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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5화

그녀에게서 싸우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자 큰 뱀은 어둠 속으로 서서히 사라졌다.

주위에서 느껴지던 압박감이 줄어들자 린부설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경계에 찬 얼굴로 낙청연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이렇게 어린 여인에게 저토록 강한 자가 도움을 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눈앞의 낙청연이 어떻게 저렇게 큰 뱀을 조종하는지가 의아할 따름이었다.

낙청연은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고 린부설은 경계하듯 뒤로 두 걸음 물러났다.

사군때문에 겁을 단단히 먹은 듯한 모양이었다.

사실 정상이었다. 린부설도 좀 오래됐다고 하지만 사군에게는 전혀 비할 바가 되지 못했고 공력 또한 완전히 그녀를 압살할 수 있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낙청연은 더는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낭자, 두려워하지 마시지요.”

낙청연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며 말하자 린부설이 차가운 목소리로 대꾸했다.

“오늘 밤 바로 떠나겠다. 이 저택은 필요 없다.”

린부설은 그 말과 함께 미련 가득한 눈빛으로 저택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낙청연이 자신을 내쫓을 거로 생각한 듯했다. 낙청연은 그 말에 웃으며 대꾸했다.

“낭자, 전 낭자를 쫓을 생각이 없습니다. 여기는 예전에 벽해각이었고 당신이 살던 곳이었지요. 여기 있고 싶은 만큼 있어도 됩니다.”

린부설은 깜짝 놀랐다.

“정말이냐? 내가 너의 몸에 빙의할까 두렵지 않은 것이냐?”

린부설은 눈썹을 꿈틀거리면서 매혹적인 미소를 지어 보였으나 낙청연은 태연하게 웃으며 대꾸했다.

“낭자는 제가 어설픈 솜씨로 사군을 불렀다고 생각하십니까?”

그 말에 린부설의 안색이 돌변했다.

린부설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낙청연을 바라보았고 그녀의 깊이를 알 수 없는 미소에 문득 두려움이 생겼다.

곧이어 린부설은 다시 무대 위에 올라가더니 변두리에 걸터앉아 다리를 꼬았다. 바람에 살랑이는 치맛자락을 보니 참으로 요염해 보였다.

린부설은 웃음기 있는 얼굴로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날 이곳에 남기려는 건 따로 쓸 일이 있어서겠지?”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한 눈빛과 요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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