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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화

밤은 점점 깊어졌다. 밤바람은 한줄기의 서늘한 기운을 불어왔다. 낙청연은 등 어멈의 부축하에 바람을 쐬러 방에서 나갔다.

하지만, 이 시각 화정원에는 갑자기 광풍이 미친 듯이 휘몰아쳤다.

낙월영은 동경(銅鏡) 앞에 앉아서 조심스럽게 약을 펴 바르고 있었다.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보고 온통 근심에 쌓였다.

얼굴은 언제쯤 나아질까!

갑자기, 창문은 광풍에 부딪혀 쾅 하고 열렸다. 대량의 먼지바람과 나뭇잎을 방안으로 몰고 들어왔다.

낙월영은 깜짝 놀라서 다급히 소매로 얼굴을 가렸다. 하지만 그래도 먼지는 눈에 들어와 눈 앞을 가렸다.

“장미, 어찌 된 일이냐?”

장미는 다급히 달려와 허둥지둥 창문을 닫았다. 하지만 닫으면 또 열리고 닫으면 또 열렸다.

나뭇잎은 강풍에 바스락 소리를 내며 괴이한 기운을 내뿜었다.

마지막으로 장미는 문을 닫았다. 하지만 방문은 광풍에 부딪혀 열렸고, 장미마저 바람에 날려갔다. 그녀는 상에 아주 세게 부딪쳐 기절해버렸다.

삐걱, 삐걱, 삐걱—

쾅, 쾅, 쾅 –

창문과 방문은 열렸다 닫혔다 반복하면서 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낙월영은 놀란 나머지 갑자기 몸을 웅크리더니 숨어버렸다. 그녀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런 광경을 그녀는 처음 보는 게 아니었다.

그녀는 몹시 무서웠다. 그저 잘 숨어만 있으면 괜찮아질 줄 알았다. 그러나 이때, 그녀의 등 뒤로부터 싸늘한 느낌이 전해졌다.

삼엄하고 무시무시한 목소리가 그녀의 뒤통수에서 울려 퍼졌다--

“낙월영, 어째서 나를 우물 속으로 밀쳤느냐? 나는 너를 위해 일을 했는데 왜 나를 죽인 거냐?”

그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순간, 낙월영은 온몸이 갑자기 경직됐고 순간 얼음 창고에 몸을 담근

것처럼 뼛속까지 사무치게 추워졌다.

맹금우! 맹금우의 목소리다!

공포가 마음속을 엄습했다.

살고자 하는 한 줄기의 의식만으로 낙월령은 갑자기 날카로운 소리를 지르면서 방을 뛰쳐나와 죽을힘을 다해 정원밖으로 도망쳤다.

하지만 그녀는 등 뒤의 그 서늘한 기운이 그녀를 바짝 따라오는 것을 느꼈다.

쉰 목소리는 분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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