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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9장

원유희는 주택단지로 돌아온 후 6층으로 올라갔다.

집이 텅 비어있었다.

아이들의 물건은 아직 있는데 사람이 없으니 왠지 쓸쓸하기만 했다.

원유희는 바닥에 던져진 장난감을 치우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윤설의 말들이 날카로운 칼로 변해 그녀의 가슴을 한 조각 한 조각 베어내고 있는 것 같았다.

김신걸은 아이들의 생부로서 어떻게 윤설의 행동을 그 정도까지 묵인할 수 있는 거지? 그 여자를 그렇게도 사랑하는 건가?

도대체 어떻게 해야만 김신걸을 인자하게 만들 수 있을까?

아주 조금이라도...

"이 집 계속 맡을 겁니까?" 갑자기 뒤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원유희는 눈물을 닦고 고개를 돌려 이 집의 집주인을 쳐다보았다.

"내가 계속 전화를 했는데 연결이 안 되더군요. 집에는 사람도 없고. 그래서 계속 맡을 거예요?"

원유희는 비행기와 함께 바다에 빠진 핸드폰을 떠올리며 일어나 미안해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죄송해요, 얼마 전에 일이 있어서 말할 겨를이 없었어요. 집은 안 맡겠습니다. 날짜가 초과되었나요?"

"딱 3일만 초과했어요. 관두죠 뭐."

"고마워요, 그럼 저 바로 물건들을 뺄게요."

원유희는 아이들의 물건을 모두 5층으로 옮겼다.

가정부의 물건들은 그녀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

물건들은 많지 않았다. 세 아이들을 최대한 심플하게 키웠으니까.

그것도 그럴 것이 원유희에게는 돈이 많지 않아 아껴 쓸 수 밖에 없었다.

평소에 옷을 살 때도 꼭 맞는 것을 살 엄두도 내지 못하고 항상 몇 사이즈 크게 샀었다.

아이들이 너무 빨리 자라니까, 2년 정도 더 입히고 싶은 마음에.

그런데 이제 아이들이 어전원에 갔으니 옷 따위는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김신걸은 돈이 많으니까.

하지만 세 아이들의 물건들은 여전히 버리기 아까웠다.

그래서 모두 차곡차곡 정리해 놓았다.

정리가 끝난 후 그녀는 완전히 지쳐 쓰러졌다.

사실 그녀도 어젯밤에야 퇴원해 돌아와서 하룻밤만 묵었을 뿐이다.

그리고 오늘 윤정이 그녀에게 전화가 와서는 같이 밥을 먹으면서 아이들의 일을 상의하자고 한 거고.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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