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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6화

“왕야가 없어도, 태풍상사가 없어도 장사를 할 수 있지 않느냐. 네 재주로는 반드시 잘될 것이다.”

“언니는 집에서 밥을 해주고, 잡일을 거들어줄게.”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도 우리는 살아갈 수 있다.”

“세상은 넓으니 네 인연도 반드시 있는 법, 왕야보다 좋은 분이 계실 거다.”

심녕은 눈물을 흘리며 미안한 듯 심부설의 손을 꽉 잡았다.

“약속하겠습니다. 함께 경도를 떠납시다.”

심부설의 창백한 얼굴에 마침내 기쁨의 미소가 보였다.

심녕은 울먹이며 고개를 숙이고 자책했다.

“언니, 죄송합니다.”

“낙운의 말이 맞습니다. 제가 약을 바꿔서 지금껏 몸이 좋아지지 않은 겁니다.”

“해칠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저 언니 병이 더디게 나으면 왕부에 더 오래 있을 수 있어 왕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말을 마친 심녕은 어두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영원히 얻을 수 없는 것도 있었습니다.”

심부설은 탄식했다.

“이제라도 깨달았으니 늦지 않았다.”

“준비하고 바로 출성하자.”

심녕은 의아했다.

“이렇게 빨리요? 하지만 상처가…”

“괜찮다. 천천히 가면 된다.”

심부설은 기쁘면서도 불안했다.

심부설은 서둘러 경도를 떠나고 싶었다. 한시라도 더 있으면 엊저녁의 굴욕적인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렇게 체면을 구기고 남자에게 구걸하다니, 다시 떠올려도 고통스러운 기억이었다.

심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마차를 준비하겠습니다.”

심녕은 곧바로 마차를 준비해 심부설과 함께 성 밖으로 향했다.

성문을 나선 후, 심부설은 문발을 열고 뒤를 돌아보며 복잡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다시는 이곳에 돌아오지 못한다고 생각하자,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종일 바삐 움직이느라 경도성을 잘 돌아보지도 못했으니 말이다.

심부설은 갑자기 심녕의 손을 덥석 잡았다.

심녕은 고개를 돌리고 미소를 지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

너무 큰 대가를 치른 일이라 다시는 시도조차 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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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가 되어서야 양행주는 부에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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