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월영!낙월영이 왜 이곳에?낙청연이 생각하고 있을 때, 부진환이 갑자기 일어서더니 나갔다. 그녀는 힘없이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일어나지 않았다.부진환이 그 남자들을 쫓아내는 소리만 들렸다.바로 뒤에 그도 낙월영을 데리고 떠났다.드디어 갔다.그러나 낙청연의 마음은 더욱 괴로웠다. 마음속에 마치 불이 활활 타올라, 답답해 죽을 것 같았고, 기분이 욱해졌다.마침 이때, 진 어멈이 들어왔다. 주위를 둘러보더니, 부진환이 보이지 않자, 다급히 그녀를 부축하며 물었다: “왜 이러십니까?”“왕야는?”낙청연은 시큰시큰 거리는 팔을 만지면서 물었다: “그 사람은 왜? 볼일이 있소?”진 어멈은 난처한 표정으로 속삭이듯 말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부 공자도 오셨습니다.”“낭자를 만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그러나 섭정왕이 이미 부설루를 보름 동안 빌렸는데, 낭자가 부 공자를 만나도 괜찮을지 모르겠습니다.”낙청연은 듣더니, 눈빛이 돌연 차가워지더니 말했다: “그 사람은 이미 갔으니, 바로 부 공자를 데려오시오.”진 어멈은 듣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습니다. 바로 부 공자를 모셔오겠습니다.”아주 빠르게, 진 어멈은 부 공자를 데려왔다. 낙청연은 불편한 몸을 억지로 참으며 아무렇지 않은 척 부조를 접대했다.“부 공자, 요즘 발길이 빈번한 것 같은데, 다른 사람이 험담할까 두렵지 않으십니까?” 낙청연은 그에게 술 한 잔 따라 주었다.부조는 웃으며 단숨에 마셔버리더니 말했다: “험담할 게 뭐가 있습니까? 아직 혼인도 하지 않았는데 말입니다.”“그렇긴 합니다.” 낙청연은 웃더니, 또 말했다: “공자가 주신 그 초상화 덕분에 하 대인은 이미 그 죄인을 잡았다고 합니다. 다만 아직 심문 중이라고 합니다.”“제가 하 대인께 여쭤보니, 이 일은 확실한 증거를 확보했기 때문에, 곧 사건을 종결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부조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오늘 마침 이 사건 때문에 왔습니다.”“금고는 마땅히 죗값을 치러야 합니다. 그녀의 초향각을 제
린부설은 바로 춤을 추기 시작했다. 낙청연은 의식이 있었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심지어 동작 하나까지 모두 잘 알고 있었다.비록 린부설이 자신의 몸을 통제하고 있지만, 낙청연은 여전히 좀 힘겨웠다. 다만 자신이 직접 출 때처럼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부조는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었다.하지만 이때, 생각지도 못한 부진환이 바로 문 앞에 서 있었다!방안에서 낙청연이 부조를 위해 춤을 추는 모습을 본 부진환은 순간 피가 거꾸로 치솟는 것 같았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방금 그녀가 그에게 일고여덟 번 보여줬던 건, 설신무가 아니다!그의 앞에서 못 추던 춤을, 다른 남자 앞에서는 잘도 춘다.부진환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방안으로 걸어 들어가더니, 살의를 품은 다소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부 공자, 아취가 대단하시군!”부조는 한창 절묘한 춤 자태에 흠뻑 취해있었다. 목소리를 듣더니 정신을 차리며 말했다: “아, 섭접왕이시군요!”부조는 일어나 가볍게 인사했다.부진환은 상위에 놓인 술과 안주를 아직 내가지 않은 모습을 보더니, 냉랭하게 말했다: “부 공자, 혹시 순서라는 단어를 알고 있는지?”부조는 듣더니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왕야의 뜻은……”부진환은 냉랭하게 그의 말을 끊어버리고 말했다: “본왕은 이미 보름 동안 부설루 전체를 빌렸소, 이 보름 동안, 부설 낭자는 본왕만 대접하기로 했소.”“그러니 부 공자는 다른 곳으로 가시오.”부조는 놀라서 고개를 돌려 부설을 쳐다보았다. 눈빛은 사실이냐고 묻고 있었다.낙청연은 서늘한 눈빛으로 부진환을 쳐다보며 말했다: “저는 왕야의 요구에 승낙한 적 없습니다.”“게다가 1만 냥 은자로 부설루로 빌린다고요? 저는, 족하지 않습니다!”이 말을 듣던 부조는 웃더니 즉시 술을 따르며 말했다: “그렇다면, 제가 3만 냥을 지불하겠습니다. 다른 건 바라지 않습니다. 오직 보름 동안 부설 낭자의 자유를 위해서입니다.”부진환의 눈빛은 서늘해지더니, 차갑게 부조를 쳐다보며, 다소 위험한 눈빛으로 말했다:
”저를 놔주세요!” 경시당하는 모욕감이 밀려와, 낙청연은 몹시 분노했다. 그녀는 손을 번쩍 들어 올리더니 손바닥으로 그를 공격했다.부진환은 몸을 옆으로 피하며, 뒤로 물러나 한 걸음 정도 거리를 두었다.낙청연은 맹렬한 기세로 그와 싸우기 시작했으며, 온몸에 살의를 띠고 있었다.부진환의 기세도 맹렬했다. 두 사람은 격렬하게 싸웠지만, 부진환의 속도와 힘은 모두 낙청연 위에 있었고, 아주 빠르게, 낙청연은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그러나 부진환은 순간 손을 멈추지 못하여 손바닥으로 낙청연의 가슴을 명중했으며 낙청연은 몰려오는 극심한 가슴 통증 때문에 뒤로 넘어가려고 했다.부진환은 놀란 표정으로 즉시 달려가 그녀의 허리를 덥석 껴안았다. 그 덕에 낙청연은 땅바닥에 넘어지지 않았다.그러나 낙청연은 눈가에 독기를 품더니, 벌떡 일어나 그의 목을 조르려고 했다.살기가 몰려오는 그 순간, 부진환의 미간이 흔들리더니, 낙청연의 손목을 잡고 힘을 꽉 주었다.두 사람은 나란히 땅바닥에 굴러떨어졌다. 한바탕 몸싸움 끝에 부진환은 낙청연의 두 손을 제압해 힘껏 땅에 눌렀다.낙청연은 지친 숨을 몰아쉬며, 지척에 가까운 그 얼굴을 바라보았다.언젠가 그녀를 순간 설레게 했던 그 얼굴, 오래전에 그녀가 미워하고 무서워했던 그 얼굴이었다!부진환은 그 가면 아래 맑고 굴복을 모르는 그 눈동자를 보면서 마음이 복잡해졌다. 그는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한 채 낙청연에게 물었다: “너와 부조, 어디까지 간 것이냐?”“부조가 너의 얼굴을 본 것 외에, 또 무엇을 한 적이 있느냐?”그녀가 방금 그렇게 감동적인 춤을 부조에게 춘 것을 생각하니, 그 눈빛은 그토록 사랑스러우면서 유혹적이었다. 그의 앞에서 춤을 췄을 때와는 전혀 다른 사람 같았다.그는 그들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감히 더 자세히 생각하지 못했다.그러나 저도 몰래 자꾸 생각났다. 생각할수록 그의 마음은 큰 돌멩이에 눌린 것처럼,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았다.낙청연은 그의 싸늘한 눈빛을 바라보
”왕야, 손이?” 낙월영은 부진환의 다친 손을 다급히 부여잡더니, 몹시 마음 아파했다.낙청연은 느긋하게 땅바닥에 널부러진 옷을 줍고, 부진환의 손을 한 번 쳐다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왕야, 죄송합니다. 저를 아프게만 하지 않았더라면……”“저에게 최상의 외상약이 있습니다. 좀 이따 발라드리겠습니다.”부진환은 실눈을 뜨고 눈 앞의 이 여인을 바라보았다. 이 애매모호한 어투는 분명 고의적이다.태도가 정말 빨리 바뀐다!역시, 낙월영은 듣더니,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낙월영은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말했다: “왕야, 아무래도 제가 괜히 왔나 봅니다. 먼저 나가보겠습니다.”부진환은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팔을 잡고 말했다: “네가 오해했다. 본왕은 아무 짓도 안 했다.”급하게 해명하는 부진환을 보고, 낙청연은 살짝 웃으며, 옷을 걸치더니, 의미심장하게 부진환을 한 번 쳐다보았다.“그러게, 아무것도 안 했습니다만, 할 건 다했습니다.”낙청연은 말을 하더니 다시 낙월영을 심오한 눈빛으로 쳐다보며 말했다: “둘째 소저, 저번에 말하셨잖습니까, 왕야가 나를 좋아하니, 당신도 나를 받아준다고 하지 않았습니까?”“그런데 화를 내서 누구에게 보여주는 겁니까?”“게다가 특별히 남장까지 하고 부설루에 오다니! 설마 일부러 왕야의 좋은 일을 방해하러 온 것입니까?”이 노골적인 말에 낙월영은 순간 얼굴이 빨개졌다.자신의 속마음을 린부설에게 들켰으니, 낙월영은 몹시 난감했다.“아닙니다……”낙월영의 급한 어투는 울음기가 섞여 있었다. 고개를 들어 부진환을 한 번 쳐다보더니 돌아서 달려나갔다.부진환은 미간을 찌푸리고, 약간 노하여 낙청연을 한 번 쳐다보더니, 바로 뒤쫓아갔다.조급해 보이는 부진환의 모습을 보더니, 낙청연의 눈빛은 점차 서늘해졌다.낙월영의 연극은 갈수록 좋아진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너그러운 척하면서, 또 약간 서러운 척하면서, 부진환을 마음에 두고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그녀가 좋아하는 사람은, 분명 다른 남자인데,
린부설은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보며 물었다: “어디가 잘못된 것이냐?’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당신 말이 맞습니다. 어머니의 능력은 저보다 뛰어납니다! 만약 어머니가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예상했다면, 어찌 죽기를 기다리고만 있었겠습니까!’“비록 나 같은 짐이 있더라도, 분명 저를 데리고 도망갔을 것입니다.”“도망치지 않고, 기꺼이 죽음을 택했으면 몰라도!”그녀는 하마터면 깜박할 번했다. 그녀의 어머니 낙영은, 그녀의 사부이기도 하다.그 당시 사부는 여국을 배반하여, 여국의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추격에도 모두 잘만 피해 갔다. 도망갈 생각만 있었다면, 분명 앉아서 죽기를 기다리지는 않았을 것이다.“혹시 너의 아버지 때문이 아닐까? 아버지를 사랑했기 때문에 기꺼이 죽음을 택했을 수도 있지 않으냐?”린부설의 생각이었다.그러나 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생각하며 말했다: “만약 사랑 때문이라면 그럼 더 죽으면 안 됩니다. 아버지를 사랑했는데, 저를 사랑하지 않았겠습니까? 어머니가 죽으면, 어린 저는 어떡합니까?”“그러나 낙해평이 어머니를 죽였다면, 또 한이 없다는 서신을 쓰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건 어머니가 주동적으로 죽음을 택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이건 말이 안 됩니다.”낙청연의 마음은 무거웠다. 그 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낙영이 스스로 죽음을 택하게 했을까?낙청연은 린부설을 보며 물었다: “당신이 받은 그 서신이 혹시 가짜가 아닐까요?”린부설은 듣더니 안색이 확 변하더니 말했다: “가짜라고?”“어쩌면 어머니가 남에게 암해당했는데, 이 범인은 당신들이 왕래하는 것을 알고, 당신이 그를 의심할까 봐 어머니를 사칭하여 이 서신을 보낸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하면 당신은 어머니가 자결한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린부설은 듣더니, 따라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건 정말 생각도 못했는데, 너의 말을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겠구나!”린부설은 기억을 더듬으며 말했다: “그때 이 서신은 한 계집종이 내게 준 것
뒤에서 사주한 사람도 반드시 죽어야 한다!돌아서는 순간, 주위에서 비명이 들리더니, 머리 하나가 땅에 굴러떨어졌다.그곳을 떠나, 낙청연은 약포 쪽으로 갔다.고 어멈은 정원에서 꽃을 심고 있었다.“고 어멈, 다리도 불편하신데 어서 좀 쉬세요.” 낙청연은 다급히 그녀를 부축했다.고 어멈은 웃으며 말했다: “가만히 있지 못하겠습니다!”“보세요! 여기는 화초를 심고, 이곳은, 채소를 심습니다! 소저 아버지, 어머니는 제가 심은 채소를 아주 즐겨 드셨습니다!”낙청연은 고 어멈을 부축해 앉히며 물었다: “어멈, 어멈은 승상부에서 그렇게 오랜 세월을 지냈는데, 혹시 이 계집종을 기억하십니까?”그녀는 그 초상화를 꺼내, 고 어멈에게 건넸다.고 어멈은 초상화를 들고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 “이 아이는……춘영(春櫻)이 아닙니까? 아니, 하완(夏晚)인 것 같습니다.”낙청연은 속으로 몹시 기뻤다. “고 어멈, 아직도 기억하십니까? 기억력이 정말 좋습니다!”고 어멈은 매우 기뻐하며,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이 아이는 그때 제가 사 왔습니다. 그 당시 그녀는 자신을 팔아 아버지의 장례를 치렀는데, 얼마나 가여웠는지요!”다른 사람들은 모두 그녀가 동글하게 생긴 것은 가난한 집 아이가 아니라면서, 돈을 사기치려한다고 했지만, 제가 보기엔 매우 경사스럽게 생겼길래 사왔습니다.”바로 이 사람이다!린부설이 초재동자처럼 생겼다는 것과 아주 잘 맞아떨어졌다!“그럼 이 아이는 어머니의 계집종이었습니까?” 낙청연이 물었다.그러나 고 어멈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둘째 부인 곁의 계집종이었던 것 같습니다.”낙청연은 듣고 깜짝 놀랐다.낙월영 어머니의 계집종이었다!그 서신은 역시 가짜였다!“둘째 부인이 돌아가신 후, 그녀의 계집종들도 모두 돌려보냈습니다. 예전에 하완은 한 번 돌아온 적이 있었는데, 혼인한 상대가 사람이 아니라면서, 늘 얻어맞는다고 돌아와서 도움을 청했습니다.”낙청연은 듣고 두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그럼 도와줬습니까?”고 어멈은 유감스럽
수척한 얼굴에 움푹 파인 두개의 구멍, 푹 꺼진 눈꺼풀은 주름이 자글자글 했으며, 눈가 주위에는 피자국과 멍이 가득했다.얼핏 봐도, 두 개의 피 구멍이었고, 매우 섬뜩했다.분명 누군가에 의해 산채로 눈알을 도려낸 것이었다.“세상에! 너무 비참하다!” 린부설은 비명을 질렀다.그 뿐만 아니라, 이 여인의 얼굴과 목, 그리고 밖으로 드러난 손목에는 모두 크고 작은 멍들이 가득했다.새로 생긴 상처와 낡은 상처, 이건 일 년 내내 폭행당한 흔적들이다.“소저입니까? 또 저를 보러 오셨습니까?” 여인은 머리를 젖히고 좀 더 가까이 다가왔다.낙청연은 약간 놀랐다. 소저? 누구?“소저, 어서 들어와 앉으십시오!”여인은 반갑게 그녀를 안으로 모셨다. 낙청연도 망설이지 않고 정원으로 들어갔다.여인은 그녀에게 차 한 잔을 따라주더니, 말했다: “소저, 자주 오실 필요 없습니다. 저는 괜찮습니다.”“어머, 오늘 혼자 오신 겁니까? 아노는 따라오지 않았습니까?”여기까지 듣고, 낙청연은 깜짝 놀랐다. 그녀가 말한 소저는 낙월영이었다!낙월영이 왔었다. 게다가 자주 드나든다고?그녀는 아예 목소리를 위장하여 낙월영의 어투대로 말했다: “오늘 아노는 다른 임무가 있어, 따라오지 않았다.”하완은 약간 놀라 했지만,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군요! 소저, 그래도 조심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혹여라도 우리 집 그 사람이 일찍이 돌아와, 소저를 다치게 할까 봐 두렵습니다.”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했다. 하완 몸의 이 상처들은 역시 그녀의 부군이 한 짓이었다.다시는 손을 안 댄다고 재삼 보증했다고? 그러나 이런 남자의 덕행은 고칠 수 없다. 하완은 언젠가 맞아 죽을 것이다.“오늘은 너에게 한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어서 왔다.”하완이 웃으며 말했다: “소저, 말씀하세요.”“승상부의 큰 부인이 돌아가신 후, 그 당시 네가 혹시 벽해각의 린부설에게 서신 한 봉을 갖다 드린 적이 있느냐?”이 말을 들은 하완의 안색은 확연히 변했다.그러나 아무렇지도 않은
하완은 그녀가 월영의 언니라는 사실에 전혀 놀라지 않았다.낙청연은 실눈을 뜨고 생각했다. 보아하니 하완은 그녀가 들어오는 순간부터 그녀가 자신의 소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일부러 그녀에게 협조하는 척하며, 이곳에 온 목적을 알아보려는 것이었다.“낙청연?” 낙월영은 서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어떻게 여기까지 찾아온 것이냐?”낙청연은 콧방귀를 뀌더니, 말했다: “너도 이곳까지 찾아왔는데, 나라고 못 찾을 줄 알았느냐?”하완은 급히 낙월영에게 말했다: “큰 부인의 죽은 이유를 물어보러 왔습니다.”낙월영은 듣더니 화가 치밀어 올라 낙청연을 노려보며 말했다: “네가 감히 너의 어머니의 사인을 조사해? 천박한 너희 두 모녀는 죽어서도 몸을 묻을 곳이 없어야 한다!’“아노, 잡아라!”아노의 일장은 즉시 낙청연을 공격해왔다. 낙청연은 옆으로 몸을 피해, 손바닥을 뒤집더니 바로 일장을 날렸다.두 사람은 널찍한 정원으로 싸우러 나왔다. 지금 낙청연의 무공은 어쩌면 부진환의 상대가 아닐 수도, 최고 자객의 상대가 아닐 수도 있지만, 아노를 상대하기에는 이미 충분하다!예전에 아노의 손에서 고생했던 때를 생각하며, 낙청연은 결코 인정사정 봐주지 않았다.한바탕 격렬한 싸움 끝에, 낙청연은 몸을 날려 막 일어나려고 하는 아노의 등을 걷어차 버렸다.아노는 몇 발짝 앞으로 비틀거리더니 갑자기 담벼락에 머리를 들이박았다. 삽시에 온 얼굴에 선혈이 낭자했다.낙청연은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목을 눌렀다. 아노는 피범벅이 된 이마를 쳐들더니 매섭게 그녀를 노려보았다.낙청연은 서늘한 눈빛으로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생각지도 못했지, 풍수는 돌고 도는 것이다!”그녀는 아노의 머리를 잡아채더니, 호되게 담벼락에 처박았다.‘펑’하는 소리와 함게 아노의 이마에서 더욱 많은 피가 흘러내렸다. 온몸이 빙빙 돌아가 전혀 반항할 힘이 없었다.낙월영운 애간장을 태우며 급해서 소리쳤다: “멈춰라! 멈추라고!”그녀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지금은 아노마저 낙청연의 상
그는 이내 약사를 찾으러 갔다.그러나 도림을 벗어나기도 전에 초경은 앞에 길이 없는 것을 보고 발걸음을 멈추었다.그는 자리에 멈춰 서서 사방을 관찰하다 이곳이 미로라는 깨달았다. 그는 손바닥을 들었지만, 아무런 힘도 느껴지지 않았다.자세히 맡아보니, 바람 속에 복숭아 꽃향기와 옅은 약재의 향기가 섞여 있었다.독이 있다!뒤에서 여유로운 발소리와 묵계의 웃음 섞인 소리가 들려왔다.“왜 앞으로 가지 않습니까?”초경은 눈살을 찌푸리고 고개를 돌렸다. 지금의 묵계는 무서운 표정이 조금도 없었고 오히려 득의양양한 표정을 띠고 있었다.초경은 가슴이 떨려왔고 미간을 세게 찌푸렸다.“네가 바로 약사냐?”묵계가 입꼬리를 올리며 가볍게 웃었다.“먼 곳에서 나를 찾아왔는데, 약사라는 이름만 알고 계십니까? 제 이름도 모르는 것입니까?”“다들 저를 자릉약사라 부릅니다.”“이곳에 온 순간부터 알아차렸습니다. 비록 신분을 모르지만, 홀로 이곳에 온다는 건 분명 만만치 않은 상대겠지요. 그래서 도림에 손을 조금 썼습니다.”“도림에 들어선 후부터 이미 중독되었습니다. 이곳에 오래 있을수록 독은 더욱 세질 것입니다.”“그리고 이 독은 사족을 겨냥한 독입니다.”묵계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초경을 바라보았다.초경은 슬쩍 내공을 써봤지만, 사지가 무기력했다. 무언가가 갑자기 그의 경맥을 막은 것처럼 내공이 안정을 잃고 통제하기 어려웠다.그는 손을 움켜쥐고 불편함을 참으며 내색하지 않았다.“사족? 나를 무서워하지 않은 것이냐? 넌 대체 누구냐?”초경은 의아했다. 분명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녀는 이상할 것 없이 평범한 사람 같았다.묵계가 가볍게 웃자, 뒤에 환영이 나타났고 그녀의 꼬리가 보였다.하지만 재빨리 사라져 버려서 초경은 뱀 꼬리인지 아닌지를 똑똑히 보지 못했다.“공자, 우린 같습니다. 저를 죽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아주 사이좋게 지낼 수도 있습니다.”묵계는 흥미진진하게 초경을 훑어보았고 눈빛에는 탐욕의 빛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초경의 강한 수위를 탐내
정확한 위치를 얻고 초경은 바로 몸을 돌려 떠났다.동하국 사람들은 무서울 것 없으니, 먼저 약사를 해결해야 한다!바람이 불어오자마자 초경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바로 도림으로 도착했다.그가 도림에 나타나자, 불어온 바람이 꽃잎을 떨어뜨렸다.초경은 걸음을 옮겨 앞에 있는 정원을 향해 걸어갔다.그는 왠지 모르게 이곳에서 익숙한 기운을 느꼈다.뱀의 기운이다.초경은 눈살을 찌푸리고 정원을 살펴본 후 손을 들어 장풍으로 정원 문을 부쉈다.하지만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초경은 걸음을 옮기며 정원을 관찰하다 방에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 떠나려 했다.그 순간, 그의 시선은 벽에 걸려 있는 그림으로 향했다.뱀의 기운이다!그는 앞으로 걸어가 그림을 젖혔고 역시나 문 하나가 나타났다.그는 문을 열고 경계하며 안으로 들어갔다.구불구불한 형태의 아래로 향해 있는 계단으로 이루어진 암도였다.아래로 걸어가니 밀실이 보였다.그곳에는 뱀의 기운이 가득했다.구석진 곳에 바구니가 가득 쌓여 있는 것으로 보아 약사가 뱀을 잡아 약을 만들고 있는 것 같았다.그는 장풍으로 밀실 문을 열고 안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바로 상대를 죽이려 했다.하지만 상대에게 가까이 가자, 밧줄에 묶인 채 두려움에 가득 찬 눈으로 그를 보고 있는 여인을 발견했다.초경은 눈살을 찌푸리고 제때 공격을 멈추었다.그가 내뿜은 살기가 여자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움직였다.그녀는 깜짝 놀라 가슴을 쓸어내리며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초경이 그녀를 한 번 훑어보았다.“너는 누구냐? 약사는 어디 있느냐?”그녀는 일반 백성 차림에 묶여 있었다. 그녀의 옷은 더러웠고 머리카락도 헝클어져 있어 이곳에 갇힌 듯했다.“전... 묵계라 합니다.”여자는 무서워하는 듯 말을 더듬었다.“너한테 관심 없다. 약사는 어디에 있느냐?”“어디에 있는지 모릅니다. 약사는 보통 이 시진에 바다에 있습니다.”묵계가 얌전히 답했다.답을 들은 초경은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나려 했다.묵계는 깜짝 놀랐
“그럼, 동하국을 공격하려는 계획을 늦추려는 것이오? 그 여인을 상대로 우리는 이길 수 있을지 모를 일이오.”부진환이 사색에 잠긴 그때, 갑자기 옆에 누군가 걸어와 당당하게 말했다.“얼마나 대단한지 내가 한 번 만나보겠소.”걸어온 사람은 초경과 송천초였다.“방금 말한 그 사람이 정말 보통 사람의 실력을 뛰어넘었다면 나밖에 상대할 사람이 없을 것이오.”“불필요한 희생을 피하려면 나한테 지도를 주시오. 내가 만나보고 오겠소.”“그 여인을 해결한 후 다시 동하국을 공격해도 늦지 않았소.”그의 말을 듣고 부진환은 곰곰이 생각하다 지도를 건네주었다.“좋소. 가서 상황을 알아보고 상대의 실력을 파악하시오.”“어찌 됐든 동하국의 땅이니, 무슨 위험이 있을지 모르오. 꼭 조심하시오.”초경은 지도를 건네받았다.“좋소. 지금 바로 출발하겠소.”초경은 지도를 품에 넣으며 몸을 돌려 송천초를 바라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곧 돌아올 것이오.”송천초가 고개를 끄덕였다.“조심하십시오.”그리고 초경은 동하국으로 떠났다.그의 속도로 반나절도 걸리지 않아 바다에 있는 그 나라를 찾았다. 비교적 큰 섬을 찾으면 되는 일이니 어려운 것 없었다.바다에서 나타난 그를 보고 동하국 병사들은 깜짝 놀라 적의 기습이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다들 모여들어 해안가에 칼을 겨누었지만 가까이 온 사람이 초경 한 명인 것을 보고 외쳤다.“감히 이곳에 혼자 오다니!”“당장 생포하거라!”병사들이 그를 에워쌌지만, 초경이 소매를 휘두르자 다들 멀리 날아갔다.동하국 사람들은 깜짝 놀라 더 이상 그를 얕보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초경의 상대가 아니었다.압도적인 초경의 힘 앞에서 그들은 조금도 반항할 힘이 없었다.그렇게 초경은 동하국 왕궁까지 쳐들어갔다.아무도 그를 막을 수 없자, 누군가 다급히 소리쳤다.“약사를 부르거라! 어서 약사를 부르거라!”기세등등하게 쳐들어온 적을 보고 동하국은 대량의 병사를 보내 그가 궁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으려 헀다.동하국 왕은 이미
부소는 잠깐 멈칫했다.옥교는 슬픈 표정으로 눈물을 닦으며 방을 나섰다.부소는 미간을 찌푸리고 침대 위에 누워 있는 부원뢰를 보다 이불을 덮어 주고 방을 나갔다.방을 나가자마자 부소는 의원 일꾼에게 돈을 주며 술과 음식을 준비하라 했다.옥교는 이해하지 못했다.“어찌 정말...”부소는 난감한 듯 입을 열었다.“아마도 괜찮을 것이오.”“폐부를 다쳐 약으로 치료도 못 하는 상황에 어찌 기운이 가득한 말투로 말한다는 말이오?”“의원에게 물어야겠소.”옥교는 깜짝 놀라 그의 뒤를 따랐다.부소는 의원을 찾아 다시 물으려 했지만, 의원은 그의 눈빛을 피하며 핑계를 쓰고 그를 피하려 했다.그럴수록 부소는 의원을 보내지 않았다.결국 의원이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말했다.“아버님이 그렇게 말하라 협박했소. 내가 허락하지 않으면, 귀신을 풀어서 나를 잡아먹겠다고 했소.”“정말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했네.”“그는 내상을 입었지만 치명적이진 않아 약을 먹고 한 달 정도 조리하면 완쾌할 수 있소.”그 말을 듣고 옥교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눈물을 닦기도 전에 다급히 물었다.“정말입니까? 괜찮으신 겁니까?”의원이 고개를 끄덕였다.“사실이오!”“이번에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았네.”부소는 그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리고 화가 치밀어 오른 표정을 지었다.“이 늙은이가 감히 나를 놀리다니!”부소는 화가 치밀어 올라 뒷마당으로 걸어갔다. 옥교는 그가 부원뢰를 찾아가 싸울까 봐 얼른 그를 붙잡고 설득했다.“아버님을 푹 쉬게 하시오. 몸이 괜찮은 것도 좋은 일 아니오? 괜히 놀란 일이니, 걱정하지 마시오!”부소는 여전히 화가 났다.“누가 이렇게 자신을 저주하는 것이오?”비록 말은 그렇게 내뱉었지만 적어도 아버지가 살아 계시니, 부소도 마음이 조금 놓였다.“참, 동하국의 위치를 탐사한 대오의 사상자가 심각한 터라 돌보러 가겠소. 아버지를 잘 챙겨주시오.”옥교가 고개를 끄덕였다.“좋소. 어서 가보시오. 아버님은 내가 돌보겠소.”-부소는 바로 막사로
부소는 깜짝 놀라 다급히 부원뢰를 업으려 했다.“아버지를 데리고 도성에 가서 의술이 더 뛰어난 의원을 찾겠습니다!”“분명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부원뢰는 부소의 손을 잡아당겼다.“콜록... 내 몸은 내가 잘 알고 있다. 난 시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사람은 결국 죽을 테니, 그렇게 걱정하지 말거라.”부원뢰는 힘없이 말하며 그를 위로하려 억지 미소를 지으며 부소의 손등을 두드렸다.“어떻게 이럴 수가...”부소는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부원뢰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나도 생각지 못했다.”“네가 장가를 가고 아이를 낳는 것도 보지 못했는데, 아쉬움을 품고 가야 할 것 같구나.”말을 마치고 그는 옆에서 눈시울을 붉히고 있는 옥교를 보며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아가씨, 하나만 묻겠네. 부소가 마음에 드느냐?”옥교는 멈칫하다 저도 몰래 고개를 돌려 부소를 바라보았다.부원뢰가 말했다.“너에게 물은 것이니, 부소를 보지 말거라.”“내가 곧 죽는다고 해서 듣기 좋은 말로 위로하려 하지 말거라. 난 그저 사실을 듣고 싶을 뿐이다.”옥교는 조금 쑥스러웠지만 그래도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부원뢰는 그녀의 손을 잡고 품에서 피로 물든 옥팔찌 하나를 꺼내 꼼꼼히 닦은 후 옥교에게 건네주었다.“이 팔찌는 부소 어머니의 혼수다. 이번에 이곳으로 온 것도 부소 어머니의 임무를 받고 온 것이다. 네가 참 마음에 드는구나. 앞으로 두 사람이 함께 있든 아니든 이 팔찌를 받기를 바란다.”“내 소원을 들어준다고 생각하거라. 그렇지 않으면 죽어서도 부소 어머니의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것이 한이 될 것이다.”옥교는 그 말을 듣고 놀라기도 했고 난처하기도 했다.그녀는 부소의 마음도 모르는데 어떻게 며느리의 신분을 의미하는 받을 수 있겠는가.게다가 이 옥팔찌는 너무도 귀하다.부소도 그녀가 난처한 것을 알고 말했다.“그냥 받으시오.”옥교는 그제야 팔찌를 받았다.그녀는 나중에 부소에게 돌려주기로 생각했다. 그녀는 부소가 아버지의 아쉬움을 달래
눈시울을 붉히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송천초의 모습을 보며 초경은 마음이 아프면서도 못내 기뻤다.그는 참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뽀뽀했다.그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가치가 있다고 하면 가치가 있는 것이오!”초경은 별처럼 반짝이는 눈동자로 그녀를 부드럽게 바라보았다. 그의 확고한 눈빛에 송천초는 저도 몰래 팔을 들어 그의 목을 휘감고 더욱 적극적인 대답을 했다....송천초는 날이 밝자마자 깨어났다.그녀는 옆에 누워 있는 초경을 보고 참지 못하고 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그에게서 시선을 돌리려 하지 않았다.“뭘 그렇게 보는 것이오? 그렇게 좋소?”갑자기 눈을 뜬 초경이 입꼬리를 올렸다.“깨어나셨습니까?”“본디 잠이 많지 않소.”초경은 말하면서 얼굴을 쓰다듬고 있던 송천초의 손을 잡고 잡아당겼다.“왜 그러시오? 아침부터 왜 그리 걱정이 많은 것이오?”“다음 생에 당신처럼 잘해 주는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없을 것 같습니다.”송천초는 그의 손을 꼭 잡고 진지하게 그를 바라보았다.“다음 생에 꼭 일찍 저를 찾아오십시오.”“다음 생이 지나도 마찬가지입니다.”초경은 그녀의 말에 웃음을 터트리고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좋소. 다음 생에도 앞으로도 꼭 일찍 찾아 지켜줄 것이오.”“평생 지켜줄 것이오.”그 말을 듣고 송천초가 진지하게 말했다.“그럼, 수명도 아껴야지 않겠습니까? 수명이 줄면 어찌 저를 평생 지켜줄 수 있습니까?”초경은 멈칫하다 마음이 따뜻해져 그녀를 꼭 안았다.“좋소. 자네의 말을 듣고 소중히 아끼겠소.”“하지만 동하국을 없애는 일은 이미 부진환에게 승낙했으니, 약속을 어길 순 없지 않소?”“걱정하지 마시오. 이 일은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오.”“앞으로 뭐든 자네의 말을 듣고 수명을 소중히 여기며 평생 당신을 지켜줄 것이오.”송천초도 그를 꼭 껴안았다.“좋습니다.”-며칠 후, 이한도 쪽에서 고강해를 미끼로 삼아 그를 구하려는 사람을 몇 명 잡았다.심문하자, 그들은 모두 왕자를 구하러
막사로 돌아간 후 부진환은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그는 고강해를 미끼로 삼으려고 이한도로 데려갔다.그리고 동하국에 소식을 전해 투항을 권했다.3일도 지나지 않아 동하국 선박이 이한도 부근에 와서 고강해가 정말 이한도에 있는지 알아보려 했다.그와 동시에 송천초와 초경도 청주를 찾아왔다.부진환은 소식을 듣고 직접 맞이하러 가서 열정적으로 접대했다.세 사람은 정원에 술과 안주를 준비했다.부진환은 술을 따르고 말했다.“여제께서 두 사람이 올 것이라 편지를 보냈는데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소. 왜 며칠 더 놀다 오지 않은 것이오?”송천초가 눈썹을 치켜올렸다.“이젠 여제라 부르는 것입니까? 괜히 낯설어 보이십니다.”부진환은 멈칫하다 웃으며 답했다.“보는 눈도 많은데 마음대로 여제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예의가 아니지 않소. 이미 여제라 부르는 것이 익숙하오.”“하긴 여국의 부 태사시니, 여제께 무례를 범하며 안 되시지요. 이렇게 빨리 여국으로 오실 줄 몰랐습니다. 부 태사 같은 분은 정말 흔치 않습니다.”“자, 제가 한 잔 드리지요!”송천초는 술잔을 들고 단숨에 다 마셨고 부진환도 잔을 들어 술을 마셨다.두 사람은 전쟁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지만, 초경이 마음이 급한 듯 먼저 입을 열었다.“동하국과의 전쟁은 어떻게 되었소?”“동하국 위치는 알아낸 것이오? 내가 가서 그들을 죽일 것이오.”“절대 늦어서는 안 되오.”부진환은 살짝 당황했다.“그리 조급해하는 것이오?”초경은 천천히 음식을 먹으며 물었다.“빨리 없애는 것이 좋지 않소?”“일찍 끝내야 천초가 매일 같이 걱정을 하지 않을 것이오.”부진환이 웃으며 답했다.“동하국의 위치는 이미 사람을 보내 알아보고 있소. 아마 곧 소식이 있을 것이오.”“하지만 자네는 이제 보통 사람이 아니오. 나라 사이의 전쟁에 끼어들면 수위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소?”사실 이 일은 초경이 나설 일이 아니다.평소 송천초를 지키기 위해 사람을 몇 명 죽이는 것은 괜찮지만, 나라 사이의 전쟁은 결코
고강해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소. 그들이 원하는 것은 열쇠요.”“하지만 다들 열쇠가 가짜라는 것을 모르고 있소.”부진환은 곰곰이 생각하다 또 좋은 계획이 떠올랐다.그가 물었다.“당신을 대신한 형제들과 고옥서 남매를 제외하고 몇 명의 성인 형제자매가 있는 것이오?”고강해는 생각하다 답했다.“아홉 명이 더 있소.”이 숫자에 부진환은 살짝 놀랐다.동하국 왕의 자식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아홉 명 전부 동하국에 있는 것이오? 왜 나타나지 않는 것이오?”고강해가 답했다.“우리는 서로 싸우는 사이라 아무도 서로 굴복하고 지휘받는 것을 원하지 않소.”“그래서 따로 병사를 통솔하고 있소. 그래야 공로를 세워도 다른 사람과 나눌 필요가 없소.”“내가 잡히자, 고옥서가 오지 않았는가?”부진환은 그 말을 듣고 가볍게 웃었다.“그렇게 서로 싸우면서 뿔뿔이 흩어져 어찌 여국을 상대하려는 것이오?”고강해가 말했다.“우리에게는 약사가 있소. 그녀가 얼마나 대단한지 자네는 모르오.”“여국의 풍수사가 강하다고 하지만, 그녀의 손가락 하나에도 비길 수 없소.”그 말을 듣고 부진환이 물었다.“전쟁을 오랫동안 했는데, 그 대단하다는 약사는 왜 아직도 나타나지 않는 것이오?”“정말 궁지에 몰리지 않은 이상 약사는 동하국을 떠나지 않을 것이오.”“약사는 스무살에 동하국으로 왔고 이미 3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소. 하지만 약사는 아직도 스무살 때의 얼굴을 유지하고 있소. 어찌 비긴다는 말이오?”“약사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여국을 평정할 수 있소.”비록 부진환은 이런 허풍을 믿지 않지만 그렇다고 섣불리 적을 얕볼 순 없다.“약사가 그렇게 대단하면 어찌 이렇게 많은 동하국 사람의 희생이 필요하오? 어차피 약사는 동하국 사람이 아니니, 동하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지 않을 것이오.”부진환이 단번에 중점을 꼬집어 말하자 고강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부진환이 말을 이었다.“게다가 당신이 잡혀도 아무도 구하지 않을 것이오.”“형제자매들은 자네가 죽기를
“왜 계속 당신을 남겨두었는지 알고 있소?”부진환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고강해는 고개를 떨구고 힘없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동하국 왕자이기 때문에 남겨 두면 반드시 쓸모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소.”“하지만 동하국 사람이 당신을 죽이려 할 줄은 생각지 못했소.”고강해는 그 말을 듣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것이오?”“자네는 이젠 아무런 가치가 없소.”고강해는 자신의 처지를 비웃듯 입꼬리를 올리고 답했다.“사실 난 잡힌 순간부터 아무런 가치도 없었소.”“동하국에는 황자가 많으니, 나 하나 없다고 문제 될 것 없소.”“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나를 죽이려 할 줄은 몰랐소. 도망가는 와중에도 나를 쏘려고 했소.”“하지만 우리는 형제 사이의 정이 없었소. 그저 경쟁과 싸움뿐이었소.”부진환은 그가 많은 말을 하자, 계속 물었다.“그저 싸우는 사이라면 어찌 자네를 그렇게 미워하는 것이오? 구하지 않는 것도 망정이지, 왜 죽이려 하는 것이오?”고강해가 답했다.“그들은 나한테서 무언가를 얻으려 하오.”“만약 그것을 얻는다면 새로운 왕자가 될 수 있소.”부진환은 그에게 시선을 돌렸다. 고옥서가 고옥언을 구할 때, 그는 옆 방에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고 고강해 시체에서 뭔가를 갖고 가겠다는 것을 들었다.“그게 무엇이오?”고강해는 대답하지 않고 느릿느릿 말을 이었다.“우리 동하국에는 존경받는 약사가 있소.”“하지만 과거 그녀는 동하국의 제압을 받던 일반 의원이었소. 독을 만들 줄 알기에 우리의 핍박을 받고 독을 만들었소.”“그녀는 여국인이지만 진법으로 인해 밖으로 나와 다시는 돌아가지 못했소. 그렇게 떠돌다 그녀는 동하국으로 왔고 늘 여국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소.”“그녀의 계획은 줄곧 실패했고 그녀는 마지막으로 홀로 바다에 갔소. 그날 그녀는 파도 때문에 배가 뒤집혔지만, 마침 바다 밑에서 보물을 발견했소.”“오래된 침몰선이 해저에서 거대한 궁전이 된 듯한 모습이었고, 그녀는 그 안에서 많은 보물을 얻었고 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