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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2화

부진환은 몸이 경직되면서 머릿속이 윙윙대기 시작했다.

“전 더 이상 왕야에게 이용당하고 싶지 않습니다. 엄내심은 황후가 되지 못할 것입니다. 왕야의 목적도 달성했으니 인제 그만 절 놓아주세요.”

부진환은 깜짝 놀랐다. 낙청연이 모두 들었단 말인가?

부진환은 미간을 팍 구기더니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

“그때 가서 얘기하자꾸나.”

그는 동의하지도, 거절하지도 않았다. 낙청연은 그의 뜻을 알 수 없었다.

그들은 황제가 거주하고 있는 곳 옆 마당에 도착했다.

태의들 모두 그곳에 있었다.

그들은 방안에서 약을 어떻게 써야 할지 같은 것을 바삐 의논하고 있었다. 엄내심은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아직도 정신을 차린 채로 새된 비명을 질렀다.

황제는 마당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들이 오자 황제는 곧바로 분부했다.

“섭정왕비는 상처를 입었으니 얼른 자리에 앉으시게.”

태감은 곧바로 의자를 옮겼고 부진환과 낙청연은 함께 자리에 앉았다.

“낙청연, 낙청연 맞는가?”

황제가 흥미롭다는 듯이 물었다.

“맞습니다.”

낙청연은 얼굴이 창백해서 낮게 대답했다.

황제는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엄내심이 짐에게서 훔친 영패를 들고 호위를 불러 그대를 잡고 고문한 사실이 있는가?”

“네.”

“짐에게 상처를 보여줄 수 있겠는가?”

낙청연은 소매를 걷어 올려 팔뚝에 남은 채찍 흔적을 보여줬고 황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증거가 확실하군! 다들 똑똑히 보았소?”

황제는 마당에 있는 사람들을 쭉 둘러보았고 그곳에 있던 많은 관원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엄내심이 짐의 영패를 훔치고 제멋대로 황실 사람을 잡아들인 뒤 고문하고, 심지어 늑대와 같은 우리에서 싸우게 만들어 황족을 모욕했으니 죽을죄를 저질렀군!”

부경한은 살기가 담긴 어조로 차갑게 말했다.

말을 마치자마자 한 사내가 갑자기 튀어나와 바닥에 엎드렸다.

“폐하! 엄내심 낭자는 잠시 귀신에 홀린 것뿐입니다. 비록 막무가내인 면이 있긴 하지만 절대 황족을 능멸할 악의는 없었을 겁니다! 게다가 엄내심 낭자 또한 늑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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