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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텅 비어 있었다.

지초는 손가락 틈 사이로 슬쩍 확인해 보고는 깜짝 놀라서 말했다.

“어? 관이 비어있습니다.”

믿을 수가 없었던 낙청연은 손에 등불을 든 채로 관 안으로 펄쩍 뛰어 들어가서는 쪼그리고 앉아 이곳저곳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녀는 관 내부를 만져보면서 아무런 장치나 숨겨진 공간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또 한 번 샅샅이 훑어봤으나 확실히 관은 비어있었다.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저희 먼저 누가 관을 열어본 거 아닐까요?”

지초가 의문 어린 표정으로 물었고 낙청연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관 뚜껑은 아주 꽉 닫혀있었다. 만약 누군가 우리 먼저 관을 열어보았다면 흔적이 남아있었을 것이야.”

“그렇다면…”

지초는 미간을 구긴 채로 사색에 잠겼고 낙청연도 미간을 좁히면서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

“매장할 때부터 이 관은 비어있었던 거야.”

어머니의 유품은 무슨, 어머니의 시체조차 들어있지 않았다.

지초는 깜짝 놀라면서 말했다.

“왕비 마마, 설마 왕비 마마의 모친께서 살아계시는 것 아닐까요?”

낙청연도 그 생각이 들어 저도 몰래 주먹을 꽉 쥐었다.

“모르겠구나.”

만약 어머니가 살아있다면 왜 죽은 척한 것일까?

만약 어떠한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죽은 척해야 했다면 낙해평은 왜 그녀가 어머니의 유물을 정리하는 것을 꺼렸을까? 이치대로라면 그는 그녀의 어머니가 죽은 사실을 감추는 것을 도와줘야 했고 만약 그렇다면 낙해평은 낙청연을 보호하고 사랑해줘야 했다.

그러나 낙청연이 느낀 것이라고는 무정함뿐이었다.

만약 그녀의 어머니가 진짜로 죽었다면 왜 관 안에 시체가 없는 것일까? 시체는 어디에 있는 걸까?

이해되지 않는 일들이 한가득했다.

낙청연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낙청연 모친의 신분은 이대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지초의 질문에 낙청연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다시 원래대로 돌려놔야지.”

두 사람은 또 힘들게 관 뚜껑을 덮고 관을 땅에 묻었다.

일을 마친 후 낙청연은 여전히 내키지 않는 기분이 들어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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