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308화

"그림자?"

"네."

심유연은 턱을 괴며 말했다.

"사모님도 그림자의 뜻을 알고 있죠? 평생 남의 그림자에서 조연 역할로 살아야 하는 그런 그림자 말이에요. 사람들은 오직 수지만 알지, 수연이라는 동생이 있다는 건 잘 몰라요."

수연과 수지는 쌍둥이로 태어났다. 하지만 어릴 적부터 언니 수지가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왜냐하면 어머니는 오직 수지만이 우수한 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수연과 달리 수지는 항상 성적이 좋았다. 그래서 어머니는 역시 동생보다는 언니가 유능하다고 생각했고 무슨 일이 있어도 수지를 내세웠다. 친척이 찾아와 인사를 할 때마저 수지만 내보내고 수연은 방에 가둬버렸다. 어머니는 자신의 체면을 세워주지 못하는 수연을 불필요한 사람으로 여겼다.

고등학교 졸업 후, 수연은 토론토 예술 아카데미에서 떨어졌지만 수지는 단번에 붙어서 아리의 학생이 되었다. 수지는 동생이 토론토 예술 아카데미에 가고 싶어 하는 것을 알고 흔쾌히 기회를 양보했다. 그렇게 수연은 수지의 이름으로 입학해 아리의 학생이 되었다.

하지만 수지는 교수나 어머니한테 들키게 될까 봐 논문부터 시험까지 전부 직접 했다. 그녀는 수연에게 자신을 표현할 기회를 한 번도 주지 않았다. 훌륭한 논문 덕분에 수지는 아리가 유망주라고 평가하는 학생이 되었다. 하지만 수연은 그저 수지의 빛을 빌려 사는 것뿐이었다.

사람들이 칭찬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수지의 재능이었지 수연의 것이 아니었다. 교수와 학생도 수지만 알았지 수연은 알지 못했다.

강성연은 시선을 떨궜다. 그녀와 반지훈의 추측이 정확했다. 역시 아리의 학생은 수지의 이름으로 위장한 수연이었다. 하지만 심유연은 이를 어떻게 알았단 말인가?

강성연은 커피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두 사람이 잘 아는 사이라면 수연이 서울에 있다는 것도 알고 있죠?"

심유연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연이 서울에 있어요? 그건 몰랐네요."

강성연은 말없이 심유연을 바라봤다. 그녀는 시종일관 태연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잠시 후 강성연이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