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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5화

그녀가 막 호텔에서 나오자 백이령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리사가 입술을 깨물더니 통화 버튼을 눌렀다.

“이령 언니.”

한편, 어두운 골목에서 아무도 모르게 보디가드가 몸을 숨긴 채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었다.

어슴푸레하던 하늘에 어느새 검은 장막이 드리워졌다.

검은색 세단 한 대가 늦지도 빠르지도 않게 한 씨 가문으로 향하고 있었다.

뒷좌석에 앉은 한태군은 손가락으로 휴대전화 화면을 두드리고 있었다. 그의 휴대전화 잠금 화면에는 강유이가 인어 분장을 한 채 모델로 찍었던 향수 광고 사진이 걸려있었다.

사진 속 그녀는 나른한 표정으로 암초 위에 엎드려있었다. 눈처럼 하얀 그녀의 피부 위로 물방울이 송공송골 맺혀있었다. 사슴처럼 동그란 그녀의 눈은 청정수보다도 깨끗하고 맑았다.

이런 눈을 갖고 있는 사람은 극히 적었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수많은 일들을 눈으로 보고, 가슴 따뜻하거나 또는 시린 경험을 하게 된다. 모든 사람들은 성장을 하면서 예전의 천진난만함을 조금씩 잃어간다.

강유이가 갖고 있는 천진무구하고, 세상의 찌든 때에 물들지 않은 정신은 참으로 귀한 것이었다.

너무나 귀하여 그는 그녀의 그 천진난만함을 영원히 지켜주고 싶었다.

가는 길에 보디가드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그가 전화를 받았다. 보디가드는 어젯밤 리사가 확실히 데이비와 함께 호텔에 묵었고, 오늘 그녀의 배후에 있는 사람이 그녀한테 연락을 해왔다고 회보했다.

한태군의 눈동자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리염의 소식은 퍼뜨렸나요.”

“이미 퍼뜨려두었습니다. 아마 리염의 일 때문에 연락한듯합니다. 그쪽에서 의도적으로 리사를 도와주는 것 같습니다. 보아하니 당시 그녀가 한 씨 가문에 들어올 때 배후에 있던 누군가도 한몫을 챙기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의 말에 일리가 있었다.

리사가 권력에 오르기만 하면 그녀의 배후에서 그녀를 도와 계획을 주도했던 누군가도 이득을 얻게 된다.

그게 아니라면 이렇게 지극정성으로 그녀를 도와 나설 이유가 없었다. 이용 가치가 없는 사람이었다면 진작 버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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