럽게 풀었다. 은수는 부드러운 작은 손이 그의 가슴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을 느꼈고, 그 느낌은 그의 입안을 바싹 마르게 만들었다.은수는 눈을 번쩍 뜨더니 앞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았다.수현을 본 순간, 은수는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앞에 있는 여자는 입술을 굳게 오므리고 그의 단추를 열심히 풀고 있었다. 맑고 아름다운 눈동자는 지금 그의 그림자로 가득 찼다.이 느낌은 너무 기묘해서 은수는 고개를 저었고, 심지어 자신이 꿈을 꾸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느꼈다.수현이 어떻게 이렇게 부드럽게 그를 바라볼 수 있을까?수현은 은수가 깨어난 것을 알아차리고 눈을 들어 보았고, 남자가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당황하여 일어나려 했다. 지금 분위기는 확실히 좀 애매했으니 은수는 그녀가 고의로 그를 꼬시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어색함을 숨기기 위해 수현은 은수가 반응하지 않는 틈을 타서 속사포처럼 입을 열었다."아, 깼어요? 그럼 당신 혼자 옷 갈아입어요. 젖은 옷 입고 자면 감기에 걸릴 수 있으니까요. 난 먼저 나가 있을게요...."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은수는 갑자기 일어나 수현의 옷깃을 잡았다. 그녀는 원래 약간 몸을 숙이고 있어서 남자가 이렇게 잡아당기자 수현은 균형을 잃고 은수의 몸에 넘어졌다.공교롭게도 그녀의 입술은 은수의 정교하고 얇은 입술에 닿았다.부드러운 촉감에 수현은 순식간에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녀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은수를 밀어내려고 발버둥쳤지만 그에게 어깨를 힘껏 눌리는 바람에 도망갈 수 없었다.은수는 오히려 수현이 마구 발버둥 치는 틈을 타서 그녀의 입안으로 자신의 혀를 내밀며 짙게 키스를 했다.남자의 입안에서 전해오는 은은한 술 향기에 수현의 원래 열이 나는 머리를 더욱 둔하게 만들었다. 방 안의 온도도 천천히 높아지며 마치 불을 붙이면 수시로 탈 것 같았다.수현이 질식할 것 같을 때, 은수는 비로소 천천히 그녀를 풀어주었다.수현은
"아무것도 아니야." 은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수현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그녀에게서 나는 은은한 향기를 느끼며 잠시나마 마음의 평온을 만끽하고 있었다.다만 그가 말을 하려 하지 않을수록 수현은 더욱 궁금해졌다. 그녀는 유담에게 또 무슨 의외라도 생긴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을 금치 못했다."온은수 씨,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유담에게 무슨 상황이라도 생긴 거예요?"유담이 어려움에 봉착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수현은 더는 여기서 그와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고 즉시 일어나려고 발버둥쳤다.은수는 어쩔 수 없단 듯이 한숨을 쉬었다. 지금의 수현은 조그마한 일에도 크게 놀랐다."아니야. 유담과는 관계 없어. 유담은 탈없이 잘 지내고 있어. 다만 우리 어머니의 병을 치료하는 계획에 작은 문제가 생겼을 뿐이니 당신은 걱정할 필요 없어. 내가 알아서 잘 처리할 거야.”유담이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듣고 수현은 몸부림을 멈췄지만 미자 쪽에 또 문제가 생겼다는 말을 듣고 그녀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비록 미자에 대해 정말 아무런 호감도 없었지만 수현은 하루라도 그녀의 병을 치료하지 않으면 유담도 자신의 곁으로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무슨…... 일인데요?"은수는 잠시 망설이다가 수현이 원한 대신 오히려 미자를 관심하는 것을 보고 결국 모든 일을 말했다.수현은 그의 말을 듣고 더욱 심하게 눈살을 찌푸렸다.유담의 어머니로서 그녀는 당연히 은수가 가능한 한 빨리 결정을 내려 그녀의 아이를 돌려보내기를 바랐지만, 은수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가 망설이는 것도 정상이었다."기억해요? 나도 최면 치료 한 적 있잖아요."수현은 생각하며 자신의 지난 일에 관한 얘기를 꺼냈다.은수는 눈을 드리웠다. 그는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의 수현은 유은비에게 당해서 모든 사람들의 눈엣가시로 되었고, 대중 앞에서 굴욕을 당하여 엄중한 심리문제를 초래했으며 그녀도 최면을 거쳐 다시 정상으로 회복되었다."당시 나는 확실히 매우 고
수현은 당시 최면 속 그녀를 어둠 속에서 데리고 나온 사람이 은서가 아니라 은수였다는 것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그녀 자신조차도 왜 그런지 알지 못했지만, 그녀의 잠재의식은 확실히 몇 달 동안 함께 지낸 은수를 더욱 믿고 있었다.그러나 수현은 이 사실을 말할 생각이 없었다. 시간이 지난 지금, 어떤 일은 말해도 의미가 없었다.은수는 수현이 깊은 생각에 잠기며 표정에 그리움이 묻어나는 것을 보고 문득 심란해졌다.아마도 그는 주동적으로 은서와 관련된 일을 꺼내지 말았어야 했다. 그동안 그 남자가 없었기 때문에 그는 그들 사이의 감정이 얼마나 좋았는지 잊어버린 것 같았다.수현의 앞에서 그와 은서를 비교하는 것은 그야말로 스스로 모욕을 자초하는 것이다.은수는 마음속으로 코웃음 쳤다."먼저 나가봐. 나 혼자 좀 있고 싶어."수현은 입술이 움직였지만 남자의 차가운 표정을 보면서 그녀는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설령 이 방이 그녀의 것이고, 이치대로라면 그녀가 나가는 건 말이 안 된다 하더라도…...이 남자는 기분이 안 좋고 또 술에 취했으니 그녀도 그냥 양보한 셈으로 여겼다.수현이 방에서 나간 후, 은수는 베개를 세게 내리쳤다.......F 국.은비는 음식을 들고 방에 들어갔고, 내려놓자마자 은서는 망설임 없이 음식을 던졌다.음식과 식기가 바닥에 떨어져 아수라장이 되었지만 은비의 표정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그녀가 은서를 이곳에 강제로 남겨둔 그날부터 그는 줄곧 이렇게 마음을 굳게 먹고 밥을 먹으려 하지 않았으며 단식투쟁을 벌여 그들더러 타협하라고 위협했다.은비는 당연히 마음이 아팠지만 은서를 이대로 내버려두면 어렵게 손에 넣을 온가네 주식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마음을 모질게 먹을 수밖에 없었다.은서가 며칠 굶어서 혼수상태에 빠지자 은비는 사람을 불러 그의 두발에 족쇄를 채워 그가 이곳에서 전혀 도망갈 수 없게 했다.은서가 밥을 먹지 않자 그녀는 매일 그가 허약해져 혼수상태에 빠진 틈을 타서 영양제와 생리 식염물을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