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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너는 생명을 구해준 은인을 이런 식으로 대하느냐?”

그 그윽하고 평온한 눈빛은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 허공에 떠 있던 그림자는 온몸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낙청연의 목을 졸랐던 손도 저절로 풀렸다.

“당신 눈에 제가 보입니까?” 그녀의 쉰 목소리에는 곤혹스러움이 담겨있었다.

낙청연은 입가를 실룩이더니 말했다: “내가 너를 화상에서 구해줬으니, 당연히 네가 보이지 않겠느냐!”

듣더니, 그 홍의 여인(紅衣女子)의 두 눈은 놀란 기색으로 가득했다. 그녀는 또 쉰 목소리로 질문했다: “그럼 당신은 왜 그 사람을 구했습니까? 저와 저의 아이를 이렇게 만든 악인을 말입니다!”

낙청연은 그제야 알게 됐다. 이 홍의 여인이 그녀와 부진환을 죽이려는 이유를!

그들이 산명 대사를 구해갔기 때문이었다.

어쩐지 산명 대사는 자신이 죽는다고 확신했다. 설령 배후의 세력에 의해서 죽임을 당하지 않았더라도 이 두 모자의 손에 죽었을 테니까!

이는 그 사람 자신이 지은 업보이다. 지금 이 두 모자의 원념은 너무 깊고 살기가 너무 강력했다. 결코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 사람은 결국 죽었다.” 낙청은 대답했다.

여기까지 듣고 있던 그 홍의 여인은 점차 발광하기 시작했다. 두 눈에 핏줄이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하더니 비명을 질러댔다: “그 사람이 죽었다니! 복수는 이제 어떻게 합니까! 그 사람은 나를 5년 동안 괴롭혔습니다. 이제 누구한테 복수하냐고요!”

이 세상에서 제일 고통스러운 일은 겨우 우리에서 벗어나 피맺힌 복수를 할 수 있게 되었는데 원수는 이미 죽어버린 것이다!

그녀는 아직 그 악인에게 큰불에 활활 타는 맛을 느껴보게 하지도 못했는데 그 사람이 그토록 통쾌하게 죽었다니!

원한과 살기는 순식간에 폭발하더니 짙은 흑기(黑氣)가 되어 퍼지기 시작했다. 이는 사람으로 하여금 더할 나위 없는 압박감을 느끼게 했다.

“네가 그 사람을 구했으니, 나는 너를 죽일 것이다!” 쉰 목소리는 분노가 꽉 찼다.

이어서 엄청난 흑기가 그녀를 누르기 시작했다. 너덜너덜한 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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