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아니야." 은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수현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그녀에게서 나는 은은한 향기를 느끼며 잠시나마 마음의 평온을 만끽하고 있었다.다만 그가 말을 하려 하지 않을수록 수현은 더욱 궁금해졌다. 그녀는 유담에게 또 무슨 의외라도 생긴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을 금치 못했다."온은수 씨,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유담에게 무슨 상황이라도 생긴 거예요?"유담이 어려움에 봉착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수현은 더는 여기서 그와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고 즉시 일어나려고 발버둥쳤다.은수는 어쩔 수 없단 듯이 한숨을 쉬었다. 지금의 수현은 조그마한 일에도 크게 놀랐다."아니야. 유담과는 관계 없어. 유담은 탈없이 잘 지내고 있어. 다만 우리 어머니의 병을 치료하는 계획에 작은 문제가 생겼을 뿐이니 당신은 걱정할 필요 없어. 내가 알아서 잘 처리할 거야.”유담이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듣고 수현은 몸부림을 멈췄지만 미자 쪽에 또 문제가 생겼다는 말을 듣고 그녀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비록 미자에 대해 정말 아무런 호감도 없었지만 수현은 하루라도 그녀의 병을 치료하지 않으면 유담도 자신의 곁으로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무슨…... 일인데요?"은수는 잠시 망설이다가 수현이 원한 대신 오히려 미자를 관심하는 것을 보고 결국 모든 일을 말했다.수현은 그의 말을 듣고 더욱 심하게 눈살을 찌푸렸다.유담의 어머니로서 그녀는 당연히 은수가 가능한 한 빨리 결정을 내려 그녀의 아이를 돌려보내기를 바랐지만, 은수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가 망설이는 것도 정상이었다."기억해요? 나도 최면 치료 한 적 있잖아요."수현은 생각하며 자신의 지난 일에 관한 얘기를 꺼냈다.은수는 눈을 드리웠다. 그는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의 수현은 유은비에게 당해서 모든 사람들의 눈엣가시로 되었고, 대중 앞에서 굴욕을 당하여 엄중한 심리문제를 초래했으며 그녀도 최면을 거쳐 다시 정상으로 회복되었다."당시 나는 확실히 매우 고
수현은 당시 최면 속 그녀를 어둠 속에서 데리고 나온 사람이 은서가 아니라 은수였다는 것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그녀 자신조차도 왜 그런지 알지 못했지만, 그녀의 잠재의식은 확실히 몇 달 동안 함께 지낸 은수를 더욱 믿고 있었다.그러나 수현은 이 사실을 말할 생각이 없었다. 시간이 지난 지금, 어떤 일은 말해도 의미가 없었다.은수는 수현이 깊은 생각에 잠기며 표정에 그리움이 묻어나는 것을 보고 문득 심란해졌다.아마도 그는 주동적으로 은서와 관련된 일을 꺼내지 말았어야 했다. 그동안 그 남자가 없었기 때문에 그는 그들 사이의 감정이 얼마나 좋았는지 잊어버린 것 같았다.수현의 앞에서 그와 은서를 비교하는 것은 그야말로 스스로 모욕을 자초하는 것이다.은수는 마음속으로 코웃음 쳤다."먼저 나가봐. 나 혼자 좀 있고 싶어."수현은 입술이 움직였지만 남자의 차가운 표정을 보면서 그녀는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설령 이 방이 그녀의 것이고, 이치대로라면 그녀가 나가는 건 말이 안 된다 하더라도…...이 남자는 기분이 안 좋고 또 술에 취했으니 그녀도 그냥 양보한 셈으로 여겼다.수현이 방에서 나간 후, 은수는 베개를 세게 내리쳤다.......F 국.은비는 음식을 들고 방에 들어갔고, 내려놓자마자 은서는 망설임 없이 음식을 던졌다.음식과 식기가 바닥에 떨어져 아수라장이 되었지만 은비의 표정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그녀가 은서를 이곳에 강제로 남겨둔 그날부터 그는 줄곧 이렇게 마음을 굳게 먹고 밥을 먹으려 하지 않았으며 단식투쟁을 벌여 그들더러 타협하라고 위협했다.은비는 당연히 마음이 아팠지만 은서를 이대로 내버려두면 어렵게 손에 넣을 온가네 주식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마음을 모질게 먹을 수밖에 없었다.은서가 며칠 굶어서 혼수상태에 빠지자 은비는 사람을 불러 그의 두발에 족쇄를 채워 그가 이곳에서 전혀 도망갈 수 없게 했다.은서가 밥을 먹지 않자 그녀는 매일 그가 허약해져 혼수상태에 빠진 틈을 타서 영양제와 생리 식염물을 주
다른 한 편.무진은 차를 몰고 가연이 말한 그 주소에 도착했다.차가 약간 낡아 보이는 한 아파트 단지에 세워지자 가연은 안전벨트를 풀며 입을 열었다."데려다 줘서 고마워요."무진은 고개를 저었다. "천만에요."필경 그가 스스로 결정해서 가연을 집에서 끌고 나왔으니 그녀를 잘 대해주지 않으면 그는 정말 사람이 아니었다.가연이 무언가를 말하려던 참에 뒤에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가연아, 너야? 돌아온 거야?"가연은 표정이 변하더니 고개를 돌리자 온몸에 술기운을 띠고 손에 담배를 쥐고 있는 남자가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그녀는 즉시 무진을 바라보았다."이제 그만 돌아가서 일봐요."무진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가연의 안색이 좋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정말 안 도와줘도 돼요?"가연은 고개를 저으며 애원하는 표정을 지었다."정말 그럴 필요 없어요."무진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끼어들지 않고 차를 몰고 떠났다.가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방금 말하던 남자는 무진의 고급차가 떠난 것을 보고 다소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는 다급하게 다가왔다."그 사람은 누군데? 네 남자친구야? 너 언제 이런 사람을 꼬셨어?"이 사람은 다름 아닌 가연의 친아버지인 한두식이었다.가연은 그가 비꼬는 말을 아랑곳하지 않았다.비록 한두식은 그녀의 친아버지이지만, 그에 대해 그녀는 이미 조금의 감정도 없었다.처음에 한두식은 그나마 정상적인 남자였다. 비록 그는 약간 남성 우월주의였지만, 그래도 가족들에겐 괜찮아서 가연은 편안하고 즐거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그러나 그녀의 어머니가 병으로 돌아가신 후, 한두식은 마치 다른 사람으로 변한 것처럼 불량배들과 어울리며 점차 타락하여 맨날 놀고먹기에 빠졌을 뿐만 아니라, 도박하고 성매매하는 악습에 빠져 요 몇 년 동안 집안의 돈을 모조리 도박으로 잃어버렸다.가연은 전에 그가 진 빚을 갚으려고 노력했지만, 그녀가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는 생각에 한두식은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심하게 도박에 빠졌
요 몇 년 동안 가연은 더 이상 그의 빚을 갚으려 하지 않아 두식은 상황이 많이 곤란해졌고, 다시는 그렇게 헤프게 도박을 하지 못했다.그러나 그녀가 지금 부자와 관계 있는 이상, 그는 또 두려워할 필요가 있겠는가. 어차피 그때가 되면 누군가가 대신해서 돈을 갚아줄 텐데. 여기까지 생각하자 한두식은 또 손이 근질근질해지더니 더 이상 가연에게 매달리지 않고 즉시 핸드폰으로 평소에 같이 어울리는 몇 명의 친구에게 연락해서 함께 지하 도박장에 가기로 약속했다.가연도 그를 상대할 기분이 아니었다. 한두식이 그녀를 따라 위층으로 올라가지 않은 것을 보고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와 하는 매 한마디의 말이 그녀는 역겨웠다.만약 할머니가 아직 살아계시지 않았다면, 그녀는 아마 다시 이 집에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다.......다음날수현은 소파에서 깨어나 천장을 바라보며 멍을 때렸다.어젯밤 그녀는 잠을 잘 자지 못했다. 그녀는 꿈을 꾸었는데, 아주 오래 전에 자신이 아직 은수와 이혼하지 않았을 때의 일을 꿈꾸었다.그 일들은 분명 아주 오래됐지만 꿈속에서는 여전히 무척 뚜렷했고, 수현 자신조차도 5년 전의 일을 이렇게 똑똑히 기억하고 있으리라 믿지 않았다.그 일들을 생각하자 수현은 다소 심란했다. 그녀는 은수의 존재가 자꾸 자신의 평온한 마음을 혼란스럽게 만든다는 것을 발견했다.이것은 지금의 그녀에게 있어 결코 좋은 현상이 아닌 것 같았다.수현은 이따 은수가 깨어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아예 아침밥을 만든 뒤 쪽지 한 장을 남기고 외출했다.수현이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은수도 깨어났다. 그는 눈을 뜨자 자신이 낯선 방에 있는 것을 보고 다소 멍해졌다.숙취 때문에 그는 머리가 약간 어질어질하고 아팠다.잠시 후에야 그는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생각났다. ‘여기가 수현의 방인가?’어젯밤 어머니 일로 취해서 무진이 자신을 여기로 보냈는데…...그는 취한 틈을 타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한 것 같았다. 어젯밤 자신은 수현의 감정을 아랑곳하
은수는 그와 이런 쓸데없는 일로 말다툼하는 게 귀찮아서 바로 전화를 끊었다.아침을 먹은 후, 그는 접시와 젓가락을 치우고 깨끗이 씻은 후에야 떠났다.수현은 시종 돌아오지 않았는데, 아마도 그를 상대하는 것이 좀 어색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은수는 아직 더 중요한 일을 처리해야 했기에 이 일을 너무 신경 쓰지 않았다. 아래층으로 내려가 차에 앉자 남자는 직접 닥터 켈로스에게 전화를 걸었다."어제 일을 자세히 생각해봤는데요, 난 닥터 켈로스의 치료 방안에 동의하고 최선을 다해 협조할 거예요."켈로스는 은수가 한동안 고민하다가 받아들일 줄 알았는데, 그가 이렇게 시원하게 대답할 줄은 몰랐다."최면의 부작용에 대해 알고 있겠죠.""잘 알고 있지만...... 어떤 일은 어쩔 수 없이 해야 하죠. 내가 승낙한 이상, 당연히 그 결과를 감당할 거예요."은수도 어젯밤에 이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수현의 말은 그의 마음을 감동시켰다.환상 속에 사는 것은 행복일지도 모르지만, 이 행복은 결국 거짓이다. 만약 어머니가 평생 이런 거짓된 세상에서 행복을 찾을 수밖에 없다면, 이는 또 어찌 슬픈 일이 아니겠는가.은수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보고, 켈로스도 더 이상 설득하지 않았고, 마음속으로는 오히려 그를 탄복했다.한 남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과감함과 책임감이었다. 그는 의사인 자신에게 아무런 쓸데없는 말도 하지 않고 바로 모든 결과를 책임진다는 말만 남겼다. 켈로스는 그의 이런 기개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이런 남자는 온가네 후계자가 아니더라도 미래에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그의 딸이 만약 이런 사람에게 시집갈 수 있다면, 그도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므로 이번 치료는 은수가 말하지 않더라도 그는 전력을 다할 것이다. 이렇게 하면 은수와 전 온가네 사람들은 그들에게 아주 큰 신세를 지게 될 것이고, 그때 가서 그들이 무엇을 하려해도 많이 수월해질 것이다.......그 후 며칠 동안 은수는 스케줄을 정리했다.최면 치료를 하기로 결정했
은수는 유담이 뜻밖에도 주동적으로 미자와 말하는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다소 놀라며 녀석을 바라보았고, 유담은 그의 시선을 알아차린 후 얼굴이 약간 붉어졌다."나는 단지 할머니가 하루빨리 좋아지기를 바랄 뿐이에요. 그래야 내가 엄마의 곁으로 돌아갈 수 있으니까요.”이런 말을 남긴 뒤 유담은 날듯이 뛰어나갔다.은수는 빙긋 웃었다. 이 녀석도 결국 겉만 보기엔 까칠하지만 마음이 여린 아이였다......이런 성격은 오히려 수현과 매우 닮았다.수현을 생각하자 은수의 눈동자는 어두워졌다. 그날 떠난 후 그는 주동적으로 수현에게 연락하지 않았고 그녀도 그를 찾지 않았다.두 사람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누구도 주동적으로 이 침묵을 깨뜨리지 않았다.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닥터 켈로스도 이미 그의 최면 치료를 시작했다. 그의 안내에 미자의 의식은 곧 여러 해 전, 그녀가 자신의 아이를 잃은 날로 돌아갔다.그때의 화면이 머릿속에 떠오르자 미자의 몸은 끊임없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마치 유령처럼 자신의 아이가 다른 사람에게 끌려가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 아이는 그녀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그녀의 남편은 자신에게 아이를 이미 되찾을 수 없다고 말해주며 그녀더러 받아들이라고 했다.미자는 고통스럽게 소리를 지르며 머리를 안고 발버둥 쳤다.은수는 재빨리 앞으로 다가가서 켈로스가 당부한 대로 그녀의 감정을 달래기 시작했다.최면 치료는 최면의 과정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제한된 최면 시간 동안 환자가 마음의 매듭을 풀고 안정감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했다.그들의 계획에 따르면, 이 단계는 그녀의 친아들인 은수로 하여금 진행하게 했는데 의외로 은수가 한 말은 그들이 생각했던 것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그는 열심히 했지만 미자는 그의 말을 듣지 못한 듯 여전히 자신의 슬픔과 고통에 잠겨 깨어나려 하지 않았다.은수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 상황은 그의 예상밖이었다. 설마 어머니가 마음속으로 가장 신임하는 사람은 그가
은수는 피하지 않고 그대로 뺨을 맞았지만 그의 표정은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비록 그는 아버지가 왜 이렇게 빨리 이 일을 알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지금은 우선 어머니를 정상으로 회복시킬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지, 여기서 누구의 책임인지 따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아버지, 이 일은 제가 모든 후과를 책임질 거예요. 만약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저는 제 목숨으로 갚을 테니 지금은 좀 진정하세요."은수의 말은 격노한 어르신을 약간 진정하게 만들었다.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곧바로 한쪽 소파에 웅크리며 공포에 질린 미자의 곁으로 향했다.비록 어르신은 자신에 대한 미자의 증오가 그의 출현으로 호전될 것이라고는 믿지 않았지만 어르신은 여전히 그녀와 소통하려고 시도했다.그러나 결과는 다시 한번 사람들을 실망시켰다. 미자는 어르신의 목소리를 들은 뒤 진정되기는커녕 더욱 당황해졌다.그녀는 갑자기 미친 듯이 눈앞에 잡히는 모든 것을 쥐고 사람을 향해 힘껏 던졌다."당신들 모두 꺼져, 꺼지라고! 당신들은 모두 나와 나의 아이를 해치러 온 거야, 모두 꺼져!" 미자의 히스테리한 목소리는 그녀가 미쳐가는 상태를 드러내고 있었다.사람들은 한동안 아무도 다가가지 못하고 그저 그녀가 이러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유담은 처음에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필경 그는 아직 어린아이였기에 은수는 치료과정에 무슨 의외의 사고라도 생겨 녀석에게 트라우마를 안길까 봐 특별히 사람들에게 그를 들어오지 못하게 잘 지켜보라고 했다.다만, 이 병실의 상황은 정말 너무 혼란스러웠다. 모든 사람들은 다급해지더니 유담을 돌보던 하인도 가서 도와주며 녀석에 대한 감시를 소홀히 했다.유담은 재빨리 소리를 따라 병실로 찾아갔고,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미자의 그 미친 모습을 보았다.유담도 이런 상황을 처음 보는 거라 비록 그는 평소에 하늘도 땅도 두려워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여전히 좀 겁이 났다.하지만 잠시 서 있다가 미자의 비참한 울부짖는 소리에 유담의 마음은 알 수 없이
미자의 첫 번째 아이의 이름은 온은빈이었는데, 지금 이 순간, 미자는 유담을 온은빈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닥터 켈로스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번 치료의 주요 목적은 미자가 유담과 은빈에 대한 이미지를 분리시켜 비현실적인 환상을 품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기에 그는 유담을 향해 no라는 손짓을 했다.유담은 그의 손짓을 보았지만 미자의 모습을 보면서 대담한 결정을 내렸고 켈로스의 요구에 따라 하지 않았다."맞아요, 저는 은빈이에요.”미자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고 유담을 힘껏 안았다."은빈아, 엄마는 네가 살아있을 줄 알았어…...""아니요, 엄마, 저는 이미 이 세상에 없어요. 이번에 제가 돌아온 것은 엄마와 작별인사를 하려고요."미자는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너 지금 여기에 있잖아?""이것은 단지 꿈일 뿐이에요. 엄마는 이미 이 꿈에서 너무 오래 머물렀어요. 저는 사실 이곳을 떠난 지 오래됐거든요. 그러나 엄마의 이런 모습을 보니 저도 마음 편하게 떠날 수가 없어서 이렇게 엄마의 곁에 있을 수밖에 없었어요. 그러나 저는 결국 이곳에 머물러서는 안 되거든요. 저는 이제 떠날 거예요. 만약 엄마가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면, 저도 안심할 수 없어요......"유담은 자신의 생각대로 은빈이 할 수 있는 말을 했다.미자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녀의 아이는 줄곧 자신의 집념으로 인해 떠날 수 없고 고통을 받고 있었다니, 어떻게 이럴 수가?미자는 자신의 머리가 갈수록 혼란해지는 것을 느꼈고 이 일들을 미처 생각하기도 전에 눈을 깜박거리며 뒤로 쓰러졌다.은수는 이 상황을 보고 재빠르게 다가가서 그녀를 붙잡았다.어르신은 미자의 이런 모습을 보며 안달이 났고 차갑게 유담을 바라보았다."차유담, 넌 왜 닥터 켈로스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은 거야?"이 아이는 결국 자신이 강제로 그를 차수현과 갈라놓은 것을 원망하며 이럴 때 그들에게 복수하고 싶었단 말인가?"나는 단지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했을 뿐이에요. 어쨌든 온은빈이란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