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오후가 되자, 청루의 손님은 태반이 줄었다.청루에 춤을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새로운 것을 원한다.만약 사람들에게 새로운 것을 보여주지 못하고, 눈이 번쩍 뜨이게 못 한다면, 신선함이 사라지면 볼거리가 없게 된다.--이른 아침, 잠에서 깨어난 낙월영은 자신이 승상부에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몹시 놀란다. 그녀는 즉시 짐을 정리하여 섭정왕부로 돌아가려고 했다.그러나 오늘 섭정왕부의 이 거리에 도착하니, 사람들은 그녀에게 손가락질했다.“저기 좀 보세요. 승상부의 그 분이 아닙니까? 수치도 모르고 뻔뻔스럽게 또 찾아오다니!”“그러니까요. 시집도 안 간 처녀가 매일 남자 집에 드나들다니! 정말 부끄러운 줄 모르네요.”지나가던 두 아주머니가 손가락질하며 의론하고 있었다.그 담화는 아주 똑똑하게 낙월영의 귀에 들어갔다. 그녀의 안색은 삽시간에 새빨갛게 되었다.부끄럽기 그지없었다.“무슨 낯으로 또 왔대요?”“서녀가 어찌 적녀를 저렇게 괴롭힐까요? 정말 체면이 서지 않네요.”“예쁘장하게 생긴 게 얼굴값을 못하네요. 정말 염치를 모르네요.”이 말들은 낙월영의 귀에 들어가 마치 날카로운 칼날처럼 그녀의 몸을 마구 찔렀으며, 그녀는 찔려서 피투성이가 된 것 같았다.염치를 모른다.부끄러운 줄 모른다.수치를 모른다.이 단어들은, 예전에 모두 낙청연을 말하는 데 쓰이지 않았는가?그녀는 이런 말을 너무 많이 들었다.이번에 처음으로, 이런 말들이 그녀의 몸에 떨어졌다.그녀는 몸을 돌려 고개를 숙이고,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걸어갔다. 마치 뜨거운 땅을 밟은 듯이 점점 더 빨리 걸었다.즉시 그 거리에서 벗어났다.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하룻밤 사이에 왜 이렇게 된 거야?하지만 그녀는 왕야를 찾아 약을 구해야 했다!생각하더니, 낙월영은 어쩔 수 없이 시내에 있는 의관 약포에 가서 운을 기대하기로 했다.백 년 영삼은 특정한 시기에 찾을 수 있다. 지금은 어느 집에 재고가 있기를 기대하며 운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여러 집을
초향각을 떠난 날, 낙청연은 새 저택으로 가서 린부설을 도와 방을 정리하고, 그녀의 취향대로 물건을 배치했다.린부설도 그녀에게 그녀 어머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너의 어머니는, 보통 대갓집 규수들과 달리, 책 읽기를 싫어했고, 글쓰기도 싫어했으며, 금기 서화도 싫어했다. 가장 좋아하는 것은, 바로 내 춤을 구경하는 것이였지.”“이 세상에서 내가 춤추는 것을 본 사람은 정말 많다. 청루 같은 곳에서 수많은 남자들이 나를 위해 몸값을 지불해주겠다고 했다. 그들은 내가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곳에서 춤을 춘다고 생각했거든.”“오직 너의 어머니만 내가 춤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그곳이 청루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광명정대하기만 하다면 그곳에 있고 싶어 했고, 다른 곳은 가지 않았다.”“나는 너의 어머니를 나의 지기로 생각했다.”“그러나 그녀는 승상 부인이었기에, 청루같은 곳에 자주 올 수 없었다. 그래서 가끔 개인적으로 만나거나, 혹은 어떤 연회에서 만나야 했거든.”“그녀는 나의 춤을 보기 위해, 그녀가 좋아하지 않은 연회에 참석하곤 했다.”“나는 또 그녀를 위해 내가 싫어하는 사람의 집에 가서 춤을 추기도 했다.”린부설이 말한 내용은 낙청연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하지만 그녀에게 와닿았다.그녀 인상속의 사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그녀는 엄격했고, 함부로 웃거나 말하지 않았으며, 과감하고 악독했다. 또 적을 대할 때는 인정사정 봐주지 않았으며, 빈틈없이 행동했다.사람들은 모두 낙영의 모든 부드러움은 그녀의 제자인 낙요에게 줬다고 말했다.하지만 지금 그녀가 보기에 사부는 더 많은 부드러움을 천궐국에 남겨놓았다.사부는 여국을 떠난 후에야, 진정한 자신을 찾은 것이 아닐까?그녀는 린부설의 이야기에서 사부의 새로운 면을 알게 되었다.그 이후 며칠 동안, 그녀는 평소대로 초향각에 갔다. 린부설의 춤은 마치 끝이 없는 것 같았다.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사람의 눈을 즐겁게 했다.그는 확실히 춤을 깊이 사랑하고 있
이곳은 제일 끝에 있는 마지막 방이다! 누가 여기까지 왔을까?그녀는 신속하게 옷을 갈아입고 가면을 썼다.갑자기 방문이 열렸다.뜻밖에 배가 불룩하게 나온 남자가 들어와, 낙청연을 보더니, 눈을 번쩍 뜨더니, 군침을 질질 흘리며 손바닥을 비비면서 말했다: “부설 낭자, 오래 기다렸지?”낙청연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서더니 말했다: “너 누구야?”“내 성은 이 씨다. 나는 부설 낭자의 첫 번째 남자가 될 것이야, 부설 낭자가 아프지 않게 살살 해주마!”남자는 빠른 걸음으로 낙청연을 향해 달려들었다.낙청연의 눈빛은 차가워지더니, 바로 발로 걷어차 버렸다.낙청연은 그를 발로 차서 땅바닥에 날려버렸다.남자는 고통스럽게 소리치더니, 고개를 들고 그녀를 가리키며 분노하여 말했다: “나는 1만 냥 은자를 지불하여 너를 샀다! 오늘 밤 너는 내 사람이다!”낙청연은 미간이 쭈그러들었다.이건 틀림없이 여도의 짓이다!“꺼지거라.” 낙청연은 큰 소리로 욕을 퍼붓더니, 바로 문을 박차고 나갔다.그러나 문을 열자……한 무리의 남자들이 이곳에 와 있었다. 복도는 물 샐 틈도 없었다.낙청연은 여도를 보았다. 여도는 득의양양해서 웃고 있었다.“나는 너의 초향각과 어떠한 계약도 맺지 않았다. 너희들은 나의 자유를 제한할 권리가 없다!” 낙청연은 차갑게 말했다.“부설 낭자, 보아하니 정말 우리 업계의 규칙을 잘 모르는 것 같네! 무슨 계약이 필요하겠느냐?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면 자연스럽게 청루의 사람이 되는데 말이다.”“그땐 너를 내쫓아도 남아있겠다고 나한테 빌 것이다. 필경 남환여애(男歡女愛)의 맛을 봤으니, 이곳에서 나가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여도는 차갑게 웃었다. 그 어투를 들은 낙청연은 더없이 역겨웠다.“너희들, 어찌 이렇게 뻔뻔한 것이냐? 내가 관직에 알릴까 두렵지 않으냐? 감히 광명정대하게 양갓집 규수(良家婦女)를 납치하느냐?” 낙청연의 어투는 차가웠다.그때, 군중들 끝에서 어떤 그림자가 나타났다.옷차림이 단정하고 화려했다, 비록 몸에 약간 풍진(風
2층.한 무리의 싸움꾼들이 에워싸더니, 낙청연을 눌러 잡으려고 했다.낙청연은 빠른 눈치와 예리한 몸놀림으로 적의 공격을 피했다. 그녀는 신속하게 피하는 동시에, 상대방의 약점을 맹렬하게 공격했다.그녀는 방문에서부터 끝까지 싸워서 나갔다.그러나 뒤에서 남자들이 끊임없이 튀어나왔다. 초향각의 싸움꾼들은 모두 무술을 익힌 사람들이어서, 힘이 무척 강했다.낙청연은 민첩한 몸놀림으로 공격을 피하면서, 억지로 맞서지 않았다. 그녀는 줄곧 밖을 향해 돌진했다.린부설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그녀를 응원했다: “소 신산, 아슬아슬하네!”“뒤를 조심해!”“빨리, 빨리, 거의 뚫고 나갈 것 같네!”낙청연의 안색은 몹시 어두웠다. 그녀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대응하며, 줄곧 밖으로 뚫고 나갔다.사람은 정말 너무 많았다. 양쪽에서 협공하자, 낙청연은 어쩔 수 없이 노선을 바꾸어, 어떤 방에 뛰어 들어갔다.“아!” 방안의 낭자는 마침 행우였다. 그녀는 겁에 질려 얼굴이 창백해졌다.낙청연은 아예 그녀의 손목을 잡더니 말했다: “행우 낭자, 나와 함께 가자!”행우는 깜짝 놀라더니, 잠깐 망설이었다.그러나 그녀가 미처 대답도 하기 전에 밖에 있던 싸움꾼들이 쳐들어왔다. 낙청연은 그녀를 끌고 함께 달릴 수밖에 없었다.바로 창문을 열더니, 그녀의 어깨를 잡고 바로 한발로 밟고 올라가, 창문 밖으로 날아갔다.행우는 놀라서 비명을 지르며, 그녀의 허리를 꽉 껴안았다.원래 떠들썩한 초향각 안에는 싸우는 소리에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하지만 이 비명과 하늘에서 내려오는 모습은 순간 모든 사람의 시선을 끌었다.“부설 낭자다!”“부설 낭자가 드디어 춤을 추는 것입니까?”부경한과 부진환 두 사람은 이곳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이 장면을 목격하였다. 눈보다 더 흰 옷을 입은 여인이 하늘에서 사뿐히 내려왔다.그녀는 온몸에 선기가 가득했다.“우와, 이 부설 낭자는 과연 명불허전이구나! 셋째 형, 이곳에 오길 잘하지 않았소!”부경한은 아주 재미있게 구경했다.부진
이 말을 들은 부경한은 깜짝 놀라 물었다: “셋째 형, 어디 가는 것이오?”낙청연은 행우를 데리고 초향각을 빠져나왔다.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오자 당황한 그녀는 뒤를 돌아보았다.그리고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고 말았다.부진환은 왜 따라온 것인가?세상에!부진환에게 정체를 들키면 끝장이다!낙청연은 행우를 데리고 같이 달렸다. 앞에 멈춰있는 마차가 보이자 바로 올라탔고, 낙청연은 앞에 있는 말에 탔다.그러나 부진환은 날렵한 경공으로 따라와 낙청연 옆에 앉았다.그리고는 입을 열었다: “안으로 가시오.”낙청연은 바짝 긴장했다. 부진환은 대체 뭘 하려는 걸까?그러나 뒤따라오는 병사들의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자 낙청연은 어쩔 수 없이 마차 안으로 몸을 피했다.마차 안에 있는 행우는 너무 무서워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았다. 행우는 낙청연의 손을 꽉 잡으며 말했다: “저를 데리고 오는 게 아니었습니다. 제가 도망쳐봤자 어디로 도망치겠습니까?”“걱정 말거라, 내가 잘 처리해줄 테니.”초향각 앞, 부경한은 부진환이 마차를 끌고 부설 낭자와 함께 도망친 것을 보자 서운한 기색을 드러냈다.“혼자 미인을 구해 영웅 행세를 하겠다는 것이냐? 흥미가 없다더니 아주 그냥 차고 넘치는구먼!”“참, 사내들이란!”부경한은 콧방귀를 뀌고 초향각 안으로 들어갔다.이제는 관여하는 사람이 없으니 실컷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말이다.부진환은 말을 타고 뱅뱅 돌았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병사들은 모두 뒤처지고 말았다.그렇게 어느 조용한 골목에 와서야 부진환은 말에서 내렸다.그리고는 문발을 들어 올려 마차 안의 사람을 바라보았다.“낭자, 우리 어디서 만났던 적이 있는 것 같소.”낙청연은 조마조마한 마음을 부여잡고 얇은 목소리로 차갑게 답했다: “공자, 똑같은 말을 몇 명한테 하시는 건지요?”“이런 말은 여인한테 먹히지 않습니다.”부진환은 미간을 찌푸린 채 눈앞의 여인을 바라보았다. 누구를 닮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낯이 익은 건 확실했다!“공자, 도와주셔서
린부설은 아직도 충격에 휩싸인 채 낙청연의 질문에 답했다: “제 옆에 있던 계집종, 려향(荔香)입니다.”“아직 살아있었다니, 죽지 않았다니!”“그날 나랑 같은 행렬에 있었는데 살아있을 리가…”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깜짝 놀라 물었다: “그러니까 사고가 있던 날, 같이 갔던 사람이란 말입니까?”“그래.”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같은 대오지만 간신히 살아남았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닌 것 같았다. 사고가 터지고 나 쭉 절벽 아래에 갇혀있었다. 한참을 찾아서야 발견했지만, 그때 벽해각은 이미 저택으로 되었고.”“그리고 여기에는 이 원외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다들 벽해각 사람들은 한 명도 남지 않았다고 했고.”“근데 려향은 왜 살아있는 걸까?”린부설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 사건은, 절대로 간단하지 않다!낙청연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 “저쪽 길에 있는 범 삼촌(範大叔)을 기억하십니까? 그때 추종자 중 한 명이었으니 사고가 나고 소식을 알아봤을 겁니다. 그러니 아는 것도 많겠지요.”“가서 여쭤봅시다.”린부설이 답했다: “그래.”그렇게 낙청연은 행우를 객잔에 두고 곧바로 떠났다.낙청연은 린부설을 데리고 상장 가게에 들어갔다. 범 삼촌은 서늘한 바람이 가게의 등롱과 종이 인형을 흔들자 이상함을 느꼈다.그러나 저 신산임을 확인하자 범 삼촌은 바로 경계를 풀었다.“저 공자, 오셨습니까.”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은자 몇 푼을 꺼냈다: “저택 배치에 아주 신경을 쓰셨더군요. 수고많으셨습니다.”범 삼촌은 예를 차리며 거절했다: “주신 돈으로도 충분합니다.”“요 며칠 밤이 돼도 저택은 조용하더군요. 몇 번이나 가봤지만 춤추고 노래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이 말을 하며 범 삼촌의 눈빛에는 서운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소리가 없으니 안전한 것이지만, 노랫소리를 다시는 들을 수 없으리라 생각하니 서운한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낙청연도 알고 있었다. 범 삼촌이
낙청연은 깜짝 놀랐다.적지도 많지도 않은 52구의 시체…하지만 려향은 아직 살아있다!그러니 려향은 자신이 살아있다는 소식을 숨긴 것이다. 려향은 죽지 않았다!몇 년이나 지난 지금, 마침내 살길이 보였다.그럼 그때 그 사고도, 간단한 일이 아닌 것이다!“저 공자, 근데 갑자기 왜 이런 걸 묻는 겁니까?” 범 삼촌은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혹시 그때 린부설의 죽음이…”범 삼촌도 의심하기 시작했다.낙청연은 범 삼촌까지 끌어들이고 싶지 않아 곧바로 답했다:“저를 찾아온 사람 중 한 명이 린부설을 알고 있더군요. 옆에 있던 계집종 려향까지 말입니다.”“그래서 알아본 겁니다.”범 삼촌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렇군요…”“늦었습니다,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낙청연은 곧바로 떠났다.객잔으로 돌아가는 길에, 낙청연은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려향이라는 자,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죽지 않았는데 다들 죽었다고 하니… 찔리는 게 없으면 왜 숨겼겠습니까?”린부설은 증오에 찬 말투로 답했다: “옳다!”“부설이라는 이름으로 초향각에서 춤을 췄는데, 정녕 닮았다고 생각하면 제자가 맞는지 확인부터 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 말도 없이 사람이 보내 죽이려고 한 건…”“뭔가 찔리는 게 있다는 뜻이다!”“신산, 괜히 복잡한 일에 끌어들이는 게 아닌지 걱정이 되네.”린부설은 무거운 어투로 답했다.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린 채 물었다: “당신의 죽음도, 누군가의 계획일 거라는 의심이 들지 않습니까?”“제가 엮이는 게 걱정이 된다니, 진실을 찾아내 복수하고 싶지 않으십니까?”린부설도 어찌 복수하고 싶지 않겠는가.“금방 죽었을 때는 증오에 가득 차 누군가의 계획이 아닌지도 의심했었다.”“근데 이 모습으로 어떻게 조사를 하겠느냐?"“그저 신산인데다 낙영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면 당연히 나도 도와달라 하고 싶구나.”“하지만 낙영의 딸 아니더냐. 이런 일에 엮이게 하고 싶지 않다.”낙영은 죽었고, 린부설도 죽었다. 낙청연 혼자 남은 세상인데, 이마
”행우, 너는 금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 부녀자가 어찌 이렇게 큰 청루를 열 수 있다는 말이냐? 혹시 배후에 다른 사람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낙청연은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소식을 알아보려고 했다.행우는 생각하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도 별로 아는 게 없습니다. 그저 금고도 설신무를 출 줄 안다는 것밖에 모릅니다. 하지만 그녀는 종래로 사람들 앞에서 춘 적이 없습니다. 그것도 여도가 사람들에게 자랑해서 알게 되었습니다.”“하지만 초향각 배후에 확실히 실력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자세한 건 저도 잘 모릅니다.”낙청연은 듣더니, 고개를 끄덕이었다.린부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설신무는 내가 가르쳤다. 하지만 그녀는 반밖에 배우지 못했다.”어쩐지……부설의 이름과 그리고 초향각에서 완벽하게 설신무를 췄기 때문에, 금고가 그녀를 죽일 마음을 갖게 된 것 같다.“보아하니 초향각은 돌아갈 수 없을 것 같구나! 계속 돈을 벌려면 장소를 바꿔야 할 것 같다!”낙청연은 말하더니, 또 행우에게 물었다: “경도에서 어떤 청루가 명성이 비교적 높은지 알고 있느냐?”행우는 난감해서 말했다: “명성이 높은 곳은 있지만, 이런 일이 또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고는 말할 수는 없습니다.”“저는 금고에 대해 별로 잘 알지 못하지만 듣기론 수단이 악랄하다고 합니다. 아마 장소를 바꿔도 그녀는 방법을 강구해 피해를 줄 것입니다.”낙청연은 듣고 나서, 매우 찬성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도리가 있구나!”“다른 사람 가게에 가면, 결국 또 그 사람들 마음대로 하는 것이다.”“만일 자신의 구역이라면……”낙청연의 말을 여기까지 듣던 린부설의 흥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스스로 청루를 차리고, 주인이 되고 싶은 것이냐?”마침 낙청연도 그럴 생각이었다!그리하여 행우에게 이 방면에 대해 물었다.행우는 생각하더니 말했다: “제가 림춘루(臨春樓)라는 곳을 알고 있긴 합니다! 요 몇 년 동안 초향각 때문에 망했습니다. 그 집 낭자들은 거의
“나는 더 이상 당신의 상대가 안 되오.”낙요는 고개를 돌려 바둑판을 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당신을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과 함께 바둑을 두며 답답함을 풀기 위해서요.”부진환은 바둑알을 하나하나 거두었다.낙요는 실눈을 뜨고 하늘을 바라보며 손을 뻗었다. 햇빛이 손가락 사이로 새어 나왔다.“그러고 보니, 나의 답답함을 풀 사람은 당신뿐이오.”“심시몽은 어의원의 심사를 통과하고 정식으로 어의원에 들어가게 되었소. 그리고 강소풍의 집안에서도 그들의 혼사를 승낙하여 두 사람은 곧 혼사를 올릴 것이오.”“갑자기 심면과 낙현책도 혼사를 올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소.”부진환이 웃으며 말했다.“일찍이 혼인할 나이가 되었지만, 아이들도 조급해하지 않는데 왜 그렇게 걱정하오?”낙요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여유롭게 말했다.“걱정하지 않소. 대소사를 모두 당신이 걱정하고 있지 않소? 초경의 수위가 있으니, 몇 년이 지나도록 용모가 변하지 않았소. ”“나 같으면 그렇게 걱정을 많이 했으니, 일찌감치 늙었을 것이오.”몇 년 동안 부진환은 그녀를 도와 적지 않은 조정의 일을 분담했다.그녀도 부진환의 동반에 습관이 되었다.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낙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진환을 바라보며 손바닥에 턱을 괴고 물었다.“이 나이가 되니, 아이를 낳지 않은 것을 후회하오?”“걸을 수 없을 정도로 늙었을 때, 다른 사람의 자식들이 단란히 모여있는 것을 부러워할 것이오? ”부진환은 손에 든 물건을 내려놓고 진지하게 그녀를 보며 대답했다.“후회하지 않소.”“사람은 너무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되오.”“게다가 당신은 여제요. 당신이 늙었다고 해도 누가 감히 푸대접하겠소?”“당신이 조용히 지내는 것이 좋다고 하면 난 당신과 함께 있을 것이오. 초경의 수위로 늦게 늙는다고 하지 않았소? 앞으로 당신이 늙으면 내가 당신을 부축하고 업고 다닐 것이오.”낙요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참 좋소.”이듬해 가을.심시몽은 강소풍과 혼사를 올렸고 어의원 5품
강소풍은 고개를 끄덕이다 다급히 고개를 저으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아니오. 그런 뜻이 아니오. 어머니께서는 마음에 들어 하셨소.”설명할수록 강소풍은 상황이 복잡해지는 것 같았다.심시몽은 어두운 표정을 지었지만, 여전히 그를 위로했다.“자네의 뜻을 알고 있소. 설명할 필요 없소.”“시몽... 미안하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 방법을 강구하여 어머니에게 자네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오. 분명 어머니도 자네를 받아들일 것이오. ”그 말에 심시몽은 살짝 놀라 의아한 듯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나와 헤어지려는 것이 아니었소?”심시몽은 강소풍이 특별히 그녀를 찾아와 이 일을 설명하는 것을 보고, 그녀와 연을 끊으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아니요. 그럴 리가 있소.”“나는 단지 이전의 약속을 지킬 수 없을 뿐이오. 이번 달 안에 혼담을 꺼낼 수 없을 텐데, 나를 기다려줄 수 있소?”“말재주가 좋지 않아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소. 어머니께서는 자네가 연약하고 힘없다고 생각하시오. 앞으로 내가 출정하면 자네가 홀로 집안을 지킬 텐데, 우리에게 좋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하시오. ”이 말을 듣고 심시몽은 대충 뜻을 알아차렸다.“어머니께서는 문무를 겸비한 며느리를 원하고, 자네와 함께 전쟁터에 나가서 떨어져 있지 않아도 되기를 원하시오.”“나는 비록 무공을 할 줄 모르지만, 그래도 해낼 수 있소.”고개를 들어 올린 심시몽의 눈빛은 밝았다..강소풍은 놀라기도 했고 기쁘기도 했다.“정말이오? 여전히 나와 함께 있고 싶소?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심시몽은 고개를 끄덕였다.“나를 위해 그렇게 많은 일을 했는데, 어찌 쉽게 포기할 수 있소? 자네가 포기하더라도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강가는 장군 집안이라 분명 우리 언니와 같은 여인을 좋아할 것이오. 난 비록 언니와 비길 수 없지만 그래도 노력할 것이오.”“여제께서 나에게 약옥을 주었소. 만약 순 의원과 의술을 배울 수 있다면 어의원에 들어갈 기회가 있소.”“성공
이 말을 듣고 심시몽은 약간 의아해했다.“공주는 저를 탓하지 않습니까...”“그분은 공주시다. 천하를 품고 있는데, 어찌 네가 범한 작은 잘못을 추궁할 리 있냐?”“지금 너의 변화를 보면 공주도 더 이상 너를 탓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차려야 할 예의는 없어서는 안 된다. 시간이 나면 공주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하거라.”심시몽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예. 내일 가겠습니다.”“저는 먼저 약옥을 넣고 의관에 가겠습니다.”심시몽은 기쁜 마음에 빠른 걸음으로 달려갔고, 의기양양한 분위기를 풍겼다. 조금도 방금의 의기소침함이 없었다.심면도 기뻤다.모두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것 같다.하지만 그와 동시에, 강소풍이 집에서 어머니와 싸우고 있었다.“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것이다! 너를 현학서원에 보내 양성하는 것도 앞으로 네가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니 너도 마땅히 너와 어울릴 만한 부인을 얻어야 한다. 너와 전장을 누비며 적을 죽이는 그런 사람 말이다.”“힘없이 연약하게 집안에서 서방이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그런 평범한 아가씨는 안 된다.”“이전에 그 심시몽을 위해 집안의 빙천영지를 훔쳤고, 심지어 벌을 받고도 물건이 어디로 갔는지 말하려 하지 않았다. 난 그때부터 심시몽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그런데 지금 그 아이와 혼사를 올리려는 것이냐?”“말도 안 된다!”강부인은 단호한 태도로 조금도 말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강소풍은 내키지 않는 듯 반박했다.“심시몽이 평범하다니요? 어떻게 평범하다는 말입니까? 심시몽은 그저 무공이 부족할 뿐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무예를 익혀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하물며 그녀의 언니는 이미 태자로 봉해졌습니다. 그러니 심시몽도 좋은 아가씨라는 것을 설명할 수 있지 않습니까?”강부인은 콧방귀를 뀌었다.“언니는 언니이고, 심시몽은 심시몽이다. 어찌 동일하게 논할 수 있겠냐?”“강가는 권세에 빌붙지 않고, 심시몽의 언니가 태자라는 것을 봐서 그녀를 맞이하려
“나중에 자네가 신의가 될지도 모르오.”심시몽이 웃으며 말했다.“자네의 좋은 말대로 되길 바라오.”모두 술을 마시며 음식을 먹고 있었다. 심면이 임계천에게 물었다.“자네는? 어디로 가고 싶소?”“나라에 보답할 수 있다면 어디든 좋소.”임계천이 담담하게 웃었다. 그는 특별히 가고 싶은 곳이 없었기에 그저 궁의 안배를 기다리고 있었다.다들 기분이 좋았고 투지가 넘치고 미래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 차 있었다.술을 너무 늦은 시각까지 마셔서 그들은 심가에서 묵었다.오전이 되자, 각 집안의 하인들이 부랴부랴 사람을 찾아왔다. 몇 사람은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되었지만, 여전히 집으로 끌려갔다.궁에서 명을 받았기 때문이다.강소풍은 금군 기사영 통령으로 봉해져 도성과 황궁의 안위를 지키게 되었다.임계천은 형부로 전근되었다.소우청과 봉함선은 수주의 군영 부장군으로 명을 받았다.소우청의 행처는 그의 아버지 소진오가 좋은 경험을 하기를 바라며 부탁한 것이다.낙요는 봉함선이 여인이기에 그녀를 그렇게 멀고 험한 곳으로 보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주동적으로 수주에 갈 것을 청구했다.봉함선이 말했다.“여국은 역대로 여 장군이 없었습니다. 저는 첫 번째 여장군이 되고 싶습니다.”“만약 힘들고 험한 곳이 아니라면 어찌 제가 포부를 발휘할 수 있겠습니까?”낙요는 그녀의 담력과 야심을 높이 사고 그녀의 청을 승낙했다.“나는 네가 여국의 첫 번째 여장군이 되기를 기대한다.”이들 외에 현학서원의 다른 학생들도 그들로 하여금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행선지를 얻었다.유독 심시몽에 대해, 낙요는 따로 안배를 해주지 않았다.백서가 걱정했다.“어찌 유독 심시몽만 얘기가 없으십니까? 심시몽이 알면 마음이 편치 않을 것입니다.”낙요가 웃었다.“아니다. 이미 심면을 시켜 심시몽에게 한가지 물건을 보냈다.”백서는 살짝 놀랐다.“일찍이 계획이 있으셨군요.”이때의 심시몽은 홀로 넋을 잃고 연못가에 앉아있었다. 그녀의 마음은 마치 흩날리는 낙엽처럼 어수
유생이 드디어 알아차렸다.“그랬구나. 내가 어찌 이걸 잊은 것이냐.”“난 정말 운이 좋은 것 같구나. 이렇게 운 좋게 제사장 자리를 주울 수 있으니.”심면이 답했다.“아닙니다. 전에 제가 청주 전쟁에서 조난했을 때, 제자들을 통솔해 적과 싸우지 않았습니까? 현책보다 능력이 훨씬 뛰어났습니다.”“사저가 소제사장이 되는 것이 가장 적합합니다.”이렇게 칭찬하는 것을 듣고 유생은 쑥스러워하며 낙현책을 힐긋 쳐다보았다.“네가 이렇게 말하면 낙현책이 기뻐하지 않을 것이다.”낙현책이 웃으며 답했다.“그녀가 말한 것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너는 나보다 대제사장이 더 잘 어울린다.”“나는 무학에서 너보다 좀 나을 뿐이다. 정말 대제사장이 되려면 너보다 잘할지 모를 일이다.”“다만 제사장 일족의 심사에는 이런 것이 없었다.”“하물며 나도 대제사장이 될 생각을 한 적이 없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단지 여제가 기뻐하기를 바랄 뿐이다.”이 말을 듣고 유생은 마음이 놓였다.“불쾌하지 않았다면 다행이구나. 권력과 지위 앞에서 네가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구나!”“한 잔 권하마!”유생이 술잔을 들었다.바로 이때, 갑자기 대문이 열렸고, 사람이 도착하기도 전에 먼저 목소리가 들렸다.“사람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는데, 왜 벌써 마시는 것이오?”“우리를 기다리지 않는다니, 의리가 없소!”몇 사람이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강소풍과 임계천이 술병을 들고 오는 것이 보였다.“오늘 밤 다들 왔구나!”“자, 심면과 유생을 위해 한 잔 하세!”모두 자리에 앉아서 잔을 들어 함께 마셨다.그렇게 한참 마시다 보니 술에 취한 강소풍이 흥분한 듯 입을 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심가에 겹경사가 닥칠 것이오.”모두 멍해졌다.강소풍은 낙현책과 심면을 바라보았다.“여제가 두 사람의 일을 인정했으니, 언제 혼사를 치르는 것이오?”심면은 갑자기 얼굴을 붉어지며 황급히 강소풍에게 술을 따라주었다.“술을 마셔도 자네의 입을 막지 못한 것이오?”
“저희가 어찌 가족입니까?”“50냥의 이득을 본 걸 후회한다면서요?”이 말이 나오자 다들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그들은 그제야 유생이 그날 밤 그들의 대화를 모두 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어쩐지 상자를 도둑맞았더라니.유룽은 체면을 깎으며 사과했다.“유생아, 우리는 한 가족이니 티격태격하는 것도 정상이다. 그러나 다들 나쁜 생각은 없다.”“이전의 일은 모두 나의 잘못이다. 이렇게 너희들에게 사과하마!”“오늘 저녁 집으로 돌아가자. 너를 위해 잘 경축해야지 않겠느냐!”둘째아버지와 셋째 아버지도 모두 따라서 사과했다.집안 재산을 나누겠다고 얘기한 그날 그들이 각박한 만큼 지금 아주 자상했다.“유생아, 집으로 가자. 지나간 일은 잊고, 우리 가족 다시 시작하는 게 어떠냐?”“그래. 가족이 함께 지내면 얼마나 시끌벅적하냐? 따로 이곳에서 지내면 쓸쓸하지 않으냐?”“우리 집에 좋은 술도 두 병 간직하고 있는데, 유생을 축하하러 오늘 꺼내마!”유생은 표정을 바꾸지 않고 차분하고 차갑게 말했다.“다들 시간 낭비하지 마십시오.”“집안 재산을 나누고 연을 끊었는데, 어찌 번복할 사람이 있겠습니까?”“잘살든 못살든 더 이상 유가와 관계가 없습니다.”“다들 가시지요. 굳이 우리 집 앞에서 매달리려 한다면, 관아에 신고할 것입니다.”말을 마치고 유생은 방안으로 돌아와 차갑게 문을 닫았다.문밖의 사람들은 후회에 휩싸였다.게다가 둘째는 첫째를 원망하기 시작했다.“형님 탓입니다. 제사장 자리가 발표되기도 전에 넷째네를 쫓아내더니, 지금은 어떻게 하려는 것입니까?”셋째도 불평했다.“유생은 앞으로 대제사장이 될 것이오. 앞으로 유생 덕을 보긴커녕 이렇게 소란을 피웠으니, 앞으로 우리를 난처하게 할 수도 있소...”유롱은 짜증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어찌 또 내 잘못이 되었냐?”“애초에 심사 결과가 나오자, 다들 하나하나 달려와서 유생네가 끝났다고, 그들 일가를 헛되이 잘해줬다고 하지 않았냐? 너희들이 모두 동의했기 때문에 넷째 일가를 쫓아낸 것이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매우 놀랐다.유가 사촌들은 냉기를 한 모금 들이마셨다.유생도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왜 제가...”왜 낙현책이 아닌가?장 총관이 웃으며 말했다.“어서 명을 받으시지요. 소제사장”유생은 정신을 차리고 마음속으로 미친 듯이 기뻐하며 얼른 명을 받고 고마움을 전했다.장 총관은 자리에 있던 병사들을 힐긋 보고 유생에게 친절하게 물었다.“소제사장,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제가 처리할 필요가 있습니까?”유생은 웃으며 말했다.“필요 없습니다. 고맙습니다!”“어찌 사양하십니까? 제가 필요한 곳이 없다면, 이만 궁으로 돌아가 명을 전해야 합니다.”“예. 바래다 드리겠습니다.”유생은 장 총관을 골목 밖까지 배웅했다. 장 총관이 의미심장하게 일깨워주었다.“아가씨는 아직 소제사장의 권력을 모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도성에서 제사장의 권력은 여제와 대제사장에 버금갑니다.”“태자와 동등한 권력입니다.”“이런 사소한 일은 직접 처리할 필요도 없으니, 제게 한마디만 분부하면 됩니다.”유생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일깨워 줘서 고맙습니다.”“오늘 여제께서 태자도 정하셨습니까? 심면입니까?”장 총관은 고개를 끄덕였다.“예. 심가에 뜻을 전하고 왔습니다.”장 총관을 떠나보내고 유생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선택받을 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분명히 낙현책한테 졌기 때문이다.심면도 태자로 봉해져서 참 좋았다.오늘 밤 심면을 찾아 축하하려면,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문밖으로 돌아갔다.병사들은 즉시 공손한 태도를 바꾸어 그녀에게 예를 올렸다.“소제사장, 오늘 분명 오해일 것입니다. 저희는 먼저 떠나겠습니다.”유생이 차가운 소리로 호통을 쳤다.“멈추거라!”그들은 뻣뻣하게 자리에 서서 고개를 숙이고 땀을 뻘뻘 흘렸다.제사장의 말 한마디에 그들은 직무를 잃을 수도 있다.“수사를 더 해야 하는 거 아니오? 안 하시오?”“저희가 감히 소제사장의 집을 수색할 용기가 어디 있겠습니까? 오
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였다.“나도 궁을 나가려던 참이다. 함께 가자.”유생은 단번에 알아차렸다.“심면을 찾으러 가는 것이냐?”“심사 결과가 나온 후, 심면을 만나지 못했구나.”“심면도 무슨 일이 생긴 것이냐?”낙현책은 생각에 잠긴 듯 말했다.“그런가 보구나.”“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하거라.”“그래.”두 사람이 함께 궁으로 나온 후 유생은 바로 집으로 돌아갔고 낙현책은 심면의 집으로 향했다.유가의 골목에 도착하자마자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관아의 사람들이 유생의 집 앞을 막고 그녀의 부모님을 잡고 그들을 관아에 데리고 가려 했다.옆에는 그녀의 사촌들이 있었다.안색이 바뀐 유생은 다급히 달려갔다.“그만하시오!”“뭐 하는 것이오?”유생은 바로 부모님을 뒤에 감쌌다.유롱은 화가 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뭐 하냐니? 집안 재산을 나누었으니, 유가와 이젠 연이 없는 것이다. 집안 재산도 주지 않겠다고 했는데, 어찌 유가의 물건을 훔치는 것이냐? 그 상자에는 족히 수십만 냥이 있다!”“감히 너희랑 아무 연관도 없다고 할 수 있느냐?”유생은 그들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 몰랐고, 관리에게 고소할 줄도 몰랐다.“우리가 훔쳤다는 증거라도 있습니까?”“증거도 없이 저희를 잡다니, 법을 따르셔야죠.”유롱이 노발대발하며 말했다.“유가 사람들이 네가 돌아온 것을 봤다!”“변명하지 말거라. 할 말이 있으면 감옥에 가서 변명하거라!”물건을 잃어버리고 그들이 유일하게 의심하는 사람은 유생이다.대가를 치르더라도 그들은 그 돈을 되찾으려 했다.“내가 돌아갔다고 돈을 훔쳤다는 것입니까? 농이 심하십니다!”“관청에 따라서 갈 수 있지만, 저희 부모님과는 연관이 없습니다. 증거가 없으면 함부로 사람을 잡을 수 없습니다!”유롱이 화를 냈다.“네 아버지와 어머니도 한패다! 당연히 관아로 데려가야 한다!”“나으리, 그들은 수십만 냥을 훔쳤습니다.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닙니다. 나리께서 반드시 돈을 되찾아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조영궁.심사 결과가 나온 후 오랫동안 기다리던 낙요는 드디어 낙현책이 오는 것을 기다렸다.“여제.”낙현책은 고개를 숙이고 여제를 마주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심사 결과가 나온 지 오래됐는데, 어찌 이제야 나를 찾아온 것이냐? 잘 고려한 것이냐?”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무릎을 꿇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여제를 실망하게 했습니다!”이 말을 듣고 낙요는 그의 결정을 알아차렸다.“일단 일어나서 얘기하거라.”낙현책은 무릎을 꿇고 일어나지 않았다.“여제의 가르침을 저버렸습니다. 저는 대제사장 자리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낙요는 다소 실망했지만 그래도 의외는 아니었다.“잘 생각했느냐? 이 일은 번복한 기회가 없다.”낙현책이 세게 고개를 끄덕였다.“오랫동안 심사숙고한 후 내린 결정입니다.”“제가 여제를 실망하게 했습니다.”지금까지 이렇게 노력했고 최종 심사에서 1등까지 하였는데, 여제를 실망하게 했다.낙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일으켜 세웠다.“실망하지 않았다.”“네 실력은 모두가 다 알고 있다. 어찌 실망했겠느냐? 네가 후회하지 않으면 된다.”“이미 결정을 내린 이상 더 이상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지 말거라. 마음을 놓고 네 목표를 향해 가거라.”“나는 네 결정을 존중한다!”여제가 화를 내지 않자, 낙현책은 그제야 한숨 돌렸다. 그는 감동에 겨웠다.“고맙습니다.”낙요는 그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그동안 심면을 만나지 않았겠구나? 어서 네 결정을 알리러 가거라.”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이고 궁을 나갈 준비를 했다.그동안 심면도 고민하고 있었을 것이다. 두 사람에게 있어 정말 어려운 문제였다.누군가는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낙현책이 궁을 나서려는데 제사장족 제자가 그를 가로막았다.“유생이 궁에서 자네를 기다리고 있소. 급한 일이 있는 것 같소.”“급한 일? 알겠소.”유생은 그동안 궁에 있지 않았다. 갑자기 궁으로 찾아온 것을 보아, 중요한 일이 있는 듯했다.먼저 그녀를 만나고 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