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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5화

“네가 나를 건드리지 않으면 되잖아.”

원유희가 담담하게 말했지만, 김신걸은 짐승처럼 다가와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건드리는 것뿐만 아니라 오늘부터 매일 함께 잘 거야. 나한테 새로운 상처를 들키지 않는 게 좋을걸?”

하지만 원유희는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 이미 위협 같은 건 느끼고 있지 않았다. 기껏해야 가두고 있는 것뿐 아닌가? 어차피 자신의 목숨이 어떻게 되든 개의치 않는 그녀였다.

그리고 원유희는 얼굴을 옆으로 돌리고 차창 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 한 번 해 봐…….”

이런 반응과 말투는, 김신걸의 분노를 폭발하게 했지만 그는 간신히 참았다.

“유희야, 나한테 반항해서 좋을 게 뭐가 있어? 너는 어차피 나를 이길 수 없어.”

그러자 원유희가 창 밖의 시선을 거두고 그를 바라보았다.

“나를 죽여주면 고맙겠어.”

김신걸의 안색이 갑자기 굳어지더니 검은 눈동자가 음흉하게 변하고 팔걸이를 잡은 손등에 핏줄이 드러났다.

하지만 원유희는 그가 전혀 두렵지 않았다. 마치 자신의 목숨이 아무 상관도 없는 것처럼.

화가 극에 달한 김신걸은 오히려 차분해져 의자에 기대었다.

“오늘 어전원에서 자.”

원유희는 다시 창 밖을 바라보며 무관심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그의 명령하는 말투에 여전히 가슴이 떨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차가 어전원에 도착하자, 김신걸은 원유희의 손을 잡고 내렸다. 그녀는 몇 번 발버둥쳤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고, 그 장면은 다른 사람이 보기에 마치 애정 가득한 장면같았다. 하지만 원유희는 바늘에 찔리는 듯 자신의 손을 잡은 김신걸의 손을 견딜 수 없었다.

세 아이들은 부모님이 돌아오는 걸 보고 매우 기뻐했고, 해림이 그들에게 다가와 말했다.

“부모님이 돌아오시면 먹는다며 계속 밥을 안 먹고 있었어요.”

김신걸은 원유희의 가녀린 허리를 잡고 식탁으로 향했다. 그 모습은 마치 납치를 하는 것 같았다.

“잘 됐군, 같이 먹으면 되겠네.”

세 아이들은 깡충깡충 뛰며 식탁으로 갔고, 원유희도 어쩔 수 없이 밥을 먹는 척했다. 아이들과는 여전히 잘 어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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