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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3화

“어.”

온은수는 담담하게 대답하고 옆에 있는 트렁크에서 올 때 입었던 옷을 뒤졌다.

요즘 그는 병원에서 지내고 있었기에 자연이 편안한 것을 위주로 평소에는 헐렁한 환자복을 입었다. 외출하는 옷은 있지만 제대로 다리지 않아서 꺼내보니 구겨져 무척 허술했다.

차수현은 이 상황을 보고 이마를 짚었다. 만약 이렇게 나가서 다른 사람을 마주하면, 그들은 아마 온씨 가문이 망한 줄 알고 더욱 이상한 기사를 내지 않겠는가?

그러나 이곳은 어디까지나 병원이고 이런 옷들을 정리할 수 있는 도구도 없었으니 차수현은 하는 수없이 온혜정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간단히 해석한 다음, 전에 온은수가 집에 남겨두었던 옷을 보내오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온혜정도 온은서의 일을 알고 한창 애가 타며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모르고 있었는데, 차수현이 쓸모가 있다는 말에 더 이상 묻지 않고 재빨리 포장하여 심부름꾼을 찾아 그들에게 보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옷이 도착했고, 차수현은 온은수에게 건네주며 갈아입으라고 했다. 남자는 그녀의 말을 듣고 순순히 입었다.

입으면서 그는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는 차수현의 성격으로 자신이 남긴 물건을 전부 버렸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잘 보존되어 있었는데, 아무런 냄새나 먼지도 없었고, 다림질도 꼼꼼하게 되어 있어서 새것과 다름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물건을 남겨 둔 것이 도대체 버리고 싶지 않은 것일까, 아니면 자신에게 한 가닥의 미련이 있는 것일까?

차수현은 온은수의 생각에 잠긴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왜요, 옷이 안 맞아요?”

온은수는 요즘 살이 많이 빠졌기에 전의 옷이 좀 커졌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에게 어울리는 옷을 골라줄 여유가 없었고 입을 수 있으면 됐다.

온은수는 고개를 저으며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

“왜 아직 남겨둔 거지, 난…… 당신이 내 물건을 모두 버릴 줄 알았어.”

차수현은 멈칫했다. 글쎄, 왜일까, 그녀도 온은수의 물건이 그 궤짝에 놓여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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