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자기 옷을 찢어서, 간단하게 뱀에게 상처를 싸매 주었다. 그리고 비바람을 막을 수 있는 곳을 찾아 그를 그곳에 밀어 넣어 줬다.“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것은 7층 불탑을 쌓는 것보다 낫다고 하였다. 이번에 너를 구해 줄 테니, 만일 네가 이번 겨울을 무사하게 넘긴다면, 송천초를 놓아주길 바란다!”“물론, 네가 놓아주지 않는다고 해도 상관없다. 어차피 너는 나를 이기지 못할 테니까!”말을 마치고, 낙청연은 돌아가 버렸다.그녀는 송천초를 등에 업고 힘겹게 산에서 내려갔다.별원에 도착해서, 낙청연은 송천초에게 깨끗한 옷을 갈아입혔다. 그리고 몇 가지 약재를 달여서 송천초에게 먹였다.목숨은 잠시 건졌다!--저녁 무렵, 지초는 약을 지어 돌아와, 급히 낙청연의 약을 달이러 갔다.“왕비, 송 낭자는 돌아왔는데 허청림은 왜 안 보입니까?” 지초는 궁금해서 물었다.“허청림은 이미 죽었다.” 낙청연은 담담하게 대답했다.지초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그럼 앞으로 우리 셋이 이곳에서 의지하며 살아야 합니다! 내일 제가 산에 가서 산나물을 좀 캐어오겠습니다.”듣고 있던 낙청연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지금 우리에게 먹을 것이 없을까 봐 걱정하고 있는 것이냐?”지초는 그제야 대답했다: “제가 약을 지으러 갈 때, 많은 촌민이 왕부의 사람들에 의해 잡혀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내려간 김에 먹을거리도 좀 사 오려고 했지만, 그들은 이미 저에게 아무것도 팔지 않았습니다.”“진은 너무 멀고, 저도 한 번에 많은 것을 가져오지 못합니다. 게다가 우리에게 돈이……”얼마 남지 않았다.왕비가 먹는 약들은 모두 비싼 약재들이다.지초의 난처한 모습을 보고 낙청연은 자신들에게 돈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눈치챘다.“정상적인 우리의 지출대로라면, 며칠을 더 버틸 수 있는 것이냐?”지초는 생각하더니, 손가락까지 굽혀가며 계산해보더니 말했다:“많아야 5일이면 다 써버릴 것입니다!”낙청연은 듣더니, 잠깐 생각하더니,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5일이면 충
두렵다…… 꿈이 아닐까 봐!이것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송천초가 꿈에 본 것은, 그 큰 뱀이 한 짓인 것 같다.그는 이미 진실을 알게 되었다.송천초는 결코 그를 버린 게 아니라, 약을 찾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었다.아쉽게도 그 현상청련을 너무 일찍 따는 바람에, 이 세상에서 다시는 찾을 수 없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하니, 그녀는 마음속으로 다소 유감스러웠다.송천초의 놀란 가슴이 아직도 가라앉지 않는 모습을 보고, 낙청연은 잠깐 망설이더니, 그녀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기로 했다.설사 알려준다고 해도, 그녀는 받아들일 수 있을까?지금 이 시각, 송천초는 뱀을 얼마나 무서워하는지 모른다.하지만 비록 낙청연이 알려주지 않았지만, 송천초는 무언가 이미 눈치챈 것 같았다.그녀는 낙청연에게 말하지 않았다. 그 한담은 그녀가 꿈속에서 약을 찾으러 갔던 한담과 동일한 곳이라는 것을……낙청연이 얻은 그 현상청련은, 아마도 그 한담 밑에서 자라고 있었을 것이다.이 현상청련을 그녀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심지어 꿈에서도 찾았지만, 여전히 그녀와 현상청련은 인연이 없었다.정신을 차리고, 송천처는 가슴을 만지더니, 천명 나침반을 꺼내어 낙청연에게 건넸다.“어렴풋이 기억하는데, 이 물건이 그 뱀을 다치게 한 것 같습니다. 이것은 당신 것입니까?”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천명 나침반을 거둬들였다.--낙청연은 이틀 동안 세심하게 송천초를 보살폈다.약도 인색하지 않고 팍팍 썼다.두 사람의 다친 상처와 병세는 모두 호전되었다. 몸은 빠르게 회복되고 있었다.사흘째 되는 날, 송천초는 낙청연을 끌어당기며 말했다:“청연, 제가 구란선삼을 준다고 약속했습니다.”“하지만 당신이 저를 좀 도와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약을 당신께 줄 수 있습니다.”구란선삼이란 말을 듣자, 낙청연의 마음속은 무척 설레었다. “말해봐, 내가 도울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좋다!”송천초는 다소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와 함께 물건을 훔치러 가야 될 수도 있습니다……”
”누구야!” 한 남자가 방문을 열었다.낙청연과 송천초 두 사람은 모두 도망갈 새도 없이 발각됐다.“당신들, 뭐 하는 사람들이야? 설마 마을에 물건을 훔치러 온 것이야!”“여봐라! 도적 잡아라.”그 사람은 놀라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낙청연은 황급히 송천초를 도와 상자를 건네 안더니 말했다: “뛰자!”아주 빠르게, 뒤에 바로 많은 촌민이 나타났다. 그들은 몽둥이와 호미를 들고 뒤따라오고 있었다.낙청연은 숨을 헐떡이더니, 품에 안은 물건을 거의 놓치려 했다. “도대체 얼마를 넣은 것이냐? 너무 무겁다!”송천초도 멈춰서 숨을 고르더니 말했다: “버텨주세요! 이 안에 당신의 구란선삼이 있습니다! 족히 세 뿌리나 됩니다! 당신의 비만증을 치료하는데 충분합니다!”이 말을 듣던 낙청연은 몹시 흥분되어 마치 온몸의 피까지 들끓는 것 같았다.세 뿌리의 구란선삼!그녀가 대제사장일 때도 세 뿌리나 되는 구란선삼은 가져본 적이 없다!그건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물건이다.낙청연은 한 손으로는 상자를 안고, 다른 한 손으로는 송천초의 팔을 잡고 그녀를 데리고 즉시 미친 듯이 달려 별원에 도착했다.그 촌민들은 별원에서 멀지 않은 곳까지 쫓아오다가 감히 더 앞으로 다가가지 못했다.“가지 맙시다. 그 별원은 섭정왕 소유입니다. 저번에 우리 마을에 오셔서 그렇게 많은 사람을 잡아갔는데, 건드리면 안 될것같습니다.”“그만둡시다. 어서들 돌아가서 없어진 물건이나 없는지 한번 살펴보시오!”사람들은 되돌아갔다.문틈 뒤에서 지켜보던 두 사람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맥없이 바닥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네가 방금 한 말은 진심이냐? 구란선삼이 세 뿌리나 된다고? 이렇게 진귀한 물건인데 아깝지 않냐?” 낙청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송천초를 쳐다보았다.송천초는 웃더니 말했다: “당연히 진심입니다.”그녀는 상자를 열어 뒤적이더니, 세 뿌리의 구란선삼을 꺼내 낙청연에게 건넸다.“이건 확실히 진귀합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아쉬워할 정도는 아닙니다. 사실 우리 집
낙청연은 그제야 생각났다. 이미 식량이 떨어졌다.송천초가 말했다: “진에 가서 약재를 좀 팝시다. 돈이 좀 될 겁니다.”낙청연은 다급히 손을 가로젓더니 말했다: “안 된다! 이렇게 진귀한 약재들은, 경도에서도 단시간에 찾기 힘든데, 이렇게 팔아버리면 너무 손해다!’“나에게 돈 벌 방도가 있다! 가자, 근처의 진으로 가보자.”지초는 물었다: “그럼 무엇을 가지고 가야 합니까?”“옷만 갈아입으면 된다.”낙청연과 지초는 남장으로 갈아입었다. 이 별원에는 하인들의 옷이 많았다. 아무렇게나 한바탕 꾸미니, 그럴듯했다.--변하진(汴河鎮).진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하지만 경도와 가깝고, 또한 경도에 가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길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번화한 편이었다. 부귀한 집 사람들도 많이 거쳐가는 곳이다.낙쳥연은 비교적 썰렁한 다관(茶館)을 찾았다. 그녀는 바로 장궤(掌櫃)에게 문 앞의 구석진 곳에 놓인 작은 책상을 빌렸다. 세 푼을 줬더니, 장궤는 그녀들에게 차 한 주전자도 그냥 주었다.그녀들은 다관 문 앞에 초라한 점쟁이 노점을 세웠다. 적적하고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거리에 오가는 행인들은 적지 않았지만, 눈길도 주지 않았다.지초는 걱정되어 물었다: “왕비, 이대로 괜찮겠습니까?”“급해하지 말거라!” 낙청연은 전혀 서두르지 않고 다리를 꼬고 앉았다.바로 이때, 송천초가 다관으로 들어오더니, 옆에 있는 상에 앉아서 차를 시켰다.낙청연은 입을 열었다: “낭자, 온몸에 혼탁한 기운을 지니고 있는 것을 보아하니 요즘 순조롭지 않은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액운이 몸에 달라붙었으니, 조심하셔야 합니다.”듣고 있던, 송천초는 화가 났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리하고 있네요, 당신이야말로 액운에 시달리고 있어요! 저는 운이 아주 좋습니다!”송천초는 말을 마치고, 찻잔을 들고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갑자기 목구멍에 사레가 들어 격렬하게 기침하기 시작했다: “콜록, 콜록, 콜록, 콜록……”낙청연은 황급히 다가가서 그녀의 등을 두드리면서 말했다:
송천초는 맞장구를 치더니 놀란 척하며 말했다: “세상에! 이것도 알고 있습니까?”송천초의 놀란 소리는 주위의 많은 사람의 이목을 끌었다. 즉시 사람들이 줄줄이 구경하러 모여들었다.다관 장궤는 더욱 한가롭게 뒤짐을 짊어지고 옆에서 듣고 있었다.낙청연은 정색해서 말했다: “송 낭자, 요즘 혼사를 준비하고 있지 않으십니까?”송천초는 몹시 흥분해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예, 예! 이것도 알아차렸습니까?”“낭자는 오늘 돌아가시는 데로 망자의 무덤을 한 번 살펴보십시오. 만일 생전에 가져가지 않은 물건이 있다면, 함께 태워주십시오. 만일 혼사를 치르시려면, 두 달 미루시는 게 좋습니다.”낙청연은 완전 헛소리를 하고 있었다.낙청연은 또 그 무직한 돈주머니를 송천초에게 돌려주면서 말했다: “돌아가서 당신의 모든 일을 처리하고 난 뒤, 만일 신통하다고 생각되면, 그때 제가 다시 돈을 받겠습니다.”듣고 있던, 송천초는 너무 기뻤다: “정말입니까? 그럼 대사님께 감사드립니다!”말을 마치고, 송천초는 총총히 가버렸다.지초는 틈을 타 행인들을 향해 소리쳤다: “우리 사부는 신통하지 않으면, 돈을 받지 않습니다! 여러분, 어서 오셔서 마음껏 시험해보십시오!”그리하여, 다관의 장궤는 또 차 한 주전자를 가져왔다. 그는 상 앞에 앉아서 웃으며 말했다: “공자는 정말 그 현산이라는 곳에서 나오셨습니까? 저도 한번 봐주면 안 됩니까?”어차피 신통하지 않으면 돈도 받지 않는다고 하고, 장사도 안되고, 그저 잡담이나 좀 해도, 별다른 손실이 없다고 장궤는 생각했다.낙청연은 웃으며 말했다: “장궤는 재물 운을 보고 싶은 것이죠?”듣고 있던, 장궩는 몹시 의하해하며 연속 고개를 끄덕이었다: “예! 요 몇 년 동안 안 해본 일이 없습니다. 모처럼 헐값에 이 점포를 받아 장사를 시작했지만, 장사는 여전히 뜸하고, 그저 입에 풀칠이나 할 정도입니다.”낙청연은 그에게 점을 쳐 주었다. 그리고 일어나서 이 다관을 한번 둘러보더니 말했다: “장궤, 당신의 재물 운은 괜찮은
다관 밖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줄을 서서 돈을 지불하러 왔다.낙청연이 나타나자, 장궤는 다급히 그녀를 부르더니 말했다: “이웃들은 모두 돈을 갖다주러 왔습니다. 왜 이리 늦게 오셨습니까!”지초는 몹시 의아했다. 이렇게 빨리 영험했단 말인가?모두의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한 모습을 보니, 거짓 같지는 않았다.낙청연은 다가가서 앉았다. 이 아주머니(李嬸)는 50푼을 건네며 말했다: “대사, 정말 영험하십니다! 어제 부뚜막에서 잃어버린 팔찌를 찾았지 뭡니까!”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돈을 받았다.다른 사람들도 앞으로 다가와 돈을 건넸다. 낙청연은 가격을 정하지 않았기에 모두들 성의껏 쥐여주었다.그러나 오늘은 곧바로 영험하는 작은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 돈을 건네러 온 사람들이었다.다른 사람들은 좀 늦을 것이다.하기에 오늘 번 돈은 그저 은자 몇 푼뿐이었다.송천초도 돈을 주러 왔지만 앞에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다.그래도 돈은 줘야 했다.송천초는 앞으로 다가오더니 감격하며 돈 봉투를 건네는 척 연기를 했다.“대사, 정말 대단하십니다! 앞으로 저도 대사 곁에서 뭐 좀 배우면 안 되겠습니까?”“어떤 일이든 맡겨만 주십시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송천초는 자연스럽게 무리에 섞이게 되었다.심심하면 다관 장궤를 도와 잡일을 하고, 점을 봐주는 보수 외에도 끼니를 해결할 수 있었다.다관도 낙청연의 말대로 다시 배치하여 풍수를 개선하자 장사가 점점 잘되기 시작했다.그렇게 한 달이 지났다.낙청연이 점을 잘 본다는 명성은 이미 마을에 쫙 퍼져 사람들은 매일 줄을 지어 점을 보러 왔다.그러나 낙청연은 본명으로 점을 봐주지 않았고, 가명 저낙(褚洛)으로 활동했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그녀를 저 신산(褚神算)이라 불렀다.낙청연도 한 달 사이에 살이 많이 빠졌다.한 달 동안 번 돈은 많지 않았지만 생활을 할 순 있었고 필요한 약재를 사고 남으면 옷을 만드는데 쓰였다.조금만 지나도 옷이 커져서 거의 하루 이틀에 한 번씩 옷을 만
“제가 바로 저 신산입니다. 이 진에 저낙은 저뿐이지요.”낙청연의 말에 어멈은 손을 뻗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저 신산이 직접 우리 부인을 찾아뵈시지요. 영험하다면 후하게 값을 치를 것입니다.”그렇게 낙청연은 송천초와 지초를 데리고 함께 마차에 올랐다.마차는 천천히 마을을 벗어나 수도로 향했다.수도는 진보다 훨씬 더 화려했다. 야심한 시각이었지만 큰 눈이 내려 많은 사람이 즐겁게 눈밭에서 뛰어놀고 있어 거리가 떠들썩했다.낙청연은 다시 수도로 돌아왔다.그러나 이번에 수도로 돌아와 향한 곳은 섭정왕부가 아니었다.마차는 아주 조용한 거리로 들어섰고 한 저택의 후문에 도착했다.어멈이 먼저 마차에서 내려 낙청연 일행을 데리고 후문으로 들어갔고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그들은 내원에 도착했다.가는 길 내내 사람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았고 큰 저택 안은 쥐 죽은 듯 고요했다.아주 이상한 일이었다.난각(暖閣:옛날, 난방 설비를 하여 몸을 녹일 수 있게 했던 큰 방에 딸린 작은 방) 문밖에 도착하자 어멈이 입을 열었다.“저 신산 혼자 들어가면 됩니다. 두 분은 편청에서 잠시만 기다리시지요.”낙청연은 두 사람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더니 어멈을 따라 난각 안으로 들어갔다.난각 안에는 연탑에 몸을 기대고 있는 젊고 아름다운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치장에서부터 귀티가 흘렀고 임신한 지 5, 6개월 정도 돼 보였다.하지만 그녀는 안색이 창백했고 눈 밑은 검었으며 안광은 혼탁한 것이 정신 상태가 좋지 못한 듯 보였다.어멈이 옆에서 소개했다.“저 신산, 저희 부인은 임신한 뒤로부터 자주 악몽을 꾸었습니다. 의원을 몇 번이나 모시고 약을 먹었음에도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임신한 지 여섯 달 정도 되어가는 데 이제는 눈만 감으면 악몽을 꾸게 된다고 합니다. 게다가 여러 차례 아이를 잃을 뻔했지요. 지금은 몸이 많이 허약해져 이렇게 가다가는 정말 아이를 잃을지도 모릅니다. 살이라도 낀 건 아닌지 저 신산께서 잘 살펴봐 주시지요.”그녀의 말에 낙청연은 앞으로
그것은 다름 아닌 부진환의 목소리였다.부진환이 왜 이곳에 나타난 것일까?낙청연은 곧바로 현장을 벗어나려 했다.그러나 부진환이 때마침 문 앞에 도착했고 도둑고양이처럼 살금살금 자리를 피하는 그녀를 보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호통을 쳤다.“멈추거라! 너는 누구냐?”부진환이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그때 마침 어멈이 나와서 예를 갖추며 대답했다.“이분은 저희가 모셔 온 저 신산입니다.”등 돌린 채 서 있던 낙청연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부진환은 그녀를 아래위로 훑어보고는 미간을 구겼고 부경한은 발걸음을 옮겨 방 안으로 들어갔다.“저 신산이 뭐라 했느냐?”어멈은 그의 질문에 대답했다.낙청연은 그들에게서 그곳에 남으라는 소리를 듣지 않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곧바로 발걸음을 옮겼다.부진환이 이곳에 나타난 걸 보면 저 부인은 절대 평범한 인물이 아닌 듯했다.수도로 오자마자 이렇게 큰 일거리를 맡게 되고 심지어 부진환과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니, 이것은 낙청연이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그녀는 빠르게 별채로 향했다. 송천초와 지초 두 사람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어떠했습니까?”두 사람은 재빨리 몸을 일으키며 물었고 낙청연은 우선 부인의 상황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다.“부인의 복부에 검은 기운이 몰려 있었지만 다른 곳에는 사악한 기운이 없었다. 아마 독에 당한 것 같구나. 게다가 좋지 않은 물건이 장기간 그녀의 정신 상태에 영향을 준 듯하다. 천초야, 넌 의술에 능하니 부인을 한 번 봐주거라.”송천초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송천초가 막 걸음을 옮겨 나가려고 하는데 낙청연이 그녀를 붙잡으며 말했다.“그 방 안에는 섭정왕이 있으니 낙청연이라는 세 글자를 절대 입 밖에 꺼내서는 아니 될 것이다.”송천초는 그녀의 말에 깜짝 놀랐다.그녀는 낙청연의 신분을 줄곧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지초가 가끔 거리낌 없이 그녀를 왕비라고 부르고, 또 그렇게 좋은 별원에서 지내는 걸 보면 절대 평범한 신분은 아닐 거로 생각했다.지금 보니 낙청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