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87화

Author: 완경음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0-29 19:42:56
그녀는 눈물을 억지로 참으면서 말했다: “그래서요? 왕야는 저를 어떻게 처리할 셈인가요?”

부진환의 안색은 어두워지더니 말했다: “낙청연, 화를 자초하지마라!”

“본왕이 언제 너를 처리한다고 하였느냐?”

낙청연은 기분을 가라앉히고 차가운 눈빛으로 평온하게 그를 바라면서 말했다: “왕야, 왜 모르는 척하십니까? 제가 제일 원하는 게 무엇인지 정녕 모르시단 말씀입니까?”

“제 어머니 유품 외에 다른 건 아무것도 필요 없습니다.”

부진환은 이마를 찌푸리더니 잠깐 침묵하더니 대답했다: “좋다.”

“하지만 나도 조건이 있다.”

낙청연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부진환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첫째, 취살대진을 해결하거라.”

“둘째, 낙월영을 더 이상 겨냥하지 말거라.”

“네가 분수에 맞게 본분만 잘 지킨다면 본왕은 그 향낭을 너에게 줄 것이다.”

여기까지 듣던 낙청연은 주먹을 꽉 쥐었다.

이것은 그녀더러 때리고 욕해도 가만히 있으라는 뜻이 아닌가?

“시한은 언제까지 입니까?” 그녀는 이를 악물고 물었다.

“시한은 두지 않는다. 본왕도 정확히 언제쯤 너에게 향낭을 돌려줘야 할지 모르겠구나.” 부진환은 여기까지 말하더니, 미간이 다소 무거워졌다.

“너!” 낙청연은 벌떡 일어났다.

이건 너무 과분하다!

부진환은 눈을 슬쩍 감더니 그녀를 바라보면서 차갑고 협박이 담긴 어투로 말했다: “지금 본왕이 아니면 너를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부운주와 태후, 넌 그냥 그들의 바둑돌일 뿐이고 아직 자격이 안 된다.”

그는 차갑게 입꼬리를 올리더니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설령 그들이 너를 돕는다고 해도 본왕은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야.”

협박!

대놓고 협박한다!

낙청연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지로 눌렸다.

그래, 그녀는 감히 못한다.

그녀는 아직 섭정왕과 적대할 능력이 없다.

천궐국의 세력은 거의 엄가와 부진환이 반반 씩 나눠 가졌다. 부진환의 권세가 하늘을 찌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낙월영은 부진환을 좋아하기 때문에 향낭은 언제든지 부진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Comments (1)
goodnovel comment avatar
라헬 (주부9단햄)
아니섭정왕이래매 무늬만 섭정왕인가...ㅡㅡ저밑에잇는색기도그래 지가사서갖고온옷이 가짜인지진짜인지도몰르고 부주운하고 낙청연관계만신경쓰기급급하지ㅡㅡ꼬라지하곤 아니 청연아너도말좀해ㅡㅡ 니가옷가짜사주지않앗냐 독맥이고 ㅡㅡ이런거왜말안해 아이고답답
VIEW ALL COMMENTS

Related chapters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88화

    대놓고 의심을 사다니, 낙청연의 손톱은 손바닥을 뚫을 것 같았다.“저와 5황자의 관계는 아주 깨끗합니다! 단한번도 도를 넘는 행동을 한적이 없습니다!”그녀는 차갑게 질문했다: “왕야는 사람들이 보는 앞에 서든 뒤에서 든 늘 낙월영과 친밀하던데, 사람들이 뭐라고 할 까봐 두렵지 않으십니까?”부진환 미간의 핏대는 더욱 세게 섰고 눈 밑에서 분노로 꽉 찼다. 상위에 올려 놨던 손은 주먹을 꽉 쥐었다.그는 분노가 가득찬 시선으로 차갑게 그녀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너 지금 나와 월령의 관계를 지적하는 것이냐? 만약 너만 아니었다면 지금 우리는 어엿한 부부가 되었을 터다!”“낙청연, 네 주제를 좀 잘 파악했으면 좋겠구나!”갑자기, 그녀는 숨이 막혔다.주먹을 꼭 쥐고 올라오는 분노를 억지로 눌렀다.그래, 그녀가 대신 혼인해서 둘의 좋은 인연을 망쳐놓았다!그녀는 비난해서는 안 되는 거였다!그녀는 쓰디쓴 무언가를 억지로 삼키고 날카롭고 차가운 두 눈으로 평온하게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러므로, 왕야께서는 저의 향낭을 하루 빨리 돌려주십시오. 그럼 제가 그 아름다운 인연을 두 분께 돌려드리겠습니다!”말을 마치고 그녀는 돌아서서 가버렸다.그녀의 그림자는 한 가닥의 단호함이 드러났다.부진환의 마음속은 이미 큰 파도가 일어났다.이 여인은, 그토록 단호했다. 그렇게 개의치 않을 거면 당초 왜 대신 혼인을 한 것인가!지금은 늘 떳떳하고 당당하다. 잘못은 그가 한 것처럼!그의 눈 밑에서 분노가 올라오더니 꼭 쥔 주먹은 아주 세게 서안(書案)을 내리쳤다.-방으로 돌아온 낙청연은 피곤한 나머지 바로 침상에 올라가 잠들어 버렸다.지초는 물을 떠와서 그녀의 얼굴과 손을 닦아주고 문을 닫고 방을 나갔다.등 어멈은 기분 좋은 마음으로 요깃거리를 들고 들어왔다. “왕비 배고프시죠? 저……”지초는 급히 쉿하는 손 동작을 하며 말했다. “왕비는 잠들었습니다. 보아하니 아주 피곤한 것 같습니다.”등 어멈은 듣더니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피를 그렇게 많이 흘렸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89화

    낙월영은 자신의 입을 만져보았다. 약을 발랐지만 여전히 심하게 부어 있었고 차마 눈으로 볼수 없을 만큼 참혹했다. 그녀의 두 눈에서 미움이 터 질것처럼 흘러나왔다.이를 부득부득 갈며, 마음속은 분노로 꽉 찼다. “그럼 왕야는 그녀에게 벌을 줬느냐?”장미는 머리를 흔들더니 말했다. “그녀는 공을 세웠기에 왕야는 벌도 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상상 내린 것 같았습니다. 그녀를 서방으로 불러서 오래 있었습니다.”낙월영의 눈시울은 붉어졌다. 증오와 원한은 그녀로 하여금 자신의 손바닥을 피가 날 정도로 꼬집게 했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다는 말인가?그럼 왕야는 그 천박한 것을 그냥 이렇게 봐준다 말인가, 그녀는 이렇게 고생하고 있는데! 왕야는 그녀를 위해 복수를 하지 않는 단 말인가!장미는 안색이 안 좋은 그녀를 보더니 위로했다: “둘째 소저, 안심하세요. 왕야의 마음속에는 둘째 소저밖에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이번 일은 그녀가 공을 세워서 왕야가 벌을 안주는 것이니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하지만 왕야는 둘째 소저가 겪은 고통을 마음속에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저희끼리 방법을 생각해서 분풀이를 합시다! 그래도 왕야는 저희 편일 겁니다.” 장미의 두 눈은 음흉한 빛으로 반짝이고 있었다.듣고 있던 낙월영은 깜짝 놀라더니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장미를 쳐다봤다.이어서 조용해지더니, 뜻 깊게 말했다: “네가 뭘 하던지, 나까지 엮이게 하지 말거라.”“장미는 반드시 둘째 소저를 위해 분풀이를 하겠습니다!” 장미는 의기양양하게 웃었다.낙월영의 입가에도 잔잔한 웃음기가 번졌다. 비록 뚜렷하지만 않았지만 전에 비해 차분하고 느긋해졌다.장미는 섭정왕부의 계집종이다. 무엇을 하다가 걸려도 그녀가 지시한 것이 아니기에 그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때문에 왕야 마음속의 자신의 모습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이른 아침.지초는 약각에 약을 찾으러 왔는데 마침 장미도 둘째 소저의 약을 찾고 있었다.“서 언니, 왕비 약을 찾으러 왔습니다. 오늘 보혈약도 좀 주십시오, 어제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90화

    낙청연은 정오까지 잠을 잤다. 해가 하늘 높이 떴고 햇빛은 눈부셨다. 그녀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일어나서 햇빛을 쬐러 나가려고 했다.등 어멈이 음식과 약을 가져왔다. “왕비, 일어나셨습니까, 어서 식사하시고 약을 드세요. 오늘 약각에서 특별히 처방한 보혈약입니다.”“보혈약 처방?” 그래도 양심은 좀 있구나!낙청연은 약사발을 들더니 마셔버렸다. 하지만 크게 한 입 먹고 나니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그녀는 약을 있는 대로 내뱉았다.약사발을 내려 놓았다. 그녀는 이마를 찌푸리더니 팔뚝의 상처가 터질 듯이 아팠고 숨이 넘어갈 것 같았다. 혈액은 들끓듯이 상처에서 쏟아져 나오려고 했다.“왕비, 어찌 된 일입니까?” 등 어멈은 깜짝 놀랐다.낙청연의 두 눈은 차가워지더니 약사발에 있는 탕약을 한 번 쳐다보았다. 이건 원래부터 보혈약이 아니었다. 이중에 들어간 약재들은 전부 상처를 악화시기고 피를 끊임없이 흘리게 하는 약재들이었다.특히 구향충(九香蟲)을 넣었다. 이것은 피에 굶주린 독물이다!이 한 사발의 약을 그녀가 다 마셨다면 기혈이 역행하여 상처가 터져서 끊임없이 피를 뿜어 낼 것이며 며칠 못 가서 기혈이 소모되어 극히 엄중하게 된다. 지금 그녀의 몸으로는 죽지 않으면 거의 죽다 살아날 것이다!“이 약은 어디서 가져온 거냐? 소유가 가져온 것이냐?’ 낙청연은 이마를 찌푸리며 물었다.“이 약에 문제가 있습니까? 이것은……지초가 찾아온 것입니다.” 등 어멈은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다.“지초는?”“방에 있을 겁니다.” 등 어멈이 말했다.낙청연은 즉시 일어났다.“지초?” 낙청연은 바로 지초의 방문을 열었다.여위고 허약한 사람의 형체가 담 모퉁이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그 뒷모습은 계속 떨고 있었으며 울고 있는 것 같았다.“지초, 왜 그러느냐?”가까이 다가가니 피냄새가 코를 찔렀다.그녀는 미간이 흔들리더니 지초의 어깨를 두드렸다.지초는 고개를 돌렸다. 입안에는 온통 피였고 얼굴은 검은 빛이 돌았다. 입술과 주위에 바늘 구멍같은 피구멍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91화

    상대는 분명 낙청연을 노리고 온 것이었다. 지초가 죽을지 살지는 모르지만 지초를 만졌다면 낙청연 또한 분명 독에 감염될 것이다.지초를 안고 부랴부랴 약각으로 향하던 도중, 끓어오르는 혈액으로 인해 딱지가 앉았던 팔뚝의 상처가 터지면서 선혈이 밖으로 솟구쳤고 그 바람에 소맷자락이 빨갛게 물들어졌다.팔에서 오는 통증을 신경 쓸 새도 없이 낙청연은 마음이 조마조마했고 어떻게든 지초의 생명을 살리고 싶다는 일념에 차 있었다.“왕비 마마… 독이 있으니 절 내려주세요…”지초는 고통을 견디며 입을 열었고 눈물이 왈칵 흘러넘쳤다.“미련하긴, 널 내려놓아서 어쩌겠느냐? 넌 지금 온몸에 독이 퍼졌으니 널 이렇게 만든 사람에게 복수하러 가야지 않겠느냐?”낙청연은 서릿발치는 눈빛을 하고 발걸음을 다그쳤다.지초는 더욱 맹렬한 기세로 울기 시작했다. 그녀는 일이 이렇게 될 줄도 몰랐고 자신이 왕비의 짐 덩어리가 될 줄도 몰랐다.—약각 내에서 몇몇 계집종들이 해바라기 씨를 까면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언니, 정말 총명하십니다. 이번에 들여온 약초에는 전부 독이 있어 감히 시약해 볼 사람이 없었지요. 은자 몇백 냥을 들여서 백여 명쯤 사람을 모아 시약해봐야 하나 싶었는데 지초 혼자 그 많은 약초를 전부 시약할 줄은 상상도 못 했네요.”의기양양한 얼굴로 찻잔을 든 서향향(徐香香)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의미심장하게 웃어 보이며 말했다.“다들 걱정하지 말거라. 이 돈은 저녁에 나눠줄 것이다.”장미가 묘책을 떠올린 덕분에 은자 몇백 냥을 아꼈으니 서향향은 그중 가장 많은 몫인 백 냥이 넘는 은자를 가질 것이었다. 지금 당장 섭정왕부에서 쫓겨난다고 해도 그 돈으로 좋은 사람을 만나 혼인할 수 있었다.게다가 지초는 소심한 아이였으니 일러바치지도 못할 것이었다.다들 들떠있을 때 돌연 밖에서 호된 목소리가 들려왔다.“돈을 나눠 가질 궁리나 하고 앉아 있구나. 그러려면 너희들 목숨줄이 남아있어야 할 텐데.”그 자리에 있던 이들은 소스라치게 놀랐다.낙청연은 지초를 품에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92화

    장미가 들이닥친 순간 그림자 하나가 그녀를 덮쳐왔고 낙청연은 곧바로 약그릇을 든 채로 몸을 벌떡 일으키며 손에 든 해독 탕약을 지키려 했다.장미는 약그릇을 노리고 간 것이라 낙청연이 불쑥 몸을 일으킬 줄은 예상치 못했다.그래서 낙청연이 일어서는 순간 낙청연의 머리와 장미의 턱이 거세게 부딪쳤고, 낙청연은 체격이 있었기 때문에 서로 부딪쳐서 날아간 건 당연히도 장미였다.장미는 바닥에 풀썩 주저앉고는 입을 가렸는데 손이 피범벅이 되어 있었다. 손바닥을 펴보니 치아 두 개가 빠져나갔다.“이, 이런!”장미는 화난 얼굴로 낙청연을 손가락질했다. 혀를 씹는 바람에 피가 멈추지 않았고 말을 제대로 할 수조차 없었다.낙청연은 무덤덤한 얼굴로 장미를 훑어보더니 몸을 숙이고 계속해 지초에게 약을 먹였다. 눈물을 뚝뚝 떨구는 지초를 보니 가슴이 아팠다.“지초야, 얼른. 아파도 다 먹어야 한다.”장미가 왔으니 이제 곧 그 인간도 오겠지.낙청연은 그들과 싸우는 건 두렵지 않았지만 미처 먹지 못한 해독 탕약이 그들에 의해 쏟아질까 무서웠다.지초를 위해 해독하는 건 한시가 급한 일이었다.지초 역시 왕비가 자신을 위해 약을 달이는 게 쉽지 않은 일이란 걸 알았고 이로 인해 어쩌면 수많은 질타와 징벌을 받을지도 몰랐다. 게다가 약은 이미 다 달여진 상태였으니 먹지 않는다면 왕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일이었다.그렇기에 지초는 통증을 참아가면서 고개를 들어 마지막 남은 탕약을 전부 마셨다. 피와 탕약이 함께 섞여서 목구멍을 타고 내려갔다.바로 그때 불청객이 나타났다.“장미야, 왜 그러느냐?”낙월영은 들어오자마자 입 근처가 피범벅이 된 장미를 보았고 장미는 헐레벌떡 낙월영의 발치에 매달리며 분통을 터뜨렸다.“둘째 아씨… 제 치아가…”그러면서 낙청연을 손가락질하며 말했다.“왕비 마마께서 다짜고짜 제 뺨을 때리셨사옵니다! 둘째 아씨, 둘째 아씨께서 말씀 좀 해주세요.”낙월영이 막 입을 열려던 참에 낙청연이 몸을 일으키더니 날카로운 눈빛으로 장미를 쏘아보며 말했다.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93화

    낙월영은 예전의 낙청연이 소심하고 자신감이 없다는 점을 이용해 낙월영을 수도 없이 괴롭혔다.지금의 낙월영은 부진환이 감싸고 돌아서 더욱 기고만장해졌고 만약 지금 자신이 낙청연을 위해 반격을 가하지 않는다면 낙청연의 분풀이를 해줄 사람이 없었다.태어날 때부터 제사장의 제자라는 고귀한 신분을 타고났던 낙요는 단 한 번도 이런 취급을 당한 적이 없었고 예전의 낙청연처럼 그저 당하고 있을 생각도 없었다.낙월영은 잠시 낙청연을 노려보더니 이내 눈에 눈물을 머금고 화가 난 듯, 또 억울한 듯 자리를 떴다.—역시나,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 낙월영에게 왕야를 찾으라 얘기했다.서방에 도착했을 때 낙월영은 부모님이라도 돌아가신 듯 의자에 앉아 서럽게 울고 있었고, 장미는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로 왕야에게 없는 소리를 하면서 고자질했다.“낙청연! 내가 뭐라고 경고했었는지 잊었느냐?”부진환의 미간에는 노여움이 가득했다.그는 낙청연에게 다시는 낙월영을 괴롭히지 말라고 한 적이 있었다.낙청연은 억울했다. 본인이 먼저 나서 낙월영을 건드린 것도 아니거니와 낙월영을 괴롭히려고 한 적도 없었다. 오히려 낙월영이 자신을 찾으러 온 것이었는데 부진환은 그것마저 그녀의 탓이라고 했다.하지만 낙청연은 해명하지 않았고 해명할 마음도 없었다.분노 가득한 그의 눈동자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아무리 설명한다고 해도 부진환은 낙월영의 말을 믿을 것이다.“네가 이렇게 악랄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사람의 목숨을 우습게 여기고 너를 위해 시약하게 하다니!”부진환은 최대한 자신의 화를 억누르려 했다. 그는 자신이 왜 이토록 화가 나는지 알지 못했고 자신의 감정을 완전히 제어할 수가 없었다.낙청연은 그의 말에 싸늘하게 대꾸했다.“전 다른 사람의 목숨을 우습게 여긴 적도, 저를 위해 시약하게 한 적도 없습니다.”“여기 증거가 떡하니 있는데 변명하는 것이냐?”부진환은 종이 한 장을 책상 위에 내려놓고는 그것을 힘껏 내리치며 말했고, 낙청연은 가까이 가서 그 종이를 확인해봤다.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94화

    “왕… 백… 중… 왕…”지초는 무척 진지한 얼굴로 읽고 있었으나 주위 사람들 중 그녀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부진환은 지초가 그 위에 적힌 글들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것을 보아낼 수 있었다.낙월영은 조금 뒤늦게 반응했다. 그녀는 지초가 말조차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독에 당했다고 생각했고 장미의 지독함에 놀라고 있었다.부진환은 미간을 좁히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지초야, 내가 물으마. 네가 이 종이에 서명한 것은 무엇 때문이냐?”지초는 솔직하게 대답했다.“시약을 하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기에 여기에 서명해야만 시약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것이 규칙이라고 하더군요.”부진환의 얼굴이 사정없이 구겨졌다. 규칙? 누가 정한 규칙이란 말인가?“누가 너에게 여기에 서명하라고 시킨 것이냐?”“약각의 서향향이 시킨 일입니다.”지초는 겁에 질린 얼굴로 대답했다.“왕비 마마께서 다치셔서 혈기를 보할 약초가 필요해 가지러 왔는데 서향향이 시약을 하지 않으면 약초를 주지 않을 것이라 했습니다.”그 말에 부진환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고 낙월영은 그제야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지초는 아예 글을 읽을 줄 몰랐고 이 종이에 서명한다고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이 종이는 낙청연을 해치기 위한 것이었고 그 사실은 지초의 두 마디에 증명되었다.장미는 생각보다 더 멍청한 사람이었다.바로 그때, 밖에서 계집종 춘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왕야! 노비 춘월, 왕야를 뵙고 싶습니다. 왕야께 보고드려야 할 아주 중요한 일이 있습니다.”“들어오거라.”부진환이 분부했고 춘월은 들어오자마자 바닥에 풀썩 무릎을 꿇으면서 말했다.“왕야, 노비 춘월이 증명할 수 있습니다! 서향향이 지초를 속여 시약하게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서향향과 다른 이들이 시약하는 돈을 아꼈으니 어떻게 은자를 나눌 것이라 작당하는 것도 제 귀로 직접 들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벽운도 들었고 저희 모두 증명할 수 있습니다.”증인이 있을 줄은 몰랐던 낙청연은 살짝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95화

    소유가 다급히 들어와 부진환을 부축했다.“왕야, 왜 그러십니까?”부진환은 의자에 앉았다. 가슴께는 불에 타는 듯했고 머리도 깨질 듯이 아팠다.“고 신의를 불러라.”소서는 급히 고 신의를 모셔서 왔고 고 신의는 맥을 짚고는 부진환의 혓바닥과 눈을 관찰하면서 속으로 깜짝 놀랐다. 부진환은 줄곧 건강한 편이었는데 현재 그는 여기저기 허점이 가득한 상태였다.“고 신의, 왕야의 몸은 어떻습니까?”소유가 물었다.“아, 큰 문제는 없습니다. 그저 몸에 열이 많이 쌓였고 일이 많아 과로하신 것 같습니다. 한 달 동안 약을 복용하면서 몸조리하시면 괜찮아질 것입니다.”고 신의가 답했다.“그럼 제가 고 신의와 함께 약을 가지러 가겠습니다.”소유가 고 신의를 바래다줬다.몸을 돌리는 순간, 고 신의의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가 떠올랐다.약 반 시진 뒤 소유가 약을 들고 돌아왔고 약을 먹으니 두통이 많이 나아졌다.“왕야께서는 당분간 왕부의 일에 크게 신경 쓰지 마세요. 내원의 일은 등 관사가 해결할 것이고 다른 일들은 제가 맡겠습니다. 왕야께서는 몸조리에만 신경 쓰세요.”소유는 최근 일어난 일들 때문에 부진환이 수차례 화를 내다보니 화병이 난 것이라 여겼다.부진환은 이마를 문지르면서 미간을 좁혔다.“왠지 모르게 낙월영이 우는 모습을 보면 화가 나게 돼.”소유는 깜짝 놀라면서 말했다.“설마 진짜 낙월영을 좋아하는 겁니까?”“그건 아닐 거다. 하지만… 나도 그게 어떤 감각인지는 묘사하기 어려워.”부진환은 은근히 걱정됐다.그는 자신에게 감정을 허락한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감정이 생기면 약점도 생기는 법이었고 그는 약점이 있으면 안 됐다.하지만 매번 낙월영이 우는 모습을 보면 자기도 모르게 화를 내게 됐고 낙청연을 엄벌하고 싶었다.하지만 그는 분명 낙청연에게 잘못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감정과 이성이 그를 번갈아 가면서 공격했고 그 바람에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소유는 표정이 심각했다. 왕야는 감정 면에서 경험이 없었고 어쩌면 진짜 낙월영을 좋

Latest chapter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03화

    부소는 깜짝 놀라 다급히 부원뢰를 업으려 했다.“아버지를 데리고 도성에 가서 의술이 더 뛰어난 의원을 찾겠습니다!”“분명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부원뢰는 부소의 손을 잡아당겼다.“콜록... 내 몸은 내가 잘 알고 있다. 난 시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사람은 결국 죽을 테니, 그렇게 걱정하지 말거라.”부원뢰는 힘없이 말하며 그를 위로하려 억지 미소를 지으며 부소의 손등을 두드렸다.“어떻게 이럴 수가...”부소는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부원뢰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나도 생각지 못했다.”“네가 장가를 가고 아이를 낳는 것도 보지 못했는데, 아쉬움을 품고 가야 할 것 같구나.”말을 마치고 그는 옆에서 눈시울을 붉히고 있는 옥교를 보며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아가씨, 하나만 묻겠네. 부소가 마음에 드느냐?”옥교는 멈칫하다 저도 몰래 고개를 돌려 부소를 바라보았다.부원뢰가 말했다.“너에게 물은 것이니, 부소를 보지 말거라.”“내가 곧 죽는다고 해서 듣기 좋은 말로 위로하려 하지 말거라. 난 그저 사실을 듣고 싶을 뿐이다.”옥교는 조금 쑥스러웠지만 그래도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부원뢰는 그녀의 손을 잡고 품에서 피로 물든 옥팔찌 하나를 꺼내 꼼꼼히 닦은 후 옥교에게 건네주었다.“이 팔찌는 부소 어머니의 혼수다. 이번에 이곳으로 온 것도 부소 어머니의 임무를 받고 온 것이다. 네가 참 마음에 드는구나. 앞으로 두 사람이 함께 있든 아니든 이 팔찌를 받기를 바란다.”“내 소원을 들어준다고 생각하거라. 그렇지 않으면 죽어서도 부소 어머니의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것이 한이 될 것이다.”옥교는 그 말을 듣고 놀라기도 했고 난처하기도 했다.그녀는 부소의 마음도 모르는데 어떻게 며느리의 신분을 의미하는 받을 수 있겠는가.게다가 이 옥팔찌는 너무도 귀하다.부소도 그녀가 난처한 것을 알고 말했다.“그냥 받으시오.”옥교는 그제야 팔찌를 받았다.그녀는 나중에 부소에게 돌려주기로 생각했다. 그녀는 부소가 아버지의 아쉬움을 달래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02화

    눈시울을 붉히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송천초의 모습을 보며 초경은 마음이 아프면서도 못내 기뻤다.그는 참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뽀뽀했다.그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가치가 있다고 하면 가치가 있는 것이오!”초경은 별처럼 반짝이는 눈동자로 그녀를 부드럽게 바라보았다. 그의 확고한 눈빛에 송천초는 저도 몰래 팔을 들어 그의 목을 휘감고 더욱 적극적인 대답을 했다....송천초는 날이 밝자마자 깨어났다.그녀는 옆에 누워 있는 초경을 보고 참지 못하고 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그에게서 시선을 돌리려 하지 않았다.“뭘 그렇게 보는 것이오? 그렇게 좋소?”갑자기 눈을 뜬 초경이 입꼬리를 올렸다.“깨어나셨습니까?”“본디 잠이 많지 않소.”초경은 말하면서 얼굴을 쓰다듬고 있던 송천초의 손을 잡고 잡아당겼다.“왜 그러시오? 아침부터 왜 그리 걱정이 많은 것이오?”“다음 생에 당신처럼 잘해 주는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없을 것 같습니다.”송천초는 그의 손을 꼭 잡고 진지하게 그를 바라보았다.“다음 생에 꼭 일찍 저를 찾아오십시오.”“다음 생이 지나도 마찬가지입니다.”초경은 그녀의 말에 웃음을 터트리고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좋소. 다음 생에도 앞으로도 꼭 일찍 찾아 지켜줄 것이오.”“평생 지켜줄 것이오.”그 말을 듣고 송천초가 진지하게 말했다.“그럼, 수명도 아껴야지 않겠습니까? 수명이 줄면 어찌 저를 평생 지켜줄 수 있습니까?”초경은 멈칫하다 마음이 따뜻해져 그녀를 꼭 안았다.“좋소. 자네의 말을 듣고 소중히 아끼겠소.”“하지만 동하국을 없애는 일은 이미 부진환에게 승낙했으니, 약속을 어길 순 없지 않소?”“걱정하지 마시오. 이 일은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오.”“앞으로 뭐든 자네의 말을 듣고 수명을 소중히 여기며 평생 당신을 지켜줄 것이오.”송천초도 그를 꼭 껴안았다.“좋습니다.”-며칠 후, 이한도 쪽에서 고강해를 미끼로 삼아 그를 구하려는 사람을 몇 명 잡았다.심문하자, 그들은 모두 왕자를 구하러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01화

    막사로 돌아간 후 부진환은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그는 고강해를 미끼로 삼으려고 이한도로 데려갔다.그리고 동하국에 소식을 전해 투항을 권했다.3일도 지나지 않아 동하국 선박이 이한도 부근에 와서 고강해가 정말 이한도에 있는지 알아보려 했다.그와 동시에 송천초와 초경도 청주를 찾아왔다.부진환은 소식을 듣고 직접 맞이하러 가서 열정적으로 접대했다.세 사람은 정원에 술과 안주를 준비했다.부진환은 술을 따르고 말했다.“여제께서 두 사람이 올 것이라 편지를 보냈는데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소. 왜 며칠 더 놀다 오지 않은 것이오?”송천초가 눈썹을 치켜올렸다.“이젠 여제라 부르는 것입니까? 괜히 낯설어 보이십니다.”부진환은 멈칫하다 웃으며 답했다.“보는 눈도 많은데 마음대로 여제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예의가 아니지 않소. 이미 여제라 부르는 것이 익숙하오.”“하긴 여국의 부 태사시니, 여제께 무례를 범하며 안 되시지요. 이렇게 빨리 여국으로 오실 줄 몰랐습니다. 부 태사 같은 분은 정말 흔치 않습니다.”“자, 제가 한 잔 드리지요!”송천초는 술잔을 들고 단숨에 다 마셨고 부진환도 잔을 들어 술을 마셨다.두 사람은 전쟁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지만, 초경이 마음이 급한 듯 먼저 입을 열었다.“동하국과의 전쟁은 어떻게 되었소?”“동하국 위치는 알아낸 것이오? 내가 가서 그들을 죽일 것이오.”“절대 늦어서는 안 되오.”부진환은 살짝 당황했다.“그리 조급해하는 것이오?”초경은 천천히 음식을 먹으며 물었다.“빨리 없애는 것이 좋지 않소?”“일찍 끝내야 천초가 매일 같이 걱정을 하지 않을 것이오.”부진환이 웃으며 답했다.“동하국의 위치는 이미 사람을 보내 알아보고 있소. 아마 곧 소식이 있을 것이오.”“하지만 자네는 이제 보통 사람이 아니오. 나라 사이의 전쟁에 끼어들면 수위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소?”사실 이 일은 초경이 나설 일이 아니다.평소 송천초를 지키기 위해 사람을 몇 명 죽이는 것은 괜찮지만, 나라 사이의 전쟁은 결코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00화

    고강해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소. 그들이 원하는 것은 열쇠요.”“하지만 다들 열쇠가 가짜라는 것을 모르고 있소.”부진환은 곰곰이 생각하다 또 좋은 계획이 떠올랐다.그가 물었다.“당신을 대신한 형제들과 고옥서 남매를 제외하고 몇 명의 성인 형제자매가 있는 것이오?”고강해는 생각하다 답했다.“아홉 명이 더 있소.”이 숫자에 부진환은 살짝 놀랐다.동하국 왕의 자식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아홉 명 전부 동하국에 있는 것이오? 왜 나타나지 않는 것이오?”고강해가 답했다.“우리는 서로 싸우는 사이라 아무도 서로 굴복하고 지휘받는 것을 원하지 않소.”“그래서 따로 병사를 통솔하고 있소. 그래야 공로를 세워도 다른 사람과 나눌 필요가 없소.”“내가 잡히자, 고옥서가 오지 않았는가?”부진환은 그 말을 듣고 가볍게 웃었다.“그렇게 서로 싸우면서 뿔뿔이 흩어져 어찌 여국을 상대하려는 것이오?”고강해가 말했다.“우리에게는 약사가 있소. 그녀가 얼마나 대단한지 자네는 모르오.”“여국의 풍수사가 강하다고 하지만, 그녀의 손가락 하나에도 비길 수 없소.”그 말을 듣고 부진환이 물었다.“전쟁을 오랫동안 했는데, 그 대단하다는 약사는 왜 아직도 나타나지 않는 것이오?”“정말 궁지에 몰리지 않은 이상 약사는 동하국을 떠나지 않을 것이오.”“약사는 스무살에 동하국으로 왔고 이미 3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소. 하지만 약사는 아직도 스무살 때의 얼굴을 유지하고 있소. 어찌 비긴다는 말이오?”“약사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여국을 평정할 수 있소.”비록 부진환은 이런 허풍을 믿지 않지만 그렇다고 섣불리 적을 얕볼 순 없다.“약사가 그렇게 대단하면 어찌 이렇게 많은 동하국 사람의 희생이 필요하오? 어차피 약사는 동하국 사람이 아니니, 동하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지 않을 것이오.”부진환이 단번에 중점을 꼬집어 말하자 고강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부진환이 말을 이었다.“게다가 당신이 잡혀도 아무도 구하지 않을 것이오.”“형제자매들은 자네가 죽기를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099화

    “왜 계속 당신을 남겨두었는지 알고 있소?”부진환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고강해는 고개를 떨구고 힘없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동하국 왕자이기 때문에 남겨 두면 반드시 쓸모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소.”“하지만 동하국 사람이 당신을 죽이려 할 줄은 생각지 못했소.”고강해는 그 말을 듣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것이오?”“자네는 이젠 아무런 가치가 없소.”고강해는 자신의 처지를 비웃듯 입꼬리를 올리고 답했다.“사실 난 잡힌 순간부터 아무런 가치도 없었소.”“동하국에는 황자가 많으니, 나 하나 없다고 문제 될 것 없소.”“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나를 죽이려 할 줄은 몰랐소. 도망가는 와중에도 나를 쏘려고 했소.”“하지만 우리는 형제 사이의 정이 없었소. 그저 경쟁과 싸움뿐이었소.”부진환은 그가 많은 말을 하자, 계속 물었다.“그저 싸우는 사이라면 어찌 자네를 그렇게 미워하는 것이오? 구하지 않는 것도 망정이지, 왜 죽이려 하는 것이오?”고강해가 답했다.“그들은 나한테서 무언가를 얻으려 하오.”“만약 그것을 얻는다면 새로운 왕자가 될 수 있소.”부진환은 그에게 시선을 돌렸다. 고옥서가 고옥언을 구할 때, 그는 옆 방에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고 고강해 시체에서 뭔가를 갖고 가겠다는 것을 들었다.“그게 무엇이오?”고강해는 대답하지 않고 느릿느릿 말을 이었다.“우리 동하국에는 존경받는 약사가 있소.”“하지만 과거 그녀는 동하국의 제압을 받던 일반 의원이었소. 독을 만들 줄 알기에 우리의 핍박을 받고 독을 만들었소.”“그녀는 여국인이지만 진법으로 인해 밖으로 나와 다시는 돌아가지 못했소. 그렇게 떠돌다 그녀는 동하국으로 왔고 늘 여국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소.”“그녀의 계획은 줄곧 실패했고 그녀는 마지막으로 홀로 바다에 갔소. 그날 그녀는 파도 때문에 배가 뒤집혔지만, 마침 바다 밑에서 보물을 발견했소.”“오래된 침몰선이 해저에서 거대한 궁전이 된 듯한 모습이었고, 그녀는 그 안에서 많은 보물을 얻었고 특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098화

    고강해는 절망에 휩싸여 눈을 감고 죽음을 맞이했다.하지만 이때, 옆에서 화살이 날아가 정확히 고옥서가 쏜 화살을 떨구었다.고옥서는 그 모습을 보고 화를 내며 활을 내던지고 재빨리 마차를 이끌고 그곳을 떠났다.이내 그 마차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났다.병사들도 신속히 그들의 뒤를 쫓았고 성문에 걸린 고강해도 내려져 감옥으로 데려갔다.고옥서와 고옥언은 바닷가로 도망쳐 작은 배를 찾아 먼저 숨을 곳을 찾기로 했다.하지만 너무 빨리 쫓아온 병사들 때문에 두 사람은 숨을 곳 없이 훤히 모습을 드러냈다.두 사람은 힘껏 노를 저어 떠나려 했다.바다에서 힘에 부쳐 곧 쫓기려는 그때, 눈앞에 동하국의 배 한 척이 나타났다.그리고 배 위에는 동하국 깃발이 달려 있었다. 고옥서는 미리 계획한 배가 마침 인근에 왔다고 추측했다.두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본 듯이 배 위에 있는 사람에게 인사를 했고 곧 배에 올랐다.“어서 돌아가거라! 병사가 쫓아왔다!”고옥서가 다급히 명을 내렸다.하지만 배는 바다에 멈춰 꼼짝도 하지 않았다.고옥서는 눈살을 찌푸리고 배 위의 사람들을 바라보았다.“무엇들 하는 게냐? 귀가 먹은 것이냐?”비록 배 위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동하국 병사였지만 이상하게 제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고 그녀의 말도 신경 쓰지 않았다.고옥서는 병사들이 곧 쫓아올 것 같아 조바심을 내며 그들에게 한바탕 욕설을 퍼부었다.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제자리에 서서 움직이지도 않고 말도 하지 않았으며 배도 움직이지 않았다.고옥서는 어딘가 잘못됐다는 것을 느끼고 고옥언을 끌고 배에서 뛰어내리려 했다.하지만 그때, 선실에서 청주군 병사들이 뛰어나와 단번에 그들을 포위했다.배에서 뛰어 내리려 해도 이젠 뛸 수 없었다.그리고 추격하던 병사들도 가까이 도착해 그들의 배를 겹겹이 에워쌌다. 그리고 배 위에는 부소가 서 있었다!그녀는 놀란 나머지 절망스러웠다. 고옥서는 화를 내며 동하국 사람을 붙잡았다.“적들을 도와 우리에게 함정을 파놓은 것이냐?”상대는 울먹이는 말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097화

    결국 다들 시선을 부소에게로 옮겼다.부소는 멍하니 자기를 가리키며 물었다.“나한테 가라는 것이오?”“그것도 아니지 않소?”부진환이 말했다.“주락과 계진 둘 다 싸늘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미인계에 넘어가게 생겼소?”“자네의 연기가 비슷할 것 같소.”부소가 다급히 말했다.“다른 사람을 찾으면 되지 않소?”“다른 사람은 마음이 놓이지 않소.”부소는 한참 고민하다 잔에 담긴 차를 단숨에 다 마셨다.“가면 될 것 아니오!”“좋은 소식 기다리시오!”부소는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부진환이 그를 불러 세웠다.“오늘 이미 심문을 받았으니, 지금 가는 것은 너무 티가 날 것이오. 급할 것 없이, 내일 다시 가시오.”-다음 날 저녁.부소는 부진환이 말한 대로 고옥서를 심문하러 갔다.부 태사가 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고옥서는 전쟁 때문에 그가 오지 못했다고 생각했다.역시 부진환의 추측대로 고옥서의 계략 중 하나가 바로 미인계였다.부 태사에게는 통하지 않았지만, 부소는 다르다.한바탕 유혹하고 난 후, 고옥서는 기회를 잡아 부소와 단둘이 있게 되었다. 그녀는 고옥언이 갇힌 위치를 알아내고 부소가 방심한 틈을 타서 독 가루를 뿌려 그를 쓰러트렸고 감옥 문 열쇠를 훔쳐냈다.그리고 그녀는 독으로 감옥을 지키고 있던 옥졸을 쓰러트리고 고옥언이 갇힏 곳을 찾아 고옥언을 구출했다.“누나!”고옥언은 감격에 겨웠다.“어찌 온 것입니까? 동하국이 청주성을 뚫은 것입니까?”고옥서는 사방을 경계하며 말했다.“아니다. 홀로 너를 구하려 들어온 것이다.”“일단 이곳을 떠날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두 사람은 조용히 감옥을 떠나려 했다. 하지만 감옥 끝에 있는 철문을 보고 고옥언이 발걸음을 멈추었다.“누나. 고강해가 저곳에 갇혀 있는 것 같습니다.”“데리고 가실 겁니까?”고옥서는 바로 거절했다.“안 된다. 너무 위험한 상황이라, 우리도 나갈 수 있을지 모른다.”“누나. 저는 그저 고강해가 지니고 있는 열쇠를 말한 것입니다.”그 말을 듣고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096화

    “정말인 것이냐? 동하국에는 나를 거절할 수 있는 남자가 없다.”그 말을 듣고 부진환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동하국 사람들이 워낙 적으니, 그럴만하다.”고옥서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정말 단호하구나.”말을 마치고 고옥서는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옷을 입었다.부 태사에게 미인계가 통하지 않을 줄 생각지도 못했다.“인내심이 없으니,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하지 말거라.”부진환이 천천히 몸을 돌려 불쾌한 듯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고옥서는 어쩔 수 없이 답했다.“내 동생을 구하러 왔다.”“동하국 왕자, 고강해.”“너에게 잡힌 지 오래되었는데, 아직 살아 있는 것이냐?”부진환은 놀라지 않았다.“얼마 전에 그를 구하려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다들 실패했는데, 너라고 성공할 거라 생각한 것이냐?”고옥서가 가볍게 웃었다.“확신이 없다면 어찌 왔겠느냐? 청주성에서 순찰하는 청주군도 많지 않은 듯한데, 다들 바닷가로 갔나 보구나.”“동하국의 배가 부담을 준 것이냐?”부진환이 담담하게 그녀를 힐긋 보고 답했다.“쓸데없는 걱정이구나.”말을 마치고 부진환은 몸을 돌려 떠났다.부진환의 반응을 본 고옥서는 전쟁의 상황이 부 태사에게 큰 부담이 되었고 막사마저 사라졌을 것이라 추측했다.그렇지 않으면 부 태사가 어찌 안색을 바꾸었겠는가?그렇게 생각한 고옥서는 자신감에 찬 미소를 지으며 철문을 바라보았다.감옥에서 나간 부진환은 눈살을 찌푸리고 생각에 잠겼다. 부소가 와서 그를 부른 것도 듣지 못할 정도였다.부소는 빠른 걸음으로 달려가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왜 그리 넋을 놓고 있소? 여러 번 불러도 도통 반응이 없었소.”“심문하러 간 동하국 여인은 어떻게 되었소? 안색이 좋지 않소.”부진환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청주성에 들어와 동하국 왕자이자 그녀의 동생 고강해를 구하러 왔다고 순순히 말했소.”부소가 깜짝 놀랐다.“고강해 말이오?”“그런 뜻으로 말했소. 하지만 고옥서라는 이름을 들으니, 고옥언과의 관계가 궁금해졌소.”“나이를 보니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095화

    “모든 것이 예전처럼 회복될 것입니다.”차강남은 고개를 끄덕이고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 그는 황량한 이한도의 모습을 바라보며 단호한 눈빛으로 말했다.“다 잘될 것이다.”그는 이한도를 예전의 모습으로 만드는 것이 시간문제일 것이라 믿는다.마음만 먹으면 반드시 해낼 수 있을 것이다.-저녁이 되자 바닷가의 막사는 고요함을 되찾았다. 전쟁의 흔적은 온데간데없이 깨끗이 청소되었다.옥에 갇힌 고옥서는 아직도 동하국의 병사들이 매복을 당해 전쟁에서 지고 도망친 것을 모르고 있다.그녀는 옥에 끌려간 후 동생의 모습을 보고 싶어 두리번거렸지만 계속 그를 찾지 못했다.지하 감옥의 가장 깊은 곳에는 철문이 하나 있었다. 엄격하게 지키는 것으로 보아 중요한 죄수를 수감하는 곳 같았다.그녀는 철문과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옥에 갇혀 있었다.위치가 적합하니, 기회만 생기면 동생을 구출할 수 있을 것이다.그녀는 늦게까지 누군가 오기를 기다렸다.하지만 감옥에 온 사람은 부진환이었다.고옥서는 입꼬리를 올렸다.“부 태사?”부진환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네가 바로 동하국의 공주구나.”“몇 번 교전할 때, 네가 지휘하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용기에 비해 계략이 부족하더구나.”“홀로 청주성에 들어오다니. 정말 청주군의 눈이 멀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고옥서는 천천히 바닥에서 일어나 문 앞까지 걸어가 웃으며 말했다.“부 태사는 역시 대단하구먼.”“중독된 사람들과 달리 아직도 멀쩡하게 기운이 남아도는구먼.”“바깥 상황은 어떠하냐? 부 태사의 막사는 지켜낸 것이냐?”고옥서는 일부러 그를 비웃으려 득의양양하게 비꼬았다.하지만 부진환은 표정 변화 없이 그냥 싸늘하게 그녀를 보고 있었다.하지만 고옥서는 그의 뜻을 지키지 못했다고 이해했다.하지만 청주성은 아직 뚫리지 않은듯하다.“이름이 무엇이냐? 동하국에 내세울 사람이 없는 것이냐? 어찌 여인을 보내 전쟁을 지휘하게 하는 것이냐?”부진환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고옥서는 입꼬리를 올렸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