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예찬은 한참 동안 말이 없던 강성연의 접시에 고기반찬을 놓더니 웃으며 말했다.“요즘 핫한 프로그램 ‘아내바보’가 누구를 참고해서 찍었는지 알고 있어요?”강성연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육예찬이 웃음을 터뜨렸다.“반지훈 씨를 모티브로 한 프로그램이에요. 결혼정보 회사 소개 글에도 좋은 남자를 뽑는 요구가 반지훈 씨를 기준으로 삼는대요.”강성연은 이마를 짚고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그렇군요...”“네. 서울에서 반지훈 씨 같은 남자들이 얼마나 잘나가는지 몰라요. 서울의 재벌 집 아가씨들 중에 반지훈 씨가 이혼하기만 기다리는 사람도 있어요. 사촌 오빠이자 친구의 약혼자로서 이야기하는 건데, 조심해야 될 거예요.”강성연이 자세를 고쳐앉았다.“웃기지 마요. 누가 감히 제 남편을 빼앗아요?”용납할 수 없어!내가 반지훈과 싸우는게 그 여자들에게 기회를 주는 거잖아. 안돼!예전에도, 지금도 다른 여자에게 기회 따위는 주지 않을 거야!강성연은 가방을 손에 쥐고 씩씩거리며 레스토랑을 나섰다.육예찬은 그녀의 뒷모습을 쳐다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누구처럼 여자한테 잡혀살고 싶지 않았다.그가 휴대폰을 꺼내어 송아영에게 문자를 남겼다. 바보 같은 여자는 아침을 먹었을까나....[착한 딸: 다이어트 중이에요!][육예찬: 가슴도 없으면서 다이어트는 무슨 다이어트예요.][착한 딸: 꺼져요!!]그가 종업원을 불러 송아영이 좋아하는 반찬을 포장했다.TG 그룹계약을 끝낸 반지훈은 희승과 여러 임원들과 함께 회의실을 나섰다.많은 사람들 속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그는 네이비색 정장을 입고 있었는데 늠름한 그의 자태와 매우 어울렸다. 환한 불빛 아래 그의 날카로운 눈매는 깊고도 점잖아 보였다.그를 발견한 여직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휴대폰을 쥔 채로 소리를 질렀다.“아! 반지훈 대표님이 결혼한 건 서울에 있는 모든 여자들의 손해야!”“반지훈 대표님과 구천광의 호흡도 좋았어, 하지만.. 하지만 반지훈 대표님이 부인을 사랑해 주는 모습도 보고 싶어!”“반지
반지훈은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빠르게 뛰고 있는 심장이 조금 시큰거렸다.그는 넥타이를 풀어 책상에 내던지며 애써 기분을 가라앉혔다. “내가 잘못했어요. 숨기지 말았어야 했어요. 계속 나랑 말을 하지 않을 거예요?”그녀는 훌쩍거리며 말했고 투명한 눈물이 그녀의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그녀의 앞에 선 반지훈은 무표정이었다.“나는 당신이 나한테 의지했으면 좋겠어. 날 투명인간으로 생각하지 말고.”“그렇게 생각한 적 없어요.”그는 손으로 탁자를 지탱하더니 그녀 쪽으로 허리를 숙였다.“혼자 결정하고 나랑 상의하지 않았잖아. 나라는 존재를 잊기라도 한 거야?”강성연이 손을 뻗어 그를 끌어 안았다. 반지훈은 그녀를 밀치지 않고 그녀의 온기를 느꼈다.그녀가 훌쩍거리며 말했다.“미안해요, 매번 당신이 나를 대신해서 해결하는 게 귀찮을까 봐 그랬어요, 룸살롱을 인수했지만 적당한 사람이 나타나면 양도하려고 했거든요.”반지훈이 그녀의 턱을 잡고 입을 맞췄다.한참이 지나서 그녀를 놓아준 그는 그녀의 얼굴에 남아있는 눈물을 조심스럽게 닦아주었다. 강성연은 입을 삐죽거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당신이 울면 내 마음도 아파.”반지훈이 그녀의 눈가에 입을 맞추었다. 그의 눈에 장난기가 가득 담겼다.“당신이 어제저녁에 울었더라면 내가 서재로 가지 않았겠지.”강성연은 감정을 억누르고 흐릿한 눈으로 그를 노려보았다.“왜 나를 울게 만들어요?”그는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울렸어?”강성연이 갈라진 목소리로 대답했다.“당신 때문이에요!”반지훈은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책상에 앉혔다.“음, 당신이 울면 내 마음이 너무 아파. 대체 나한테 무슨 약을 먹인 거야? 너한테 화를 내지도 못하고 때리지도 못하고 욕도 하지 못하겠어. 항상 내가 당신을 달래고 있잖아.”그녀는 고개를 돌렸다.“달래주지 않아도 돼요.”반지훈이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더니 웃으며 말했다.“내가 당신을 달래지 않아 당신이 화가 나서 집을 나간다면, 나는 또 애들을 데리고 애들 엄마
반지훈의 목을 그러안은 강성연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반지훈 씨, 지훈 씨가 기억을 잃었을 때 내가 비밀이 하나 있다고 했잖아요.”그가 그녀를 쳐다보았다.“무슨 비밀?”눈가가 촉촉해진 그녀가 그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내가 많이 사랑해요, 반지훈 씨.”3년 전, 강성연은 그녀 대신 총 맞아준 반지훈을, 그녀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많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멍한 표정을 짓던 반지훈은 그녀의 뒤통수를 잡고 키스를 퍼부었다.......교실에서 나와 교무실로 향하는 송아영을 만난 학생들마다 선생님이라 부르지 않고 사모님이라 불렀다.그녀가 육예찬의 약혼자라는 소문이 학원에 퍼졌다.부리나케 교무실로 돌아온 그녀는 자신의 책상 위에 고급 레스토랑에서 포장한 음식이 놓인 것을 발견했다.몇몇 선생님들은 그녀를 부러운 시선으로 쳐다보았다.“송 선생님, 예찬 도련님께서 정말 잘해주시네요.”“그러니까요. 점심밥까지 배달해 주다니, 너무 다정해요.”깊게 심호흡을 한 송아영은 책상 위에 놓인 음식을 쥐고 교무실을 나섰다.그녀가 떠난 후, 교무실에 남은 사람들의 얼굴에 상냥한 웃음이 사라졌다.“육예찬 도련님의 약혼자 신분으로 들어왔잖아. 짜증 나.”“어쩌겠어, 누구는 태어날 때부터 좋은 집에서 태어나 육 씨 가문 며느리가 되고.”“재벌 집에 시집가면서 예비 신부 교육이나 받는 게 아니라 왜 우리 밥그릇까지 뺏으려고 그런대? 얼마 하지도 않을 거면서.”포장된 음식을 손에 쥔 송아영은 육예찬의 사무실로 향했다. 사무실에는 육예찬 혼자 있었다.그녀는 그의 책상 위에 음식을 내려놓고 말했다.“육예찬 씨, 앞으로 나에게 어떤 음식도 보내지 마요.”의자에 몸을 기대어 책을 뒤적거린 그가 나른하게 눈을 뜨고 그녀를 보았다.“다른 사람이 뒤에서 욕했나 봐요.”“알고 있었어요?”교무실에 있는 다른 선생님들이 자신을 아니꼽게 본다는 사실을 송아영은 이미 알고 있었다.“알았으니 이제 그만 보내세요. 낙하산이라는 말을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요.
입안에 음식을 가득 쑤셔 넣은 송아영은 끊임없이 오물거렸는데 마치 한 마리의 햄스터 같았다.그가 눈을 가늘게 뜨고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배가 부른 그녀는 시원하게 트림을 했다.“이제 살 것 같네.”서랍에서 휴지를 꺼낸 육예찬이 그녀의 입가에 묻은 기름을 닦아주었다.“쯧, 얌전하게 음식을 먹을 수는 없어요? 입가에 다 묻었잖아요.”분명히 나무라는 말투였지만 싫지 않았다.송아영은 그가 쥐고 있던 휴지를 빼앗으며 말했다.“싫어요? 어쩔 수 없어요. 제가 싫으면 우아한 전 여자친구 명승희 씨를 만나세요.”육예찬이 미간을 찌푸렸다.“왜 자꾸 그녀를 언급하는 거예요? 설마 질투하는 건 아니겠죠?”송아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웃으며 말했다.“질투가 뭐예요?”그녀가 문 앞에 도착했을 때 육예찬이 그녀를 불렀다. 송아영이 몸을 돌려 입을 열려고 하자 육예찬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긴 팔로 그녀를 품에 안았다.그 힘에 머리가 젖혀진 그녀는 동공이 수축되었다. 그녀의 눈 앞에 확대된 얼굴은 흐릿할 정도로 가까웠고 입술에 따뜻한 무언가가 느껴졌다.송아영의 속눈썹이 가늘게 떨렸다. 그녀는 그의 가슴팍을 밀치더니 거칠게 숨을 쉬었다.송아영을 품에서 놓아준 육예찬은 빨갛게 달아오른 그녀의 얼굴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그제야 정신을 차린 그녀가 입술을 닦으며 소리를 질렀다.“뭐... 뭐 하는 거예요!”그가 대답했다.“키스.”송아영의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어떻게...”왜 나한테 키스를 하는 거지?육예찬이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진작부터 하고 싶었어요.”*Soul 주얼리 회사.고진욱의 인터넷 기사를 보는 강성연은 미간이 자연스럽게 찌푸려졌다. 결국 경찰은 한성연의 협조로 고진욱을 잡았다.직원이 노크를 하는 소리에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들어와요.”여자 직원이 다가와 물었다.“대표님, 반크님께서 오늘 연차를 쓰신다고 합니다. 대표님께 전달해 달라고 하셨습니다.”“그래요. 무슨 일 때문이라고 말했어요?”강성연이 물었다.여자 직
“괜찮아요. 구 사장이 있으니 주주인 지윤 씨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돼요. 그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거나 영업을 방해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지윤 씨가 해결해 주면 돼요.”지윤은 잠시 고민을 하더니 대답했다.“전 싸울 줄 밖에 모릅니다.”강성연은 이마를 문지르더니 말했다.“영업을 방해하는 사람이 선공을 하게 만들어야 해요. 아니면 곤란해질 거예요.”지윤은 고개를 끄덕거렸다.강성연은 손을 젓더니 말했다.“그래도 최대한 손님이 있는 장소에서 싸움을 하면 안 돼요. 그리고...”그녀는 지윤을 가만히 쳐다보며 말했다.“친구를 많이 사귀고 혼자 다니지 마요. 지윤 씨는 지금 메트로폴리탄에 있는 게 아니니 친구를 사귈 권리가 있어요.”지윤은 입술을 꼭 깨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강성연은 그녀의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토닥거렸다.“X 아저씨도 지윤 씨를 위해 저에게 당신을 보내준 거예요. 지윤 씨는 아직 젊으니까 목숨까지 내놓을 필요는 없어요.”푹 고개를 떨군 지윤은 꽉 쥐었던 주먹을 천천히 풀었다.“네, 노력하겠습니다...”골드 룸살롱에서 나온 강성연은 멀지 않은 곳에 주차되어 있는 롤스로이스를 발견했다.문을 열고 차에 탄 그녀는 반지훈이 노트북으로 주식시장 데이터를 보고 있는.걸 발견했다.백미러로 강성연을 확인한 연희승이 말했다.“사모님, 이제 마음이 놓이나요?”강성연은 팔짱을 끼면서 앉았다.“네, 마음이 놓이네요.”그녀가 반지훈에게 가까이 다가가 말했다.“저희 남편 덕분이에요!”반지훈은 컴퓨터 모니터에서 시선을 거두고 그녀를 쳐다보았다.“이제야 남편의 용도를 알겠어?”강성연은 눈을 깜빡이면서 그의 어깨에 기댔다.“네.”반지훈은 예뻐 죽겠다는 표정으로 부드럽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운전석에 앉은 연희승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 나이에도 애정행각을 보다니, 힘들어 죽겠네!...집으로 돌아온 한성연을 본 한수찬의 표정이 일그러졌다.“무슨 체면으로 집에 돌아온 거야?”남편이 딸에게 손찌검을 할까 봐 두려웠던
그는 잔을 내려놓더니 한숨을 쉬며 말했다.“한 회장이 곧 찾아오겠어. 한성연이 정말 구 씨 가문 아이를 임신했다면 의범이와 한성연을 결혼시키면 되겠네.”위층에서 자신과 한성연을 결혼시키겠다는 말을 들은 구의범은 바로 아래층에 내려와 반대했다.“제가 왜 한성연과 결혼을 해야 하는데요! 저는 싫어요!”구 씨 어르신은 그에게 삿대질을 하며 말했다.“네가 사고를 친 거잖아, 한성연이 너의 애를 임신했어!”구의범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아이요?”“너... 너 아직도 모른척할 셈이냐, 구의범. 훈련 캠프에서 배운 건 다 까맣게 잊은 거냐? 역시 부전자전이야. 여자가 그렇게 좋아? 이제 임신까지 시켰으니 네가 책임지지 않으면 세상 사람들이 우리 구 씨 가문을 얼마나 우습게 보겠어?”화가 치밀어 오른 구 씨 어르신의 말에 구세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구의범은 자신의 머리를 감싸 안았다.“어떻게 임신했지? 전 아니에요...”“한마디만 물을게! 너 잤어, 안 잤어?”구 씨 어르신이 탁자를 내리치자 탁자의 다리가 세게 흔들렸다.구의범은 다급하게 말했다.“저... 할아버지, 저 진짜 생각이 안 나요, 그치만 진짜 그 여자랑 자지 않았어요. 맹세해요.”확신할 수 있었다.아무리 인사불성이 되었다고 해도 어떻게 생각이 하나도 나지 않을 수가 있지?그 술에 문제가 있는 게 분명해!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마시지 않았잖아. 한성연의 임신은 나와 아무런 관련이 없어!구 씨 어르신의 안색이 어두워졌다.“됐다. 너의 아이가 아닌데도 너한테 책임지라고 찾아오려 할까?”“할아버지, 저 진짜...”“구의범, 한성연은 무고하잖아. 예전에 네 형한테 거절당하고 지금은 너의 아이까지 임신했으니, 뭐라 해도 너희 둘을 결혼시켜야 해.”구 씨 어르신이 지팡이를 짚고 일어서자 구세호가 그의 뒤를 따랐다.구의범은 멍한 표정으로 제자리에 서있더니 주먹을 불끈 쥐었다.며칠 지나지 않아 한성연이 임신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누군가는 그녀의 뱃속에 있는 아이가
반크 아저씨가 말하고 싶지 않아 하자 강성연도 굳이 대답을 강요하지 않았다. 그녀는 책상 위에 있는 기획안을 그에게 건넸다.“명승희와 남시후 두 사람의 광고 효과가 아주 좋았어요. 그래서 soul 주얼리 커플 템도 최근 인기가 많은 커플로 광고로 찍는 게 좋을 것 같아요.”반크가 기획안을 꼼꼼히 살피고 물었다.“인기가 많은 커플?”강성연이 싱긋 웃어 보였다.“가짜 커플도 영업수단의 일부분이죠. 인기가 많은 커플들이 soul 주얼리 커플 템을 하면 팬들도 만족하고 soul 주얼리의 홍보에도 좋은 효과를 불러올 거예요.”“아이디어가 좋아.”반크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가 갑자기 무언가 생각난듯했다.“그러나 지금 인기 있는 커플은 없는걸.”“얼마 전에는 있었잖아요?”“얼마 전에?”반크가 머리를 갸웃거렸다.강성연은 쑥쓰러운 표정을 지었다.“구천광과 반지훈 커플이 인기 있었잖아요.”강성연은 예전부터 계획하고 있었다.“....”자신의 남편과 구천광?성연이가 이런 걸 좋아했나?영황 엔터테인먼트.“soul 주얼리 커플 템 광고를 찍으라고요?”구천광은 손에 쥐고 있던 대본을 보다가 고개를 들어 제인을 쳐다보았다.제인은 어색한 웃음만 짓고 있었다.“강성연 아가씨가 직접 캐스팅했습니다.”그녀는 강성연 아가씨가 반지훈 대표님&구천광 커플을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차마 말하지 못했다.구천광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는 최근 모델을 포함한 홍보 활동을 많이 줄였고 대형 사극 한 편만 받았다. 심지어 처음 도전해 보는 장군 배역을 스스로 선택했으며 다른 현대 작품은 모두 거절했다.서른이 넘은 지금, 그는 더 이상 어린 배역에 출연하고 싶지 않았고 젊은 남자배우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싶었다.제인이 조심스럽게 그를 쳐다보았다.“강성연 아가씨는 꼭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그래요.”구천광은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커플 템은 커플 촬영이 필요하잖아요. 상대가 누구죠?”제인은 입술을 꼭 깨물며 눈을 내리깔더니 억지로 입을 열었다.“반
반지훈은 손을 들어 그녀의 손목을 잡은 뒤 그녀가 집은 음식을 먹었다. 그는 강성연을 빤히 바라보았다.“우리 성연이가 갑자기 이러는 걸 보니 무슨 일이 있나 보네.”강성연은 입을 비죽였다.“내가 그런 사람처럼 보여요?”사실이었다.반지훈은 피식 웃었다.“남편인데 뭘 그렇게 어려워해?”강성연은 그에게 몸을 가까이했고 빨간 입술이 그의 코앞까지 다가왔다. 강성연은 억울한 듯 말했다.“여보, 내가 좋아하는 커플이 있거든요. 그 사람들이 우리 주얼리 홍보대사가 됐으면 하는데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요?”반지훈은 그녀를 지긋이 바라보았다.“그걸 왜 나한테 물어?”강성연은 입을 앙다물고 팔을 뻗어 그의 목을 감았다.“당신이랑 의논하고 싶어서 그러죠. 당신이 화낼까 봐 걱정돼서요.”반지훈은 그녀의 턱을 잡고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내가 왜 화를 내?”강성연은 가련한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좋아하는 커플이 두 남자거든요.”반지훈은 눈을 가늘게 떴다.어딘가 이상한 듯했고 또 이해가 가지 않았다.강성연은 그의 허벅지에 앉으며 긴 머리를 뒤로 넘겼다.“여보, 당신이 사랑하는 아내의 소원이 부서지게 할 생각은 아니죠?”반지훈은 침을 꿀꺽 삼켰다.그는 넋이 나간 사람처럼 홀린 듯 대답했다.강성연은 언제부터 이렇게 사람을 홀릴 줄 알게 된 걸까?강성연은 그의 뺨에 입술을 가까이 붙이며 거리를 좁혔다.“그러면 허락할 거예요?”반지훈은 그녀에게 홀렸지만 여전히 이성이 남아있었다. 그는 피식 웃으며 그녀의 뺨을 부여잡더니 손가락으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줬다. 그는 강성연의 생각을 눈치챈 듯 말했다.“남편을 함정에 빠뜨리려고?”강성연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반지훈의 가슴팍을 때렸다.“아니에요!”반지훈의 웃음이 짙어졌다.“아니긴. 네가 좋아하는 커플 남자 둘이라면서. 게다가 일부러 나한테 물었고. 나랑 관련있는 거 아냐?”강성연은 입을 뻐끔거렸다. 어떻게 그를 구슬릴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반지훈이 너무 똑똑했다.“어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