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십칠의 표정은 무거웠다. “아직은 적어도 한 시진은 더 버텨야 합니다. 그래야 인원수로 하든, 시간으로 하든, 모두 안정권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한 명 또 한 명의 적수들이 등장했다.낙청연의 체력은 점점 떨어졌고, 연달아 여러 곳에 상처를 입었다.한차례 겨루기를 끝낸 후, 피 비린 단내가 목구멍 끝까지 차올랐지만, 낙청연은 억눌렀다.꽉 움켜쥔 주먹은 걷잡을 수 없이 떨렸고,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었다.연무대 아래서 의논 소리가 들렸다.“이 여인은 정말 대단합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버티다니, 오늘 진급한 세 사람 명단에 분명 이 여인의 이름이 있을 겁니다!”“확실히 실력이 대단합니다. 이 여인을 만난 그 사람들은 정말 재수가 없습니다.”“다행히 내 이름은 내일로 정해졌습니다.”구십칠 등 사람들은 이미 초조하고 불안했다.우유가 걱정하며 말했다. “이제 겨우 1차전인데 이렇게 어려우면, 다음 경기는 더욱더 어려울 것입니다.”구십칠은 시간과 인원수를 계산하더니, 긴장한 표정으로 낙청연의 상태를 살펴보았다.연무대에서 낙청연이 또 한 번 적수를 이기자, 사람들은 환호하며, 박수갈채를 보냈다.구십칠은 약간 시름을 놓으며 말했다. “한 명만 더, 한 명만 더 이기면, 무조건 진급합니다!”낙청연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구십칠과 그들을 바라보았다.구십칠이 손가락 하나를 세우고, 입 모양으로 그녀와 말하고 있었다. “딱 한 명만 더 이기십시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었다.이 마지막 경기만 치르면, 드디어 쉴 수 있다.낙청연은 조금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마지막일수록 실수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체력도 이미 한계에 이르렀지만, 마지막, 이 시합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지면 안 된다!그녀는 투지를 불태웠다.“다음, 부소!”함성이 울려 퍼지는 그 순간, 낙청연은 흠칫 놀랐다.부소?다음 상대는 부소라고?낙청연의 마음은 쿵 내려앉았다. 비록 부소와 맞붙어 싸워본 적은 없지만, 낙청연은 왠지 이 사람의 실력이 매우 강하다는 느낌이
“그럼, 당신이 출전하시오.”뒤이어 부소가 낙청연 앞에 마주 섰다.부소는 웃으며 말했다. “낙 낭자, 우리가 경기장에서 만나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소.”낙청연은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힐끗 쳐다보더니 말했다. “당신은 조금 전……”부소는 마치 낙청연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아는 것처럼 즉시 그녀의 말을 끊어버렸다. “역시 인간은 세 가지 급한 일을 피할 수 없소! 미안하게 됐소.”낙청연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부소가 말했다. “낙 낭자, 시작하시오.”부소가 공격을 시작하자, 낙청연은 갑자기 힘없이 쓰러졌다.부소는 깜짝 놀라더니, 공격하던 주먹을 거두고, 낙청연을 받아 안았다. “낙 낭자!”낙청연은 힘없이 땅바닥에 주저앉아 말했다. “괜찮소. 나는 그저 힘이 다 빠졌을 뿐이오.”“이번 시합은, 내가 졌소.”연무대 아래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부소는 멈칫하더니, 별로 놀라지 않는 눈치였다. 그는 곧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내가 이득을 보는군!”뒤이어 부소는 낙청연을 부축하여 연무대 아래로 데려갔다.우유 등 사람들이 다급히 맞이했고, 그들은 낙청연을 데리고 황급히 경기장을 떠났다.경기장을 떠나면서, 낙청연이 뒤를 돌아보니, 누군가 이미 출전했다. 부소의 그 기세를 보고, 낙청연은 문득 방금 부소가 출전하지 않은 것을 참 다행으로 생각했다.그곳을 떠난 후, 그들은 낙청연을 의관으로 데려갔다.의관에서 낙청연은 아토를 만났다.낙청연은 깜짝 놀랐다.벙어리는 묵묵히 약을 가져와, 상 위에 올려놓았다.구십칠은 다급히 의관 대문을 닫고, 장사를 끝냈다.낙청연은 의관에 점원과 장궤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의아한 표정으로 그들을 쳐다보며 물었다.“너희들이 이곳을 빌렸느냐?”구십칠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방금 연무대에서 겨룰 때 상처를 입은 낭자의 모습을 보고, 문득 요 며칠 상처 입는 사람들이 분명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그때 모든 의관은 자리가 없을 것 같아서, 차라리 의관 하나를 미리 빌렸습니다.”“낭자께서
부소는 웃으며 물었다. “낙 낭자, 저녁 식사는 하셨소? 안 드셨으면 같이 하시는 게 어떠하신지?”아래층으로 내려온 낙청연은 앞으로 다가가 앉더니, 좋은 술 한 주전자를 주문했다.부소는 술을 한 잔 따라 마시더니, 매우 만족해하며 말했다. “참 좋은 술이오. 낙 낭자, 고맙소.”낙청연은 웃으며 말했다. “감사 인사는 내가 부 공자께 드려야 마땅하오. 오늘, 부 공자께서 양보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진급하지 못했을 거요.”이 말을 들고 부소는 잠깐 멈칫했다.“낙 낭자, 설마 눈치챘소?”“다만 인사는 사양하겠소. 나도 낙 낭자의 실력을 보았으니, 당연히 낭자와 적수가 되는 건 싫었소!”“이렇게 하니 낙 낭자도 진급하고, 나도 진급하지 않았소?”“그렇지 않으면, 나도 진급할 수 없었을 거요!”맞는 말이긴 했다. 낙청연은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이었다. 부소는 총명한 사람이었다.“부 공자께 한 잔 올리겠소.” 낙청연은 술잔을 들었다.부소는 잔을 들더니, 단숨에 다 마셔버렸다.“다음 경기에선 낙 낭자와 적수로 만나지 않길 바라오.”비록 말은 이렇게 했지만, 낙청연은 마음속으로 너무 잘 알고 있었다.부소의 실력은 대단히 강했다. 그러니 결국 그들은 나중에 적수로 만나게 되어 있다.다만 이번에 참가한 사람이 많기 때문에 첫 경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그녀에게 며칠은 더 쉴 수 있는 시간은 있다.“콜록, 콜록, 콜록……” 부소는 갑자기 기침했다.낙청연은 정신을 차리고, 그를 살펴보더니 물었다. “의원은 찾아가 보았소?”부소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오늘 모든 의관은 사람들이 넘치오. 나는 줄을 서서 기다릴 시간이 없어서, 가지 않았소.”“큰 문제는 없을 거요.”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내가 조금 있다가, 부 공자께 약을 지어드리겠소.”부소는 이 말을 듣고 몹시 기뻐하며, 그녀를 향해 읍하더니 말했다. “그럼, 낙 낭자 고맙소.”밥을 먹고 나서, 낙청연은 약을 지었다. 그리고 구십칠을 시켜 부소의 방에 가져다주었다.잠깐 후, 구십칠
구십칠이 친절하게 물었다.낙청연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괜찮다.”“너희들도 오늘 밤, 얼른 약을 마시거라. 내일 시합 순서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바로 출전해야 할지도 모른다.”연무대 경기를 한 번 치르고 나니, 모든 사람의 몸은 상처투성이가 되었다.--동이 트자.2차전 시합이 바로 시작되었다.낙청연은 3조에 배치되었다. 상대는 위풍(魏枫)이라는 사람이었고, 낙청연은 이 사람에 대해 별로 인상이 없었다.1조 시합은 이미 시작되었다. 낙청연 등 사람들은 연무대 옆에 앉아 순서를 기다렸다.부소도 마침 그곳에 있었다. “오늘 우리 적수로 만나지 않아서 참 다행이오.”낙청연은 웃으며 말했다. “나중에 우린 결국 만나게 될 거요.”멀지 않은 곳의 다루에서.진익은 뒷짐을 짊어지고, 연무대 위에서 시작된 시합을 조용히 쳐다보고 있었다.그는 유유히 입을 열었다. “당신에겐 단 한 번의 기회밖에 없소? 준비됐소?”부진환은 심오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었다.“황자께선 약속을 지킬 수 있소?”진익은 웃더니, 말했다. “당연하오.”“낙청연이 대제사장만 되지 않으면, 목숨을 부지할 수 있소. 당신이 경기에서 이긴 다음, 낙청연이 죽었다는 가상을 만들면, 낙청연을 데리고 여국을 떠날 수 있을 것이오.”“그때 다시 천궐국으로 돌아가도, 침서는 당신들을 어떻게 할 수 없을 것이오.”“여국이 단기간 내에 대제사장을 선출해 내지 못하면, 침서도 큰 움직임은 없을 것이오.”진익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그리고 또 고개를 돌려 그를 한번 쳐다보더니 말했다. “지난번에 이미 상세한 계획을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았소? 이 지경이 되었는데, 어찌 아직도 나를 믿지 않는단 말이오?”부진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진익도 알고 있었다. 부진환에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그의 계획을 따르지 않으면, 낙청연은 틀림없이 죽는다.부진환이 어떻게 낙청연이 죽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있겠는가!이번에 부진환이 그의 계획을 이렇게 선뜻 승낙한 것
이 점을 의식했을 때, 낙청연은 진익이 생각났다.“진익이 당신을 강요한 것이오? 아니면 고묘묘가 그런 것이오?”낙청연은 원인을 알고 싶었다. 만약 정말 그에게 고충이 있다면, 낙청연도 더 이상 따지지 않는다.그러나 아토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고, 마치 그녀의 말이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그는 빠른 걸음으로 달려들어, 또다시 그녀를 공격하려고 했다.낙청연은 재빨리 몸을 옆으로 피했다. 하지만 아토의 공세가 이렇게 맹렬할 줄은 몰랐다.처음에 낙청연은 피하기만 했고, 아토를 공격하지 않았다.그러나 아토의 공세는 점점 더 맹렬해졌고, 낙청연은 피하기만 하다 보니, 곧 버티지 못하고, 수시로 연무대에서 떨어질 위험을 겪었다.“아토, 당신이 꼭 싸우겠다면, 나도 결코 가만있지 않을 것이오.”낙청연은 이미 십여 수를 양보했지만, 아토는 여전히 멈출 생각이 없었고, 공격은 오히려 점점 더 매서워졌다.낙청연은 어쩔 수 없이 반격했고, 아토와 맞서 싸웠다.싸우는 과정에서, 낙청연은 이 사람이 아토라는 걸 더욱 확신했다.승부를 가리기 어려운 막상막하의 두 사람은, 출수(出手)가 더욱 사나웠고, 초식마다 치명적이었다.아래 사람들은 두 사람이 겨루는 장면을 대단히 훌륭하다며 구경했다.그러나 구십칠과 그들은 모두 손에 땀을 쥐었다.“아토가 어찌 여기에 나타난 것입니까?” 구십칠은 미간을 찡그렸다.우유도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일전에 연무대 경기에서, 벙어리가 참석하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설마 제가 못 보고 지나친 겁니까?”주락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오. 아토는 확실히 앞 경기는 참석하지 않았소.”“그러니, 아토는 오늘 최적의 상태로 출전했지만, 낭자는 그전에 이미 상처를 많이 입었소.”“이것은 낭자를 겨눈 것이 분명하오. 이번에 제발 무사하기를 바라오.”우유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과연 진익을 보고, 눈동자가 돌연 차가워졌다.“틀림없이 진익 짓일 것입니다.”“이 비열한 인간이 벙어리에게 낙청연과 맞서 싸우라고 시키다니!”벙어
낙청연은 눈동자가 돌연 차가워지더니, 아토가 연무대 가장자리에 있는 틈을 타, 계속해서 그의 가면을 잡아당겼다.그러나 이번에, 벙어리는 미처 피하지 못했다.비록 최선을 다해 낙청연의 손은 피했지만, 그의 가면 변두리는 여전히 낙청연의 손끝에 걸렸다.벙어리가 몸을 옆으로 피해 일어나려는 그 순간, 가면은 낙청연에게 걸려 떨어졌다.낙청연은 깜짝 놀랐다.그런데 고개를 들고, 그 얼굴을 봤을 때, 마치 천둥이 머리 위에서 내리치는 것 같았다.쿵--낙청연은 완전히 그대로 제자리에 굳어버렸다.부진환!낙청연의 동공에서 지진이 일었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앞의 이 사람을 쳐다보았다. 그 순간, 심지어 눈이 침침하다는 느낌마저 들었다.부진환은 미간을 찡그렸다. 가면도 없고, 가림막도 없으니, 갑자기 어떻게 낙청연을 마주해야 할지 몰랐다.특히 지금 그녀의 놀라고 붉어진 두 눈을 보니 더 어찌할 바를 몰랐다.낙청연의 손가락은 갑자기 힘을 꽉 주더니, 가면을 쭈그러뜨렸다.그녀는 붉어진 두 눈으로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벙어리? 아토? 위풍? 대체 당신은 누구입니까?”지금의 낙청연은 마치 누군가 그녀의 심장을 억누르고 있는 것처럼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부진환이 죽지 않았으니, 그녀는 기뻐해야 한다. 하지만 그는 벙어리의 신분으로 줄곧 그녀를 속이고 있었다!낙청연의 눈물과, 그 실망스러운 눈빛은 부진환의 가슴을 후벼 놓았다.그는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손톱은 손바닥을 파고 들어갔다.마음속에 할 말이 끝이 없으나, 지금, 이 순간엔 한마디 말도 꺼내지 못했다.마치 그녀 앞에서 이미 진짜 벙어리가 된 것처럼, 한마디 말도 하지 못했다.설령 한마디, 두세 글자라 해도 입을 열기가 너무 어려웠다.낙청연은 손에 든 가면을 세차게 땅바닥에 내팽개쳤다.그리고 주먹을 꽉 쥐고 부진환을 향해 공격했다.“지금 패배를 인정하면, 멈추겠습니다.”정신을 차린 부진환은 마음이 아파 죽을 것 같았지만, 어쩔 수 없이 또다시 매서운 눈빛과 살기가 가득한 표정
황후도 듣더니 매우 만족해하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본궁을 실망하게 하지 않기를 바란다.”“본궁은 네 사람을 믿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 네 사람만 안배했다. 이건 연무대 경기의 마지막 방어선이다. 절대 낙청연을 통과시켜서는 안 된다!”진익은 자신만만했다. “모후, 염려 마십시오!”부진환은 낙청연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반드시 필사적으로 낙청연을 막을 것이다.그리고 지금 연무대에서, 부진환은 확실히 온 힘을 다하고 있었다. 그의 출수는 매서웠고, 인정사정 봐주지 않았다.낙청연은 여러 번 하마터면 치명적인 부위를 가격당할 뻔했지만, 간신히 피했다. 두 사람은 교착 상태로 이어지고 있었고, 누구도 밀리지 않았다.연무대 아래서 랑목은 화가 나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이놈이 연무대에서 누이를 방해할 줄 알았더라면, 진작에 그를 죽여버렸을 것이다!연무대 위의, 분위기는 몹시 긴장했다.낙청연은 신속하게 소모되어 가는 체력을 느낄 수 있었고, 곧 얼마 버티지 못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그리고 부진환도 낙청연 상태를 느낄 수 있었다.그리하여, 그는 주먹을 날릴 때, 소매 속에서 갑자기 예리한 비수를 꺼내더니, 날카로운 칼날을 낙청연의 가슴을 향했다.한광이 번쩍이는 그 순간, 낙청연의 미간이 흔들리더니, 재빨리 뒤로 몸을 젖혔다.낙청연은 고개를 들고 놀라운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음흉한 수법을 쓴 부진환을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연무대 경기는 안전을 위해 무기사용을 금지한다. 하지만 부진환은 비수로 그녀를 기습했다!“부진환, 당신은 그렇게 저를 증오합니까? 여국까지 쫓아와서, 온갖 수단을 다하여 저의 신임을 얻은 이유가 바로 오늘 비무장에서 저를 죽이기 위해서입니까?”오늘, 그의 가면을 벗기지 않았더라면, 낙청연은 끝까지 그를 그녀와 생사를 함께 한 벙어리라고 생각할 것이며, 절대 그에게 그 어떤 잔인한 행동도 하지 않는다.부진환은 비수를 들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낙청연을 공격해 왔다.그는 살기등등했다.어투는 차갑고 매서
또한 그녀의 소원도 이루게 도와줬다.진익이 제시한 계획은 낙청연이 경기에서 이기는 것을 막는 것이다. 대제사장이 되지 않으면, 황후는 굳이 낙청연을 죽이려고 하지 않는다.그러나 부진환은 알고 있다. 낙청연이 여국에 온 목적이 바로 대제사장이 되기 위해서라는 것을.이건 원래부터 그녀의 자리이다.그녀보다 이 자리에 더 적합한 사람은 없다.그는 차마 그녀가 하고 싶은 일을 여러 번 저지할 수 없었다.그가 연무대에서, 낙청연 손에 죽기만 하면 된다.그럼, 연무대 경기는, 낙청연이 승자가 된다.뒤에 남은 겨루기는 더 이상 그녀에게 어려운 건 없다.단지 아쉬운 건, 그는 직접 낙청연이 대제사장 자리에 앉는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연무대에 오직 낙청연 한 사람만 남았다.맞은편 차루의 세 사람은 당황했다.황후는 대경실색하더니, 찻잔을 내팽개치며 말했다. “패한 것이냐?”황후는 고개를 돌려 진익을 째려보며 말했다. “이것이 바로 네가 정성껏 키운 독물이냐?”“낙청연 하나 못 이기는데, 침서를 어떻게 상대하겠느냐?”진익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저는……”부진환이 낙청연을 이기지 못할 줄은 그도 생각지 못했다.어떻게 이럴 수가!퍽—입을 막 열었는데, 고묘묘가 바로 뺨을 한 대 갈겼다.“아주 굳게 맹세하지 않았습니까? 당신을 믿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일을 당신에게 맡기다니!”“쓸모없는 놈은 역시 쓸모없는 놈이야!”진익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러나 고개를 들고 모후를 보니, 모후는 냉정하게 시선을 피했다.고묘묘의 행동거지를 전혀 상관하지 않았다.심지어 속으로 이 따귀를 잘 때렸다고 후련해하는 것 같았다.진익의 마음속에 한기가 한가득 번졌다.연무대에서, 낙청연은 한동안 멍해 있었다.랑목과 우유 등 그들이 달려 올라오자, 낙청연의 다리에 비로소 약간 감각이 생겼다.그들은 즉시 낙청연을 연무대에서 데리고 내려갔다.그녀 이름이 새겨진 목패가 다음 경기 목록에 걸려 있는 것을 보았다.그녀는 이겼다.“누이, 괜찮