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은서는 별말 없이 짐을 챙겨 뒷문으로 나갔다.차를 몰고 연구소를 지나던 중, 그는 일을 벌이고 싶은 기자들이 연구소 관계자를 몰아붙이고 있는 것을 보았다. 온은서의 눈동자는 어두워졌고 핸들을 잡은 손에 묵묵히 힘을 주어 푸른 혈관을 드러냈다.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오자, 엔젤라는 심심해서 TV를 보고 있었는데 열쇠가 문을 여는 소리를 듣고 경계하며 고개를 돌렸다.‘이 시간에 누구지?’엔젤라는 묵묵히 탁자 위의 식칼을 잡고 문 쪽을 쳐다보았다.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이 온은서인 것을 본 엔젤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왜 이 시간에 돌아왔어? 어머, 오빠 안색 왜 그래. 몸이 불편한 거야?”엔젤라는 걱정이 돼 손을 내밀어 온은서의 이마를 만지려 했지만 남자는 지친 표정으로 피했다.“괜찮아, 돌아가서 좀 쉴게.”엔젤라는 달갑지 않게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동안 온은서는 그녀의 스킨십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대놓고 피하지는 않았다.그리고 그의 표정을 보니 전의 기억을 되찾았을 때와 많이 다르지 않았다. 보아하니 무슨 큰 일이 생긴 것 같다.엔젤라는 잠시 생각을 하다 즉시 아버지에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파견된 사람을 불러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보라고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그 뉴스를 보았고 온은서의 연구소가 불량 매체에 의해 포위 공격당한 일도 알게 되었다.엔젤라는 온은서가 밖에서 억울함 당할 수도 있고, 또 이 기자들에게 괴롭힘을 당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표정이 차가웠다.“그들을 모두 쫓아내. 더 이상 내 앞에 나타나지 못하게.”“예, 아가씨.” 부하는 얼른 대답했지만 머뭇거리며 다시 입을 열었다.“다만, 그들을 쫓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역효과를 낼 수 있어 오히려 사람들이 미스터 온이 제발 저리다고 느끼게 할 것입니다.”엔젤라의 눈에 살의가 스쳐 지나갔다. 하긴, 이 파파라치들은 진실이 어떠한지, 온은서가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를 개의치 않았고, 관중들의 눈길을
차수현은 분명히 매우 조급했지만, 온은서는 아무것도 자신에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아무것도 도울 수 없었다.온은서야말로 가장 위로가 필요한 사람인데, 그녀는 오히려 그에게 위로를 받다니, 차수현은 전화를 끊은 후 매우 낙담한 표정을 지었다.그녀와 같은 느낌이 든 사람은 문밖에서 이걸 몰래 들은 엔젤라였다. 차수현은 자신과 온은서를 빼앗지 않을 것이고, 그들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고, 그들은 확실히 남녀 간의 그런 애매한 행동이 없었다.하지만……온은서가 차수현을 대하는 태도는 자신에 대한 태도보다 너무 좋았다. 설령 이럴 때라도 그는 여전히 차수현의 느낌에 그렇게 신경을 썼지만 자신은 배척당하고 그를 위로하려 해도 안 됐다.엔젤라는 실의에 빠졌다. 심지어 지금 온은서의 어려운 처지를 생각하면 차수현까지 싫어졌다.따지고 보면 그녀만 아니었으면 온은서도 이렇게 많은 문제에 휘말리지 않았을 것이다.엔젤라는 달갑지 않게 문을 두드리며 온은서에게 문을 열라고 했지만 거절당했다.엔젤라는 어쩔 수 없이 거실로 돌아가 스스로 화를 낼 수밖에 없었다.그렇게 멍하니 앉아서 온은서가 나오길 기다리다가 문득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엔젤라는 짜증이 나서 다가가서 한 번 보았는데 뜻밖에도 차수현이 온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무시하려고 했지만 또 재빨리 자신이 그녀를 무시한다면 온은서가 나와서 그녀를 위로해야 할지도 몰라 화를 참으며 문을 열었다.문이 열리자 차수현은 엔젤라를 보고 다급하게 물었다.“은서는요? 그는…… 괜찮아요?”“괜찮을 리가요. 누가 이런 일을 당하면 기분이 좋겠어요. 그가 이렇게 오랫동안 노력한 의학 성과가 물거품으로 될 수 있는데, 그는 지금 문을 열고 싶지 않고 아예 자신을 방에 가두고 나오지 않으려 하고 있어요.”차수현은 이 말을 듣자마자 자책하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했다.“그럼 내가 가서 그를…….”“그냥 관둬요, 당신이 가면 그는 또 힘을 내서 당신을 위로해야 하잖아요. 당신은 지금 좀 조용히 있고 그
차수현은 온은수가 이런 일을 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지만…….그녀는 정말 그 남자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일까? 이 뉴스가 나오자마자 온은서는 사람들의 비난을 받는 대상이 되었고, 만약 미래에 가산을 쟁탈하려고 한다면, 절대적인 패배를 맞이할 것이다.차수현의 표정은 심각해졌고, 즉시 몸을 돌려 온은수가 있는 병원으로 운전했다.그가 했든 안 했든, 그에게 분명히 방법이 있을 것이다.그렇게 생각하다 차는 마침내 온은수가 있는 병원에 향했다.차수현은 황급히 위층으로 올라가 온은수의 병실을 찾은 후, 미처 들어가기도 전에 마침 외출하던 임미자와 부딪쳤다.두 여자는 눈을 마주치자 서로에 대한 반감이 마음속에서 솟구쳤다.임미자는 차수현에게 있어 원수였고, 그녀는 심지어 임미자와 인사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직접 임미자를 무시하고 들어가서 온은수를 찾으려 했다.임미자는 또 어찌 차수현을 싫어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녀가 이렇게 자신을 무시하는 것을 보고 임미자는 여전히 화가 났다.아무리 그래도 자신은 어른이고 온은수의 어머니인데, 이 여자는 좀 너무 오만한 거 아닌가? 뜻밖에도 자신을 공기로 여기다니?“차수현, 네가 여기 왜 왔어?” 임미자는 직접 차수현의 앞을 가로막으며 온은수를 찾아가지 못하게 했다.차수현은 그녀가 뜻밖에도 자신을 막고 있는 것을 보고 표정도 그다지 차분하지 않았다.“물론 일이 있어서 그러죠.”“무슨 일?” 임미자의 말투는 무척 하찮았다.“그게 당신과 관계가 있을까요?” 차수현도 화가 나서 차갑게 대답했다. 이 안하무인의 모습에 임미자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물론이지. 너 말 잘했잖아, 앞으로 더는 은수보고 널 방해하지 말라고 말이야, 근데 할 일이 없이 그를 찾아오다니. 너 지금 밀당하는 거야?”차수현은 어이가 없었다. 밀당은 개뿔, 그녀는 전 세계의 여자들이 모두 온은수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는가?다른 사람들은 정말 그렇다고 해도 그녀는 이 남자를 위해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다.“나는 당신
온은수는 하는 수없이 임미자를 바라보았다. 솔직히 차수현의 성격, 그리고 어머니의 강경한 태도 때문에 그녀가 주동적으로 사람을 밀수 있는 확률은 정말 너무 작았다. 어머니가 또 듣기 싫은 말을 했을 가능성이 더 컸다.“어머니, 저희는 해야 할 얘기가 있어서요.”온은수는 임미자를 위해 나서려는 뜻이 없었고, 임미자는 이 말을 듣고 갑자기 슬퍼했다.“나는 네가 몸이 좋지 않아 병원에 있다는 말을 듣자마자 바로 비행기를 타고 달려왔는데, 너는? 넌 마음속에 나란 어머니가 있는 거야? 그녀는 너의 앞에서 나를 밀었는데, 아무도 보지 못할 때 나를 죽일 수도 있잖아? 그런데도 상관 없는 거야?”차수현은 임미자가 무리하게 소란을 피우는 것을 보고 짜증이 났다. 그녀는 별로 힘을 쓰지 않았고, 게다가 임미자는 심지어 넘어지지도 않았다. 다만 비틀거렸을 뿐인데 뭐가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오히려 임미자라는 이 여자는 전에 어머니를 호되게 계단에서 밀어 온혜정을 몇 달 동안 혼수상태에 빠지게 했으며 심지어 종래로 아무런 참회와 미안함을 보여주지 않았다.차수현은 원래 초조했는데, 그녀의 말에 불쾌한 기억을 불러일으켜 더욱 조급해했다. 그녀는 차갑게 입을 열었고 말투에는 한을 품었다.“당신은 대체 얼마나 뻔뻔하길래 내 앞에서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죠? 우리 엄마를 다치게 한 사람은 누구죠? 그리고 당신은 또 무슨 대가를 치렀는데요? 당신이 원한다면 난 당신이 말한 것처럼 내가 목숨으로 당신 목숨을 바꾸는 일을 개의치 않을 거 같네요…….”전에 다친 어머니를 도와 그녀를 감옥에 넣지 못한 이 일은 줄곧 차수현의 마음속에 가시가 되었다. 그러므로 그녀도 평소의 온화함을 감추고 완전히 사람이 변한 것처럼 임미자를 놀라게 하는 말을 꺼냈다.온은수는 이 장면을 보고 하는 수없이 재빨리 기사를 불러 먼저 임미자를 데리고 이리저리 돌아보게 할 수밖에 없었다.임미자는 차수현의 그 싸늘한 표정에 놀라 더는 귀찮게 굴지 않고 이렇게 기사를 따라갔다.온은수는 사람을 내보내고 손
온은수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은서가 왜, 그에게 무슨 일 생겼어?”차수현은 온은수를 한참 쳐다보았는데, 그의 이 표정을 보고 약간 갈피를 잡지 못하고 눈살을 찌푸렸다.“당신 몰랐어요?”온은수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다. 임미자가 온 후 줄곧 그에게 즉시 병원을 옮겨 귀국할 것을 권했고, 그는 줄곧 그녀와 해명했기에 심신이 지쳐 자연히 다른 일에 관심을 가질 시간을 내지 못했다.차수현은 즉시 뉴스를 그에게 보여주었고 온은수는 이를 보면서 일의 심각성을 깨달았다.시약한 일은 말하자면 클 수도 있고 작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만약 어떤 집안 싸움에 연루된다면 사람들의 적지 않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그때가 되면 필연적으로 악의를 품은 사람들이 온은서에게 의사가 될 자격이 없다고 공격할 것이다. 심각하면 온은서는 앞으로 의사조차도 할 수 없게 될 것이다.이것은 분명히 온은수가 보고 싶지 않은 장면이다. 결국 전의 일은 그 자신이 동의한 것이었으니 온은서는 이런 일을 감당해서는 안 된다.“곧 사람을 불러 이 기사들 처리하라고 할게.”온은수는 생각하다 사람을 불러 미디어에 연락해 이런 사실이 아닌 보도들을 모두 삭제하라고 했다.차수현은 이를 보고 얼른 막았다.“직접 삭제하는 것은 간단하지만, 이는 은서의 명예에 더 큰 타격을 주는 거잖아요?”차수현은 말하면서 눈빛에 자기도 모르게 의심이 드러났다.그녀는 좀 헷갈렸다. 온은수가 도대체 이런 일을 정말 몰랐는지, 아니면…… 그는 사실 주보자로서 자신과 연기하고 있는 건지.임미자가 자신의 앞에 나타났기 때문인지 차수현은 의심이 무척 많아졌고, 심지어 온은수를 볼 때도 색안경을 썼다.온은수도 눈살을 찌푸렸다. 그렇다, 이 일은 이렇게 간단하게 기사를 삭제하면 끝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는 차수현에게 무슨 방법이 있는지 물어보려던 참에 그녀의 눈동자에서 비친 의심과 배척을 보았다.갑자기 시큰시큰한 통증이 온은수의 온몸을 휩쓸었다.그는 자연히 차수현의 눈빛
“내 말 못 믿겠어?” 온은수는 다소 실망한 표정으로 차수현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말 속에는 확실히 그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지금은 이런 말을 할 때가 아니지만, 만약 누가 온은서를 해치려 한다면 그 사람이 누구든 나의 적이에요.” 차수현은 온은수의 질문에 정면으로 대답하지 않았고, 그녀도 도대체 누가 일을 폭로했는지 잘 몰랐다.지금 이 순간, 그녀는 온은서가 받는 영향에만 관심이 있었다.온은수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는 똑똑한 사람이었기에 차수현의 말속의 암시를 알아들었다.사실, 그녀는 그가 어떤지 상관없었다. 설명하든, 보증하든, 혹은 독한 맹세하든, 차수현에게 있어서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그녀가 신경 쓰는 것은 줄곧 온은서가 영향을 받지 않을까 하는 것일 뿐, 그는 분명히 그녀의 관심 범위에 있지 않았다.현실은 잔인해서 온은수의 마음을 텅 비게 했다.그러나 그는 여전히 그 복잡한 느낌을 참았다. 지금은 우선 그 매체들을 잘 처리해야 했고,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더라도 차수현은 그가 전력을 다해 도와주지 않았다고 미워할 것이다.……임미자는 기사에게 끌려나갔다. 그녀는 끊임없이 발버둥 쳤지만 기사는 온은수의 명령을 받고 돌아가서 그들이 말하는 것을 방해하지 말라고 했다. 그리하여 그는 임미자의 매와 욕을 참고 그녀를 한 카페로 데려다 줄 수밖에 없었다.이곳은 사람들이 많은데다 임미자는 또 이른바 이미지를 특별히 중시하는 사람이었기에 더는 소란을 피우지 않고 억지로 커피 한 잔을 주문했다.기사는 이 상황을 보고 마침내 한숨을 돌렸다.카페에 앉자, 임미자는 앞에 있는 가장 비싼 커피를 보며 조금도 즐길 기분이 아니었고 오히려 초조하게 커피를 휘저었다.임미자는 휴대전화를 켜고 한 번 보았는데, 안에 무수한 문자가 들어온 것을 보았고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와 평소에 사이가 좋은 귀부인들은 모두 분분히 문자를 보내 그녀를 위로하며 정신을 차리라고 했다.임미자는 마음대로 문자 하나를 보자마자 바로 그 뉴스를 보았
임미자는 레스토랑에서 탈출한 뒤 곧바로 택시를 타고 돌아가려 했다.밖에서 기다리던 남자는 별다른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하고 어색하게 그녀가 나오기를 기다렸다.……병원병실 안에는 침묵이란 어색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있었다.얘기는 이미 다 끝났지만, 차수현은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고, 여기에 남아서 모든 것이 원만하게 끝난 후에 다시 떠나려고 했다.그래서 온은수와 어색하게 한 병실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방금 임미자의 출현으로 차수현은 줄곧 화를 참고 있었는데, 그녀도 어떻게 발산해야 할지 몰라 차가운 얼굴로 말을 하지 않았다.차수현은 그곳에 앉아 있었고, 온은수는 그녀와 말을 하고 싶었지만 그녀의 몸에는 다가오지 말라는 차가운 기운이 풍겼고 마치 곧 터트릴 폭탄과 같았다. 누가 감히 그녀를 건드리면 기필코 감정을 폭발시킬 것이다.온은수도 더는 입을 열 엄두가 나지 않았고 한쪽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차수현은 휴대전화를 들고 엔젤라와 채팅을 했다.그녀는 아직 온은서에게 자신이 온은수를 찾아온 일을 말하지 않았다. 온은서는 비록 성격이 온화하지만 고집이 장난 아니었기에 남자의 자존심 때문에 온은수에게 도움을 받고 싶어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게다가 차수현도 만약 일에 다시 변고가 생겨 온은서를 더욱 실망시킬까 봐 두려웠다.희망이 생기고 또 깨진다면 그것은 여태껏 희망이 없었던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상황이다.그래서 그녀는 엔젤라에게 먼저 연락했다. 비록 이 여자아이가 자신에 대한 태도가 별로 좋지 않았지만, 그녀는 온은서의 편에 서서 오로지 온은서 만을 위한 사람이었기에 이런 마음만 있으면 그녀가 좀 무례해도 차수현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결국, 그녀들의 목적은 모두 일치하지 않은가?엔젤라도 이렇게 생각했다. 비록 온은서의 많은 생각을 차지하고 있는 차수현이라는 골칫거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온은서를 도울 수 있다면 그녀는 신분을 내려놓고 차수현과 협력하고 싶었다.“기자회견 때, 온은수가 무슨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지 않도록
“어.”온은수는 담담하게 대답하고 옆에 있는 트렁크에서 올 때 입었던 옷을 뒤졌다.요즘 그는 병원에서 지내고 있었기에 자연이 편안한 것을 위주로 평소에는 헐렁한 환자복을 입었다. 외출하는 옷은 있지만 제대로 다리지 않아서 꺼내보니 구겨져 무척 허술했다.차수현은 이 상황을 보고 이마를 짚었다. 만약 이렇게 나가서 다른 사람을 마주하면, 그들은 아마 온씨 가문이 망한 줄 알고 더욱 이상한 기사를 내지 않겠는가?그러나 이곳은 어디까지나 병원이고 이런 옷들을 정리할 수 있는 도구도 없었으니 차수현은 하는 수없이 온혜정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간단히 해석한 다음, 전에 온은수가 집에 남겨두었던 옷을 보내오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온혜정도 온은서의 일을 알고 한창 애가 타며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모르고 있었는데, 차수현이 쓸모가 있다는 말에 더 이상 묻지 않고 재빨리 포장하여 심부름꾼을 찾아 그들에게 보냈다.얼마 지나지 않아 옷이 도착했고, 차수현은 온은수에게 건네주며 갈아입으라고 했다. 남자는 그녀의 말을 듣고 순순히 입었다.입으면서 그는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는 차수현의 성격으로 자신이 남긴 물건을 전부 버렸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그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잘 보존되어 있었는데, 아무런 냄새나 먼지도 없었고, 다림질도 꼼꼼하게 되어 있어서 새것과 다름없었다.그녀는 자신의 물건을 남겨 둔 것이 도대체 버리고 싶지 않은 것일까, 아니면 자신에게 한 가닥의 미련이 있는 것일까?차수현은 온은수의 생각에 잠긴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왜요, 옷이 안 맞아요?”온은수는 요즘 살이 많이 빠졌기에 전의 옷이 좀 커졌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에게 어울리는 옷을 골라줄 여유가 없었고 입을 수 있으면 됐다.온은수는 고개를 저으며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왜 아직 남겨둔 거지, 난…… 당신이 내 물건을 모두 버릴 줄 알았어.”차수현은 멈칫했다. 글쎄, 왜일까, 그녀도 온은수의 물건이 그 궤짝에 놓여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 그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