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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4화

“네. 그를 아껴주는 부모가 있다는 게 부러웠어요. 자유로운 모습도 부러웠고요.”

구천광은 웃었다.

그의 눈동자에서 외로움을 읽어낸 강성연은 그가 진심으로 반지훈을 부러워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구천광은 또 덤덤히 말했다.

“예전에 누군가 저한테 그런 얘기를 했어요. 사람이 꿈이 없고 자신을 위해 살 줄 몰라서 그저 틀에 박힌 채로 매일을 반복하는 것이야말로 정말 비참한 거라고요.”

그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며 말했다.

“저한테 이 얘기를 해준 사람은 반지훈의 어머니인 미영 이모였어요.”

강성연은 입을 뻐끔거리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구천광은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저희 집안 어르신들은 아주 엄격한 분들이었어요. 전 어릴 때 예절과 규칙을 배우는 것 외에도 여러 가지 책을 읽어 학식을 배워야 했어요. 사립 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배워야 할 게 더 많아졌죠. 쉴 수 있는 틈이 거의 없었고 심지어 친구를 사귈 엄두도 내지 못했어요.”

명문가에서 태어난다면 지위가 높고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만 그만큼 규칙이 엄격하다는 걸 강성연은 알고 있었다.

“그럼 반지훈 씨랑은 어떻게 알게 됐어요?”

강성연은 갑자기 반지훈의 어린 시절이 궁금해졌다.

구천광이 말했다.

“제가 잘못을 저질러 집에서 무릎 꿇고 있다가 너무 억울해서 집에서 뛰쳐나왔어요. 그러다가 길에서 반지훈과 그의 어머니를 만났었죠.”

당시 그는 어린아이였고 반지훈은 그보다 한 살 위였다. 미영은 무력하게 구석에서 울고 있는 구천광을 보고 그에게 다가가 물은 뒤 그를 반씨 저택으로 데려왔다.

그때부터 구천광은 반지훈과 알게 되었다. 그는 반씨 집안에서 걱정 없이 즐거웠고 그곳에서 집의 따뜻함을 느꼈다.

미영은 그를 잘 대해주었다. 구천광은 틈날 때마다 반씨 저택에 놀러 갔고 미영은 매번 그가 좋아하는 간식을 준비해줬다. 그녀는 구천광을 아들처럼 아꼈고 반지훈은 당시 어머니가 구천광을 좋아하는 걸 보고는 속 좁게 질투했다. 그래서 항상 그에게 말대꾸하다가 말싸움도, 그냥 싸움도 이기지 못해 결국 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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