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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8화

레이린 정이 일을 꾸미지 않았다면 이토록 비참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 결과가 무엇이든 그녀의 자업자득이었다.

강유이는 감았던 눈을 천천히 떴다.

“레이린이 혼자 감당해야 할 문제야. 이미 그 업보를 모두 받은 것 같은데 사람들은 그녀가 더 큰 벌을 받길 기다리는 것 같아. 슬프지 않아?”

강유이의 말에 진예은은 깜짝 놀랐다.

“너... 레이린이 불쌍해?”

“레이린이 불쌍한 것과 상관없어. 나쁜 사람들이 겪는 건 ‘업보’, 착한 사람들이 겪는 건 ‘운명’으로 나누는 건 인간의 무능함 때문에 생기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야.”

“누군가 너를 괴롭히고 있어. 그 사람은 너한테 심한 욕을 하고 주먹질도 했어. 그러던 어느 날, 그 사람이 불이익을 당해 죽은 거야. 우리는 이 일을 업보라고 기뻐하며 통쾌하다고 생각하잖아. 그건 정말 업보였을까? 사실은 인간의 나약한 생각인 것 같아.”

강유이는 두 손으로 턱을 받치고 한숨을 내쉬었다.

“레이린이 힘이 있었을 때 괴롭혔던 사람들은 그녀한테 저항할 힘이 없었어. 그러니 지금 레이린이 겪는 건 업보라고 생각할 거야. 비록 나 때문에 벌어진 일이 아니라도 누군가 반항하고 힘으로 그녀를 제압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야.”

그녀의 말에 진예은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모든 사람이 너처럼 반항할 힘이 있는 건 아니야. 영국에서 정씨 가문의 일은 경찰들도 개입하기 힘들어. 하물며 다른 사람들한테 어떻게 반항할 힘이 생기겠어?”

강유이가 피식 코웃음을 쳤다.

“영국 공민의 시위는 자유잖아. 많은 사람이 함께 시위하면 정씨 가문도 어쩌지 못할 거야. 젓가락 하나는 쉽게 부러지는데 열 개를 한 번에 부러뜨리는 건 어려운 일이야. 한 사람의 힘이 모자라면 많은 사람들과 힘을 합쳐야지. 그러면 정씨 가문도 방법이 없었을 거야.”

“이 세상은 그렇게 완벽하지 않아. 희망마저 사라지면 그러면 그땐, 정말 슬플 것 같아.”

진예은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한태군이 강유이를 왜 그렇게 아끼는지 이제야 조금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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