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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4화

그날, 낙청연은 일꾼들을 저택으로 불러들여 깨끗하게 청소했고 문 앞과 마당에 등롱을 달았다. 환술(幻術)을 쓰지 않고 어젯밤 그녀가 봤던 저택의 모습과 같이 기풍이 넘치는 모습으로 꾸몄다.

기척이 꽤 컸기에 온 거리가 그 일을 알게 됐다.

낮에 저택에서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낙청연이 한 바퀴 쭉 둘러봤지만 어디에 숨어있는지 알 수 없었다.

밤이 되고 낙청연은 다시 한번 저택 대문 밖에 섰다. 이번에 그녀는 송천초가 겁을 먹을까 봐 그녀를 데려오지 않았다.

살짝 쌀쌀한 밤바람이 불어오면서 대문이 끼익 소리를 내며 열렸다. 마치 그녀에게 안으로 들어오라는 듯 말이다.

낙청연은 침착하게 걸음을 내디디며 마당 안으로 들어섰고 역시나 내원에서 린부설의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낙청연은 서서히 걸음을 옮겨 그곳으로 향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둥근 무대 위, 린부설은 아무도 없는 곳에서 홀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몰두해 있었다.

낙청연은 그 모습을 넋을 놓고 바라보았지만 이내 등허리가 서늘해지면서 싸늘한 손가락이 그녀의 어깨를 따라 스르르 미끄러져 내려갔다.

귓가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공자, 함께 추시지요.”

그녀의 섬섬옥수가 낙청연의 가슴께에 닿는 순간, 창백한 손가락이 움찔했다.

“여인인가?”

귓가에서 들리던 음산한 목소리에서 돌연 유쾌함이 느껴졌다.

린부설은 낙청연의 손을 잡더니 경쾌한 움직임으로 그녀의 앞에 서면서 말했다.

“나와 인연인 듯하니 나와 여기서 함께 하겠느냐? 내 벗이 돼줬으면 좋겠는데.”

은방울 굴러가는 듯한 맑은 웃음소리가 밤하늘에 울려 퍼졌다.

적의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미소였지만 낙청연은 한기가 그물처럼 그녀의 사지를 옭아매며 미친 듯이 그녀의 몸 안으로 파고들려는 걸 느꼈다.

낙청연이 고개를 숙이자 붉은색의 핏줄 같은 것이 경락처럼 그녀의 체내로 들어가려 하고 있었다.

그 순간 낙청연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그녀는 침착하게 부문을 꺼내 태운 뒤 그것을 날렸고 그 순간 화염이 치솟으며 핏줄들을 물리쳤다.

“당신의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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