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사단을 일으키지 않았고 아무 짓도 하지 않았으며 그저 상장하지 못한 회사일 뿐이었다. 그들을 쫓아버린다면 그들에게 케이트가 새 회사를 안중에 두지 않는다는 화제를 만들 기회를 주는 게 아니겠는가?"그들이 기다리겠다고 하면 기다리게 내버려둬."한 시간 후 여직원이 다시 보고했지만 남여진 노부인은 여전히 거들떠보지 않았다.오후가 되었을 때 여직원이 다시 보고했다. 그녀도 그들의 의지력에 굴복한 것 같았다."그들은 아직도 떠나지 않았고 배달음식까지 시켰습니다. 아마 저녁까지 있을 것 같습니다."그들은 굳건하게 앉아있었지만 남여진 부인은 안절부절 못했다.그녀는 휠체어를 돌렸다."내가 가봐야겠다."그녀가 새 회사 직원의 의지력을 좀 낮잡아본 것이었다. 아마 그래서인지 남여진은 좀 호기심이 생겼다.그녀는 아직 상장도 하지 않은 새 회사가 어떤 뱃심이 있길래 이렇게 자신만만한지 궁금했다!"저 사람들은 정말 뻔뻔해. 대표님이 만나주지 않으니 이곳에 드러누워있잖아.""만약 나라면 부끄러워서 못 있을 것 같아.""배달음식까지 시켰어. 케이트를 정말 자신의 집이라고 생각하나 봐."직원 몇 명은 귀빈실을 지나가다가 안의 광경을 보고 모두 귓속말을 하면서 웃었다.하지만 강성연은 조금도 개의치 않고 일회용 비닐장갑으로 치킨을 뜯고 있었다. 귀빈실은 향긋한 치킨 냄새로 가득 찼다.그녀는 콜라를 들고 한 모금 마셨다.치킨에 콜라는 정말 천상궁합이야!여직원은 남여진 노부인의 휠체어를 밀면서 귀빈실 쪽으로 왔다. 그녀들이 문 앞에 이르렀을 때부터 치킨 향기가 스며 나왔다.안쪽을 보니 소파에 앉은 젊은 여자가 신나게 치킨을 뜯고 있었다.문 밖을 본 반크는 깜짝 놀랐고 일회용 비닐 장갑을 벗지도 못하고 일어섰다.강성연은 고개를 돌리더니 침착하게 비닐 장갑을 벗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방긋 웃었다."노부인, 안녕하세요."남여진 노부인은 입을 열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반크를 보며 물었다."Soul은 자네의 회사였나?" 반크는
그녀는 말을 마친 후 남여진 노부인 앞에 다가와 쪼그려 앉았다. 그녀는 고개를 들더니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노부인 명의의 케이트 그룹은 탄자나이트를 가장 최고로 뽑고 있습니다. 노부인께서도 저처럼 탄자나이트가 발휘할 공간이 있다고 여겨 그러신 것이 아닙니까?""Z국 주얼리 시장에서 탄자나이트로 가공한 주얼리가 너무 적습니다. 아주 많은 젊은이들이 탄자나이트의 매력을 알 기회가 없지요. 만일 탄자나이트가 매장된다면 그의 존재 가치도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남여진은 눈앞에 간곡한 표정을 지은 젊은 아가씨를 바라 보았다. 여태껏 그녀를 찾아와 탄자나이트 합작 루트를 요구한 사람이 없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탄자나이트의 매력이 아닌 그 희귀 정도를 중요하게 생각했다.탄자나이트의 채굴은 기한이 있었고 몇 십 년이 지나면 전 세계 어디에서도 탄자나이트를 찾지 못할 것이다. 때가 되면 탄자나이트의 소장 가치는 지금의 사파이어보다 높을 것이다.상품은 흔치 않을수록 비싼 법이었다. 또한 남여진은 귀한 물건을 의미없는 일에 낭비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내걸었던 것이다.하지만 이 젊은 아가씨는 탄자나이트에 집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탄자나이트의 매력도 알고 있었다. 그녀의 말처럼 많은 젊은이들은 탄자나이트의 아름다움을 모르고 있었으며 사파이어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여기고 있었다. 만일 이런 보석이 매몰된다면 탄자나이트의 존재 가치는 확실히 의미가 없는 것이다.그녀는 깊은 숨을 들이쉰 후 이렇게 말했다."젊은 아가씨가 설득을 잘하는군. 그러나 한 가지는 날 설득하지 못했어.""?"남여진 노부인은 엄숙하게 말했다."내가 너에게 탄자나이트를 준다 하여도 네가 그들이 존재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보여줄 수 있을까?"강성연은 빙긋 웃었다."제가 일년 안에 탄자나이트를 패션 주얼리 업계의 탑 클라스로 만들면 의미가 있는 것이잖아요.""정말 패기가 대단하구나. 나도 감히 그들을 패션 주얼리 업계의 탑 클라스로 만들겠
그 얼굴은 이상할 정도로 준수했다.하지만 이건 꼭 그녀의 착각일 것이지!반지훈은 고개를 들고 그녀를 바라 보았다."돌아왔어?"그녀는 시선을 거둔 후 계약서를 들고 들어갔다."반 대표님은 이렇게 한가한가요?""당신이 케이트 주얼리에서 한참 시간을 들여서야 남여진 노부인을 만났다고?""반 대표님, 설마 저에게 CCTV를 달아둔 게 아닌가요?"강성연은 자신의 옷을 살펴보았다. 그는 꼭 CCTV를 달아두었을 것이야!반지훈은 입술을 꾹 다물더니 천천히 일어서서 그녀에게 걸어갔다."왜 TG 소속 주얼리 회사라고 말하지 않았어?"새 회사가 케이트 주얼리를 찾아가면 불가피하게 면박을 당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상대방은 그들의 실력을 잘 모르기에 쉽게 응답할 수 없었다.하지만 TG 소속 주얼리 회사라고 한다면 케이트는 한 번 생각해볼 것이다. 왜냐하면 재력이 든든하니 케이트가 내놓은 조건은 다른 회사가 감당하기에는 어려워도 반지훈은 아마 눈도 깜빡 하지 않을 것이다.강성연은 계약서를 탁자 위에 놓은 후 탁자에 조금 기대며 말했다."제가 왜 TG 소속이라고 말해야 하죠?"반지훈은 손으로 탁자를 지탱하면서 그녀를 포위했다."당신은 내가 그렇게 부끄러워?"그가 말하기 부끄러운 사람이 되는 날도 있다니?강성연은 손가락을 들고 그의 어깨를 밀쳤다."부끄러운 게 아니라 너무 남의 눈에 띄어요."반지훈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강성연은 멈칫했다가 무의식적으로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반지훈은 더 꽉 잡았다.반지훈의 시선이 그녀의 입술로 내려가자 강성연은 눈치채고 그가 몸을 숙일 때 손으로 그의 입술을 막았다."이곳은 사무실이에요, 함부로 하면 안돼요!"반지훈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눈에서 묘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강성연은 손바닥에서 별안간 느껴지는 따뜻하고 축축한 느낌에 화들짝 놀랐다. 그녀는 재빨리 손을 거두면서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 보았다."변태!"이 빌어먹을 놈이!글쎄......"다시 한 번 말해봐."반지훈은 그녀가 놀라움과 부끄러움
강성연은 심플한 옷으로 갈아입었다.흰색의 와이넥 랜턴슬리브 셔츠에 베이지색 하이웨이스트 와이드 팬츠, 허리에 둘러진 리본은 왼쪽켠에 자연스럽게 늘어뜨려져 있어 심플하지만 패셔너블했다.종업원은 그들을 데리고 룸으로 향했고 문밖에는 두 명의 검은색 양복을 입은 경호원이 그곳을 지키고 있었다.“반지훈씨.”검은색 양복을 입은 경호원은 반지훈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더니 문을 열어줬다.아름다운 인테리어와 함께 테이블 앞에 위엄 넘치는 모습으로 앉아있는 50대 남성이 보였다.사람을 압도하는 그의 기세를 보니 역시나 반지훈의 아버지다웠다.하지만 반씨 집안처럼 대단한 집안은 며느리에 대한 요구가 높을지도 몰랐다.적어도 황실의 딸이나 재벌 집 딸 정도는 돼야 허락할 듯했다.반지훈은 강성연의 허리에 손을 두르고 그녀와 함께 그의 앞에 섰다.“아버지, 아버지 며느리 데려왔어요.”“???”반지훈의 아버지가 자신을 바라보자 강성연은 백을 들고 있던 손에 은근히 힘이 들어갔다. 하지만 그녀는 최대한 침착해 보이려 애썼다.“안녕하세요, 아저씨.”반지훈의 아버지가 만족할지 말지는 중요하지 않았다.그녀는 반지훈과 결혼해서 반씨 집안의 며느리가 되려는 생각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반지훈의 아버지가 그녀를 못마땅하게 여겼으면 했다.만약 그가 몇십억을 주면서 자기 아들을 떠나라고 한다면 아주 흔쾌히 돈을 받고 떠날 것이다.반지훈의 아버지는 손을 내저었다.“앉거라. 그렇게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강성연은 자리를 찾아 앉았고 반지훈의 아버지는 그녀를 보며 말했다.“네가 지훈이 아이를 셋이나 낳았다니, 믿기지 않는구나.”강성연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구기며 입술을 꾹 깨물었다.반지훈의 아버지는 아이들을 빼앗아 갈 셈인 걸까? 설마 양육권을 빼앗을 생각인가?“저런 놈의 아이를 낳다니, 내가 참으로 미안하구나. 이 세상에 너처럼 참한 여자애가 내 못난 아들을 마음에 들어 하다니, 내 아들이 참 복이 많은가 보구나.”강성연은 당황한 얼굴로 반지훈의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아저씨, 선물은 안 주셔도 괜찮아요. 그럴 필요 없으세요.”강성연은 허둥지둥 거절했다. 어른이 주신 선물을 받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반지훈의 아버지는 이미 선물 상자를 꺼냈고 그것을 열었다.“사이즈가 맞을지 모르겠구나.”그 안에는 엄청난 값어치의 제이드 팔찌가 들어있었다. 강성연은 그것을 잠시 살피다가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이건... 임페리얼 제이드 아니에요?”반지훈의 아버지는 눈빛을 번뜩였다.“응? 제이드 품종도 알아보는 것이냐?”반지훈의 입꼬리가 스르르 올라갔다.“아버지, 성연이는 주얼리 디자이너예요. 보석에 대해서 잘 알죠.”“그렇구나. 어쩐지, 눈썰미가 좋다고 했어. 이 엠페리얼 제이드는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것이야. 우리 집안의 보물이지. 이건 지훈의 어머니가 남긴 혼수품이다. 지훈이가 결혼하게 되면 며느리에게 이 엠페리얼 제이드를 물려주려고 했지.”반지훈 아버지의 말을 듣자 강성연은 더더욱 그것을 받을 수 없었다.“아저씨, 이 엠페리얼 제이드는 너무 과해요. 정말 받을 수 없어요.”“이미 선물로 준 건데 안 받는 법이 어딨어? 내가 대신 보관해줄게.”반지훈이 그녀 대신 팔찌를 받았다.“당신...”강성연은 고개를 돌려 그를 흘겨보았다.반지훈 아버지는 두 사람을 번갈아 보더니 너그럽게 웃으며 말했다.“요즘 젊은이들은 다들 서로 맞추면서 살아간다지. 난 내 아들을 잘 알아. 저놈은 아무나 부릴 수 있는 놈이 아니야.”강성연은 답답했다.누가 그를 부리고 싶어 한다는 말인가?전혀 부리고 싶지 않았다.반지훈의 아버지와 식사를 마치고 난 뒤 저택으로 돌아오니 아주 늦은 시각이었다. 김 아저씨는 어르신이 돌아오자 웃으며 그를 맞이했다.“어르신, 오셨어요?”“그래. 우리 손녀 손자들 보러 왔다.”“할아버지!”유이와 시언이 위층에서 내려와 잔뜩 신난 얼굴로 할아버지에게 달려갔다.반지훈의 아버지는 허리를 숙여 아이를 안았다.“어이구, 우리 손녀딸 잘 먹어서 살쪘나 보네.”“저 살 안 쪘어요!”유이가
“그건 맞아. 6년 전 일은 너한테 사고였겠지.”반지훈은 그녀를 바라보며 덤덤한 어조로 말했다.“하지만 나한테는 아니야.”그 일을 사고로 여겼었다면 그는 그녀를 찾지 않았을 것이다.어쩌면 그날 밤 약 때문에 그를 밤새 미치게 만든 여자를 찾고 싶은 걸지도 몰랐다.그녀의 아름다움과 그녀가 준 기쁨이 뼛속 깊이까지 스며들어 도저히 잊히지 않았다.이 업계에서 일하면서 외모가 아름다운 여자는 수도 없이 만났었지만 강성연 만큼 강렬한 느낌을 준 여자는 없었다. 물론 강미현도 그녀에 미치지 못했다.반지훈은 그녀의 턱을 잡더니 손가락으로 그녀의 살짝 벌어진 빨간 입술을 문질렀다.“강미현은 내 옆에 6년 동안 있었지만 난 단 한 번도 강미현에게 손댄 적 없어. 그날 밤 그 여자는 손이 닿는 순간 나 자신을 통제할 수 없었지만 강미현은 아니었어.”강성연은 깜짝 놀랐다.반지훈이 지금 무슨 말을 한 걸까?너무 위험한 남자였다.“반지훈씨, 당신... 읍!”그의 키스는 마치 지금 그의 모습처럼 거칠고 난폭했다. 마치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는 불길 같았다.“너도 느꼈잖아?”반지훈은 그녀를 살짝 놓아주면서 중얼거렸다. 뜨거운 숨결이 강성연의 얼굴에 닿았다.“반지훈씨, 이거 먼저 놔요.”강성연은 조급히 그를 밀어내려 했지만 그는 그녀의 위로 몸을 겹치며 가슴팍을 맞닿았다.강성연은 그의 키스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고 가느다란 두 손은 그의 옷깃을 단단히 쥐고 있었다.그는 온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웠다.마치 통제를 잃은 듯한 그의 모습에 강성연은 무척 당황했다.그녀는 저항하기 시작하면서 불분명한 발음으로 얘기했다.“반지훈씨... 나한테 손 안 댈 거라고 했잖아요!”“움직이지 마!”낮은 그의 목소리는 어딘가 거칠었고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는 마치 횃불 같았다.“손 안 댈 거야. 하지만 맛은 좀 봐야지.”말을 마친 뒤 키스가 이어졌다.적막이 들어선 방 안에서 야살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강성연도 처음에는 반항했지만 서서히 저항을 멈췄다.심지어
“테이블 위에 있는 드로잉들 가져가요.”“더 주려고?”“네.”강성연은 시선을 들며 말했다.“이제 단맛을 봤으니 야심이 생길 거예요. 강미현의 야심이 더 부풀어 오르게 하려면 조금 더 배부르게 만들어줘야죠.”반크는 강성연의 뜻에 따라 그녀의 드로잉을 몰래 프라이드에게 건넸다.프라이드는 드로잉을 건네받은 뒤 위너로 가서 그것을 강미현에게 건넸다.그리고 디자인을 손에 든 강미현은 기쁠 수밖에 없었다. 현재 위너는 그녀의 손에 들린 디자인에 완전히 의지하고 있기 때문이다.이것들이 그녀의 것이라면...프라이드가 그녀 대신에 디자인을 대필해 줄 거라는 생각에 강미현은 더없이 흥분됐다.그녀는 심지어 그 작품들을 전부 그녀의 명의로 SNS에 올렸다.역시나, 몇 시간 뒤 클릭수가 만을 넘었다.강성연도 강미현이 SNS에 업로드한 사진을 봤고 반크에게 핸드폰을 건네며 말했다.“우리가 대신 실시간 검색어 사주자고요.”**#위너 디자이너##강미현 주얼리#하룻밤 사이에 강미현의 인기가 하늘로 치솟았다.댓글은 전부 그녀를 찬양하는 말이었고 그 모든 것은 강미현에게 꿈만 같았다.하정화는 아주 들떴다. 강씨 집안에 이런 잘난 인재가 나오고 또 위너에 어마어마한 수익을 가져다줬으니 기뻐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러나 강진은 전혀 기쁘지 않았다.그는 디자인을 한 것이 강미현이 아니란 걸 알고 있었다.“언니 정말 대단하네요!”강예림은 강미현의 앞에 서서 부러움 가득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정화가 입을 뗐다.“예림아, 앞으로 언니랑 자주 같이 다녀. 언니랑 같이 서울시 누비면서 인맥도 쌓고 그래.”강예림은 쑥스러운 듯 웃어 보였다.“알겠어요. 할머니.”할머니의 말이 맞았다.서울시처럼 번화한 대도시에는 신분 높은 권력가들이 많았다.비록 단 한 번도 자신이 남에게 뒤처진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으나 혹시나 그들의 마음에 든다면 동생의 괴롭힘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심지어 할머니도 그녀를 중요시할지 몰랐다.강예림은 그렇게 생각했지만 강미현의 생각은
어쩌면 그녀가 이번에 명성을 얻어서 이례적으로 그녀를 초청한 걸지도 몰랐다.어쨌든 자기 딸이 이러한 파티에 참석할 수 있다니 그들로서는 자랑스러울 따름이었다.강진은 조용히 몸을 일으켜 위층으로 올라갔고 분위기는 그제야 조금 가라앉았다.초란이 웃으며 말했다.“난 올라가서 네 아빠 좀 보고 올게.”초란은 그를 따라 방 안으로 들어갔다. 강진의 안색이 좋지 않은 걸 본 그녀는 그의 팔에 팔짱을 끼면서 말했다.“여보, 왜 그래요?”강진은 그녀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당신은 걔 엄마면서 어떻게 애가 저렇게 된 걸 가만히 보고만 있어?”영문을 알 수 없는 그의 꾸지람에 초란은 어리둥절해졌다.“미현이가 왜요?”“그 주얼리들은 걔가 디자인한 게 아니야. 어머니랑 다른 사람들은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난 못 속여.”강진은 강미현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강성연은 실력이 있으니 만약 강성연이 그것들을 디자인했다고 하면 믿을 것이었다.하지만 강미현이 그런 걸 디자인하다니,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초란은 앞으로 나서 그를 안으며 말했다.“여보, 당신이 오해한 거예요. 미현이 줄곧 주얼리 디자인을 공부했어요. 당신한테 말 안 했던 것뿐이죠.”강진은 대꾸하지 않았다.초란은 억울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미현이도 위너를 위해서 그런 거잖아요. 미현이가 성연이보다 실력이 없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미현이는 지금껏 쭉 노력해왔잖아요. 미현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는 있어도 그 애의 노력까지 인정하지 않을 셈이에요?”“인정하지 않는 게 아니야. 그런데 걔가 어떻게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그렇게 완벽한 작품을 디자인할 수 있어?”강진은 어쩐지 자꾸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그는 그 디자인들이 아주 익숙하게 느껴졌다. 그중에서도 디자인 스타일이 아주 익숙했다.초란은 계속해 그를 달래면서 손가락으로 그의 가슴팍에 동그라미를 그리며 말했다.“여보, 걱정하지 말아요. 이제는 우리의 일을 의논해보죠. 당신도 알다시피 어머님은 위너를 호시탐탐 노리고 계세요. 저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