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기는 얼굴에 붕대를 칭칭 감은 채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아파 죽겠어, 아직 붓기가 빠지지 않았다고.""몇 달만 지나면 괜찮아 질 거야. 걱정하지 마, 데이비가 지금 네 얼굴에는 빨리 싫증을 내지 않을 거니까."진찬이 매기의 손등을 어루만지며 말했다."빨리 싫증 내면 어떡해?"그 말을 들은 진찬이 얼굴에 미소를 걸었지만 눈에는 전혀 웃음기가 없는 표정으로 대답했다."그렇게 되면 내가 사람 보내서 너를 데리고 나올게.""정말?""응,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일단 쉬어."진찬이 병실 앞까지 왔을 때, 그의 부하가 옆으로 다가왔다."도련님."부하가 진찬의 귓가에 대고 무언가를 말했고 그의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병실 안의 매기는 신경 쓰지 않은 채 사람들을 데리고 떠났다.그들이 떠난 뒤, 매기는 한태군에게 메시지를 보내곤 즉시 삭제했다.한편 매기의 메시지를 받은 한태군은 확인하곤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그때 전유준이 병실에서 나왔다."도련님, 아안의 목숨을 살릴 수 있지만 아마 절단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합니다.""진찬 정말 인정사정없네."한태군이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전유준도 진작에 진찬의 의도를 알아차렸다."네, 도련님께서 조심하지 않았다면 아안은 이미 죽었을 겁니다. 아안이 도련님 손에서 죽었다면 굉장히 불리해졌겠죠."한태군이 살인범이라는 죄명을 쓰게 된다면 한 씨 집안은 여론의 입에 오르내려야 했다.전유준의 말을 들은 한태군이 웃었다."하지만 진찬 그놈 생각도 못 하겠죠, 내가 일부러 그랬다는 거."아안의 손톱을 뽑아 진찬에게 보낸 이유는 진찬에게 아안이 자신의 손에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였다.그리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진찬은 아안을 죽이기 위해 분명히 움직였을 것이다. 진찬이 급하게 굴지 않은 이유도 아안이 너무 빨리 진찬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진찬은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했다. 주위의 사람들의 신임을 사기 위해서는 독하고 매정한 방법은 소용이 없었다.
이만의 말을 들은 진찬이 바닥에 쓰러져있던 부하를 바라보자 부하가 놀라서 말했다."도련님, 저희는 모르는 일입니다. 저희가 도련님을 배신할 리가 없잖아요!""이만, 매기가 수술 전에 뭘 했지?"진찬은 매기를 의심하고 있었다.이만은 그 사실에 등에 식은땀이 났지만 고개를 숙인 채 담담하게 대답했다."수술 3일 전까지 그 누구와도 연락하지 않았습니다, 저한테 데이비 씨에 대해 물은 걸 보면 아마도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요."이만의 말을 들은 진찬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매기를 의심하고 있긴 했지만 그녀는 확실히 한 씨 집안사람과 연관이 없었다."내가 매기를 데이비 곁으로 보내겠다고 했는데 매기가 나를 원망하진 않았어?"진찬이 웃으며 물었다. 매기가 진찬의 뜻을 거역하고 자신을 배신할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하지만 이만은 여전히 침착했다."아안과 매기는 아무 상관도 없으니 매기가 도련님을 원망한다고 해도 아안의 일에 끼어들 필요는 없습니다."이만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는지 진찬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아래 것들 조사 좀 해 봐."이만이 고개를 끄덕이곤 부하를 데리고 나갔다.이튿날, 학교.강유이는 화장실에 들렀다가 다른 이들이 수군거리는 말을 듣게 되었다."아안 재벌 집 아들이라고 하지 않았어? 설마 신분을 위조한 건가?""나 학교 앞에서 아안 아버지를 만났는데 돈 있는 사람이랑 좀 차이가 있어 보였어. 아안 본명이 패리츠고 아안 헤리스는 예명이래.""걔 아버지는 아안이 정학 처분을 받았다는 걸 아직 모르고 있나 봐, 학교 앞에서 엄청 오래 기다리던데 불쌍해."강유이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며 생각에 잠겼다.학교 앞에는 평범하지만 깨끗하게 차려입은 중년 남자 하나가 경비원 두 명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중년 남자는 경비원이 뭐라고 해도 떠나지 않으려고 했다.그 모습을 본 강유이는 중년 남자에게 다가갔다."안녕하세요."강유이를 발견한 중년 남자가 그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누구신지?""아안 아버지 되시죠
"진작 끝났지."강유이가 예쁘게 웃으며 대답했다."품에 안고 있는 건 뭐야?""이거…"강유이는 순간 뭐라고 해야 할지를 몰라 고개를 숙였다."내가 솔직하게 말하면 화낼 거야?"강유이의 말을 들은 한태군이 그녀를 바라보다 눈을 가늘게 떴다."네가 말 안 해서 내가 화내는 건 안 무서운가 봐.""아안 아버지가 아안에게 주려고 가지고 온 건데 연락이 안 된다고 해서 내가…"강유이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한태군이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또 아안이네, 유이 너 걔 용서해 줄 생각인 거야?""그게 아니라 아안 아버지가 너무 불쌍해 보여서, 이거 그냥 대신 전해주려는 것뿐이야. 아안이 한 일은 걔네 아버지랑 아무 상관도 없잖아."한태군은 강유이의 말에 화가 나 웃음을 터뜨렸다."아안이 어디 있는지 알기나 해?""모르지, 그래서 재신 오빠한테 도와달라고…""반재신도 몰라, 나만 알고 있어."한태군이 무척 침착하게 말했다.한태군의 말을 들은 강유이가 한참 고민하다 물건을 한태군에게 건네줬다."그럼 오빠한테 줄게."하지만 한태군은 아무런 표정도 없는 얼굴로 크랜베리가 담긴 박스를 바라봤다."내가 버릴까 봐 걱정되지도 않아?""이것 봐, 화낼 줄 알았어, 그냥 내가 줄 거야."그 말을 들은 강유이가 박스를 다시 제 쪽으로 가져오며 말했다."내가 화를 안 내게 생겼어, 아안 아버지가 불쌍하다고 이거 가져 온 건 알겠는데 네가 아안의 일을 알고 나서도 그렇게 생각할지 모르겠네."한태군이 강유이를 품에 안고 말했다."아안 아버지가 불쌍한 거랑 아안이 불쌍한 게 무슨 연관이 있다는 거야?"강유이의 말을 들은 한태군이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더니 다시 말했다."아안이 지금 잘 못 지내고 있다면 아안을 동정할 건지 그걸 물어보고 있는 거야.""동정이랑 용서는 다른 일이야, 불쌍하게 여긴다고 해서 용서한다는 건 아니잖아."강유이의 말을 들은 한태군이 웃었다.그 모습을 본 강유이가 까치발을 들고 한태군에게 가까이 다가가 불쌍한 얼굴로 물었다.
강유이는 온실안의 꽃처럼 살아왔기에 잔인한 수단에 대해서 들어본 적도 없는 사람이었다.특히 아안이 이렇게 된 것도 한태군과 연관이 있었기에 그는 강유이에게 이 사실을 전해줄 수 없었다.한태군은 강유이에게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은 사람이었다.한편, 진 씨 본가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진예은의 얼굴이 한쪽으로 돌아갔고 바로 부어올랐다.하지만 진예은은 소리 한번 내지 않고 자신의 어머니가 하는 말만 듣고 있었다."너 도대체 누구 편이야? 네 오빠 계획이 하마터면 성공할 뻔했는데 너 때문에 다 망쳤잖아!"강유이가 이번 일 때문에 한태군과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진찬에게 강유이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넘어갔을지도 몰랐다.그런데 자신의 딸이 그 기회를 망칠 줄이야!진예은은 담담한 얼굴로 잔뜩 화가 난 자신의 어머니를 바라보며 말했다."어머니, 저는 두 사람이 스스로 자신의 앞길을 망치는 걸 보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겁니다. 반 씨 집안이 정말 그렇게 멍청하다고 생각하세요?""누가 알아? 반 씨 집안의 그 아가씨가 한태군 그놈이랑 헤어지기만 하면 돼. 한태군도 강유이 뒤에 있는 반 씨 집안을 눈독 들이고 있는 거잖아, 강유이 뒤에 반 씨 집안사람이 없었다면 걔가 강유이를 거들떠보기나 했겠어?!"진예은은 이런 어머니를 보는 것도 한 두번이 아니었기에 체념한 상태였다."오빠의 자부심 넘치는 모습도 모두 어머니를 보고 배운 거군요.""이게 어디서 말대꾸야!"진예은의 어머니가 다시 한번 진예은의 뺨을 내려쳤다. 진예은은 귀가 울리는 것 같은 느낌에 주먹을 꼭 쥐었다.하지만 진예은의 어머니는 이걸로는 화가 풀리지 않는 듯 다시 소리쳤다."채찍 가져 와!"그 말을 들은 하인들은 서로를 바라보다 그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무릎 꿇어."진예은의 어머니가 채찍을 들고 말하자 진예은이 아무 말 없이 무릎을 꿇었다.곧이어 진예은의 어머니가 매섭게 채찍을 휘둘렀고 피부가 찢어질 것 같은 고통에 진예은은 몸을 벌벌 떨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를 악물고 신음 한번 내
"말 안 들어서 좀 가둬놓았어, 왜, 걱정돼?"진예은의 어머니가 차가운 얼굴로 물었다."그래도 예은이 당신 딸이잖아."진예은의 아버지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그 말을 들은 진예은의 어머니가 그제야 손을 멈추고 진예은의 아버지를 보며 말했다."내 딸이라서 그런 거야, 딸이라는 계집애가 어머니인 나를 완전히 무시하니까."진예은의 아버지가 무언가를 더 말하려던 찰나, 집사가 다급하게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사모님, 강유이 아가씨께서 찾아오셨습니다."집사의 말을 들은 진예은의 어머니가 멈칫하더니 곧 웃음을 터뜨렸다."반 씨 집안 아가씨가 우리 딸을 꽤 걱정하고 있나 보네, 들여보내."하지만 집사가 다시 되돌아가기도 전에 강유이가 거실로 들어왔다."예은이는요?"강유이는 저번과는 달리 예의를 차리지 않았다.진예은의 어머니는 그런 강유이를 한 눈 보더니 대답했다."유이야, 예은이는 지금 몸이 불편해서 쉬는 중이라 손님을 만나기 어려울 것 같은데. 점심은 먹었어? 아줌마한테 준비하라고…""저 점심 먹으러 온 거 아닙니다. 진예은을 감금시켰다고 들었는데 사실인가요?"강유이가 진예은 어머니의 말을 끊고 물었다.강유이의 말을 들은 진예은의 어머니가 굳은 얼굴로 하인들을 한 눈 바라보자 하인들이 얼른 고개를 숙였다."예은이는 내 딸이니 말 안 듣는 딸을 며칠 가둬둔다고 해서 무슨 일이 있겠어? 유이야, 아무리 반 씨 집안 아가씨라지만 여기는 엄연히 내 집이야, 예은이는 내 딸이고. 이렇게 함부로 쳐들어왔다가는 주거침입으로 신고할 수도 있는 거니 이성적으로 행동했으면 좋겠네."진예은은 진찬에게서 강유이가 반 씨 집안의 딸이지만 레이린 정처럼 도도한 것이 아니라 성격이 착해 말하기가 좋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그럼 신고하시죠.""뭐?"강유이의 말을 들은 진예은의 어머니가 놀라서 물었다."아무리 예은이 어머니라지만 사람을 감금하는 건 범죄입니다. 저를 신고하시겠다고 한 건 상관없으니 제가 경찰 불러드릴까요?"강유이가 휴대폰을 흔들어 보이며 물
"쨍그랑!"강유이가 선반 위에 있던 도자기와 화려한 장식품들을 전부 쓸어냈다. 진예은의 어머니는 애지중지했던 물건들이 산산조각난 모습을 보곤 화가 나서 몸을 떨었다."너… 너 미쳤어!""반 씨 집안이 막무가내로 굴고 있는 게 맞는지 아닌지 정 씨 집안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요?"강유이가 테이블 위에 있던 찻잔을 들고 다시 말을 이었다."오래전부터 당신들 눈에 거슬렸어, 조용히 집에서 사모님 놀이나 하지 왜 굳이 나서서 모든 이들에게 황실 외실이 낳은 사생아가 아들 덕 좀 봐서 위로 기어오르려 한다는 걸 생색내려고 한 건지."강유이의 말은 전부 사실이었기에 진예은의 어머니는 강유이의 비웃음에도 반박할 수 없었다."제가 만만했던 거죠, 그럼 오늘 제가 만만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걸 보여줄게요."강유이가 손에 힘을 풀자 찻잔이 바닥으로 떨어졌다."그게 얼마나 비싼 건지 알고!"진예은의 어머니는 가슴을 잡고 힘겹게 말을 이었다.그 말을 들은 강유이가 곧 예쁘게 웃었다."돈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요, 이게 얼마나 비싼 건지 저도 잘 모르겠네요."강유이는 말을 마치자마자 경호원들을 보며 다시 말했다."일단 예은이 데리고 병원으로 가고 나머지는 여기 남아서 다 깨부숴요. 뭐 신고할 거면 해보라고 하죠."진예은의 어머니는 그 말을 듣곤 집안의 물건을 잡히는 대로 깨부수는 이들을 보며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진 씨 본가에서 있었던 일은 머지않아 진찬의 귀에 들어갔다. 자신의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은 진찬은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어떻게 된 거예요?"진찬의 아버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진찬의 어머니가 화가 나서 말했다."예은이를 며칠 감금했다고 누가 강유이한테 고자질하는 바람에 그 계집애가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집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놓았어!"그 말을 들은 진찬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예은이를 왜 가둬 놓은 겁니까?""지금 나를 탓하는 거야? 나도 다 너를 위해서 그런 거지. 예은이가 방해하지 않았다면 네 계획대
"너 학교 파티는 참석 못 하겠네, 적어도 보름동안 입원해 있어야 된다고 했어."강유이가 과일을 들고 진예은의 병실을 찾아왔다."고마워."진예은이 강유이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나한테 그런 말 하지 마, 너도 나 도와줬잖아."강유이가 의자에 앉으며 대답했다."그럼 우리 퉁 친 거네."그 말을 들은 진예은이 웃으며 농담을 건넸다.잠시 후, 병실에서 나온 강유이는 복도에서 익숙한 인영을 보게 되었다.그는 바로 한태군의 경호원인 전유준이었다.강유이가 몰래 그를 따라가자 전유준이 A동의 입원 병실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이상한 건 병실 앞에는 2명의 경호원이 더 있었다는 것이었다.벽 뒤로 숨은 강유이는 감히 가까이 가지 못하고 전유준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다.그리고 몇 분 뒤, 전유준이 병실에서 나왔고 문이 닫히기 전, 강유이는 침대 위에 누워있는 이를 보게 되었다.그는 바로 아안이었다.순간, 강유이는 제자리에 굳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한태군이 자신만이 아안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다고 했던 말이 기억났다. 전유준은 2명의 경호원에게 무언가를 말하곤 엘리베이터 앞으로 갔다.전유준이 가고 나서야 강유이가 천천히 벽 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엘리베이터가 지하 1층에서 멈춘 것을 본 강유이가 얼른 비상계단으로 따라 내려갔다.비상계단으로 지하 주차장까지 온 강유이는 한태군의 차를 보게 되었다.강유이는 차에 몸을 숨긴 채 한태군의 차와 제일 가까이 있는 차 부근까지 갔다.차창이 내려가고 뒷자리에 있는 한태군의 얼굴이 드러났다."동의한 겁니까?""네, 그 크랜베리 덕에 자기 아버지가 도련님 손에 있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아버지를 지극정성으로 생각하는 놈이니 타협할 수밖에 없었을 거고요."전유준의 말을 들은 한태군이 눈을 가늘게 뜨고 생각에 잠겼다."이 증인만 있다면 정 씨 어르신의 사인 증거를 만드는데 훨씬 편리하겠네요.""왜 직접 진찬에게 손을 쓰지 않는 겁니까, 아니면 반 씨 집안에 맡겨도 되잖아요."전유준은 이해할
차 뒤에 숨어 한태군의 말을 듣던 강유이가 몸을 바로 세웠다."뭐 이렇게 뻔뻔해!""유이 씨?"전유준이 그런 강유이를 보곤 놀라서 그녀를 불렀다.하지만 강유이는 그를 상관할 겨를도 없이 빠른 속도로 차 옆으로 다가가 차창에 기대어 한태군을 바라봤다."데릴사위를 할 생각을 하다니, 우리 집에서 지내면서 우리 집 돈을 쓰겠다고? 지금 우리 집을 거덜 낼 생각인 거야?!"한태군은 순수하고도 예쁘장한 그 얼굴을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반 씨 집안 너희 남매 셋이서도 거덜 내지 못했는데 나 하나 들어간다고 뭐 끄덕하겠어?"한태군의 말을 들은 강유이가 볼을 빵빵하게 키웠다."나랑 우리 오빠들이 망나니라는 거야?"그 말을 들은 한태군이 결국 참지 못하고 강유이의 볼을 만졌다."아니, 너 완전 망나니야, 진 씨 본가를 그렇게 만들어 놓았으니."한태군의 그 말을 들으니 강유이는 조금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그건 내가 너무 화가 나서 그런 거고, 그 여자가 먼저 사람을 죽일 것처럼 괴롭힌 거야."전유준은 어느새 그곳을 떠났고 한태군이 차 문을 열고 강유이를 끌고 와 자신의 다리 위에 앉혔다."숨어서 그렇게 오랫동안 엿듣기나 하고."자신이 엿듣고 있었다는 것을 발각당한 강유이가 어색하게 한태군의 시선을 피했다."그렇게 오래되지도 않았어."정말이었다, 한 5분 되었으려나, 들어야 할 것, 듣지 말아야 할 것까지 전부 다 들었지만."그러니까 다 들었다는 거네."한태군이 강유이의 볼을 잡아 자신을 바라보게 만들었다."왜, 내가 들으면 안 되는 거야?"강유이가 찔리는 구석이 있는 얼굴로 물었다.하지만 한태군은 웃기만 할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아안은 왜 입원한 거야?"강유이는 묻자마자 한태군이 화를 낼까 걱정되어 얼른 다시 덧붙였다."그냥 궁금해서 묻는 거야, 다른 뜻은 없어."강유이의 그 모습에 한태군이 결국 소리내어 웃었다."유이 지금 내 생각해주는 거야?""오빠가 오해하면 어떡해.""솔직해서 봐준다, 진찬이 아안을 죽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