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왕야가 사사로운 정에 얽매이어 이 일을 은폐한다면, 왕비님은 5황자의 도움을 받으실 겁니까?”듣고 있던 낙청연은 흠칫 놀라 하더니, 즉시 손을 흔들며 거절했다.“절대 5황자를 찾아가지 말거라, 이런 말도 5황자에게 들려줘서는 안 된다. 그의 처지는 이미 자신도 지키기 힘든데 나를 위해서 뭘 할 수 있다는 말이냐? 이 일은 원래부터 그와는 상관없는 일이니 나도 그가 이 일에 연루되는 게 싫구나!”강에 내던져진 사건이 뜻밖에도 낙월영과 관련이 있다니, 세 사람사이는 이미 너무 복잡해졌다.만일 부운주까지 연루된다면 사건은 더욱 복잡해질 뿐만 아니라 더더욱 번거로워진다.등 어멈은 듣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왕비님 말씀을 따르겠습니다.”“하지만 이번 사건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등 어멈도 왕비가 이번에 이토록 고생한 것을 가슴 아프게 여겼다. 하마터면 목숨까지 잃을 뻔했으니까!낙청연은 미간을 찡그리고 깊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일단 병부터 치료하자. 나도 한번 보고싶구나! 부진환이 이번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지!”그리하여, 그녀는 매일 방에서 약을 마시며 요양하고 있었다. 전혀 나가지 않았다.며칠이 지나자, 섭정왕부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평온했다.부진환은 온 적이 없었다.오히려 낙월영이 두 번 왔다 갔다. 말로는 낙청연을 뵈러 왔다고 했다.하지만 등 어멈은 왕비의 병세가 엄중해서 아직 깨어나지 못했다는 핑계로 그녀를 돌려보냈다.--“콜록, 콜록, 콜록……”서방에서 낮은 기침 소리가 한바탕 들려왔다. 소유는 약사발을 들고 빠른 걸음으로 들어갔다.그는 들어가더니 또 급하게 방문을 닫았다. 한기가 왕야에게 전해질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부진환은 의자에 앉아있었다. 그의 뼈마디가 분명한 손가락은 한창 손수건으로 손끝에 묻은 피를 닦고 있었다. 두 눈은 온통 핏빛 살기로 가득 차 있었다.“왕야, 저 사람들은 저에게 맡겨 주시면 되는데 왜 하필 직접 가셨습니까? 옷이 더러워졌습니다.”소유는 약 사발을 건넸다.부진환
낙청연은 순간 멍해 있더니, 약간 거부했다. “병이 아직 낫지 않아서 못 간다고 전하거라.”하지만 등 어멈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아마 안 될 것 같습니다. 금서가 직접 모시러 오셨고, 마차도 이미 준비되었습니다. 심지어 태의까지 왔습니다.”태의까지 왔다고?이것은 죽더라도 그녀를 반드시 궁에 데려가겠다는 뜻인가?말을 하자마자, 금서가 태의를 데리고 정원으로 들어왔다.“왕비님의 몸은 좀 어떠하신지요? 태후마마께서 특별히 료 태의도 저와 함께 보내시어 왕비님의 병세를 봐주시라고 당부하셨습니다. 그리고 겸사겸사 왕비님께서 입궁하시어 이야기를 나누자고 하십니다.”낙청연은 두어 번 기침하더니 말했다: “입궁해야 한다니! 그럼 제가 몸단장을 좀 하고 오겠습니다.”하지만 금서는 말했다: “왕비, 번거롭게 단장하실 필요 없다고 태후마마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왕비님이 병중이시라 나무라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왕비님 편하신 대로 하시면 됩니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등 어멈더러 피풍(披风)을 가져오라고 했다. 그리고 금서를 따라 왕부를 나갔다.그녀는 마차에 올라 궁으로 들어갔다.태의는 마차에서 그녀의 맥을 짚어보더니 말했다: “왕비의 몸은 비록 약간 허약하지만 앞으로 천천히 몸 조리하시면 건강을 되찾으실 수 있습니다. 지금 보아하니 큰 고비는 넘기 신듯 싶습니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료 태의, 감사합니다!”“아닙니다! 하관이 오히려 왕비님께 감사해야 합니다. 왕비님께서 진천리의 병을 치료해 주셨던 그 처방은 하관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셨습니다!”료 태의는 감격스럽게 말했다.낙청연은 그제야 기억이 났다. 이 사람은 바로 그날 류훼향이 모셔온 태의였다.그래서 그녀는 겸사겸사 료 태의와 의술과 투약 경험을 교류했다.그러는 사이에 어느새 궁에 도착했다.마차에서 내려 한참을 걸어서, 수희궁에 도착했다.태후는 수수한 색의 금문포를 입고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어 있었다.품속에는 손난로를 안고 있었으
또 그녀가 보는 앞에서 따귀 50대를 치려고 하는 걸까?그러나 금서가 데려온 사람은, 낙월영이 아니었다.바로……류훼향이었다!류훼향은 얇은 옷을 입고 있었고, 걸음걸이는 절뚝거렸으며, 머리카락도 약간 젖어 있었다. 보아하니 밖에서 한동안 무릎을 꿇었던 모양이었다. 옷과 머리는 온통 물안개에 젖어 있었고 추워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앞으로 다가오더니, 류훼향은 털썩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신녀(臣女) 류훼향, 태후마마께 문안드립니다.”태후의 두 눈은 날카로웠다.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가 두 시진이나 무릎을 꿇은 이유를 알고 있느냐?”“신녀……신녀 모르겠습니다!” 류훼향은 목소리는 떨고 있었고 전혀 힘이 있었다.낙청연이 오기전까지, 그녀는 확실히 몰랐다.하지만 지금은 낙청연을 모셔왔으니, 태후가 그녀를 벌한 이유를 그녀는 모를 리가 없었다.하지만 이 사건은 중대하기 때문에 그녀도 함부로 죄를 인정할 수 없었다.태후의 목소리는 갑자기 차가워지더니 말했다: “모른다? 그럼 청풍루는 알고 있느냐? 섭정왕비가 대낮에 사람들에게 붙잡혀서 강에 내던져진 사실은 알고 있느냐?!”그 날카로운 어투는 엄청난 위엄을 띄고 있었다. 류훼향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겁에 질려 벌벌 떨고 있었으며 매우 두려워했다.“태후마마, 신녀……신녀……”태후는 매정하게 류훼향의 더듬거리는 말을 끊어버렸다. “네가 한 짓을 애가는 이미 전부 알고 있다. 굳이 증거를 하나하나 네 앞에 갖다 놓아야 하겠느냐?”류훼향은 이 말을 듣더니, 겁에 질려 몸을 움츠렸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낙청연을 힐끔 보더니, 아예 시작한 바엔 차라리 끝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그녀는 통곡하며 말했다: “태후마마! 신녀도 순간 너무 화가 나서 정신을 잃고 이런 대담한 일을 저질렀습니다!”“신녀는 섭정왕비가 저희 부군을 유혹하여 저의 부군의 옷을 벗기는 것을 직접 보았습니다! 그리고 고남과녀(孤男寡女)가 한 방에 있는 것도 보았습니다!”“이건 섭정왕비가 처음으로 남자를 유혹한 것이 아닙니다
”왕비, 어떻게 처리했으면 좋겠느냐?”낙청연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저 말입니까?”이런 일을, 어떻게 그녀가 함부로 처리할 수 있다는 말인가?류훼향의 눈치는 매우 빨랐다. 그녀는 바로 무릎을 꿇은 채로 낙청연 앞으로 다가오더니, 그녀에게 절을 하며 말했다: “왕비! 그전에 있었던 일은 모두 제 잘못입니다. 왕비께 사죄드립니다!”류훼향은 초조하게 말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그녀에게 절을 했다.그녀는 이마가 터지도록 절을 하면서 애원했다: “왕비, 제발 용서해주십시오! 왕비님 화를 풀 수만 있다면 저에게 뭘 시켜도 좋습니다!”진 가는 더 이상 그녀의 편이 되어주지 않는다. 그녀는 낙청연에게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낙청연은 그저 쌀쌀하게 그녀를 쳐다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류훼향이 절을 하도록 내버려 두었다.류훼향은 이마에 선혈이 흥건할 정도로 머리를 바닥에 박고 절을 했으나, 낙청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태후가 그녀를 부를 때까지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왕비, 이렇게 하니 이제 화가 풀리느냐?”낙청연은 고개를 숙여 류훼향을 쳐다보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냉랭하게 말했다: “전혀 안 풀립니다!”그녀를 강제로 붙잡아서 강에 내던졌던 그날, 그 사람들은 어떻게 그녀를 모욕했던가? 경멸하고 모독했으며, 그녀는 온갖 조소를 당했다. 더욱이 하마터면 목숨까지 잃을 뻔했다.머리를 몇 번 조아리고는 그녀더러 용서해달라고?절대 안 된다!류훼향은 당황했다. 머리가 아픈 그녀는 갑자기 털썩 바닥에 주저앉아 멍하니 그녀를 쳐다보더니 말했다: “그럼 어떻게 할 겁니까?”“어떻게 하면 화가 풀립니까? 저에게 뭘 시켜도 좋습니다!”낙청연은 태후 앞에서 어찌 그녀에게 뭘 해라고 시킬 수 있겠는가! 그녀는 말할 수 없었다.낙청연은 가볍게 기침 몇 마디 했다: “콜록, 콜록, 콜록……태후, 이번 일은 중대한 일입니다.이번에 상처받은 사람은 저뿐만이 아니기 때문에 제가 용서를 논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닌 것 같습
낙청연은 냉랭하게 말했다: “이번에, 신첩은 태후마마의 체면을 봐서 더 이상 따지지 않겠습니다. 만일 다음번에 또 이런 일이 있다면 절대 가만 두지 않을 것입니다!”류훼향은 고개를 숙이더니 보증했다: “신녀, 다시는 그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습니다!”말을 하면서 류훼향은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빛은 득의양양했다.바로 다음 순간, 류훼향은 갑자기 고통스러운 표정을 하더니 가슴을 꽉 움켜쥐었다. 쥐어뜯는 듯한 고통이 몰려왔다.몸은 평행을 지탱하지 못하고 그대로 넘어졌다.낙청연은 깜짝 놀라서 벌떡 일어섰다.“태후……” 류훼향은 발버둥 치면서 경련을 두어 번 일으키더니 태후를 향해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하지만 태후는 정좌하고 의자에 앉아서 태연하게 찻잔을 들더니 그녀를 보는 체도 하지 않았다.류훼향은 그렇게 경련을 두어 번 일으키고 입에서 선혈을 마구 내뿜더니, 숨을 거두었다.낙청연은 깜짝 놀라서 순간 미간이 쭈그러들었다.태후가 방금 류훼향에게 건넨 술은 독주(毒酒)였다!태후는 낙청연한테 자신의 체면을 봐서 류훼향과 따지지 말라고 말을 했지만, 사실은 이미 류훼향을 독살할 준비를 한 것이었다.“태후, 이건……” 낙청연의 안색은 지금 창백했다. 분명 놀란 기색이었다.그녀의 놀란 모습을 보고 태후는 마음속으로 더욱 만족했다. 그녀는 낙청연을 향해 상냥하게 웃으며 말했다: “애가는 오늘 너를 위해 화풀이를 해줬구려.”“애가의 체면을 봐서 이제 없었던 일로 할 수 있겠느냐?”해결을 봐야 한다.해결을 봐야 한다더니 이 뜻이었구나!태후의 이 수법은 참 잔인했다.설사 류훼향이 태위부의 버림을 받았더라도, 그녀는 여전히 류 상서의 여식이다. 부친의 관직이 이토록 높은데 딸을 그냥 죽여버렸다.“신첩은 태후마마께서 이렇게 하실 줄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신첩은 죄 없는 류 상서는 나무라지 않습니다. 이 일은 이로써 끝났습니다.”이 말을 듣던 태후는 상냥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애가는 네가 제일 사리에 밝다는 것을 알고 있단다.”이어서
찬바람이 사납게 분다.검은 옷을 입은 행렬이 적막한 거리에서 옷자락을 휘날린다.칼자국 흉터가 있는 남자가 사방으로 도망치다 앞뒤로 모두 포위되자, 마차에 올라타더니 훌쩍 뛰어올라 지붕을 넘어 도망가려 한다.하지만 지붕 위에 뛰어올라 도망가려던 순간, 앞에 갑자기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나타났다.칼자국 흉터가 있는 남자는 아직 똑똑히 보지도 못했는데 이미 가슴이 발에 걷어차였다.한 발에 걷어차여 지붕에서 떨어졌다.그는 바닥에 아주 세게 넘어졌다.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은 일제히 그를 포위 공격해왔다. 차가운 장검은 찬바람속에서 더욱 날카로워 보였다. 장검은 그의 목구멍을 겨누고 있었다.“왕야, 보고합니다! 잡았습니다!” 검은 옷 암위는 공손히 보고했다.지붕위에서, 부진환은 뒷짐을 짊어지고 날카로운 눈빛은 매우 차가웠다: “즉시 데려가서 심문하거라.”며칠 동안 연이은 추적 끝에 마침내 빠져나갔던 고기들을 잡아냈다.이것은 청풍루에서 잡은 사람한테서 받아낸 단서로 추적해낸 사람들이다. 이번에 기꺼이 배후의 주모자를 심문해낼 수 있을 것이다!--궁에서 온 마차는 섭정왕부의 문 앞에서 멈추었다. 금서는 그녀를 바래다주고 바로 돌아갔다.낙청연은 왕부로 들어갔다. 때마침 걸어 나오는 낙월영과 마주쳤다.낙월영은 웃음을 짓고 있었지만, 눈빛에는 증오가 가득했고 이가 갈릴 정도로 화가나 있었다. “언니, 명도 참 길 군요.”낙청연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글쎄, 나의 명은 길지, 하지만 어떤 비열한 소인배는 운이 참 좋지 않더구나! 너도 조심하는 게 좋을 것이다.”낙월영은 주먹을 꽉 쥐고 분노를 억누르면서 말했다: “언니, 그 말씀은 무슨 뜻인지요?”“협박하는 건가요?”낙청연은 콧방귀를 뀌더니 말했다: “류훼향은 이미 죽었다. 다음번은 네가 될지 어찌 알겠느냐, 너도 조심하는 게 좋을 것이다.”그 순간, 낙월영의 안색은 갑자기 창백해졌다.뭐라고? 류훼향이 죽었다고?이때 마침 부진환은 붙잡은 사람들을 끌고 문 앞까지 와서 낙청연이 하는
-낙청연은 정원으로 돌아와 부진환이 잡은 사람들을 생각했다. 부진환은 계속 왕부에서 요양 중이 아니었던가? 언제 밖으로 나갔지?그 잡힌 남자들은 또 뭐지?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더니, 그녀는 갑자기 또 기침하기 시작했다. 등 어멈은 급히 그녀를 부축하여 방으로 들어갔다.“날씨가 추우니, 왕비! 어서 방에 들어가서 좀 누우십시오.”말을 하더니, 지초더러 숯을 더 넣으라고 했다.방안은 매우 따뜻했다. 하지만 낙청연은 온몸이 으슬으슬 춥기만 했다. 그녀는 아예 이불속에 쏙 들어갔다.이 병은, 며칠 더 용양해야 한다.한가할 때 그녀는 등 어멈더러 그들에게 남은 약재를 정리하게 했다. 그녀의 비만증을 치료하려면 약을 끊으면 안 된다.등 어멈이 정리하더니,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다.“내일, 은자를 가지고 약재를 좀 더 사 오너라!”“예.”진 태위에게서 보수로 받은 천 냥을 혼란 중에 잃어버렸다. 생각하면 할수록 아까웠다. 도무지 없었던 걸로 할 수가 없어 그녀는 계속 뒤척거리기만 했다.--감옥에서.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또한 억척스럽게 억울하다고 호소하는 소리도 들려왔다: “왕야, 저는 그냥 작은 장사를 하는 장사꾼입니다. 비록 무공을 좀 안다고는 하지만 그저 어설픈 실력일 뿐입니다! 왕야, 제발 목숨만 살려주십시오!”부진환은 뒷짐을 짊어지고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어두운 눈빛을 하고 있었다. 그는 좀처럼 멈추라는 소리를 하지 않았다.가시가 달린 채찍에 소금물을 묻혀 칼자국 흉터가 있는 남자를 아주 호되게 내리쳤다.비참한 비명이 연이어 들려왔다.매우 귀에 거슬렸다.부진환의 차가운 목소리는 채찍 소리와 함께 울려 퍼졌다: “본왕이 알고 싶은 것은, 그날 왕비를 강에 던지라고 지시한 자이다.”“네가 만약 솔직하게 진술하지 않는다면, 이 감옥의 모든 형벌을 한 번씩 다 맛보게 해주마!”칼자국 흉터가 있는 남자는 극심한 통증을 참지 못하고 급히 말했다: “말하겠습니다! 말하겠습니다. 왕야! 제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다 자백하겠습니다
”왕야, 경조부(京兆府)의 풍 대인(馮大人)께서 오셨습니다.”부진환은 듣더니, 안색이 어두워졌다.소유도 미간을 찡그리더니 말했다: “풍 대인이 왜 오셨을까요……”부진환은 밖으로 걸어 나갔다.그는 전청(前廳)에서 풍 대인을 만났다. 풍 대인은 두 손을 모으더니, 싱글벙글 웃으며 앞으로 걸어오며 말했다: “왕야, 요즘 몸은 어떠하신지요? 병세는 어떠하신지요?”부진환은 천천히 앉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풍 대인, 본왕 병세에 관심 있어서 오신 것 같지 않군요!”풍 대인은 웃음 가득한 얼굴로 부진환 곁에 서서 웃으며 말했다: “역시 섭정왕의 눈을 속일 순 없습니다!”“그럼, 하관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습니다. 이번에 하관이 온 이유는, 왕야께서 잡은 그 사람들 때문입니다.”부진환은 침착하게 앉아있었다. 그의 안색은 몹시 차가웠다.풍 대인은 계속하여 말했다: “그자들의 가족들은 아무 이유 없이 사람을 잡아갔다며 이미 관청에 신고하였습니다.”“게다가…… 궁에서 소식을 전해왔는데, 왕비가 강에 던져진 사건은 이미 종결됐다고, 더 이상 조사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이 사람들은 왕야께서 풀어주셔야 합니다.”풍 대인은 어쩔 수 없다는 어투로 말했다.부진환의 눈빛은 어두워지더니,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종결됐다고? 언제 종결된 겁니까? 본왕은 어찌 모른단 말입니까?”풍 대인은 조금 놀라더니 곧이어 말을 이어갔다: “왕야, 못 들으셨습니까? 금일 왕비께서 입궁하셨을 때 태후께서 류훼향을 처리하였습니다. 왕비도 이 일을 이미 끝난 것으로 간주하고 없었던 일로 한다고 하셨습니다.”“왕비의 이 행동은, 생각해보니 아마도 왕야와 류 상서 사이에 불화를 일으킬까 봐 두려워서 그러신듯 싶습니다.”부진환의 눈빛은 서늘하다 못해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사람을 잡았으니 곧 배후를 심문해낼 수 있었는데 낙청연은 원한을 갚으려고 태후에게 고자질하고 말았다!그의 모든 계획을 수포로 돌아가게 만들었다!“가소롭구먼요! 류훼양을 죽였는데 본왕과 류 상서가 아무 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