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월영! 수상쩍게 뭘 하는 것이냐?”낙청연이 차가운 목소리로 호통을 쳤고 낙월영은 당황한 얼굴로 손에 들고 있던 상자를 등 뒤로 감췄다.그 모습을 발견한 낙청연은 그것이 약이 들어있는 상자임을 알아봤고 곧바로 낙월영의 팔을 잡았다.“가져오거라!”낙월영은 안간힘을 쓰면서 피하더니 그 상자를 안고 바닥에 털썩 주저앉고는 다급히 말했다.“언니는 처소에 있지 않고 밖으로 나갔지요! 절 보내준다면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않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왕야께 언니가 저택에 없었다고 얘기할 것입니다!”낙청연은 눈빛이 싸늘해져서 그 상자를 빼앗았다.상자를 열어보니 그 안에는 백년영삼이 들어있었다.저번에 송천초가 그녀의 상처를 치료하다 남은 것이었다.낙월영이 몰래 약재를 훔치다니, 부진환이 아침에 약을 구한 것이 낙해평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라는 게 더욱 확실해졌다.“주세요! 주세요!”낙월영은 미친 듯이 달려들며 그것을 빼앗으려 했고 낙청연은 낙월영의 가슴께를 걷어찼다. 낙월영은 그 바람에 저 멀리 날아가 바닥에 쓰러졌고 피를 토했다.낙청연은 사나운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하다 하다 이젠 내 약재까지 넘보는구나. 낙월영, 담도 크지. 지초는? 지초는 어찌했느냐?”낙청연이 방 안에 들어가 지초를 찾으려 할 때 밖에서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차가운 인영이 마당 입구에 나타났고 낙청연은 순간 긴장했다.“왕야…”낙월영은 바닥에서 쓰러져 피를 토하면서 부진환을 향해 도와달라고 손을 뻗었다.그 비참한 모습에 측은지심이 들었다.부진환은 마음이 급해져 얼른 그녀를 부축해 세웠다.낙월영의 모습에 부진환의 안색이 어두워졌고 그의 미간에서 노여움이 보였다. 그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낙청연을 보았다.“낙청연, 뭐 하는 짓이냐?”그가 호통을 치며 힐문하자 낙청연은 차가운 목소리로 반박했다.“낙월영이 무슨 짓을 한 건지는 왜 묻지 않습니까? 제 처소에 와서 약재를 훔쳤는데 제가 잘못한 것입니까?”그 말에 부진환의 미간이 좁혀졌다.낙월영은 당황한 얼굴로 부
부진환의 이마에 핏줄이 솟았다. 그는 힘껏 주먹을 움켜쥐었다.“네 상처는 내가 송 낭자에게 부탁하마. 너의 상처는 꼭 치료해주겠다. 그러니 그 약을 먼저 내게 건네거라.”부진환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하자 낙청연은 냉소를 흘렸다.“이 약은 왕야께서 사신 것이니 당연히 드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 이것으로 낙해평을 구하게 놔둘 수는 없습니다!”낙청연은 더없이 사나운 말투로 불같이 화를 냈다.부진환은 낙태부의 죽음으로 인해 그녀가 낙해평을 미워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녀는 차라리 낙해평이 앓다 죽길 원했으니 약을 주고 싶을 리가 없었다.비록 그 또한 같은 생각이었고 낙청연이 이러는 것도 이해했지만 그가 내뱉은 말은 날이 서 있었다.“그래도 네 아버지가 아니더냐!”부진환은 미간을 좁혔다. 그는 자신이 어떻게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는지 알 수 없었다.낙청연의 눈에서 증오가 불타올랐다.“왕야의 장인어른이시죠. 저랑은 아무 관계 없습니다!”낙청연의 눈빛에 모진 감정이 피어올랐다. 그녀는 상자를 바닥에 내팽개쳤고 상자는 박살이 났다. 낙청연은 발을 들어 그 영삼을 힘껏 짓밟았다.“이 약을 없애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낙해평을 구하게 놔두지는 않을 것입니다!”그녀는 힘을 줘서 그것을 짓밟았고 백년영삼은 완전히 작살났다.낙월영은 대경실색하며 그녀의 발치에 엎드려 그것을 빼앗으려 했다.“영삼! 영삼이!”마음이 너무 급해서 목이 다 쉬었다.낙청연은 실수로 낙월영의 손등을 힘껏 짓밟았고 낙월영은 급히 손을 빼내며 아파서 눈물을 뚝뚝 흘렸다.그녀는 애처롭게 소리를 질렀다.“왜! 왜입니까? 언니의 아버지입니다! 언니를 길러주신 은혜가 있는데 어찌 이러십니까?”낙청연은 냉소를 흘렸다.“내 아버지라고? 그에게 자격이 있느냐?”부진환은 낙월영의 벌게진 손등을 보더니 눈이 벌게져 앞으로 나서 낙청연의 뺨을 때렸다.“낙청연! 적당히 하거라!”분노에 찬 목소리와 갑자기 얻어맞은 뺨에 낙청연은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쳤다.그녀는 뺨을 부여잡고 고개를 들어
그녀는 지초를 안고 왕부 대문 앞 거리에 와서 섭정왕부를 향하여 무릎을 꿇었다.“왕비……” 등 어멈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낙청연의 행동을 보고 있었다.“상관하지 마!”낙청연은 지초를 땅바닥에 반듯하게 눕혔다. 지초는 깨어나더니 말했다: “왕비!’“눈을 감고 죽은 척하거라, 내가 일어나라고 할 때까지 일어나지 말거라!” 낙청연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지초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아주 얌전하게 눈을 감았다.곧 저녁이다 보니, 행인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낙청연이 왕부 밖에서 무릎을 꿇고 있으니, 유난히 눈에 띄었다.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은 잠깐 가던 길을 멈추고 구경하곤 했다.밤이 되면서, 왕부 앞에는 오히려 사람들이 많아졌다.행인들은 작은 목소리로 의론했다: “저분은 섭정왕비 아닙니까? 왜 왕부 문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습니까?”“모르겠습니다. 벌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사람들은 몹시 궁금했다. 대체 무슨 일인지 너무 궁금했다.낙청연의 이 행동은 부진환의 귀에 들어갔다. 부진환은 듣더니 몹시 놀랐다: “또 무슨 수작이야?!”침상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낙월영을 보며, 또한 낙월영의 상황이 별로 좋지 않다고 하는 고 신의의 말을 듣더니, 부진환의 안색은 몹시 안 좋았다.그래서 낙청연의 행동에 대하여 그는 더욱 화가 났다.문 앞에 있던 낙청연은 때를 기다린 듯이 소리쳤다: “월영아! 내가 잘못했다! 정말 잘못했다!”“비록 그때 네가 나보고 대신 혼인해달라고 부탁했지만, 결국은 내가 너무 사랑해서 수단을 가리지 않고, 그런 망신스러운 일을 저질렀구나!”“하지만 나는 이미 왕야에게 시집왔으니, 제발 월영아, 살길을 좀 부탁한다!”“화가 나면 나에게 화풀이해, 언니는 벌을 달게 받겠다! 사흘 동안 이곳에서 무릎을 꿇어, 너의 노여움을 풀어주겠다!”“그러니 제발 오늘 이후로,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화풀이하지 말아줘!”그녀의 목소리는 우렁찼으며, 어투는 몹시 간절했다.둘러서서 구경하던 백성들은 모두 다 들었다.아주 똑똑히
이런 방법으로 그를 핍박하다니!부진환은 몹시 화가 나서 돌아서 가버렸다.“왕야, 어떻게 합니까?” 소유는 긴장해서 물었다.부진환은 두통을 참을 수 없었고, 머리는 깨질 것만 같았다.“낙월영을 돌려보내거라!”“그녀는 본왕을 협박하고 있다!”소유는 즉시 응했다: “예!”뒤이어, 낙월영은 혼미한 채로 마차에 실려, 그날 밤 바로 승상부로 돌려보냈다.멀어지는 마차를 보더니, 부진환은 미간을 찌푸리며 낙청연을 쳐다보며 말했다: “아직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냐? 연극은 충분히 한 것이냐?”낙청연은 일어나려고 했지만, 무릎은 이미 너무 꿇어앉아 굳어져 버렸다. 일어날 때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한쪽 팔이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부축했다.낙청연은 잠깐 멍해졌다.부진환도 약간 멍해졌다.낙청연은 곧바로 서더니, 냉랭하게 말했다: “왕야, 저는 연극을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진심으로 월영에게 용서를 빌었습니다!”“다음에 그녀가 또 저의 물건을 훔치러 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의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녀가 원하는 것이라면, 저는 당연히 줄 것입니다.”부진환은 그녀가 대중 앞에서 거짓말을 하자, 마음속은 어쩐지 화가 났다. “정말? 정말 주겠느냐?”낙청연은 살짝 웃더니 말했다: “제가 어찌 감히 안 주겠습니까? 그녀는 왕야가 마음에 품고 있는 사람인데 말입니다.”말은 이렇게 했지만, 눈빛은 그를 조롱하고 있었다.그녀는 대문으로 걸어가면서, 부진환 곁을 지나가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낙해평의 병, 말입니다, 왕야는 정말 백 년 영삼으로 고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습니까?”“제가 낙해평을 구할 수 있습니다.”“지금 전 경도에서 저만이 그를 살릴 수 있습니다!”“왕야께서 그를 살리고 싶다면, 저에게 부탁하십시오!”그녀는 입꼬리를 올려 차갑게 웃더니, 떠났다.부진환은 깜짝 놀랐다.낙청연은 무슨 뜻인가? 낙해평의 병은, 보통 병이 아닌가?등 어멈은 하인 두 명을 불러, 지초를 싣고 갔다.문을 닫고서야 지초
낙청연은 침상에 앉아, 아무리 잠을 청하려 해도 잠들 수가 없었다. 그녀는 이곳에 있기 점점 더 싫었다.그녀는 아예 일어나 슬그머니 왕부에서 나갔다.오늘 밤 이런 일이 일어났으니, 아마도 그녀를 찾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왕부에서 나오자마자, 그녀는 곧바로 장락길에 있는 점포로 돌아갔다.그녀는 지름길로 돌아갔다.한밤중에 송천초가 달려와 그녀에게 문을 열어주었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어떻게 오셨습니까? 왕부로 돌아가지 않으셨습니까?”“한 마디로 다 말할 수 없구나!” 낙청연은 탄식했다.“그럼 내일 다시 얘기해요. 자! 자러 갑시다.” 송천초는 그녀의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을 눈치채고 그녀의 팔짱을 끼고 방으로 돌아갔다.옷을 갈아입고, 두 사람은 불을 끄고 잠을 청하려고 했다.그러나 이때,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누구일까요?” 송천초는 곤혹스러웠다.“내가 가볼게, 너는 가서 자거라.” 낙청연은 앞으로 다가가서 대문을 열었다.문을 열고 보니 부진환이 돌계단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었다.그 사람이 어떻게!낙청연은 바로 문을 닫으려고 했다.하지만 부진환이 다급히 문을 잡는 바람에 그의 손이 끼이고 말았다.낙청연은 깜짝 놀라, 다시 문을 열었다.“왕야, 이렇게 늦은 시간에 뭘 하려는 겁니까?” 그녀는 문을 열어준 것이 후회됐다.부진환은 손이 끼였는데 전혀 아프지 않은 듯이, 일어나서 문을 밀고 들어왔다.매우 거칠게 낙청연의 어깨를 감싸더니, 술 냄새를 펑펑 풍기며 술에 취해 말했다: “저 신산, 대체 본왕이 어떻게 부탁해야 나의 점괘를 봐줄 수 있는 것이요?’낙청연은 싫다는 듯이 그의 팔을 밀쳐내더니 말했다: “왕야, 이 밤중에 당신이 잠을 자지 않는다고 해도 다른 사람은 자야 할 게 아닙니까!”하지만 부진환은 거리낌 없이 술주전자를 들고 한 모금 마시더니, 후원으로 갔다.“당신이 잠들었으면, 어찌 나에게 문을 열어준단 말이오?”“당신이 잠들었으면, 어찌 또 가면을 쓰고 있단 말이요?”부진
그 다급하고 또 약간 당황한 모습은, 낙청연이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그녀는 부진환의 손을 뿌리치더니 말했다: “왕야는 그저 한 사람은 좋아하고, 다른 한 사람은 싫어할 뿐입니다.”“사람마다 모두 칠정 육옥(七情六欲)이 있고 또 칠정 육옥에 시달립니다. 왕야는 그저 옳고 그름을 구별하지 못하는 자신의 행동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뿐입니다.”부진환은 사색에 잠기더니, 중얼거렸다: “내가 그녀를 좋아하나?”“그녀는 질투도 많고, 나쁜 심보도 적지 않으며, 언제나 나약한 척 위장하여 본왕의 동정을 사지, 그런 사람을 본왕이 좋아할 가치가 있는가?”이 말을 듣고, 낙청연은 깜짝 놀랐다.그는 다 알고 있었다. 그의 마음속은 거울처럼 뻔했다!그러나 한번 또 한 번 낙월영의 편에 서곤 했다!그녀는 예전에 부진환이 그 어떤 수법에 의해 통제됐다고 의심했다. 하지만 줄곧 그를 봐줄 기회가 없었다.훗날 별원의 일까지 더하여, 그녀는 부진환과 더 이상 왕래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봐주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지금 그의 이 말을 듣고, 그녀의 마음은 약간 흔들렸다.만일 낙월영이 무슨 수법으로 부진환을 통제하고 있다면, 그럼 낙월영 배후에 어떤 사람이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그녀는 엄 가네 그 고수들과 한통속일까?그럼 왕부의 고 신의도……“왕야께서 이토록 알고 싶다면, 그럼 한번 봐 드리겠습니다.”부진환은 두 눈을 번쩍 뜯더니 말했다: “좋소!”낙청연은 물었다: “왕야, 혹시 몸에 이상한 줄무늬 같은 것이 있습니까? 검은 선 같은 것이 있습니까?”일반적으로 조종류의 고충들은, 거의 사람의 몸에 흔적을 남긴다.부진환은 생각하더니, 곤혹스럽게 말했다: “본왕은 유의해 본 적이 없소.”“그럼 본왕이 벗을 테니까 검사해보시오.”부진환은 말하더니 다급히 허리띠를 풀었다.낙청연은 다급히 손을 들며 말했다: “아닙니다!”“저에게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왕야,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낙청연은 방으로 돌아가더니 약액 한 그릇을 가져왔다. 이상한 냄새
부진환의 눈빛은 여전히 흐렸다. 처음 봤을 때와 똑같았다.그러나 부진환의 몸에는 용의 기운이 호체하고 있으니, 당분간 낙월영에게 죽임을 당하진 않을 것이다.그러나 이 기운이 다 소모되어 사라지면, 바로 죽게 될지도 모른다.그녀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어쩐지 마음은 무거웠다.그녀는 부진환과 더 이상 얽히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운명은 이렇게 사람을 가지고 논다. 이렇게 그녀와 부진환을 서로 뒤엉키게 만드는 하늘의 뜻을 그녀는 도저히 알 수 없었다.부진환은 처마 밑에 앉아, 밤새 술을 마셨다.가끔은 술에 취한 것처럼 말했으며, 또 가끔은 분명 정신이 맑은 사람처럼 말했다.낙청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앉아 있었다.이렇게 그와 함께 정원에서 밤새 앉아있었다.다음날, 날이 밝기도 전에 부진환은 떠났다.낙청연은 기둥에 기대어 잠을 잤다.송천초가 일어나 그녀를 발견하고, 낙청연을 깨웠다.잠에서 깬 그녀는 몸에 덮혀져 있는 부진환의 옷을 보았다.“이것은……왕야께서 오셨습니까?”“왕야의 옷이 당신에게 있으니, 그는 어젯밤 어떻게 보냈을까요? 밤에는 몹시 추운데 말입니다.” 송천초는 매우 의아했다.낙청연도 그의 옷을 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아이고! 당신 둘은 정말 원수 같습니다. 왕부에서는 늘 화목하지 않더니, 나와서 신분을 바꾸니 당신을 형제처럼 대하네요. 남자는 정말 잘 모르겠습니다.”송천초는 담벼락에 기대어 탄식했다.“그저 옷일 뿐인데, 어디 봐서 나를 형제처럼 대한다는 것이냐?” 낙청연의 어투는 무뚝뚝했다.“그가 매번 술을 마시고 속마음을 털어놓고 싶을 때마다 당신만 찾고 다른 사람은 찾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는 예전에 다른 벗을 찾을 수 없으니, 당신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그가 정말 저 신산 당신을 지기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송천초는 매우 확신했다.낙청연은 실눈을 뜨더니 천천히 말했다: “높은 자리에 있으면,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의심이 많아지니, 오히려 자신의 지위를 위협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해
귀가에 린부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연히 내 이름을 말해야지, 소 신산(小神算)!”그러나 낙청연은 생각하더니 말했다: “부설입니다.”필 어멈은 듣더니 중얼거렸다: “부설? 정말 듣기 좋습니다!”다만 약간 귀에 익었다.하지만 필 어멈은 미처 생각해내지 못했다.“부설 낭자, 먼저 옷을 갈아입으십시오. 제가 밖에 나가 통지하고 나서, 반 시진 후에 무대에 올라 춤을 추는 게 어떻습니까?”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좋습니다.”“소 신산, 어찌하여 저의 성은 없앴느냐?” 린부설은 불만스러워했다.필 어멈은 방에서 나가자 낙청연은 입을 열었다: “린부설 세 글자는 너무 이목을 끕니다. 사람들이 저에게 귀신이 씌었다고 생각하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린부설은 듣더니, 몹시 득의양양해 웃으며 말했다: “그렇고 말고, 내 이름은 이목을 끌긴 하지!"“그때, 경도에서 내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으니까!”“그러나, 시일이 지나면, 귀신이 씌었다고 의심하는 사람이 여전히 있을 것이다!”“필경, 이 세상에 나 린부설 말고는, 이 절색의 춤 자태를 갖춘 사람이 또 있겠느냐?”낙청연은 듣다못해 입을 열었다: “어지간히 합시다.”“이 옷으로 해! 이 흰색 옷이 너무 예쁘다!” 린부설은 흥분해서 말했다.낙청연은 그녀의 소원대로, 이 옷으로 갈아입었다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행우가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었다: “낭자, 차입니다.”“그래, 상위에 올려놓거라.”행우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내려놓고는 머뭇거리며, 무슨 말을 하려다 멈췄다.“또 다른 일이 있는 것이냐?” 낙청연은 이상하다는 듯이 그녀를 쳐다보았다.행우는 그 찻주전자를 보더니 말했다: “좀 있다 낭자가 무대에 오른다고 들었습니다. 무대에 오르기 전에 목이 많이 마르지 않으면, 물을 적게 마시세요.”말을 마치더니, 행우는 돌아서 가버렸다.낙청연은 약간 놀랐다. 이건 그녀더러 물을 마시지 말라고 주의를 주는 것이다.그녀는 앞으로 다가가 찻주전자를 열어 냄새를 맡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