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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0화

빨간 머리 여자는 안색이 확 변하며 물었다.

"저를 데이비 렌지 그 악마한테 보내려는 거예요?"

"그러게 누가 레이린이랑 그렇게 비슷하게 생기래? 데이비 렌지가 너 같은 여자한테 아주 환장하거든."

여자는 털썩 주저앉았다. 진찬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를 지나치며 말했다.

"며칠 후 성형 수술을 예약했으니까 수술 잘 받아. 최대한 레이린이랑 똑같이 만들어져야지. 얼굴을 회복하고 나면 데이비 렌지도 너한테 관심을 보일 거야."

진찬은 교외의 별장으로 돌아갔다. 거실에 들어서자, 식탁 앞에서 아침 식사를 깨작대고 있는 레이린이 보였다.

메이드는 곧바로 진찬 곁으로 가서 보고 했다.

"레이린 씨 오늘 아침에는 조용히 식사하러 내려왔어요."

"알겠어요. 일단 물러나요."

메이드가 떠난 다음 진찬은 레이린의 곁으로 다가가서는 그녀를 내려다봤다.

"드디어 얌전히 지내기로 한 거야?"

레이린은 죽을 휘적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찬은 태양과 같이 밝은 그녀의 금발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우리 결혼식을 올릴까?"

레이린은 동작을 멈췄다. 진찬의 말은 메아리처럼 귓가를 맴돌았다.

"너 결혼식 올리고 싶어 했잖아. 정씨 가문이 망했다고 해도 우리의 혼약은 변치 않아."

레이린은 숟가락을 들고 있는 손을 덜덜 떨었다. 정씨 가문이 망하기 전 진찬은 얼마나 다정하고 신사다운 사람이었는지 모른다. 그의 성격이 마음에 든 나머지 출신은 전혀 개의치 않을 정도였다. 사랑의 감정이 보이지 않기는 했지만 상관없었다. 그녀가 원하는 것이 애초에 사랑도 아니었고 말이다.

진찬은 정씨 가문이 망하고 나서야 송곳니를 드러냈다. 그리고 레이린도 그제야 알아차렸다. 자신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을 곁에 두었는지를 말이다. 이는 신이 그녀에게 내린 벌인 것 같기도 했다.

진찬은 의자에 앉더니 온기 없이 싸늘한 레이린의 손을 잡았다.

"이 세상에 너처럼 미친 여자와 결혼하려는 사람은 나밖에 없어. 알지?"

레이린은 진찬의 손을 꽉 잡으며 실핏줄이 터진 빨간 눈으로 말했다.

"찬아, 우리 집 전 재산을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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