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의 차가 앞에 있는 것을 보고 도리스는 실눈을 뜨며 정복욕이 생겼다.은수의 냉랭함은 그녀로 하여금 오히려 그에게 더욱 흥미를 가지게 했다. 이런 남자를 정복해야만 더욱 의미있을 것이다.......무진이 은수가 있는 술집에 도착했을 때, 남자의 앞에는 이미 많은 술들이 놓여 있었고, 그는 손에 술잔을 쥐고 있는 채 잔은 이미 비어 있었다.이로부터 무진은 은수가 혼자 있을 때 이미 적지 않은 술을 마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그의 주량은 아주 좋았기에 겉만 보면 그가 도대체 취했는지 아닌지 눈치챌 수가 없었다.무진은 즉시 일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만약 이 대낮에 이런 곳에서 울적하게 술을 마시는 사람이 다른 사람이었다면 그는 놀라지 않았을 거지만 지금 눈 앞에 있는 사람은 온은수였다.이 남자는 줄곧 자제력이 아주 뛰어나서 알코올을 줄곧 멀리해왔다. 설령 술자리가 있다 하더라도 이렇게 마시는 상황도 매우 드물었다.다시 말해서, 그가 대낮에 술을 마시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무진은 은수의 곁에 앉아 빈 술잔을 들고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특별히 나를 부른 이유가 뭔데? 무슨 할말이라도 있는 거야?"원래 고개를 숙이고 술을 따르던 은수는 멈칫했다. 무진은 그의 오랜 절친으로써 의학 방면에서도 꽤 타고났기에 그도 숨기지 않고 최근에 발생한 일을 모두 털어놓았다.무진은 그의 말을 듣고 인차 은수가 이렇게 울적한 이유를 알아차렸다. 이런 진퇴양난의 국면은 누구든 선택하기 어려울 것이다.하필이면 그도 어떻게 하라고 충고할 방법이 없었다.어떤 선택은 반드시 당사자만이 해야 했고 무진은 그저 친구가 해야 할 일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바로 그가 답답함을 풀려고 술을 마시고 싶을 때 그와 함께 하는 것이었다.무진은 은수와 함께 말없이 술을 한 잔 한 잔 마셨다. 은수가 주문한 술은 모두 도수가 높은 술들이라 이렇게 마시니 은수는 아무리 주량이 좋더라도 머리가 어지러워지며 기본적으로 취했다.은수가 일어나
도리스는 은수를 위층의 호텔로 데려가려고 마음 먹으며 웨이터를 불렀다.그러나 바로 이때, 전화를 끊은 무진은 바로 화장실까지 찾아왔다."은수야, 너 취했으니까 내가 집으로 데려다 줄게."말하면서 무진은 앞으로 나가 웨이터더러 놓으라고 한 다음 자신이 직접 은수를 부축했다.계획이 물거품으로 되는 것을 보고 도리스는 좀 조급해했다."이봐요, 내가 은수 오빠 잘 챙길 테니까 그만 놓아줘요."무진은 그제야 뒤에 여자가 있는 것을 알아차렸고, 그녀의 절박한 표정을 보고 그는 즉시 무언가를 깨달으며 마음속으로 다행이라고 여겼다.그가 제때에 찾아왔으니 다행이지 만약 은수가 이 여자에게 끌려갔더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전에 유예린의 일이 있었으니 은수가 술에서 깬다면 그는 은수의 분노를 감당할 수 없었다."필요 없어요. 남녀가 유별하니 그래도 내가 은수 데리고 있는 게 나을 거 같네요. 아가씨 혼자 이런 곳에 남아 있는 것도 안전하지 않으니, 얼른 돌아가요."도리스는 쫓아가려고 했지만 무진은 그녀에게 더 이상 말할 기회를 주지 않고 은수를 부축하며 빠르게 떠났다.도리스는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 그러나 이 남자는 은수와 절친인 것 같아 그녀도 그의 앞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망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달갑지 않아도 참을 수밖에 없었다.술집을 나서자 무진은 힘겹게 은수를 그의 차에 태웠다.차에 타서 사람을 데려다 주려던 참에 도리스가 또 다가왔다."은수 오빠 감기에 걸리지 말게 잘 챙겨줘요."무진은 고개를 끄덕였다."걱정마요."도리스는 그제야 한걸음 걷다 뒤돌아보며 떠났다. 무진은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고 은근히 어이가 없었다. 은수는 그녀의 남자친구도 아닌데 왜 아내 행세해가며 그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일까?그러나 무진도 내색하지 않고 바로 자동차에 시동을 걸었고, 그제야 차 뒷좌석에 앉아 있는 은수를 힐끗 보았다.‘이 녀석, 능력도 참 좋아. 전에는 유예린, 지금은 또 성격이 만만해 보이지 않는 외국 아가씨가 매달리다
가연은 일어나 현관문 외시경을 내려다보았고, 무진인 것을 보고 잠시 망설이다가 문을 열었다.문을 열자 가연은 짙은 술 냄새를 맡았고,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코를 막았다."무슨 일이죠?"무진은 가연이 문을 여는 것을 보고 눈썹을 들며 대답하지 않고 방안을 들여다보았다."차수현 씨, 안에 있어요? 볼일이 좀 있어서요."수현은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듣고 걸어왔고, 무진은 이 타이밍을 노려 부축하고 있던 은수를 그녀에게 밀었다.수현은 깜짝 놀라 재빨리 남자의 몸을 받치며 두 사람이 넘어지지 않게 했다.무진은 자신의 목적이 달성된 것을 보고 입꼬리를 살짝 일으키며 어안이 벙벙해진 가연을 돌아보았다."실례할게요."말이 끝나자마자 무진은 가연의 손목을 잡고 그녀를 데리고 나갔다.가연은 미처 반응하지 못하고 앞에 있는 남자에게 끌려갔다. 뒤에서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려오자 그녀는 드디어 정신을 차렸다."뭐 하는 거죠? 여기는 우리 집인데, 왜 나를 잡아가는 거죠?""당연히 그들 두 사람에게 공간을 주는 거죠. 당신은 안에서 그들을 방해할 거예요?"무진은 발걸음을 멈추고 당당하게 말했고, 자신의 이런 독선적인 행동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가연은 어이가 없었다. 어떻게 이렇게 자기 말을 하기 좋아하는 남자가 있을까…..."내가 내 집으로 돌아가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요? 게다가 수현과 온은수 씨는 이미 이혼했는데, 이렇게 함부로 나오는 건 좀......"가연이 발버둥 치기 시작하자 무진은 바로 손가락을 내밀어 그녀의 입술을 눌렀다."쉿, 이런 일은 그들더러 스스로 처리하라고 해요. 만약 차수현 씨가 정말 참을 수 없다면 다른 사람에게 연락해서 은수를 데려가라 하겠죠. 우리는 가만 있자구요.”가연은 남자의 손가락에서 나는 은은한 담배 냄새를 느꼈고, 그녀의 입술에 닿은 순간, 그녀는 얼굴이 빨개지더니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무진은 그녀가 마침내 조용해진 것을 보고 그제야 뒤로 물러섰다."그러나 나도 억지를 쓰는 사람이
잠시 후, 수현은 정신을 차렸고, 자신이 뜻밖에도 은수의 몸에 엎드려 그의 얼굴을 쳐다보며 넋을 잃었다는 것을 깨닫자 그녀는 얼굴이 새빨개졌다.그녀는 언제 이렇게 얼빠가 됐지? 그러나 은수의 얼굴은 정말 아무런 흠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마음속으로 중얼거리다 수현은 일어서서 휴대전화를 꺼내 윤찬에게 전화를 걸었다. 필경 그녀는 은수와 그렇게 친밀한 관계가 아니었기에 그를 이곳에 남겨두고 밤을 보내게 하는 것은 좀 이상했다.전화는 곧 연결됐고, 수현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윤 비서님, 온은수 씨가 술에 취해서 나한테 왔는데, 지금 와서 그를 집으로 데려다 줄 순 없나요?"윤찬은 그녀의 말을 듣고 미안하다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미안해요, 아가씨. 제가 지금 아주 중요한 프로젝트 때문에 회사에서 야근을 하고 있어서요. 오늘 저녁에 서둘러 완성해야 하기에 도무지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에요."물론 윤찬은 방금 은수의 일에 관여하지 말라는 무진의 전화를 받았다는 것을 수현에게 알리지 않았다. 은수가 지금 수현의 집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바로 무진의 뜻을 깨달았기 때문에 그녀가 어떻게 말하든 그는 눈치 없이 그들의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았다."그럼, 다른 사람을 부를 순 없나요?""아가씨, 아니면 본가에 연락하는 건 어떤가요? 제가 지금 전화가 와서 이만 끊을게요…..."윤찬은 급한 일 있는 것처럼 얼른 전화를 끊었다.수현은 순간 어이가 없었다. 왜 다들 바쁘다는 핑계로 은수를 자신에게 버리는 것일까?그러나 온가네 사람들에게 연락하는 건 말이 안 됐다.유담의 일은 그렇다치고, 그녀는 지금 온가네 사람들을 극도로 싫어하고 있었다. 만약 그들이 술에 취한 은수가 그녀에게 있다는 것을 알면, 아마도 그녀에게 의도적으로 은수에게 접근하고 그를 꼬셨다는 죄명을 씌울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수현은 한숨을 쉬며 소파에 누워 아무것도 모르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됐어, 그냥 여기서 하룻밤 자게 하자.’수현은 더 이상 생각하지 않고 아
수현은 손을 내밀어 은수의 셔츠의 단추를 조심스럽게 풀었다. 은수는 부드러운 작은 손이 그의 가슴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을 느꼈고, 그 느낌은 그의 입안을 바싹 마르게 만들었다.은수는 눈을 번쩍 뜨더니 앞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았다.수현을 본 순간, 은수는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앞에 있는 여자는 입술을 굳게 오므리고 그의 단추를 열심히 풀고 있었다. 맑고 아름다운 눈동자는 지금 그의 그림자로 가득 찼다.이 느낌은 너무 기묘해서 은수는 고개를 저었고, 심지어 자신이 꿈을 꾸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느꼈다.수현이 어떻게 이렇게 부드럽게 그를 바라볼 수 있을까?수현은 은수가 깨어난 것을 알아차리고 눈을 들어 보았고, 남자가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당황하여 일어나려 했다. 지금 분위기는 확실히 좀 애매했으니 은수는 그녀가 고의로 그를 꼬시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어색함을 숨기기 위해 수현은 은수가 반응하지 않는 틈을 타서 속사포처럼 입을 열었다."아, 깼어요? 그럼 당신 혼자 옷 갈아입어요. 젖은 옷 입고 자면 감기에 걸릴 수 있으니까요. 난 먼저 나가 있을게요...."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은수는 갑자기 일어나 수현의 옷깃을 잡았다. 그녀는 원래 약간 몸을 숙이고 있어서 남자가 이렇게 잡아당기자 수현은 균형을 잃고 은수의 몸에 넘어졌다.공교롭게도 그녀의 입술은 은수의 정교하고 얇은 입술에 닿았다.부드러운 촉감에 수현은 순식간에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녀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은수를 밀어내려고 발버둥쳤지만 그에게 어깨를 힘껏 눌리는 바람에 도망갈 수 없었다.은수는 오히려 수현이 마구 발버둥 치는 틈을 타서 그녀의 입안으로 자신의 혀를 내밀며 짙게 키스를 했다.남자의 입안에서 전해오는 은은한 술 향기에 수현의 원래 열이 나는 머리를 더욱 둔하게 만들었다. 방 안의 온도도 천천히 높아지며 마치 불을 붙이면 수시로 탈 것 같았다.수현이 질식할 것 같을 때, 은수는 비로소 천천히 그녀를 풀어주었다.수현은
"아무것도 아니야." 은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수현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그녀에게서 나는 은은한 향기를 느끼며 잠시나마 마음의 평온을 만끽하고 있었다.다만 그가 말을 하려 하지 않을수록 수현은 더욱 궁금해졌다. 그녀는 유담에게 또 무슨 의외라도 생긴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을 금치 못했다."온은수 씨,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유담에게 무슨 상황이라도 생긴 거예요?"유담이 어려움에 봉착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수현은 더는 여기서 그와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고 즉시 일어나려고 발버둥쳤다.은수는 어쩔 수 없단 듯이 한숨을 쉬었다. 지금의 수현은 조그마한 일에도 크게 놀랐다."아니야. 유담과는 관계 없어. 유담은 탈없이 잘 지내고 있어. 다만 우리 어머니의 병을 치료하는 계획에 작은 문제가 생겼을 뿐이니 당신은 걱정할 필요 없어. 내가 알아서 잘 처리할 거야.”유담이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듣고 수현은 몸부림을 멈췄지만 미자 쪽에 또 문제가 생겼다는 말을 듣고 그녀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비록 미자에 대해 정말 아무런 호감도 없었지만 수현은 하루라도 그녀의 병을 치료하지 않으면 유담도 자신의 곁으로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무슨…... 일인데요?"은수는 잠시 망설이다가 수현이 원한 대신 오히려 미자를 관심하는 것을 보고 결국 모든 일을 말했다.수현은 그의 말을 듣고 더욱 심하게 눈살을 찌푸렸다.유담의 어머니로서 그녀는 당연히 은수가 가능한 한 빨리 결정을 내려 그녀의 아이를 돌려보내기를 바랐지만, 은수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가 망설이는 것도 정상이었다."기억해요? 나도 최면 치료 한 적 있잖아요."수현은 생각하며 자신의 지난 일에 관한 얘기를 꺼냈다.은수는 눈을 드리웠다. 그는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의 수현은 유은비에게 당해서 모든 사람들의 눈엣가시로 되었고, 대중 앞에서 굴욕을 당하여 엄중한 심리문제를 초래했으며 그녀도 최면을 거쳐 다시 정상으로 회복되었다."당시 나는 확실히 매우 고
수현은 당시 최면 속 그녀를 어둠 속에서 데리고 나온 사람이 은서가 아니라 은수였다는 것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그녀 자신조차도 왜 그런지 알지 못했지만, 그녀의 잠재의식은 확실히 몇 달 동안 함께 지낸 은수를 더욱 믿고 있었다.그러나 수현은 이 사실을 말할 생각이 없었다. 시간이 지난 지금, 어떤 일은 말해도 의미가 없었다.은수는 수현이 깊은 생각에 잠기며 표정에 그리움이 묻어나는 것을 보고 문득 심란해졌다.아마도 그는 주동적으로 은서와 관련된 일을 꺼내지 말았어야 했다. 그동안 그 남자가 없었기 때문에 그는 그들 사이의 감정이 얼마나 좋았는지 잊어버린 것 같았다.수현의 앞에서 그와 은서를 비교하는 것은 그야말로 스스로 모욕을 자초하는 것이다.은수는 마음속으로 코웃음 쳤다."먼저 나가봐. 나 혼자 좀 있고 싶어."수현은 입술이 움직였지만 남자의 차가운 표정을 보면서 그녀는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설령 이 방이 그녀의 것이고, 이치대로라면 그녀가 나가는 건 말이 안 된다 하더라도…...이 남자는 기분이 안 좋고 또 술에 취했으니 그녀도 그냥 양보한 셈으로 여겼다.수현이 방에서 나간 후, 은수는 베개를 세게 내리쳤다.......F 국.은비는 음식을 들고 방에 들어갔고, 내려놓자마자 은서는 망설임 없이 음식을 던졌다.음식과 식기가 바닥에 떨어져 아수라장이 되었지만 은비의 표정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그녀가 은서를 이곳에 강제로 남겨둔 그날부터 그는 줄곧 이렇게 마음을 굳게 먹고 밥을 먹으려 하지 않았으며 단식투쟁을 벌여 그들더러 타협하라고 위협했다.은비는 당연히 마음이 아팠지만 은서를 이대로 내버려두면 어렵게 손에 넣을 온가네 주식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마음을 모질게 먹을 수밖에 없었다.은서가 며칠 굶어서 혼수상태에 빠지자 은비는 사람을 불러 그의 두발에 족쇄를 채워 그가 이곳에서 전혀 도망갈 수 없게 했다.은서가 밥을 먹지 않자 그녀는 매일 그가 허약해져 혼수상태에 빠진 틈을 타서 영양제와 생리 식염물을 주
다른 한 편.무진은 차를 몰고 가연이 말한 그 주소에 도착했다.차가 약간 낡아 보이는 한 아파트 단지에 세워지자 가연은 안전벨트를 풀며 입을 열었다."데려다 줘서 고마워요."무진은 고개를 저었다. "천만에요."필경 그가 스스로 결정해서 가연을 집에서 끌고 나왔으니 그녀를 잘 대해주지 않으면 그는 정말 사람이 아니었다.가연이 무언가를 말하려던 참에 뒤에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가연아, 너야? 돌아온 거야?"가연은 표정이 변하더니 고개를 돌리자 온몸에 술기운을 띠고 손에 담배를 쥐고 있는 남자가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그녀는 즉시 무진을 바라보았다."이제 그만 돌아가서 일봐요."무진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가연의 안색이 좋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정말 안 도와줘도 돼요?"가연은 고개를 저으며 애원하는 표정을 지었다."정말 그럴 필요 없어요."무진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끼어들지 않고 차를 몰고 떠났다.가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방금 말하던 남자는 무진의 고급차가 떠난 것을 보고 다소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는 다급하게 다가왔다."그 사람은 누군데? 네 남자친구야? 너 언제 이런 사람을 꼬셨어?"이 사람은 다름 아닌 가연의 친아버지인 한두식이었다.가연은 그가 비꼬는 말을 아랑곳하지 않았다.비록 한두식은 그녀의 친아버지이지만, 그에 대해 그녀는 이미 조금의 감정도 없었다.처음에 한두식은 그나마 정상적인 남자였다. 비록 그는 약간 남성 우월주의였지만, 그래도 가족들에겐 괜찮아서 가연은 편안하고 즐거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그러나 그녀의 어머니가 병으로 돌아가신 후, 한두식은 마치 다른 사람으로 변한 것처럼 불량배들과 어울리며 점차 타락하여 맨날 놀고먹기에 빠졌을 뿐만 아니라, 도박하고 성매매하는 악습에 빠져 요 몇 년 동안 집안의 돈을 모조리 도박으로 잃어버렸다.가연은 전에 그가 진 빚을 갚으려고 노력했지만, 그녀가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는 생각에 한두식은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심하게 도박에 빠졌
차수현은 반박하지 않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온은수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어르신은 떠났다.잠시 후 온혜정과 유민도 왔는데, 그들은 무사히 돌아와 약간의 찰과상만 입은 유담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또 그를 품에 안고 한참을 울었다.그리고 나서야 그곳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고, 온혜정은 들은 다음 마음이 복잡해졌다.그녀는 임미자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되면 그녀도 더 이상 임미자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병실에 들어서자, 온혜정은 차수현이 눈도 깜빡이지 않고 온은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수현아.” 온혜정은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차수현은 고개를 돌렸다.“엄마, 그는 괜찮아요.”“괜찮으면 됐어.”온혜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수현 옆에 앉아 그녀의 손등을 두드렸다.“피곤하면 돌아가서 쉬어. 여긴 우리가 있잖아.”차수현은 뒤를 돌아보니 온은서도 온 것을 발견했다.비록 전에 온은수와 불쾌한 일이 많았지만, 이럴 때 그는 오히려 온은수가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나도 알아요…….”차수현은 대답했다. 그녀는 이럴 때 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탱하며 그녀가 쓰러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겼다.……또 일주일이 지났고, 온은수는 마침내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요 며칠, 차수현은 다른 사람들과 번갈아 그를 돌보았는데, 차수현이 머문 시간이 가장 많았다. 매일 이 남자를 돌보는 것 외에 그녀는 또 그의 손을 잡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생존 의식을 불태워야 했다.온은수가 깨어났을 때, 그는 차수현이 자신의 침대에 엎드려 잠든 것을 보았고 남자는 손을 내밀어 어렵게 그녀의 머리를 만졌다. 차수현은 순식간에 깨어났다.온은수가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남자를 안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그가 정말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서둘러 의사를 불러 온은수에게 검사를 진행했다.검사 결과, 모든 것이 정상이었고, 온은수는 한동안 휴양하면 퇴원할 수 있었다.한 무리
십여 분의 노정은 차수현에게 있어 마치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다.마침내 병원에 도착하자 문앞에는 이미 들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문이 열리자 온은수는 들것에 실려 직접 수술실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다.차수현도 따라가서 수술실 입구를 지켰다.……수술실 밖, 어르신도 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다만, 온은수의 상황을 물어볼 겨를도 없이 임미자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는 벼락을 맞은 듯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어르신은 자신의 귀를 믿지 않으려 했지만, 임미자의 시체를 보러 갈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어르신은 망연히 따라갔고, 임미자의 산산조각난 시체를 보고 그는 마침내 믿었다. 줄곧 얼굴에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남자가 목놓아 울었고, 원래 반쯤 하얀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그는 하루 만에 자신과 삐진 아내가 아무런 생기도 없는 시체가 되어 영원히 자신에게서 떠날 줄은 도무지 생각하지 못했다.“사모님은 유담 도련님을 구하시기 위해…….”어떤 사람이 사건의 경위를 어르신에게 말했고,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가슴은 아파서 숨을 쉴 수 없었지만, 그는 생명의 마지막 순간, 임미자는 틀림없이 만족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충분했다.“미자야, 안심해라. 은수의 아이는 반드시 건강하고 평안하게 자랄 거야. 당신이 한 모든 것은, 그들이 줄곧 기억할 거야…….”……수술실 밖에서 차수현은 오랫동안 기다렸고, 그녀가 자신의 몸이 무감각해졌다고 느꼈을 때, 그 수술 중이란 등불은 마침내 꺼졌다.온은수는 의사에게 밀려나왔고, 차수현은 즉시 앞으로 다가가서 상황을 물었다.“의사 선생님, 그 이는 어떻게 됐나요!”“생명의 위험은 없지만…….”“뭔데요?”“도련님의 다리는 총상을 입은데다 또 심각한 골절을 입어, 회복하더라도 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차수현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메마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알았어요.”그녀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또 어쩔 수 없이
한 무리의 사람들은 미처 임미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또 하나의 흉보를 맞이했다.차수현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그 사람들과 함께 비틀거리며 달려갔다.다행히 온은수가 배치한 사람은 비록 매우 슬프고 이 사실을 믿기 힘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사명을 기억하고 차수현을 부축하며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보호했다.일행이 공장 앞에 도착하자, 활활 타오르는 불길만 보였고, 자욱한 검은 연기는 온 하늘을 칠흑같이 어두컴컴하게 물들였다.차수현은 이 모든 것을 보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온은수가 이미 불 속에 타 죽었거나 폭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수백 수천 번이나 이 남자를 미워했지만, 그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첫 번째 생각은 그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온은수, 당신은 죽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내 뱃속의 아이가 당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들어야 한다고 했잖아요…….”차수현은 중얼중얼 말하면서 말투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띠었다.그녀는 온은수를 찾으러 들어가려 했지만 사람에게 붙잡혔다.“아갔;, 저희가 도련님을 찾으러 들어갈 거예요. 아가씨는 안의 연기를 들이킬 수 없어요. 아이에게 영향을 줄 거예요.”“나더러 이렇게 지켜보고 있으라고요?” 차수현은 멍하니 말했다. 그녀는 문득 자신이 쓸모가 없다고 느꼈다. 이럴 때 그들이 일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도련님은 아가씨의 뱃속의 아이의 안전을 가장 중시했으니 만약 아가씨에게 무슨 일 생긴다면 저희도 죽음으로 사죄할 거예요.”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막자, 차수현은 한쪽에 서서 그들이 들어가서 기적을 찾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은 여기에 있어!”공장 앞은 잡초로 뒤덮여 사람들의 시야를 가렸기 때문에, 그들은 한참을 찾고서야 그곳에 누워 이미 혼수상태에 빠진 온은수를 발견했다.온은수를 찾은 사람은 그에게 아직 호
그의 수하는 유담을 찾았으니, 그들은 유담을 보호하여 무사하게 돌려보낼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그가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은 달성됐으니 그도 잠시 안심할 수 있었다.연설도 이 소리를 들었은데,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유담의 너덜너덜한 옷 밑에 폭탄이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고, 그것을 발견했을 때 또 얼마나 절망적일까?차수현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이 그녀 앞에서 죽는 것을 지켜볼 뿐만 아니라 아예 그의 피와 살이 터지는 그런 가장 처참한 죽음을 지켜볼 것이다.임신한 그녀는 이런 장면을 보고 그 자리에서 놀라 기절하고 유산하겠지?여기까지 생각하자 연설의 얼굴에는 일그러진 웃음이 떠올랐고, 온은수는 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또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은수 오빠, 오빠가 생각한 게 맞아요. 그는 당연히 이렇게 쉽게 도망가지 못하겠죠. 그의 몸에는 폭탄이 있으니 나가도 소용없어요.”“너……!”온은수는 갑자기 연설을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그는 어떻게 해야만 유담을 무사하게 할 수 있을까?연설은 남자 얼굴의 드러난 절망을 감상하며 그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조금 있으면 폭발하는 소리가 들릴 텐데요…….”이와 동시.유담은 다른 사람에게 안겨 밖으로 달려갔고, 더 빨리 떠나기 위해 그들은 유담의 입에 있는 테이프를 뗄 겨를도 없었다.마침내 차수현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도착하자, 그들은 유담을 내려놓았고, 그러나 그는 귀신을 본 듯 끊임없이 밖으로 뛰어나갔다.“유담아!” 차수현은 이 상황을 보고 엄청 놀랐다. 유담이는 왜 이러는 것일까?유담은 마침내 자신의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냈다.“엄마, 나한테 시한 폭탄이 있어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차수현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그리고 바로 이때, 몰래 따라온 임미자는 이 말을 듣고 즉시 달려가 유담을 껴안고 그가 입고 있는 너덜너덜한 옷을 찢었고, 그 안에 아직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폭탄
“올라와요, 그리고 문 앞에 서서 들어오지 말고요, 그렇지 않으면 난 그 녀석을 죽일 거예요.”연설은 갑자기 입을 열더니 더는 총을 쏘지 않았다.온은수는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고, 연설은 옆에 앉아 있는 유담을 바라보았는데, 그를 잡아당긴 후에야 그의 팔에 피가 묻은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줄곧 밧줄을 갈아서 빠져나가려고 노력했을 것이다.“넌 도망가도 소용없다. 오히려 널 만난 사람은 모두 너 때문에 죽겠지. 만약 차수현이 흥분해서 너를 안고 손을 놓지 않으려 한다면 너희 모자 두 사람은 함께 저승에 가서 다시 가족이 될 수 있어.”연설은 냉담하게 잔인한 말을 하다가 갑자기 칼을 꺼내 유담의 손에 있는 밧줄을 잘랐고, 그 후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온은수가 도착했다.연설은 또 총을 들어 온은수의 오른쪽 다리를 향해 총을 쏘았다.온은수는 몸을 비틀거리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한쪽 다리는 무릎을 꿇었다.“이렇게 하면 화가 풀리겠어? 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네 마음대로 처리해. 유담이 풀어주기만 하면 돼.”온은수는 유담을 바라보며 계속 물었다.연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온은수를 들어오게 했다.“들어와요, 그리고 난 그를 내보낼 거예요.”온은수는 다리와 어깨를 다쳤기 때문에 더 이상 도망갈 수 없었다. 자신이 상상했던 차수현을 괴롭혀 죽이는 화면과는 다르지만 온은수가 자신과 함께 죽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았다.게다가 연설은 온은수가 차수현을 대신해 자신을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했기 때문에 두 가지 예상을 했었다.차수현이 왔다면 연설은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녀를 괴롭혀 그녀가 온은수 앞에서 죽게 하고, 온은수로 하여금 평생 연설이라는 사람을 잊을 수 없게 하려 했다.만약 온은수가 왔다면, 그녀는 그와 함께 죽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여러 해 동안 사랑해 온 이 남자가 차수현과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그를 자신과 함께 지옥으로 가도록 하는 게 더 나았다.유담은 이 상황을 보고 끊
차수현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녀는 자신이 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온은수는 몇 명의 유력한 조수들을 배치하여 차수현을 보호하라고 한 다음, 기타 몇 명의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을 데리고 출발했다.온은수는 단독으로 차를 몰고 갔고, 이 사람들은 일부는 안전한 곳에 남아 유담을 기다렸고 남은 사람은 공장을 뒤지며 유담을 찾았다. 그때 유담을 찾으면 누군가가 신호를 보낼 것이다.일을 안배한 후, 온은수는 옷을 갈아입고 스스로 차를 몰고 먼저 떠났고,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그를 따라 가면서 거리를 유지하여 연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 그녀는 마음이 급해져서 유담을 해칠 수도 있었다.온은수는 차를 몰고 연설이 보낸 장소로 갔고,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그 허름한 공장도 눈에 들어왔다.온은수는 이곳의 환경을 살펴보았는데, 사방에 인가가 없었고, 도처에 무성한 잡초가 자랐는데, 확실히 나쁜 일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었다.온은수은 차를 한쪽에 세운 후 스스로 차에서 내렸다.연설은 위층에서 자동차 소리를 듣고 멀리서 한 번 바라보았는데, 유담도 와서 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꽁꽁 묶여 있어 몇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유담은 마음속으로 차수현이 절대 오지 말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연설은 정말 미치광이여서 엄마가 나타난 순간 그녀를 죽일 것이다.그리고 유담은 절망적으로 자신의 몸에 있는 폭탄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센서가 달린 폭탄이었는데, 사람에게서 10초 이상 떠나면 바로 폭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미 폭발 시간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바로 연설이 그들에게 준 마지막 기한이었다.다시 말하면, 차수현이 와서 유담을 구해도, 그들은 그의 몸에 있는 폭탄을 제거할 수 없었으니 유담은 여전히 죽어야 했다. 그리고 차수현은 헛되이 목숨을 잃을 뿐이었다.연설은 나타난 사람이 온은수인 것을 보고 멍하니 있다가 곧 싸늘하게 웃었다. 온은수는 여전히 그의 애지중지하는 차수현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차라
차수현이 침묵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를 때, 갑자기 밖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 은수야, 그건 너무 위험해서 안 돼!”온은수는 의아하게 고개를 돌렸고, 그제야 어르신과 임미자가 모두 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임미자도 방금 온은수의 말을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이미 희생하려는 마음을 먹고 유담을 구하려 한다는 것을 보아냈다.유담은 그녀의 손자였으니 그녀도 그를 매우 걱정했지만, 온은수는 그녀가 힘들게 낳은 아이였다. 비록 두 모자는 일찍이 여러 가지 오해로 오랫동안 헤어졌지만, 그들이 혈육이란 사실은 변함없었다.임미자는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래, 은수야, 넌 우리를 생각하지 않는 거야?”어르신은 자신의 잘못이 지금의 상황을 초래하여 유담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짧디짧은 몇 시간 사이에 그의 백발은 두배로 늘어났고, 하루아침에 10살은 더 먹은 것 같았다.“하지만 전 남자이니, 제가 저지른 일은 제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죠. 아버지, 이것은 어릴 때부터 가르쳐 주신 거 아니었나요?”어르신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만약 연설의 어머니를 보낸다면? 그녀는 아무리 미쳤더라도 자신의 친어머니를 직접 살해할 정도는 아니겠지.”“그녀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상, 분명히 그들조차 신경 쓰지 않는 게 분명해요. 저는 그런 시험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송혜미는 이 일을 알게 된 후, 큰 자극을 받았다. 이미 기절했고,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아직 모르니까 저는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어요.”유일한 가능성이 모두 없어진 것을 보고,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다 내 잘못이구나, 모두 내 탓이다. 내가 노망나서 연설을 풀어줬구나. 그렇지 않으면, 그녀더러 나를 죽여 분풀이를 하는 건 어떤가. 어차피 나도 늙었으니 죽을 때가 됐지. 자꾸 젊은 사람이 내 앞에서 죽는 것을 보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어르신의 말에 온은수도 약간의 슬픔을 느꼈다. 그는 눈을
차수현은 그 장면을 생각하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가 유담이 온갖 고통을 받고 죽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보게 하라니, 차라리 그녀가 가서 그를 바꾸는 것이 나았다.어차피 연설의 원한은 모두 자신을 향한 것이었고, 유담은 무고했으니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어른의 원한에 연루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더군다나 유담이 그렇게 간단하게 연설에 의해 납치된 것도 다 그녀가 일시적으로 마음이 약해서 그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유담은 연설이 그의 마음속의 그 선량하고 정직한 선생님이 아니라 악마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차수현은 숨이 막혔지만 눈빛은 점차 담담해졌다.“어쨌든 나는 갈 거예요.”“그럼 당신 뱃속의 아기는? 당신은 그녀를 버릴 거야?” 온은수는 슬픔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 차수현은 여전히 그를 믿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심지어 이런 일로 괴로워할 자격도 없었다. 만약 그가 처음부터 깔끔하게 연설을 처리했다면, 또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 그녀를 잘 주시하도록 분부했다면, 이런 일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의 잘못이 더욱 컸다!“난…….”차수현은 이미 무엇을 희생하든 유담을 구하러 가려고 했지만, 뱃속의 아기를 언급하자 잠시 망설이다 결국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며 아직 아무런 의식도 없는 배아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엄마의 선택은 너무 이기적이었지? 어쩌면 네가 이 아름답지만 잔혹한 세상을 볼 수 없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만약 일이 정말 최악의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나도 너와 함께 떠날 거야. 절대로 널 혼자 두지 않을 거라고.’“만약 당신이 가서 유담을 구하더라도, 당신이 죽는다면,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아마 평생 그늘 속에서 살겠지. 더 이상 즐겁게 웃지도 못하고. 당신은 그가 그렇게 되길 원하니?”“그럼 어쩌라고요?! 당신이 말해봐요!” 차수현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설마 이
차수현의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깜짝 놀랐다. 그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아직 소리가 나는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지만 차수현은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전혀 주려 하지 않았다.“수현아, 진정해!”귀를 찌르는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고막이 뚫릴 것 같았지만 몸의 불편함 대신, 오히려 가슴이 무언가에 의해 꽉 쥔 채 곧 깨질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그는 차수현이 이렇게 통제력을 잃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종래로 없었다. 오은택의 일로 모함을 당했을 때도, 비록 많은 일반인들이 참을 수 없는 일을 당했지만 차수현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그 빌어먹을 동영상에 자극되어 정신이 붕괴된 것 같았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온은수는 더욱 걱정했다. 그러나 전에 그는 이미 차수현을 한 번 기절시켰으니 이번에는 차마 그러지 못하고 앉아서 차수현을 안고 가볍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핸드폰 줘, 내가 단서를 찾으러 갈게. 내가 그들의 현재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방법이 꼭 있을 거야. 그녀의 가족도 우리 손에 있으니 우리도 속수무책이 아니야. 조급해하지 마…….”온은수 자신도 급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차수현을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차수현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고 얼굴을 가리고 통곡했다. 마치 새끼를 잃은 어미 짐승처럼 슬피 울었다.온은수는 손을 내밀어 차수현의 휴대전화를 가져오려 했지만 그녀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온은수의 어깨를 호되게 깨물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가지 못하게 했다.온은수는 심한 통증을 느꼈다. 차수현은 지금 이미 이성이 없어서 유난히 세게 그를 깨물었고, 한순간, 그는 살이 찢어져 피까지 흘렸다. 그러나 남자는 미간도 찡그리지 않고 오히려 이런 자세로 차수현을 그의 어깨에 엎드리게 하며 그녀의 손목을 살짝 잡더니 그녀가 손을 놓게 하는 데 성공했다.차수현은 여전히 온은수를 꽉 물고 놓지 않았다. 온은수는 아무일 없는 것처럼 차수현의 휴대폰에 들어온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