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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2화

한태군은 결국 검은 옷의 사람에게 이끌려 별장 쪽으로 향했다.

 방에 놓인 컴퓨터 화면 속에는 회색 머리의 할머니가 앉아 푸들을 품에 안고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문밖에서 여자가 들어왔고, 컴퓨터 옆에 서 있던 다른 여자는 다름아닌 나유였다.

 그 여자는 공손하게 화면 앞으로 다가갔다. “부인, 작은 도련님은 모셔왔습니다. 근데 한 여자애가 따라왔습니다. 보아하니 그 여자애의 신분이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한 가 노부인이 멈칫 하였고,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어두운 표정은 여전히 적응되지 않았다. “그 계집 애 신분이 어떤데?”

 그 여자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한태군과 같은 학교 친구라고만 말했다.

 나유는 이내 눈살을 찌푸렸다. “반 가 반지훈의 딸이잖아. 어쩌다 저 애까지 데려왔어?”

 여자는 당황했다. “저…저는 그런 줄 몰랐습니다. 그 애가 꼭 한태군을 따라오겠다고 했어요.”

 나유가 무슨 말을 하려는데 한 가 노부인이 갑자기 말을 끊었다. “흥, 너희들이 계략에 걸려들었구나. 한재욱이 감히 반 가 사람들을 끌어드리겠냐, 너희들의 일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일단 한태군을 마카오로 보내라. 마카오 지역은 진가의 구역이니 반 가가 마음대로 할 수 없을거다.”

 나유와 여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화면이 꺼졌고, 나유와 여자가 방을 떠났다.

 그녀들은 아래층으로 내려갔고, 한태군은 두 명의 검은 옷 남자에 의해 눌려 소파에 앉아 있었다. 한태군은 나유를 알고 있었다. 그녀를 향해 빙긋 웃었지만, 눈에는 아이의 순수함이 보이지 않았다. “삼촌도 당신이 배신 한 걸 알고있어요?”

 나유는 멍한 표정을 짓다가 얼굴을 찡그리며 한태군에게 다가왔다. 여전히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알아도 이미 늦었어.”

 나유는 손을 뻗어 한태군의 머리를 만졌다. “걱정하지 마, 아주머니가 너를 데리고 마카오로 갈거야. 너가 말을 잘 듣는다면.”

 한태군은 미동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앳되고 소녀같이 섬세하고 예쁜 얼굴이 나이답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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