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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3화

강유이의 시선을 느낀 한태군이 그녀를 돌아보았다.

“왜?”

그녀가 무심히 그의 시선을 피했다.

“아니야.”

한태군이 그녀의 등 뒤에 놓인 의자 등받이에 손을 뻗으며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저 꼬마가 너야?”

깜짝 놀란 그녀가 그를 쳐다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한태군이 피식 웃었다.

“엄청 귀엽게 생긴 게 딱 봐도 너 어릴 적 모습이네.”

강유이가 그의 얼굴을 밀어냈다.

“영화나 봐.”

그가 미소 지으며 답을 하지 않고 다시 스크린을 쳐다보았다. 그녀가 등장하자마자 그는 그녀를 단번에 알아보았다. 단지 모른척했을 뿐이었다.

밤은 점점 더 깊어져갔고 드디어 영화가 막을 내렸다. 한태군은 고개를 돌려 소파 팔걸이에 기대 잠든 여자를 바라보았다. 그가 문득 소리 내어 웃었다.

그가 팔을 뻗어 그녀의 볼에 붙은 머리카락을 뒤로 넘겨주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안아들었다.

그녀의 머리가 기울어지며 그의 어깨에 기댔다.

방으로 들어간 그가 그녀를 조심스럽게 침대 위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었다. 그는 나가지 않고 침대 머리맡에 앉아 그녀를 바라보았다.

잠시 후 그가 몸을 숙이며 그녀의 입술에 짧게 입을 맞췄다.

“좋은 꿈 꿔.”

다음날 빅토리아대학교.

수업을 듣던 강유이는 순간 졸음이 밀려와 미간을 주물렀다. 어젯밤 자신이 언제 잠들었던지 아예 기억이 나질 않았다.

아침에 눈을 뜬 그녀가 아래층으로 내려와 보니 도우미 아주머니께서 한태군은 이미 돌아갔다고 말해주었다.

현재 책상에 엎드려있는 그녀의 걱정거리는 딱 하나였다. 자신의 나쁜 잠버릇을 그가 봤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노트에 필기하던 진예은이 갑자기 강유이 쪽으로 가까이 다가오더니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다크서클 엄청 심한데. 어젯밤에 뭐 도둑질이라도 한 거야?”

그녀가 벌떡 몸을 일으키더니 책을 들고 보는척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어쩐지 양심이 찔렸다.

“아니거든.”

진예은이 눈을 가늘게 뜨고 웃었다.

“설마 말한 대로 거둔다고, 꿈에 홀딱 벗고 있는 한태군이라도 나온 거 아니야?”

순간 어젯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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