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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장

"몸이 안 좋아서 말을 못 하는 것일 거야. 아무래도 유희가 애를 셋이나 낳았으니, 이런 고생은 보통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 장미선이 냉소하며 조롱했다.

윤정은 들으면 들을수록 말이 안 되는 것 같아 장미선에게 경고의 눈빛을 보냈다.

"내 말이 틀렸어?" 장미선은 여전히 모진 말만 골라서 했다.

원수정은 장미선 모녀가 득의양양해하는 모습을 두고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똑같이 그녀의 말투로 웃음 속에 칼을 품고 말했다. "그래, 아이를 낳는 고달픔은 당연히 우리 유희만이 감당할 수 있는 거겠지. 어디 애를 한 명도 못 낳는 윤설이랑 같겠어."

"뭐라고?!" 장미선의 안색이 갑자기 변했다.

"내가 뭐라고 했어? 난 몰라." 원수정이 윤설에게 물었다. "넌 알아?"

화가 난 윤설은 책상 밑의 손을 움켜쥔 채 온몸을 떨고 있었다. 하지만 도도한 그녀는 절대 자신의 존엄을 버릴 수 없었다. "낳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지금 낳고 싶지 않은 거예요. 신걸씨도 저를 아끼는 마음에 저의 출산의 권리를 존중하는 거고요.아이를 함부로 낳지 않는 것이 자신에게, 아이에게 책임을 지는 게 아닌가요?"

장미선은 체면을 만회하는것을 보고 얼굴에 또 웃음을 지었다. "맞아, 량만 추구하고 질을 추구하지 않으면 앞으로 문제가 끝이 없이 생길 거야!"

원수정의 칼날 같은 눈빛이 장미선 모녀를 향해 날아갔다. 그녀는 바로 반박하려 했지만 원유희가 상대하지 말라며 말렸다.

그러던 중 룸 밖에서 인기척이 울렸고 종업원이 문을 열자 김신걸의 긴 그림자가 강렬한 압박감을 풍기며 나타났다.

원유희는 김신걸을 본 순간 무의식적으로 몸을 곧게 펴고 김신걸의 뒤쪽을 보았다. 하지만 아이들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오래만에 마주치는 김신걸의 날카로운 시선에 저도 모르게 눈동자를 움츠렸다. 하지만 눈동자 속엔 갈망도 있었다.

김신걸이 아이들을 위한 자신의 몸부림과 고초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하는 갈망.

그러나 김신걸은 본체만체하며 윤설 옆에 앉았다. "미안해, 바빠서 이제야 왔어. 오래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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