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요는 이곳에 오자, 황상께서 여기에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황상.”류 공공이 공손하게 침궁 안에 대고 외쳤다.곧바로 부운주의 불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마신다.”류 공공은 어쩔 수 없다는 어투로 말했다.“태상황께서 보낸 의녀입니다. 그래도 한번 뵙는 게 어떻습니까? 태상황의 노여움을 사는 것보다 낫지 않습니까.”이 말을 듣자, 황상은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들어와라.”낙요는 류 공공께 인사를 올린 후, 침궁 안으로 들어갔다.주위는 어두컴컴했다. 낙요는 아직 적응이 되지 않아 한참 있어서야 부운주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보았다.“황상, 태상황께서 걱정이 많으십니다.”“이제는 약도 안 드신다고 하시던데…”부운주는 눈을 감고 서늘한 어투로 답했다.“태상황으로 짐을 협박하는 것이냐?”“짐이 약을 마시면 낫는 거냐?”부운주는 불만 가득한 어투로 눈을 떴다.그러나 낙요를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너는…”“노옥도를 따라다니던 그 의녀구나.”“태상황께서 어찌 너를 보낸 것이냐?”낙요는 신중하게 문밖을 바라보았다.류 공공이 지키고 있어 낙요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였다.“태상황께서 황상의 옥체가 걱정이 된다고 하지 않습니까.”“황상은 천궐국의 운명이 달린 몸이니, 옥체를 보존하셔야지요.”낙요는 겉치레로 말을 하면서 몰래 부운주에게 환약 하나를 건넸다.부운주는 멈칫하더니 환약을 받았다.그러고는 잠시 생각하다 입에 넣었다.“하지만 짐은 약을 먹기 싫구나. 약을 먹으라고 설득할 거라면 나가라.”낙요는 잠시 생각하다 다급히 말했다.“황상, 저는 침을 놓을 줄도 압니다. 혈 자리를 안마하면 피로가 풀릴 텐데, 한번 해보시겠습니까?”“그럼 해보자구나.”낙요는 곧바로 앞으로 다가가 부운주의 어깨와 머리를 눌러주었다.처음에는 아팠으나, 곧바로 매우 편안하고 시원했다.부운주는 시원함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태상황이 널 보낸 건 다 이유가 있구나. 넌 확실히 다른 태의와 다르다.”낙요는 미소를 지었다.안마를 거의 다 하자
낙요는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려 부운주를 바라보았다.부운주가 손을 들자, 소복자는 공손하게 물러가며 방문을 닫았다.낙요는 그제야 입을 열었다.“저, 낙청연입니다.”말을 내뱉은 순간, 부운주는 의자를 꽉 잡고 마음속의 흥분과 충격을 가라앉히려고 인간힘을 썼다.그러고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앞의 사람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얼굴을 좀 보자꾸나.”낙요는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원래 모습이 아니라서 봐도 소용이 없습니다.”“이 가면을 벗으면 류 공공이 돌아올 때까지 수리할 수 없어 정체가 발각됩니다.”낙요의 덤덤한 어투를 듣자, 부운주는 더욱 확신했다.이 여인이 바로 낙청연이다!“정녕 너인 것이냐?”“어찌 돌아온 것이냐?”“짐을 위해 돌아온 것이냐?”부운주는 낮은 목소리로 떨림을 억눌렀다.낙요는 부운주가 오해할까 봐 직설적으로 말했다.“저는 부진환 때문에 돌아온 겁니다.”“천궐국의 일을 오랫동안 처리하지 못해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와본 겁니다.”“그리고 병을 너무 오래 끌어 입궁해 병을 치료해 주라고 하여 왔습니다.”이 말을 듣자, 부운주는 저도 모르게 손에 더 힘을 주었다.마음이 시큰하면서도 시샘이 났다.부운주는 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누구보다도 내 병은 마음의 병이라는 걸 잘 알 텐데 말이다.”부운주는 말을 하며 복잡한 눈빛으로 낙요를 바라보았다.“마음의 병은 그 사람만 풀 수 있는 법이지.”“아니냐?”“너를 이곳에 보낸 건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 보았느냐?”이 말을 들은 낙요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부운주의 말에는 다른 뜻이 숨어 있었다.“당연히 알죠. 하루빨리 몸이 좋아져서 책임을 다하길 바라는 겁니다.”“돌아오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었지만, 천궐국을 그대로 둘 수 없어 돌아온 겁니다.”“대체 어찌 협조도 안 해주고 오히려 부진환을 경계하는 겁니까?”“이제 원하는 걸 다 얻은 거 아닙니까?”낙요는 이 말로 부운주가 정신을 차릴지 몰랐지만, 그래도 내뱉었다.모두가 부운주를
“방비도 하지 않은 겁니까?”그러나 부운주는 고개를 돌려 낙요를 보며 말했다.“이번에 왔으니 다시 돌아갈 것이냐?”“여기에 남는 건 어떠냐.”“태의원 장원 자리를 넘겨주겠다.”“짐은 네 의술을 믿는다.”낙요는 차가운 목소리로 거절했다.“그딴 자리는 필요 없습니다.”“저는 가고 싶을 때 언제든지 떠날 겁니다.”“제때 치료를 하지 않으면 곧바로 눈앞에서 사라질 겁니다. 다시는 나타나지 않겠습니다.”낙요는 더이상 말씨름하기 싫어 요점을 말했다.부운주는 급히 말했다.“약을 마시면 될 거 아니냐.”“그렇다면 오늘은 어찌 밥을 적게 드신 겁니까? 반찬이 입맛에 맞지 않았습니까?”부운주는 웃으며 말했다.“짐이 밥을 먹는 것도 지켜봤구나.”“네가 와서 같이 먹으면 많이 먹을 수 있다.”낙요는 할 말을 잃었다.부운주의 목적은 분명 낙요를 궁에 남겨두는 것이었다.하지만 부운주의 몸을 치료해 주기 위해 낙요는 입을 열었다.“제가 매일 입궁하여 밥을 같이 먹겠습니다.”“어떻습니까?”부운주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약욕을 한 후, 부운주 체내의 독은 또 줄어들었다.부운주만 협조한다면 이 속도로 한두 달이면 충분히 나을 수 있었다.경도를 떠난 지 수일째지만, 심녕과 심부설은 멀리 떠나지 못했다.둘은 쉬엄쉬엄 길을 재촉했고, 이날은 어느 외진 농갓집에서 잠시 쉬었다.저녁이 되자, 정원에 돌아온 심녕은 심부설이 보이지 않자 손에 든 약 바구니를 떨어뜨리며 빠른 걸음으로 방에 들어갔다.“언니, 언니!”방에는 심부설이 보이지 않았다.심녕은 순간 안색이 어두워졌다.마침 탁자의 서신이 보이자, 심녕은 서신을 열어보았다.“근처 시내에 채소를 사러 갔다 올 테니 걱정하지 말아라.”이 서신을 본 심녕은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그러고는 정원에 흩어진 약재를 줍기 시작했다.그러나 고개를 든 순간, 신발 하나가 시선에 놓였다.순간, 심녕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고개를 들어보니 익숙한 그림자가 보였다.“양 의관!”심녕은
이 말을 들은 양행주는 망설이더니 곧바로 심녕을 풀어주었다.심녕은 창백한 안색으로 바닥에 주저앉았다.“말해보아라.”심녕은 깜짝 놀란 듯 고개를 들었다.“양 의관은 왕야를 항상 신경 쓰시니 왕야의 일도 모두 알고 싶어할 겁니다.”비록 지금까지 이유는 몰랐지만, 확실히 그랬다.양행주는 누구보다 왕야의 몸을 신경 썼고, 왕야의 생사를 신경 썼다.왕야에 관한 일이라면 절대 놓치지 않았다.“허튼소리 하지 말거라.”양행주는 차가운 눈빛으로 인내심이 바닥난 듯 말했다.심녕은 협상을 시도했다.“알려줄 테니 저희를 풀어주십시오!”“저희는 경도를 떠나 왕야께 어떤 피해도 위협도 끼치지 않을 겁니다.”양행주는 덤덤하게 말했다.“우선 무슨 비밀인지 말해보거라.”“듣고 풀어줄지 아닐지 결정하겠다.”감히 부진환에게 약을 타다니.이 둘을 남기면 반드시 화를 부를 것이다!하지만 이 비밀은 꼭 들어야 한다.심녕은 다른 선택지가 없어 서서히 입을 열었다.“왕야 옆에 있는 낙운, 그 여인의 신분을 의심해 본 적이 없습니까?”양행주는 미간을 찌푸렸다.“태의원에서 온 태상황의 사람 아니냐.”심녕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아닙니다!”“계양에 있을 때부터 만났습니다!”“처음부터 궁의 사람이 아닙니다.”“그리고 입궁 전에 왕야께 연락도 했는데, 서신을 제가 가로챘습니다.”“낙운은 이전부터 왕야와 아는 사이입니다!”“또한 며칠 부에 없는 사이에 왕야께서 낙운에게만 이상하게 행동하는 것도 보지 못했습니까? 왕야는 종래로 여색을 가까이 하지 않는데 유독 낙운만 가까이합니다.”“낙운이 대체 왜! 출신도 생김새도 출중하지 않고 의술을 아는 것뿐인데, 어찌 왕야를 그렇게 홀린 겁니까?”“저는 낙운의 신분이 가짜인 것 같습니다!”“왕야를 접근한 건 분명 음모가 있는 겁니다!”이 말을 들은 양행주는 생각에 잠긴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건 추측일 뿐인데 너를 어찌 믿느냐?”심녕은 다급히 말했다.“조사해 보십시오!”“당신의 능력으로 낙운의 정체를 조
양행주가 쫓아오지 않자, 심녕은 조심스럽게 연못에서 나와 창가 옆에 붙었다.주위는 매우 어두컴컴하니, 창가 아래의 풀숲에 숨어 소리만 내지 않으면 들키지 않을 것이다.심녕은 긴장한 듯 숨을 참고 고개를 내밀었다.그러나 양행주는 줄곧 방에 있었다!양행주는 방에 앉아 그 화상을 자세히 바라보았다.양행주는 한참 동안 보다가 그제야 생각났다.이 낭자는 몸에 냄새가 수상해 무슨 일이 있으면 찾아오라고 했다.그러나 낭자는 오지 않았다.이 낭자와 낙운이 아는 사이라고?양행주는 의문을 품은 채 화상을 접어 품에 넣었다.창밖의 심녕은 매우 초조했다. 양행주는 어찌 가지 않는 걸까!언니도 아직 돌아오지 않았는데, 양행주와 마주치면 큰일이다!한참 지나자 심녕은 몰래 움직여 정원 앞에서 말을 타고 도망쳐 언니를 데리러 갈려고 했다.그러나 풀숲을 나서자마자 발소리가 들려왔다.심녕은 바짝 긴장하며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심녕? 오래 기다리진 않았느냐? 닭 두 마리를 사 왔으니 많이 먹거라.”심부설이 웃으며 말했다.심녕은 주먹을 꽉 쥐고 말을 하려 했으나,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방에서, 양행주가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심부설은 방에 들어서며 양행주를 보자 깜짝 놀랐지만, 곧바로 웃으며 물었다.“양 의관은 어찌 오신 겁니까?”“저희가 여기에 있는 건 어찌 아시고…”심부설은 위험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양행주는 덤덤한 표정으로 심부설 손의 바구니를 보며 물었다.“닭을 샀소?”“그렇습니다. 양 의관, 앉아서 같이 먹읍시다.”“저희 동생을 보셨습니까?”심부설은 앞으로 다가가 닭을 꺼내며 물었다.“나가는 것 같았소.”“그렇다면 양 의관 먼저 드십시오. 이 한 마리는 동생에게 남겨주겠습니다.”심부설은 웃으며 전혀 경계하지 않았다.양행주는 고개를 숙이고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먼저 드시오.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곱다 하지 않았소.”이 말을 듣자, 창밖의 심녕은 주먹을 꽉 쥐었다.심부설도 멈칫하더니 양행주를 바라보았다.“양 의관, 그게
심부설이 마당에서 빠져나가기도 전에 양행주에게 붙잡혔다.“좋은 말로 해서는 안 되겠네!”차갑게 말하는 양행주의 눈이 날카롭게 변했다.그는 심부설의 목을 조이며 들어 올렸다.심부설은 고통스럽게 발버둥 치며 필사적으로 벗어나려 했지만, 상대는 멈추지 않았다.그녀는 조금씩 힘을 잃어갔다.결국 두 손이 힘없이 축 드리워졌다.그렇게 숨이 끊겼다.그제야 양행주는 아무런 동요 없이 심부설을 놓아주었다.심부설은 바닥에 쓰러졌다.창밖에서 모든 것을 지켜본 심녕은 눈시울이 붉어졌고 눈물이 앞을 가렸다. 그러나 주먹을 꼭 쥔 채 그녀는 아무런 소리도 낼 수 없었다.양행주는 바닥에 쓰러진 심부설의 시체를 보며 한탄했다.“동생이란 작자는 당신 죽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혼자서 도망쳤군.”마당으로 나온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이곳은 온통 숲이었고 산이 겹겹이 둘러싸여 있었다.심녕을 쫓는다면 얼마나 오래 걸릴지 몰라 쉽지 않을 것 같았다.고민 끝에 그는 마음을 바꿨다.그 초상화를 꺼내 다시 확인한 그는 눈빛이 짙어졌다.“그럼, 너부터 찾아보자.”“예상치 못한 즐거움이 있을지도 모르는 거니까.”초상화를 챙긴 양행주는 자리를 떠났다.양행주가 떠났지만 심녕은 그가 근처에 매복해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제 자리에 웅크리고 감히 나가지 못했다.그 상태로 아침이 밝을 때까지 기다렸다.양행주는 이미 떠난 것이 확실했다.그녀는 뻣뻣한 몸을 이끌고 풀밭을 벗어나 대문으로 향했다.마당에 들어선 그녀는 심부설의 시신을 보았다.심녕은 비틀거리며 뛰어가 심부설을 껴안고 울음을 터뜨렸다.“언니...”“내가 꼭 복수해 줄게요!”-궁.막 의원에서 약을 받아오는 길인 심녕은 갑자기 눈꺼풀이 떨려 눈을 비볐다.왠지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그때 궁전에서 컵을 떨어뜨리는 소리가 들렸다.“안 마신다고 하지 않았냐! 썩 꺼져라!”류공공과 몇 명의 간신들은 왕에게 쫓겨났다.류공공은 여전히 자신의 옷을 정리하고 있었다.“무슨 일이냐?”젊은 내시는 심각한 표정을
“내일 또 보러 오겠습니다.”말을 마친 낙요는 자리를 떠났다.부운주는 멀어져 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낮게 중얼거렸다.“반드시 그날이 올 겁니다.”-그날 이후.낙요는 매일 부운주에게 약을 올렸고 그와 함께 점심 식사를 했다. 부운주도 약 복용에 매우 협조적이었다.비록 탕약은 마시지 않았지만, 낙요가 그를 위해 약을 특제했고 해독 작용도 뛰어났다.이날 그녀가 왕부로 돌아오니 부진환이 서재에서 공무를 처리하고 있었다. 하여 작은 간식거리를 준비해 서재로 향했다.“배가 고프지 않다.”부진환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차갑게 말했다.낙요는 그의 입에 음식을 밀어 넣었다.“배가 고프지 않아도 내 손맛은 보셔야죠.”깜짝 놀란 부진환이 고개를 들어보니 낙요였다.그제야 진지하게 한입 베어 물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다.“맛도 좋고 향긋하오.”낙요는 옆에 놓인 의자에 앉으며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요 며칠 왜 양행주가 보이지 않지요?”“전에도 갑자기 사라진 적 있는지요?”그녀는 양행주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생각에 잠기던 부진환은 고개를 저었다.“전에는 이러지 않았소. 그러고 보니 어디로 갔는지 안 보이긴 하오.”낙요는 눈을 반짝이며 추측했다.“황후에 대해 알아보다 문제에 봉착한 걸까요?”“하지만 그 실력이라면 무사해야 하지 않을까요?”곰곰이 생각하던 부진환이 말했다.“그럼 내가 소소를 시켜 양행주의 행방을 알아보게 하겠소.”낙요가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그 뒤로 양행주에 대해 아무런 소식도 없었다.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기에 낙요는 조금 불안했다.낙요가 막 천명 나침판의 힘을 빌어보려던 그때 소소가 헐레벌떡 서재로 들어왔다.“전하, 큰일 났습니다!”부진환은 고개를 들었다.“뭐냐?”소소는 머뭇거리며 옆에 있는 낙요를 힐끗 쳐다보았다.그러자 부진환이 덧붙였다.“괜찮다. 말하거라!”그제야 소소가 입을 열었다.“청주원이 당했습니다!”“흔자는?”“납치되었습니다.”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그것은 심녕이 남긴 서신이었다.[전하, 우리 자매가 전하에게 헛된 망상을 품은 것은 맞습니다. 공은 없지만 열심히 하였는데 전하께서 매정하게 나오시니 저도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태자는 제 손에 있으니, 태자가 무사하길 바라신다면 낙운을 저에게 넘기고 저를 아내로 맞이하세요!][그렇지 않으면 시체를 보내겠습니다! 3일 내로 낙운을 봐야겠습니다. 죽었든 살았든 천주원으로 보내세요][태자가 걱정된다면 허튼수작 부리지 마세요.]서신을 본 낙요는 머릿속이 혼란스러웠고 묻지 않을 수 없었다.“그녀가 말한 태자는 누굽니까?”“또 여기 청주원은 어디에 쓰이는 건지요?”두 사람은 테이블에 마주 앉아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부진환이 설명했다.“흔자는 왕의 아들이오.”“영비의 아이죠.”듣고 있던 낙요는 깜짝 놀랐다. 그녀는 문뜩 육궁을 통솔하던 영비가 떠올랐고 자신이 그녀에게 부적을 선물했던 사실도 기억났다.“후궁 영비는 아이를 낳지 못하지 않았던가요?”부진환이 말했다. “영비가 아이를 살렸고 약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난 후 나에게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소.”“그녀와 연락이 닿은 후 나는 그녀가 궁에서 조용히 출산할 수 있도록 했고 태어난 아이를 즉시 궁 밖으로 데리고 나갔소.”“그녀는 당시 예쁨을 받지 못했고 모두 그녀가 아이를 잃어 슬픈 나머지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했소.”낙요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여기 청주원은 태자를 위해 특별히 마련한 곳이었군요.”“맞소. 여기서 글공부를 했고 나도 가끔 와서 가르쳤소.”“그리고 여기에 많은 고수들을 배치해서 놔서 심녕 혼자서는 절대 태자를 납치할 수 없었을 거요.”싸움의 흔적이 가득하고 시체가 여기저기 널브러진 것을 보면 심년이 사람을 많이 데리고 왔을 거라고 생각했다.다시 한번 서신을 보던 낙요가 눈썹을 치켜세웠다.“그녀는 당신이 냉정하게 굴었다고 했는데, 분명 떠날 수 있게 풀어주지 않았나요?”“아니면 다른 이유라도 있었는지요?”“서신의 내용으로 볼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