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조름하고 떫은 눈물에 은수의 마음도 씁쓸함이 번졌다. 그는 묵묵히 품의 사람을 꼭 안으며 그녀에게 힘을 주고 싶었다.은수의 위로가 효과가 있었는지, 수현은 점차 조용해지고 호흡이 평온해졌으며 더는 잠꼬대를 하지 않고 다시 잠든 것 같았다.은수는 이렇게 그녀를 껴안으며 천천히 잠이 왔고, 잠시 후 남자도 잠이 들었다.......다음날.햇빛이 방에 쏟아지자 수현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고, 그제야 천천히 눈을 떴다. 막 몸을 움직이려 할 때, 자신의 곁이 좀 이상한 것 느꼈는데, 마치 뜨거운 무언가가 옆에서 열기를 발산하고 있는 것 같았다.수현은 온몸이 굳어졌고, 고개를 들자 은수의 아직 잠든 얼굴을 보았다. 잠든 남자는 평소에 도도하고 오만한 기운이 없어 실제 나이보다 훨씬 어려 보였다. 굳이 말하자면 소년의 느낌까지 있어 무척 상냥해 보였다.그러나 수현은 이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하는 화면을 감상할 기분이 전혀 없었다. 그녀는 몸을 움직이더니 자신이 은수의 품에 안겨 있고, 남자는 또 유난히 힘을 주어 자신이 순조롭게 벗어날 수 없게 한 것을 발견했다.코끝은 모두 은수만의 냄새였고, 그 매서운 기운은 그녀를 바짝 에워싸고 있어 도망갈 수도, 피할 수도 없었다.수현은 즉시 혈기가 솟구치는 것을 느꼈고, 얼굴은 빨갛고 뜨거워지기 시작했으며, 말할 수 없는 분노가 엄습하여 그녀의 심장을 격렬하게 뛰게 했다."당신이 어떻게 내 침대에 있는 거죠? 얼른 내려가요!" 수현은 목소리를 높이며 마치 자신의 난처함을 숨기려는 것처럼 은수의 뺨을 세게 때렸다.은수는 그녀의 소리에 순식간에 깨어났고, 입을 열기도 전에 얼굴에 뺨을 맞았다.화가 난 수현은 이 손찌검에 온몸의 힘을 썼고, 은수는 그 따끔한 통증에 모처럼 멍해지더니 한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반응하지 못했다.수현은 은수의 얼굴에 손바닥자국이 나타난 것을 보면서 자신의 행동에 후회하기도 했지만 그녀는 결코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내...... 내가 당신 뺨을 때린 것은, 당신이 날 불편하게 했기
"알았어요, 사과할게요. 당신을 오해해서 미안해요." 수현은 자신더러 냉정하라고 강요했다. 단지 사과 한 마디일 뿐, 큰 상관이 없었고 그녀도 마음이 쪼잔한 사람이 아니었다."당신의 말투에 성의가 없는 것 같아."은수는 볼을 만지며 수현의 힘이 정말 작지 않다고 마음속으로 감탄했다. 그러나 이것도 좋은 일일지도 모른다. 적어도 그녀는 사람을 때릴 힘이 있었고 허약하게 침대에 누워 있을 수만 있는 게 아니었다."성의요? 어떻게 해야 성의가 있는 거죠?" 수현은 어이없어 하며 앞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만약 그가 계속 억지를 부리고 싶다면, 그녀는 오히려 그의 멀쩡한 다른 반쪽 얼굴에 뺨을 때리는 것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 적어도 그의 얼굴은 대칭될 것이다."당신이 호 해주면 그렇게 아프지 않을 거야. 그럼 용서해줄게." 은수는 수현의 마음을 간파한 듯 계속 그녀를 놀리려 했다.가까스로 수현과 친밀하게 접촉할 기회가 생겼으니 은수는 또 어떻게 이렇게 쉽게 이 기회를 놓칠까?수현은 앞에 있는 남자를 힐끗 바라보았다. 곧 서른 살이 될 사람인데, 아프다고 호 해달라니, 그는 지금 자신을 그녀의 두 보배 덩어리라고 생각하는 것일까?은수는 이런 것을 상관하지 않고 갑자기 볼을 내밀더니 순식간에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줄였다.심지어 수현은 남자의 따뜻한 호흡이 자신의 뺨을 때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찌릿찌릿한 촉감에 그녀는 혼란스러워졌다.이런 느낌에 수현은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빨리 뛰기 시작했는데, 그녀는 뜻밖에도 즉시 은수를 밀어내지 않고 오히려 멍해졌다.은수도 다소 의외였다. 원래 수현이 버럭 화를 낼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그러지 않았다니. 그가 방금 이 기회를 타서 무엇을 더 하려고 할 때, 갑자기 두 개의 작은 그림자가 병실 입구에 나타났다."엄마, 우리 왔어요. 가연 이모가 엄마에게 무슨 맛있는 거 해주었는지 맞춰봐요?"유담과 유민은 수현을 걱정했기에 깨어난 뒤 세수를 하고 아침을 먹은 뒤 재빨리 가연에게 그들을 데리고
수현은 유담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제야 유민이 계속 침묵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를 바라보았다."왜 그래 유민아, 기분 나빠 보여."유민은 그제야 반응하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그냥 엄마 언제 퇴원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었어요.""다 나으면 바로 퇴원할 거야. 이런 일은 서두르면 안 되니까. 자. 그들이 특별히 먹을 거 들고 왔으니 수현아, 너도 빨리 뜨거울 때 좀 먹어."가연은 들어온 후, 원래 조용히 그들 모자 세 사람이 말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지만, 두 녀석이 어떤 이상한 점을 발견할까 봐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그래요, 얼른 밥 먹어요." 유민도 수현에게 추궁을 당하기 싫어서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가연이 음식을 가져다 주자 은수는 또 작은 탁자를 침대에 놓아 수현이 침대에 앉아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했다.가연은 고개를 들자, 자신을 맞대고 있던 은수의 얼굴에 새빨간 손바닥자국이 있는 것을 보고 속으로 깜짝 놀랐다.이건…….‘수현이 때린 것 같은데? 이 세상에서 감히 온은수 씨에게 뺨을 때릴 수 있는 사람도 오직 수현 밖에 없을걸.’이 두 사람은 그녀가 없을 때 또 무슨 일 생긴 것일까?가연은 궁금해서 죽을 지경이었고, 마음속에 마치 천 마리의 개미가 기어가는 것처럼 괴로웠다. 그러나 두 아이가 있었으니 그녀도 묻지 못하고 잠시 마음속의 의문을 억누를 수밖에 없었다.수현은 음식을 먹다 또 은수를 한 번 바라보았다. 이 남자도 깨어난 후 밥을 먹지 않은 것 같은데, 그가 이렇게 자신이 밥 먹는 것을 보고 있으니 그녀는 정말 불편했다."당신은 밥 안 먹어요? 여기 가연이 있으니까 당신이 계속 지킬 필요 없어요."은수는 고개를 숙여 가연이 만든 음식이 무척 많은 것을 보고 그의 몫도 챙겼다고 생각했다."그럼 나도 당신과 같이 먹으면 되겠네."말을 마치고 그는 가연을 바라보며 말했다."괜찮겠죠?"가연은 은수의 시선에 온몸이 불편했다. 평소에 은수는 도도하고 존귀한 온씨 그룹 대표님이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결국
그동안 유민이도 가끔 이 일을 떠올렸지만 수현의 몸이 줄곧 좋은데다 별다른 이상을 나타내지 못했기 때문에 서서히 잊어버렸다.아마도 이것은 일종의 요행심리일지도 모른다. 수현의 곁에 오래 있으면서 그는 전에 자신이 그 남자에게 속았을 뿐, 그들은 자신을 유담에게 골수를 이식할 도구로 삼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하지만 지금은…….유민은 이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유담은 고개를 돌려 유민이 온몸을 가볍게 떨고 있는 것을 보고 무척 이상해 보여 얼른 그를 밀었다."너 왜 이래? 안색이 너무 안 좋은데, 설마 너도 어디 아픈 거야?""아니야…… 아픈 곳 없어. 나...... 화장실에 가고 싶은데, 유담아, 나랑 같이 가줘."유민은 말하면서 유담의 손을 잡고 밖으로 뛰어나갔다.유담과 이렇게 오래 있으면서 유민은 이미 그와 깊은 감정을 쌓았기 때문에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유담과 상의하고 싶었다."유담아, 유민아, 어디 가니?" 수현은 그들의 다급한 모습을 보고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우리 화장실에 가려고요. 곧 돌아올게요.”유담은 핑계를 아무렇게 댄 다음 유민을 따라 뛰어나갔다.화장실에 도착한 유민은 조심스럽게 문을 잠그고 전쟁터에 나가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유담도 덩달아 긴장했다."너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 빨리 말해, 네가 이렇게 엄숙하니까 나도 무섭단 말이야."유담은 성질이 급한 사람이라 유민에게 할 말이 있으면 빨리 하라고 재촉하며 애태우지 말라고 했다.유민은 생각을 하다 결국 진실을 말할 용기가 없었다. 그는 사실을 말하면 유담이 형제인 자신을 버릴까 봐 두려워 그냥 화제를 돌렸다."엄마의 병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는 것 같아. 왜 이렇게 오래 치료했는데도 호전되지 않았을까? 우리가 스스로 한 번 알아보지 않을래? 어른들은 진실을 우리에게 숨길 수 있잖아."유담은 이 말을 듣고 손으로 턱을 만졌다. 사실 그도 이런 의혹이 있었지만, 결국 자신의 엄마가 중병에 걸렸을 수도 있다는 잔혹한 현실을
잠시 후, 두 녀석은 물건을 사러 나가겠다고 했고, 유담과 유민은 기억을 따라 수현 주치의의 사무실 쪽으로 달려갔다.유담은 유민을 바라보았고, 두 녀석은 서로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더니 유민이 가서 문을 두드렸다.의사는 소리를 듣고 다가와서 문을 열었는데, 유민인 것을 보고 어리둥절했지만 그가 은수의 아이인 것을 보고 그대로 무시할 순 없어 상냥하게 몸을 굽혀 물었다."꼬마야, 왜 그래? 무슨 일 있어?""의사 아저씨, 물어볼 게 있는데요." 유민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잠깐 나와 주시겠어요?"의사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승낙했다. 결국 그는 온가네 도련님이었으니 의사는 그에게 미움을 살 용기가 없어 유민을 따라 떠났다.유담은 안을 들여다보았는데, 이제 사무실에 사람이 없는 것을 보고 재빨리 작은 도청기를 의사의 책상 밑에 붙였다. 그리고 또 앞에 가서 살펴본 후, 다른 사람에게 발견되지 않을 것이란 것을 확인하고서야 만족스럽게 떠났다.이 모든 일을 끝낸 다음, 유담은 유민을 찾아갔고, 그가 의사와 쓸데없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ok하는 손짓을 했다. 유민은 곧 그의 뜻을 깨닫고 의사와 쓸데없는 말을 몇 마디 한 뒤 서둘러 떠났다.돌아간 뒤, 유민은 유담에게 다가가서 물었다."어때, 성공했어?""우리 둘이 나선다면 어떻게 이런 작은 일을 실패하겠어. 이미 설치했어, 이따 그가 한 말은 모두 녹음될 거야. 우리는 돌아가서 무슨 중요한 정보를 말했는지 자세히 들으면 돼.""응." 유민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은 생각보다 평온하지 않았고 오히려 더 두근거렸다.시간은 곧 저녁이 되었고, 가연은 두 녀석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갔다.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있었기에 두 녀석은 돌아가자마자 방으로 들어갔다."너희들은 좀 쉬고 있어. 밥 먹을 때 부를게." 가연은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들에게 신신당부한 다음 주방에 가서 밥을 했다.유담은 돌아간 후, 노트북을 켜고 또 감청하는 소프트웨어를 켜서 오늘의 녹음을 듣기 시작했다.이
유민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유담의 관심 어린 눈빛을 보면서 마치 칼이 자신을 갈기갈기 찢고 있는 것만 같았다.유담도 지금 매우 당황했지만, 이럴 때 여전히 가장 먼저 나서서 자신을 위로하다니, 그는 이런 관심을 가질 자격이 있는가?그는 자격이 없었다.지금의 모든 것은 그의 잘못이었다. 만약 그가 그렇게 어리석고 충동적이지 않았다면, 다른 사람에게 이간질을 당해 이런 일을 하지 않았다면, 엄마도 병마에 시달리지 않았을 것이고 유담도 이렇게 놀랄 필요가 없을 것이다."나 잠시 혼자 있고 싶은데, 좀 진정해야겠어." 유담을 향해 억지로 웃은 다음, 유민은 이내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유담은 쫓아가려 했지만 유민의 동작이 너무 빨라 그는 문밖에 막혔다.유담은 매우 조급해했다."유민아, 너 지금 마음속으로 매우 걱정하고 있다는 거 잘 알아, 하지만 기필코 방법이 있을 거야. 지금 상황도 이미 매우 복잡하니 너에게 절대 사고가 나면 안 돼!"유민은 코끝이 찡하더니 소리내어 울 뻔했다."난 괜찮아. 안심해. 그런 바보 같은 짓 하지 않을 거야."말은 이렇게 말했지만 유담은 여전히 걱정이 되어 떠나지 못하고 화장실 문 앞을 지키며 안의 동정을 주의했다.녀석은 처음으로 이런 무기력함을 느꼈다. 한 편으로 그는 기분이 가라앉은 유민을 위로해야 했고, 다른 한편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아픈 엄마가 있었다.유담은 처음으로 이 세상이 그렇게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어떤 일은 아마 평생 최선을 다해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유민은 자신을 화장실에 가둔 다음 바닥에 주저앉아 무릎을 감싸며 많은 생각을 했다.예전에 외지에 떠돌아다닐 때, 죽는 것보다 못한 나날들, 그리고 집에 돌아온 후, 가족들이 그에게 잘해 준 것을 생각했다.그는 이제야 익숙해진 평범한 삶이 그에게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았다.만약 그가 자신이 한 일을 말한다면, 그는 이 집에서 다시 쫓겨날까?유민은 무릎에 얼굴을 묻고 깊은 갈등에 빠졌지만, 수현이 자신에게 잘해준 것을
이날 밤, 유민은 거의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지만, 유담이 자신의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하도록 침대에 얌전히 누워 있었다.그래도 날이 밝을 때, 그는 졸음을 견디지 못하고 겨우 잠을 잤다.다음 날, 두 녀석은 일어나자마자 서로의 눈 밑에 있는 다크서클을 보았고, 두 사람은 눈을 마주치며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갑자기 그런 흉보를 알게 된 두 녀석은 마치 하늘이 무너진 것만 같았으니 어떻게 편안히 잠들 수 있겠는가?"우리 가연 이모 도우러 가자."유담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헛된 생각을 하기 쉬우니 차라리 가연을 도와주자고 제안했다.만약 엄마도 그들이 만든 아침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질 수 있을지 모른다.유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녀석은 함께 주방에 갔고, 그들이 수현을 기쁘게 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고, 가연도 그들을 주방으로 들여보냈다. 그러나 두 녀석이 다칠까 봐 그저 그릇과 젓가락을 씻으라고 했다.두 녀석은 고분고분 설거지를 했지만 유민은 정신을 딴 데 팔다 실수로 그릇 하나를 깨뜨렸고, 서둘러 치우려 했지만 오히려 손가락을 찔렸다."어머, 유민아 만지지 마!" 가연은 유민이 다친 것을 보고 매우 조급해하며, 얼른 그를 끌고 나가서 상처를 싸맸고, 마음속으로 이렇게 어린아이에게 설거지를 시키는 것은 너무 하지 않은 가하고 자신을 원망했다."가연 이모, 괜찮아요. 우리가 스스로 도우려고한 거잖아요. 내가 유민에게 약 발라 줄게요."유담은 아주 친절하게 가연을 설득했고, 그들이 개의치 않는 것을 보고 가연은 두 녀석의 머리를 어루만졌다.정말 수현의 아이답게 그들은 너무 철이 들었고, 마음이 아플 정도로 철이 들었다."그래, 넌 유민이가 물에 손대지 않게 잘 지켜봐." 가연은 유민에게 상처를 처리하고 또 반창고를 붙인 다음 주방으로 돌아갔다.유담은 또 유민을 위로해 주었고, 두 사람은 더 이상 도와주러 가지 않았다. 대략 30분 뒤, 가연은 음식을 다 만들었고, 세 사람은 황급히 아침을 먹고 다시 병원으로 갔다.병원에 도착한 후
유민의 갑작스러운 울음에 당황한 수현은 얼른 유민을 끌어안고 다급하게 물었다."유민아, 갑자기 왜 이래? 진정하고 엄마한테 말해봐."유민은 수현의 옷을 꼭 쥐었다. 결국 그는 눈을 들었고, 예쁜 검은 눈동자는 지금 슬픔과 미안함으로 뒤덮였다."엄마, 엄마 몸안에 있는 바이러스는 다 나 때문이에요, 내가 그런 거예요!" 유민은 마침내 마음속에 숨겨진 비밀을 털어놓기로 마음먹었다.말하지 않으면 평생 죄책감과 후회 속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에 그동안 한없이 괴로웠지만 인정하고 나니 그는 모처럼 홀가분하다고 느꼈다.수현은 멍해졌고, 다른 사람들도 유민이 무슨 말을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수현은 잠시 후에야 반응했다."무슨 바이러스? 유민아, 헛소리 하지 마.""다 들었어요. 의사 선생님이 엄마 몸에 바이러스가 있다고 했잖아요. 그건 내가 주입한 거예요." 유민은 놀라울 정도로 침착했고, 여러 사람을 바라보며 전에 일어난 일을 천천히 설명했다.그가 자초지종을 다 말한 다음, 유담을 포함한 몇 명의 어른들은 오랫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는데, 아무도 이렇게 극적인 일이 발생할 줄은 몰랐다."지금 나는 내가 틀렸다는 것을 알지만, 이미 늦었어요. 나는 더 이상 무슨 말을 해도 내가 한 잘못을 만회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고, 또한 그 결과를 감당하고 싶어요. 나를 고아원에 버리든, 내 목숨을 가져가든, 난 그 책임을 질 거예요."차분하던 유민이 담담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자 수현은 그제야 충격에서 정신을 차렸다.지금 그녀의 심정은 분노라기보다 마음이 아팠다.그녀는 전에 유민이의 마음속의 분노를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니, 그가 자신의 부모님에게 버림받고, 또 유담의 골수 은행으로 다시 입양돼 이 집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알았을 때 무척 무섭고 괴로웠을 것이다.그러나 어머니인 자신은 전혀 발견하지 못했고, 심지어 유민더러 자신과 함께 죽으려는 생각을 갖게 했다.수현은 눈을 드리우고 주먹을 꽉 쥐었다. 유민은 이 장면을 보고 원래의 자세를 유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